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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인간 님의 서재입니다.

Red S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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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인간
작품등록일 :
2018.08.16 18:46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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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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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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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9,740

작성
18.08.23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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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2, 레인저 미 - 3

DUMMY

그는 내 얼굴 쪽으로 한 번 더 검을 휘둘렀다. 나는 뒤로 쓰러졌고, 단검은 허공을 그었다.


"컹컹!"


"어?···크아악!"


페코는 주둥이에 피를 묻힌 채 순식간에 철창 아래를 지나쳐 문지기의 목을 물어뜯었다.


문지기의 눈에 생명이 사라졌다. 나는 주저앉아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나무 막대기에 꽂혀 있는 검을 뽑았다.


나는 그의 허리에 달려있는 롱소드 검집과 단검집, 손에 들려 있는 단검을 챙겼다.


나와 페코는 한 길로 이어진 통로를 계속 뛰어갔다.


"거기서 멈춰! 누구냐? 말론이냐?"


누군가 내 앞을 막아섰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말 수는 적었지만, 날 지키던 간수 목소리다. 다가오던 간수의 손에는 나에게서 빼앗은 검이 들려 있었다.


"아르르릉···컹컹!"


페코는 내 옆에서 금방이라도 달려들 태세를 취했고, 나도 간수를 향해 검을 겨누었다. 간수는 나라는 걸 확인하고는 낄낄 웃으며 말했다.


"검을 어떻게 휘두르는지는 알고 겨누는 거냐? 아니면, 미친 개 따라 무게를 잡은 거냐? 거, 주인과 개가 뒤바뀌었군."


"아저씨, 미안하지만, 말 조심하는 것이 좋으실 거예요. 이 녀석과 잠깐 있다 깨달은 게, 이 녀석은 말보다 행동이 빨라서요."


동시에 페코는 간수를 향해 몸을 날렸고, 간수는 검의 폼멜을 이용해 페코의 옆 얼굴을 강하게 쳤다.


페코는 깨갱거리며 볼품없이 땅에 내팽개쳐졌다.


간수는 손을 풀며 웃음을 지었다.


"자, 이제 어쩔 생각이지? 네가 믿던 개가 땅에서 뒹굴고 있어.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봐."


간수는 페코의 위에서 검을 찍으려 했다. 망할! 어떻게 해야 되지? 이대로 지켜봐야 되나?


"그만둬!"


"말로 하면 모두 해결될 것 같냐? 멍청한 놈아?“


나는 이를 갈다가 간수의 손에 있는 검이 페코의 배 쪽으로 내려가려 하자, 몸을 날렸다. 그리고 급히 검을 쳐 냈다.


간수의 손에 들려 있던 검은 손잡이에 기름을 바른 듯 간수의 손을 빠져나갔다.


"이 새끼가···억···"


롱소드는 화을 내려는 간수의 근육진 목을 꿰뚫었다. 피를 토하던 간수는 입에서 쇳소리를 내며 고꾸라졌다.


나는 롱소드에서 손을 놓고 주저앉아 숨을 몰아쉬었다. 마음이 쉽게 진정되지 않는데?


"하아···하아···페코 이리와."


바닥에 누워 있던 페코는 나의 목소리가 들리자, 비틀거리며 내 앞에 와 앉았다.


"이러고 있으면 안 돼. 빨리 도망쳐야 해."


나는 페코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간수의 목에서 흐르는 검붉은 피는 돌길 사이로 들어가 흘렀다.


나는 그의 허리에 차여진 원래 나의 검집을 챙기고 내 검을 들었다. 역시 내 검이 아까 검 보다는 훨씬 가볍다.


"윌슨 녀석이 다 처리했겠지?"


"그 녀석이 설마 자기가 관리하던 그깟 소년도 못 이기겠어?"


이성이 적당히 돌아오자 멀리서 떠드는 소리와 발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여러명이 온다. 이제 나는 꼼짝없이 죽은 건가?


페코는 낑낑거리며 벽 한쪽을 긁었다. 불안하니 저 개도 미쳤구나···나는 포기하고 죽을 준비를 할 찰나에 페코가 긁는 벽에 일자로 난 틈새를 발견했다.


난 그 틈에 단검을 꽂고 당겼다. 그러자 문처럼 벽이 열렸다.


신은 아직 날 버리지 않았다!


열린 문은 딱 사람 앉은키 정도였다. 충분히 기어서 지나다닐 수 있었다. 나는 먼저 페코를 안으로 들여보내고, 뒤이어 들어간 다음 벽을 닫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맙소사! 윌슨, 윌슨이 죽었어!"


