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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동휘 입니다.

유준하 단편선

웹소설 > 작가연재 > 중·단편

유준하
작품등록일 :
2020.01.16 12:21
최근연재일 :
2024.03.22 18:41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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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글자수 :
45,519

작성
20.09.13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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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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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4쪽

[단편],[시나리오] 등대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내가 토노에게 바라는 건 분명 절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나는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역시 토노를 너무나도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초속 5Cm>, “스미타 카나에” 대사 中




Op. 바닷가, 등대


바닷가 방파제 위에 빨간 등대가 세워져 있다. 등대 옆에서 붉은 노을이 걸쳐진 수평선을 바라보던 노인은 해가 완전히 모습을 감추기 전에 몸을 움직였다. 등대 안으로 들어갔던 노인이 나왔을 때는 이미 밖은 어두워졌고 등대의 불빛이 어두운 항로를 밝히고 있었다.



Op. Black / 준하의 독백


준하 Na

"내가 그 애를 만난 것은 고3 여름 방학 때였다."



S#1. 등대 / 오후 / 실외


등대 옆에 연희가 세련된 복장으로 서 있다. 자전거를 타고 등대에 도착한 준하는 등대 옆에 서 있는 연희를 발견한다.


준하

"아... 저 자리가 석양이 까리한데...저 가시나는 누꼬?"


아무런 표정도 없이 그저 바다 쪽을 바라보고 있던 연희는 별안간 바다로 뛰어 내린다. 준하는 놀라서 가방을 벗어 던진 뒤 따라 뛰어든다.


준하

"야! 이 미친년아!!"



S#2. 등대 옆 길 / 오후 / 실외


연희를 구한 준하는 물에 흠뻑 젖은 연희를 우선 길가에 눕히고 어찌할 바를 모른다.


준하

(안절부절 하며)

"아 이 가시나 이커 우짜지? 아 맞다. 얼굴을 젖혀서 기도를 열고 입을 벌리게 하고 그..그담에...아 존나 예쁘네"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는)

"이건 범죄가 아니다. 사람 목숨 살릴라는 거지."


준하는 연희에게 숨을 불어넣기 위해 다가간다. 그때 연희가 눈을 뜨며 일어나는 바람에 준하의 입술과 연희의 머리가 부딪힌다. 연희는 바닷물을 길에 뱉어내고 나서 쓰러진 준하를 발견한다.


연희

(무섭게 째려보며)

"너 뭐야?"


준하

(일어나며)

"그라는 니는 뭔데? 닌 목숨이 백 개는 되나?"

(가방에서 손수건 꺼내 주며)

"아야야 이쁜게 돌대가리가..."


연희는 준하가 건넨 손수건을 받아서 보다가 준하의 뺨을 세게 때리고 뒤돌아 자리를 떠난다.


준하

(뺨을 손으로 문대며)

"뭐 저런......어?! 야! 내 손수건!"

(소리 지르지만 좀 전에 머리로 맞은 입술이 아프다)

"아야야......."



S#3. 학교 교실 / D / 실내


시끌시끌한 교실 안 창가 쪽 1분단 맨 뒷자리에 혼자 앉아 있는 준하와 준하 앞자리에 앉은 승후가 대화중이다. 승후는 준하의 이야길 듣고 대 폭소를 하고 있다.


승후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준하

"그만 쳐 웃어라! 닌 이게 재밌나?!"


승후

"푸하하하하하"

(웃음 참으며)

"그라모...푸풉....닌 재미읍나?"


준하

"됐다."


그 때 교실 앞문 열리며 선생님 들어온다. 조용해지는 반 아이들. 교탁 앞에 선 선생님은 문 쪽을 보며 손짓한다.


선생님

"들어 온나."


교실로 들어오는 연희. 예쁜 여학생이 오자 남학생들 휘파람을 불며 좋아한다. 준하는 연희 얼굴 보고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선생님

"자자, 조용히 해라."

(벌떡 일어난 준하 보고)

"뭐고? 앉으라."


준하

(정신 차리고)

"아. 예."


준하가 앉고 선생님은 연희를 소개한다. 연희는 무표정으로 앞만 바라보고 있다.


선생님

"서울에서 전학 온 차연희다. 어색할 텐데 느들이 적응 잘 하도록 도와줘라"

(준하 옆자리 가리키며)

"연희야, 인사하고 저짝이 비었으니까 그리로 가서 앉아라."


연희

(목 인사로 간단히 인사하며.)

"차연희입니다."

(인사 끝나고 자리로 가서 앉는다.)


