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편] 작가의 사색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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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를 보고 있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채우고 싶다는 생각?
누군가 채워줬으면 좋겠다는 생각?
아님,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으시나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왜 백지를 가득 채워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있을까?
독자는 왜 백지를 가득 채운 글을 보고 싶어 할까?
단순한 이 생각에서 시작된 것은 철학적인 생각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생각이 났습니다.
‘작가는 글을 써 공유하고 싶고 독자는 그 글을 통해 작가와 소통하며 모험을 떠나고 싶다.’
그것이 우리가 글을 쓰고 글을 읽는 이유 아닐까요?
때론 그런 생각도 듭니다.
이 작품은 어떤 의미를 포함하고 독자들에게 어떤 것들을 전달하고 있을까?
아니, 내가 의미 있는 글을 쓰고 있긴 한 걸까?
어쩌면 아무런 의미 없는 글을 쓰고 있지는 않은가?
아니, 애당초 꼭 소설에 모두 의미를 두어야 하나?
꼭 의미 있는 소설만이 가치가 있는 소설일까?
그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기 시작합디다.
그런데, 참 재밌는 게 ‘의미’를 둔다는 것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의미를 둔 순간부터 가치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 가치는 의미를 둔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요.
같은 작품도 누군가에겐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의미 있는 작품이지만, 누군가에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작품이 될 수 있다는 말이죠.
그렇게 오늘도 백지를 채워봅니다.
아무래도 저는 백지를 가만 두지 못하는 성격인 거 같습니다.
[하략]
*
삼천자의 글을 써서 올리고 저장을 누르자 매일같이 뜨는 지긋지긋한 놈이 눈 앞에 아른 거렸다.
[일일 퀘스트 완료!]
퀘스트 : 백지를 채워라.
조건 : 3,000자 이상의 글을 독자들에게 공유할 것.
성공 : 살려는 드릴게.
실패 : 죽음.
백지를 가만 두지 못하는 성격이 아니라, 살려고 쓰는 거지만.
[일주일 간의 퀘스트를 완료하여 다음 퀘스트로 넘어갑니다.]
[이제 당신은 하루 5,500자 이상의 글을 써야 합니다.]
나는 그 날.
내가 회귀할 수 있다면 성공한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한 소원을 되돌리고 싶었다.
-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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