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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라이0603 님의 서재입니다.

해저부터 우주까지 다 내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또라이0603
그림/삽화
전태환
작품등록일 :
2021.07.26 16:21
최근연재일 :
2021.10.13 19:22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7,290
추천수 :
92
글자수 :
143,617

작성
21.09.29 20:00
조회
92
추천
2
글자
12쪽

#027 정리하고 또 넘자

DUMMY

영희는 유럽의 멋에 빠져 나날이 관광과 쇼핑, 파티에 빠져 있다.

게으른 수찬은 나가기 싫어 몸이 좋지 않다는 핑계를 대고 여름궁전에서 혼자 보드카를 마시고 있다.

얇은 호밀 빵에 캐비어를 발라 안주를 대신하고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들으며 멀리 북해쪽 하늘을 바라본다.


대재앙을 앞둔 북해권의 상트 페데르부크의 날씨는 이미 북극권과 비슷하다.


밤이 꽤 늦었다.

눈보라가 치는 창문 바깥을 보며 수찬은 카펫에 드러누워 벌겋게 달은 뻬치카앞에서 가장 독한 보드카를 연신 들이키고 있다.


한박사를 결국 보내고 난 수찬의 가슴 한 쪽은 이미 비어 있었다.


정경희,

그 녀가 살며시 옆에 앉았다.


“저도 술 한잔 주세요.”


잠시의 침묵.

연거푸 독한 보드카를 들이마시다시피한 경희에 입에서 칼이 나온다.


“당신이 지금 날 안아주지 않으면 여기서 죽을 거야.”


“죽고 싶으면 죽어. 안 말려. 처녀귀신이 되어 오지는 말고. 죽느니 살아서 내 옆에 경호관으로 있어. 행복하게 해 줄 사람 만나 시집도 가고 토끼 같은 자식도 낳고···.”


‘왜 여자들은 사랑을 핑계로 이렇게 당당하지. 책임질 사람 형편은 고려는 않고··· 안아야 되나. 앞으로 골이 많이 아프게 될 것인데. 저 눈 빛, 정말 같이 죽자며 날 죽일 거야. 쉽게 생각하자. 핑계도 좋고··· 에라, 모르겠다. 죽자 사자하는 여자를 내팽겨 치는 것도 큰 죄악이다. 안돼! 이러면 안되지··· 아니지, 난 왕이야! 많은 후계자를 낳아야 할 의무가 있다. 아냐, 그건 봉건사회일 때나 그렇지···. 쿨-’


운동장처럼 넓고 양털처럼 포근한 카펫이다.

피곤과 상실감에다가 술에 쩔은 수찬이 잠시 잠들었다.


보드라운 물체가 수찬을 쓰다듬는다.

꼬옥 안고 싶다.

약간 얼굴이 붉어진 경희가 숫처녀임에도 수찬의 옷을 먼저 벗긴다.

천천히 그동안 맘 고생을 다 보상받으려는 듯이.


“헉, 뭐해.”

“···”


“읍”

달큼한 입술로 수찬의 입을 막은 경희가 수찬을 꼼짝하게 못하고는 맨살로 부디쳐 왔다.

강하고 빠른 심장소리와 쟈스민 향기가 수찬을 들뜨게 한다.


‘영희야 미안해. 그렇다고 널 사랑안하는 게 아니야. 경희도 진심이야. 내가 안 받아주면 사고낼 거야. 서로 외로운 여자들이니 평생 언니 동생하며 같이 잘 살아 봐.’



175cm의 늘씬한 몸매가 비단뱀처럼 감는다.

그리곤 팔딱 팔딱 뛰는 인어.


“여기, 요기도. 조기···고기···고기, 고기!”


‘참, 적극적인 여자다. 앞으로 이 여자가 세상을 풍파에 몰아넣겠군,’


“뭐해요! 나두 우주에서처럼 해줘요···.”


‘끄으응-’



* * *



러시아에서 인도양에 있는 아틀란타 ‘꿈의 궁전’으로 가는 길.

왠지 비행기 안의 분위기가 써늘하다.


“김대장, 거기에 무슨 문제가 있길래 꼭 들려서 가자는 거야?”