연희가 자리에 앉을 때 준하는 순간적으로 창가 쪽으로 기대며 몸을 피한다.


선생님

"그럼 오늘 조회는 이걸로 마치고 준하가 짝이니까 연희한테 학교도 소개해주고 해라! 이상!"



S#4. 학교 / D / 실외


준하와 연희 나란히 걷고 있다. 연희 여전히 무표정이다. 준하 연희의 눈치를 보며 이야기 한다.


준하

"야, 돌대가리라고 해서 화났나? 미안하다고 했다이가~"


연희

(걷던 거 멈추고 준하 노려본다)


준하

(흠칫 놀래서 뺨부터 보호하고)

"옴마야..."


연희는 자신을 무서워하는 준하의 모습에 피식 웃는다.


준하

"어? 니 방금 웃었나?"


그때 쉬는 시간을 마치는 종이 치고 연희는 준하를 피해 학교 건물로 들어간다.


준하

"응? 웃었지? 웃었지? 야야 어디가? 가봤자 니 내 옆자리다."



S#5. 하굣길 / 낮 / 실외


교문 밖으로 나오는 학생 무리들. 그 속에서 자전거 끌며 걷던 준하는 앞서가는 연희를 발견하고 연희에게로 자전거를 끌고 간다.


준하

(연희의 어깨를 친다.)

"야."


노래 들으며 가고 있던 연희는 이어폰 빼며 자신을 부른 준하를 돌아본다. 준하는 연희가 뒤돌아보면서 얼굴을 가까이 마주하자 당황해선 더듬는다.


준하

"아...아니. 그게..그러니까 등대... 보러 안 갈래?"


연희

"내가 왜?"


준하

"아..어..등대에서 보는 석양이 멋있거든!"


연희

"등대 보러 가자는 거야? 석양 보러 가자는 거야?"


준하

(당황해서 이상하게 말한다.)

"석양에 등대 보러 가자!"


연희

(준하가 뭔 소릴 하나 멍 때리다가 이해하고 웃는다.)

"...........쿡...푸하하"



S#6. 등대 / 저녁 / 실외

연희와 준하 나란히 등대 옆에 앉아 바다를 보고 있다.


준하

"서울은 어때?"


연희

"여기랑 그렇게 차이는 없어. 그래도 여기가 공기는 더 좋은 것 같다."


준하

"그래?"


연희

"응. 그래."


대화가 끊기고 어색해진다. 어색함을 끊기 위해 준하가 입을 연다.


준하

"저기... 그때... 왜 그랬어?"


연희

"언제...아!!...그 날... 그냥......"


준하

(연희 말 자르며 흥분해서)

"그냥이라니!"


연희

"알어! 하지만... 싫었어. 모든 것이 다 싫었어."


준하

(연희의 얼굴 바라보고 있다.)

"........."


연희

(미소 지으며 준하 바라보고)

"구해줘서 고마워."


준하

(쑥스러워 한다.)

"아..아니 뭐. 누구나 그랬을 거야."


연희

"넌 꿈이 뭐야?"


준하

"아..이거...말하면 웃을 텐데..."


연희

"안 웃을게."


준하

"어...그러니까. 작가가 되는 게 꿈이다. 시도 쓰고 소설도 쓰고..."


연희

"와 멋있다. 나도 시 좋아해."


준하

"정말이가?"


연희

(웃는 표정으로 고개 끄덕인다.)



S#7. 연희네 집 앞 / N / 실외


연희네 집 앞까지 온 준하와 연희. 연희는 준하에게 잠시 기다리라더니 만년필을 가방에서 꺼내 선물로 준다.


연희

"아! 맞다. 잠깐만..."

(가방에서 만년필을 꺼내어 준하에게 건넨다.)

"이거."


준하

"...이걸 왜?"


연희

"받아."


준하

(얼떨결에 연희가 쥐어주는 펜을 받는다)


연희

"그럼 내일 보자."


인사하고 들어가는 연희와 멍해져서 보는 준하. 연희가 준 펜을 바라본다.



insert. 준하 방, 화장실, 등굣길 / 아침 / 실 내, 외 / Music


아침에 일어난 준하. 침대에 앉아 있다가 괜히 웃음이 난다. 칫솔질을 하다가 또 웃음이 터진다. 기쁨과 설레는 표정으로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준하.



S#8. 준하 방 안 / 오후 / 실내


방으로 들어온 준하와 승후. 가방을 내려놓고 침대에 승후가 책상 의자에 준하가 각자 앉는다. 준하는 연희가 준 만년필과 연습장을 꺼낸다.