"그 녀석은 어디 있지? 다시 되돌아서 갔나?"


"젠장, 빨리 찾아! 넌 뒤로 돌아가서 출구를 막아!"


뛰어가는 발소리들은 점차 멀어졌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한 번 더 내뱉고는 앞쪽으로 기어갔다. 여기는 도대체 무슨 용으로 만든 통로지?


페코는 땅에 코를 박고 킁킁거리며 내 앞을 걸어가고 있었다.


"누가 밖에 있니?"


입구와 반대쪽에 있는 문 틈새의 냄새를 맡던 페코에게 물었다. 페코는 몇 번을 더 킁킁거리다가 다시 문을 긁었다.


나는 달려있는 손잡이를 앞으로 밀어 벽을 열었다. 밖은 그늘지고 이상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 골목길이었다.


"이제 어디로 가지?"


나의 물음에 페코는 고개를 갸웃했다. 나는 뺨에 난 상처가 따가워 인상을 찡그렸다.


나와 페코는 멍하니 걸었다. 걷다 보면 뭐라도 나오겠지 하는 심정으로 말이다.


"그러니까, 이제 곧 대 악마 발라르코바드가 일어난다니까, 친구. 못 알아먹겠어? 이 늙은이야?"


"그러니까, 이 노망난 친구야. 그딴 이름만 길은 괴물 놈이 왜 일어난다는 게야? 발라브모르···뭐?"


한참을 가다 나는 바닥에 앉아 성난 목소리로 무언가를 얘기하고 있는 노인 둘을 보았다. 나는 정신이 나간 듯 보이는 둘을 조용히 지나쳐가려고 했다.


"어이! 거기 젊은이, 이리와 앉아보게나"


"에잇! 노망난 놈아! 지나가는 놈은 왜 부르나?"


짧고 뾰족한 수염을 가진 노인이 나를 불렀다.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거절할 방법을 생각하지 못해서, 여전히 나를 부른 채 싸우는 노인 둘 옆에 앉았다.


페코는 내 옆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한참을 싸우던 둘은 싸움을 멈추고서는, 어색한 자세로 자신들의 욕설을 듣던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짧고 뾰족한 턱수염을 가진 노인이 나에게 물어왔다.


"자네는 대 악마 발라르코바드가 깨어날 것이라고 믿는가?"


"그런 건 안 나온다고! 어서 사라져! 이 미친 노인 장단 맞춰주지 말고 말이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뾰족한 수염의 노인은 나에게 어떻게 답변해 줘야 할 지 모르는 이상한 물음을 던지고, 호랑이 수염의 노인은 노발대발하며 반대쪽 노인의 말에 장단 맞추지 말고 가라고 하니 말이다.


나는 그 둘에게 대충 말해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거야 발라르코바드 맘이겠지요. 대 악마든 뭐든 언제 나올지 어떻게 알아요? 안 나올 수도 있고."


"가지 마. 이놈아, 그런 게 어디 있냐!"


"어디 있긴요. 제가 예언자라도 되요?"


"허, 요놈 봐라? 그래 가 봐라! 버르장머리 없는 것 같으니라고"


나는 엉덩이를 털고 몸을 돌렸다. 페코는 반짝이는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며 하품을 하고, 고개를 들며 일어났다.


"그것보다 시내로 나가려면 어디로 가야되죠?"


나의 물음에 아까 전 나의 무례한 행동에도 불구하고, 호랑이 수염의 노인은 겨울의 나뭇가지 같은 앙상한 손가락을 뻗어 길을 가리켰다. 나는 이번에는 고개를 깍듯이 숙였다.


"감사합니다. 어르신."


나는 노인 둘을 뒤로하고 노인이 가리킨 길을 향해 걸어갔다. 노인 둘이 싸우는 소리가 뒤에서 다시 들려왔다.




"구석구석 찾아봐라! 녀석은 찢어진 허름한 옷을 입고 있다!"


"이봐, 빨리 집으로 돌아가도록, 찾는데 방해된다."


시내는 그야말로 나와 페코 때문에 비상사태였다. 병사들은 시내를 구석구석 뒤지고 다녔고, 운 없는 거지는 끌려가기도 했다.


나? 나는 골목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골목 벽 뒤에 숨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우우···시내가 아니라, 영지 밖을 물어봤어야 했는데, 지금은 그 노인들 없겠지?"


"끼이잉···끼이잉 끼잉"


페코는 끼잉 거리다가 고개를 두 발에 사이에 묻고 누웠고, 나는 무릎을 가슴에 모으고 벽에 기대어 앉았다. 밤까지 여기서 기다려야 되나? 밤이 되기 전에 걸릴지도 모른다.