“전하, 아니 이제 폐하! 정보부에서 이런 보고서가 올라와서···.”


“흠. 가봐야겠군. 아직 정리가 아니 된 놈들이 있었네.”


‘꿈의 궁전’의 총독은 이탈리아계인 로베르트.

부총독은 인도계인 하신이다.


로베르트 총독은 현 교황의 먼 인척으로 한마디로 가톨릭계의 대표 자격으로 총독이 되었고, 하신 부총독은 역시 인도계의 대표 격이다.


‘꿈의 궁전’은 인구 30만.

IT와 BT, 금융산업에 특화된 해저도시다.

‘오로라시티’의 도움을 받아 자체적인 위성통신체계를 갖추었다.


“폐하, 페드로 3세 대제가 되신 것을 축하드리옵니다. 만세, 만세, 만만세!”


“됐습니다. 아직 예정일뿐이요.”


역시 배경으로 총독자리를 꿰어 찬 로베르트 총독의 아부는 수준급이다.


수찬이 국시로 삼고 있는 ‘차별없는 공정사회 구축’에서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종교나 인종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임명한 정무형 고위직의 물갈이다.


가장 먼저 재정을 책임지고 있는 중동계 압둘라 기획재정국장이 불려왔다.


또박 또박 1달러 단위까지 계산된 장부를 펼치며 흑자재정을 설명한다.


원래 국가 재정은 ‘제로섬’이 이상적이다.

예산과 결산 차이가 ‘0’이 될수록 나라살림을 잘 한 것이다.

흑자, 적자의 개념보다 성장형 균형이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코스머스왕국은 적자재정이 나면, 바로 담당이 교체된다. 수찬이 생각하는 나라는 비즈니스국가이기 때문이다.

흑자를 통해 쌓아진 국부를 재투자하여 국민의 양적 질적 수준을 높여야 신생국가가 살아남는다는 지론이다.


그 다음은 상업산업국장인 영국계의 로버트.


그 역시, 영국자본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수찬이 홍콩 황회장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어 임명한 낙하산인사다.


하버드대학 MBA출신답게 로버트국장의 사업수완은 놀라웠다. 3년 새에 주식,펀드, 선물, 외환투자 등으로 재정을 5배나 불려놓았다.


‘인센티브를 적용하면, 이 눔의 연봉이 100억 COD가 넘겠군. 미국 달러로는 150억. 헉! 많이 벌었으니 많이 줘야지.’


“앞으로 우리 왕국의 국고를 채워 줄 고부가가치사업이 뭐라고 생각하오?”


“기후변화에 따른 재앙이 장기화 될 경우, 금융산업은 폭망할 거옵니다. 따라서, 시류에 맞추어 추위 더위를 모두 이길 항온슈트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폐하. 이미 시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에너지원은 저희 왕국이 거의 독점으로 해저에서 발굴하고 있는 메탄가스 하이드레이트와 란탄계열 희귀금속, 그리고 촉매제입니다. 아직 개발단계이지만, 왕국 전체 차원에서 추진할 경우, 빠른 시간내에 상업화가 가능할 것이옵니다.”


“왕국의 중앙부서나 왕립과학연구원과 협의는 하였소?”


“그게, 아직 기초적인 실험단계라서···.”


“흠, 검토해 보리라. 행정자치국장을 들어오라 해주시오.”


“곧 있을 국회의원 선거준비는 어떻게 되어 갑니까?”


“저희 아틀란타에서는 12개 정당에서 국회의원 후보를 내었고 ,선거결과에 따라 1명의 의원이 선출될 예정입니다. 같이 실시될 지역의원선거는 ···.”


“되었고요, ‘꿈의 궁전’의 한 해 예산이 얼마이지요?”


“약 1조 COD입니다.”

“그 중에 물품구입비는 얼마인가요?”

“약 3천억 COD입니다. 대부분이 생필품과 산업용 소모품입니다.”


역시 독일계 출신답게 불필요한 설명 없이 할 말만 딱 부러지게 한다.


간단한 면담을 가지고 수찬은 김대장, 설실장과 머리를 맞댔다.