승후

"야야 그거야? 연희가 준 만년필이?"


준하

"응. 이거 엄청 좋다. 잉크 똥도 안 생긴다."


승후

"와~죽이네. 근데 뭐 하려고?"


준하

"응 시 좀 써보려고."


승후

"뭔 시?....아. 요것 봐라~ 니 연희한테 주려고 그라지?"


준하

"아아아 아이다. 공모전 있다. 대학은 가야지 않겠나?"


승후

"뭘 그리 정색하노? 야. 내도 써보자 그 만.년.필."


승후 자리에서 일어나 준하에게서 만년필 뺏으려 한다. 준하 필사적으로 뺏기지 않으려 발버둥 친다.


준하

"싫다!"


승후

"내도 좀 써보자~"


준하

"아 쫌! 고마해라!"



S#9. 연희 방 안 / 오후 / 실내


연희는 책상 앞에 앉아서 준하의 손수건을 보고 있다. 방에 들어온 아버지가 영문으로 작성된 서류 하나와 비행기 표, 배표를 책상에 내려놓는다.


연희

(서류 보더니 올려다보며)

"이게 뭐에요?"


아버지

"영국 대학 입학 허가증과 비행기 표다. 육지로 가는 배도 구해놨으니 그리 알아라."


연희

"가기 싫다고 했잖아요. 졸업하면 엄마랑 지내도 된다고 하셨잖아요. 유학 보낼 거면 여기까지 왜 데려 온 거에요?"


아버지

"서울에 남겼으면 엄마 찾아 가려고 했잖아. 넌 내가 양육하기로 했다. 다신 엄마 이야기 꺼내지 마라."


연희

(손에 쥔 연필에 힘주며)

"언제나 아빠가 문제였어. 아빤 늘 그런 식이야. 아빠가 문제 있다는 건 생각 안 해봐요?"


아버지

"차연희!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


연희

(아무 말 안하고 방에서 나간다.)


아버지는 연희가 나가고 굳은 표정이 풀린다. 그리고 연희의 책상 위에 있는 부인의 사진이 들어있는 액자를 바라본다.



S#10. 등대 / 노을 / 실외


자전거를 타고 등대를 지나던 준하는 등대 옆에 있는 연희를 발견하고 그리로 간다. 등대 옆에 서서 노을로 붉게 물든 바다를 보고 있던 연희는 준하가 옆으로 오자 고개를 돌린다. 연희는 울고 있다. 연희의 눈물에 놀란 준하는 당황한다.


준하

"야야야...니 와그라노? 뭔데?"


(사이.)


준하와 연희 나란히 앉아서 바다바라보고 있다. 준하는 어색함을 깨기 위해서 입을 열려고 하는데 연희가 먼저 말한다.


연희

"유학......갈까?"


준하

"가시나 뭘 그런 걸 묻노? 니 가고 싶음 가는 거지..."

(사이)

"가지마라."


연희

"정말? 가지마? 내가 떠나는 게 싫은 거야?"


준하

(말 더듬으며)

"아 뭐라카노? 내가 왜 왜 왜 니 가는게 싫은데?"


연희

"풋...푸하하하하"


준하

"아 왜?! 와 웃는데?"


연희

"너 말 더듬을 때 되게 웃겨."


준하

"얘기 하나 해줄까?"


연희

"뜬금없이 뭔 얘기?"


준하

"옛날에 울 엄니가 등대에 대해 얘기 해줬었던 건데 함 들어봐. 어느 항구 마을에 정~말로 정말로 사랑한 두 연인이 있었는데 어느 날 남편이 타고 나갔던 배가 돌아오지 않은 기라. 그래서 여인은 매일 항구로 나가서 남편을 기다렸지. 밤에는 횃불을 든 채로 말이야. 아 그렇게 시간이 흘렀는데 남편이 탄 배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고 여인은 몸이 약해져서 아파 누웠다가 그대로 잠들었데, 마을 사람들은 그 여인의 정성과 선원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마음에서 항구에 탑을 세우고 깊은 밤에는 불을 밝혀서 항구로 오는 배들의 길을 안내 하기 시작했다고 해. 그리고 그게 지금의 등대가 되었데."


연희

"......그 두 사람은 저승에서라도 만났을까?"


준하

"만났을 기다. 울 아버지가 그랬거든. 만났을 거라고."


연희

"나라면...그렇게 까지 기다리진 못했을 거야."


준하

"나라면 기다렸을 거다. 울 아버지도 그러고 계시고."


연희

"응?"