그럼 정면 돌파로 뚫고?···아니 난 헬름 같은 괴물이 아니다.


"결론. 대책이 없다."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차라리 따라오지 말고 집에서 고기나 자를 걸 그랬나? 갑자기 막심한 후회감이 몰아쳐 왔다. 마치 우리 영지의 눈보라처럼 말이다.


‘터벅 터벅 터벅···‘


멀리서 이쪽으로 다가오는 듯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페코는 낮게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조용히 말했다.


"진정해. 페코. 쉿."


나의 명령을 알아들은 건지 페코는 자세를 잔뜩 낮추곤 골목을 조용히 주시했다. 나도 검을 뽑아 소리가 들린 골목을 노렸다.


"이거 환영이 너무 과한데? 에딘?"


내 이름! 오랜만에 들어보는 그 이름! 나는 그렇게 말하는 남자의 얼굴을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익숙한 목소리를 향해 소리쳤다.


"오, 나의 덩치 큰 친구! 헬름!"


골목길에서 모습을 드러낸 헬름은 씨익 웃었다. 아직도 거대한 덩치는 변하지 않았구나. 물론 헤어진 지도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도대체 나를 어떻게 찾은 거야?"


"투기장 안에 있다가 우연히 너를 보고 찾아왔지. 두 노인이 네 위치를 알려주더라고. 어쨌든 엄청 걱정했다고! 에딘 크라잇!"


그는 나의 몸을 반으로 쪼갤 생각인지는 몰라도, 두꺼운 두 팔로 나를 껴안았다.


우욱, 아버지. 아버지가 아직 오크들에게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저 먼저 갈 것 같아요.


헬름은 나의 눈이 풀어지는 걸 보자, 놀라며 자신의 팔을 풀었고, 나는 잠시 정신을 차릴 시간이 필요했다.


"거기 누구야? 엉? 천천히 나와라!"


골목 반대편에서 들리는 남자의 목소리와 발소리. 헬름은 검을 뽑았다.


"나머지는 나중에 얘기하자, 에딘. 도대체 네가 무슨 짓을 한지는 모르겠지만, 안 싸우고서야 빠져나갈 수 없겠군."


곧이어 창을 든 병사들이 보였고, 헬름은 검을 한 바퀴 돌렸다.


"에딘, 네 쪽으로 갈 일은 없겠지만, 방어 철저히 해."


헬름은 찔러오는 창을 쳐 내고는 병사들의 팔이나 다리를 베어 넘겼다. 병사들은 힘으로 넘겨진 창을 똑바로 다시 노리는 건 힘들어 보이는 것 같았다.


잠시 후 헬름은 다섯 명의 병사들을 죽이지는 않고, 일어서거나, 검을 쥐기 어렵게 팔, 다리의 힘줄을 베어내고는 그 사이에서 유유히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내 손목을 잡아끌었다.


"도시 밖으로 나가는 길을 알아. 밖으로 나가면 좀 쉬자."


작가의말

흠,,,올리는 속도를 줄일까요... 아니면 다른 사이트 올리는 양을 넘겨버릴까요...다른 사이트는 글자수를 2000자 씩만 올려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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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3, 어느 마을의 흔한 전설 - 8 19.12.24 5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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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3, 어느 마을의 흔한 전설 - 3 18.08.31 70 0 12쪽
21 3, 어느 마을의 흔한 전설 - 2 18.08.29 6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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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2, 레인저 미 - 8 18.08.26 90 0 10쪽
16 2, 레인저 미 - 7 18.08.25 97 0 10쪽
15 2, 레인저 미 - 6 18.08.25 71 0 11쪽
14 2, 레인저 미 - 5 18.08.24 100 0 10쪽
13 2, 레인저 미 - 4 18.08.24 81 0 10쪽
» 2, 레인저 미 - 3 18.08.23 97 0 10쪽
11 2, 레인저 미 - 2 18.08.23 100 0 11쪽
10 2, 레인저 미 - 1 18.08.22 117 0 11쪽
9 1, 소년의 꿈과 검 - 8 18.08.22 124 0 13쪽
8 1, 소년의 꿈과 검 - 7 18.08.21 123 0 10쪽
7 1, 소년의 꿈과 검 - 6 18.08.21 126 0 12쪽
6 1, 소년의 꿈과 검 - 5 18.08.20 185 0 12쪽
5 1, 소년의 꿈과 검 - 4 18.08.20 179 0 10쪽
4 1, 소년의 꿈과 검 - 3 18.08.17 24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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