“순수히 죄를 자백할 사람은 없어. 증거도 없이 이들을 처벌할 수도 없고. 빽으로 들어온 놈들이니 그 후과가 엄청날 거야. 김대장, 그 정보보고는 이 곳 비밀정보요원으로부터 받았다 했지. 몰래 만나서 증거를 확보할 방안을 찾아. 설실장은 야당인사들을 만나 불만을 들어보고···.”


그날 저녁,

수찬은 ‘꿈의 궁전’ 감사처의 고위 감사관인 김재영과 비밀리에 회동했다.


그는 왕국이 되기 전 신입사원으로 뽑혀 관리직 사원으로 근무하다가 왕국이개국한 후, 정보부 5급으로 특채되어 현재 전세계에 파견된 한국계 비밀정보요원중 하나이다.


“전하, 너무나도 오랜만에 뵙사옵니다. 그동안 강녕하셨사옵니까?”


“김사무관, 객지에서 고생이 많네. 일일이 챙겨주지는 못하고 늘 고마운 맘을 갖고 있네. 곧 편안하게 해 줄 날이 올 걸세. 짐이 친히 왔으니 아는 대로 말해 보게나.”


“이들은 너무나 교묘하게 부정을 저지르고 있어서 구체적 증거를 잡지는 못했습니다만, 우선 주식, 펀드, 선물, 외환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의 약20%를 빼돌리고 있고 물품구입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블록체인을 이용하여 전자화폐형태로 자금을 은닉하고 있어 추적이 어렵습니다. 다행히 얼마 전에 한 사람이 환전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거래소 한 곳을 노출하였습니다. 여기 내용이···.”


수찬과 동행한 다크웹 전문가, 금융추적 전담검사, 국세청 전문요원들이 거래소를 파악한 후, 추적해 들어갔다.


일주일 후.

명목상 휴양목적으로 온 수찬은 ‘인도의 눈물’ 스리랑카의 대표적 관광지인 ‘시기리아’에서 경희와 꿈같은 신혼 아닌 신혼을 보내고 ‘꿈의 궁전’으로 돌아왔다.


“그래, 성과가 있었나?”


“인도 뉴델리에 있는 단 하나의 거래소에서 무려 5천억 COD에 달하는 비자금을 발견했습니다. 그 자금을 추적하여 로버트 상업국장의 먼 친척이 되는 인물의 계좌로 흘러간 것이 파악되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입금처를 알 수 없어 ‘꿈의 궁전’에서 흘러간 비자금이라고 특정할 순 없었습니다.”


“그래, 그 정도면 되었어. 짐이 직접 인도 총리에게 협조를 구하지.”


임시 어전 법정.

헌법에 명시되고 하위 실정법에서 규정된 대로 국왕이 재판관, 검사는 왕국 검찰청, 변호는 피고가 선정한 변호사가 맡아 재판이 열렸다.


왕국 전체에 생중계가 되고 있다.


피고는 로베르토 총독, 로버트국장 두 사람이다.


부총리 하신은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으나, 묵인한 죄가 드러나 행정적으로 면직 조치되었다.

사실 인도정부에 협조를 얻으며 이 정도로 처벌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큰 죄를 밝히기 위해 작은 죄를 용서할 수 밖에.

그 외 검찰국장, 치안국장은 대기발령조치를 받았다.


검사가 간단하게 구형을 했다.


“죄가 너무 무겁고 반성이 없이 변명만 하는 피고 로베르토에게 재산 몰수후 사형, 피고 로버트에게도 재산 몰수후 사형을 선고해주십시오.”


변호사의 짧은 변호.

“그동안 왕국에 공헌한 사정을 감안하여 추방정도로 선처를 바랍니다.”


“판결을 내린다. 피고 모두에게 재산 몰수후 1급 추방령을 내린다.”


1급 추방령은 특수한 환경에 있는 아틀란타 주민들에게만 적용되는 처벌로 쪽배에 일주일치 식량을 실어주고는 항로가 아닌 대양 한가운데서 추방하는 것이다.

운이 좋으면 살고 그렇지 않으면 죽는다.


수찬은 이번 사건을 처리하면서 많은 고민을 하여야 했다.