준하

"엄니가 병으로 일찍 돌아가셨거든. 그 뒤로 등대지기 하시면서, 엄니 제사 때는 등대 불빛을 하루 종일 켜두신다. 엄니가 집 찾아오실 때 등대 불빛 보고 오실 거라고."


연희

"아...미안."


준하

"니가 미안할게 뭐 있노?"


연희

"하아~나도 엄마 보고 싶다. 유학....가야겠지? 가기 싫어도 가야지. 갔다 와서 꼭 엄마 만나러 갈 거야."


준하

"그래 그럼 됐다."


연희

"아참, 이거 준담서 계속 잊고 있었네. 자, 그때 잘 썼어."

하면서 연희는 준하에게 손수건 건넨다.


준하

"됐다. 내 만년필도 받았는데 그냥 니 가지라. 그리고...."


연희

"응? 그리고 뭐?"


준하

(주머니에서 편지 꺼내려다가)

"아니다. 암것도 아니다. 니 갔다 오면 다시 볼 수 있는 기지?"


연희

"그래. 다시 보자. 여기서."


준하

"그럼 됐다. 다시 볼 수 있..."


하는데 준하 볼에 뽀뽀하는 연희.


연희

"잘 있어. 고마웠어."


준하는 그대로 굳어서 있었고 연희는 그런 준하를 보며 미소 짓고 있다.



S#11. 배 갑판 위 / 오전 / 실외


배꼬리 갑판 위 난간에 기대어 앉아있는 연희. 준하의 손수건을 들고 있다.



S#12. 등대 / 오전 / 실외


등대에서 멀어져 가는 배를 보던 준하 연희에게 전해주지 못한 편지를 꺼내 본다. 준하의 목소리로 시가 읽혀진다.


준하 NA

너는 봄날의 벚꽃을 기억하는가?

하얗고 홍조 띤 그 얼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아

한참을 찾아 다녔지만, 볼 수 없었지

하얗고 홍조 띤 그 얼굴


S#13. 배 갑판 위 / 오전 / 실외


준하의 NA 이어진다. 연희는 준하의 손수건을 보다가 미소 짓는다.


준하

다시 한 번 웃어주렴 좋으련만,

이제는 볼 수 없어

하얗고 홍조 띤 그 얼굴

봄이 오면 볼 수 있을까?

기다려 보지만, 봄은 언제 올까


무심히 서있는 등대만이 불을 밝히고

항구에는 봄을 기다리는 너만 서있다.

너를 기다리는 나만 서있다.

다시 만난다면 한 번만 웃어 주렴

하얗고 홍조 띤 그 얼굴로.


Ep. 등대 / 정오 / 실외


등대 옆에 서서 바다를 보는 준하. 준하는 연희가 준 펜을 꺼내어 등대에다가 연희에게 마지막으로 주었던 시의 마지막 단락을 써내려간다.


무심히 서있는 등대만이 불을 밝히고

항구에는 봄을 기다리는 너만 서있다.

너를 기다리는 나만 서있다.

다시 만난다면 한 번만 웃어 주렴

하얗고 홍조 띤 그 얼굴로.


시를 쓰는 준하의 손이 사라지고 나면 글씨가 바래지고 바래진 글씨를 어루만지는 여자의 손이 나타난다. 손의 주인은 청년이 된 연희다. 연희는 준하의 시를 보고 미소 짓고 있다. 다른 손에는 준하가 처음 주었던 손수건을 쥐고 있다. 등대와 옆에 서서 바다를 보는 연희의 뒷모습.


- END -


작가의말

2013년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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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단편] 단어 세개로 쓰는 소설 2탄 24.03.22 23 0 13쪽
10 [단편] 단어 세 개로 쓰는 소설 1탄 24.03.15 28 1 14쪽
9 [초단편] 무림부 황 경위 22.08.24 34 1 5쪽
8 [초단편] 스승님의 시집 22.08.24 27 1 4쪽
7 [단편] 천공의 서 : 하늘에 보내는 편지 21.11.03 51 1 7쪽
6 [단편 - 파일럿] 살아있다. 21.06.19 44 1 10쪽
5 [단편] 물망초 20.09.27 56 1 5쪽
» [단편],[시나리오] 등대 20.09.13 54 2 14쪽
3 [초단편] 작가의 사색 +1 20.09.13 90 2 3쪽
2 [단편] 엉킨 실과 밀린 단추 (하) 20.01.16 84 5 14쪽
1 [단편] 엉킨 실과 밀린 단추 (상) 20.01.16 228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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