교황청과 영국 거대 금융자본의 영향력을 아직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세상이 모두 공평할 수도 없고 개인 마다 마다도 환경에 따라 불공평한 사회에 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공정할 수는 있다. 이걸 지키려 내가 이토록 힘들게 달려온 것이 아닌가. 어떠한 손해가 있더라도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다. 진정한 자유, 한 쪽에 기울이짐이 없는 공정, 밝고 깨끗한 관계를 지속하는 신의. 이 세가지를 모토로 왕국을 세운 나, 수찬이다!’


* * *


‘트래져시티’에 돌아온 수찬에게는 여자들의 전쟁이 벌어졌다.


씩씩한 경희가 먼저 영희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용서를 구한 것.


도끼눈을 뜨고 덤벼드는 영희에게 말 한마디 못해보고 욕을 먹는 건 당연.

그런데, 점점 심해진다.

수찬이 박자를 맞추어 주기로 했다.


“그럼, 유럽에 가서 나탈리아공주하고 결혼해 버린다. 둘 다 알아서 사셔!”


며칠 후,

둘이 다정히 손을 잡고 깔깔대며 나타났다.


“언니, 이 양반 한 번 더 바람피우면 뼈를 확 추려버립시다.”

“동생, 동생이 곁에 붙어 있으니 잘 감시해서 꽃뱀들이 못 들어오게 막어 줘.”


나중에 알았다.

씩씩한 경희가 자신이 임신중절수술을 할 터니 동생으로 인정해달라고 빌었다는 것을.


‘휴, 독하다 독해. 그렇다고 여자의 가장 소중한 행복중 하나를 버리며 까지 날 선택하냐? 난 과연 이럴 수 있을 지··· 이렇게 사랑해주는 사람이 많아 소원대로 죽을 때, 웃으며 갈 것도 같다. 한 세상 잘 살다간다 하며.’


경희의 자기희생을 각오한 사랑도전에 수찬은 은근한 감동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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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031 대재앙, 그리고 새출발 21.10.13 129 2 4쪽
30 #030 테러, 그리고 영희의 죽음 21.10.13 89 2 8쪽
29 #029 필리핀 해적의 소탕 21.10.13 72 2 11쪽
28 #028 세계 일주를 떠나다 21.10.13 70 2 8쪽
» #027 정리하고 또 넘자 21.09.29 93 2 12쪽
26 #026 러시아와 함꼐 춤을 21.09.29 87 2 7쪽
25 #025 황제가 되다 21.09.29 94 2 7쪽
24 #024 일본의 귀속 21.09.29 109 2 7쪽
23 #023 일본 반군의 쿠데타 21.09.29 97 2 8쪽
22 #022 골아픈 신천지 21.09.29 95 2 13쪽
21 #021 세계를 가지는 초석 21.09.29 102 1 9쪽
20 #020 러시아 그대도 내 품에 21.09.29 107 2 9쪽
19 #019 중국과 밀월 21.09.29 146 2 14쪽
18 #018 인간과 우주 21.09.29 128 2 11쪽
17 #017 인류는 똑 같은 가 21.09.02 140 1 10쪽
16 #016 남중국해 해전 21.09.02 163 2 14쪽
15 #015 태민의 죽음 21.09.02 162 2 10쪽
14 #014 이제 내 나라를 지킨다 21.09.02 158 2 9쪽
13 #013 하늘도시 도전 21.09.02 184 2 11쪽
12 #012 태민의 쿠데타 21.08.18 206 2 8쪽
11 #011 북한과의 협력 21.08.18 212 2 10쪽
10 #010 영희와 결혼하다 21.08.18 248 2 8쪽
9 009 일본 보물을 훔쳐라 21.08.05 282 3 12쪽
8 008 왕국의 탄생 +1 21.08.03 341 3 11쪽
7 007 백상어파의 습격(2) 21.08.02 373 6 12쪽
6 006 백상어파의 습격 (1) 21.07.31 380 6 15쪽
5 005 중국 어선의 침범 21.07.30 413 5 12쪽
4 004 이 섬을 내 나라로 만들자 21.07.29 467 8 12쪽
3 003 금 팔러 왔는데요 21.07.28 572 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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