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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9_uknow5177 님의 서재입니다.

마인의 세계가 너를 부를 때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레고랜드
작품등록일 :
2018.10.10 07:45
최근연재일 :
2019.08.08 18:47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1,886
추천수 :
6
글자수 :
191,573

작성
19.01.23 08:32
조회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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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1쪽

18화.그레고리의 모험(I)

마인 시리즈




DUMMY

"현재 남은 아이템은?"


"약 30개"


"여기서 떠돌아다니는 길드는 어느 정도 규모지?"


"대략..10개에서 15개"


그레고리는 부푼 꿈을 안고 차원문 안으로 들어섰다.뜨거운 바람이 피부에 스치자 그레고리는 불현듯 지난 날들이 떠올라 울컥한 기분이 들었다.50레벨까지 흘렸던 땀과 눈물..화려한 스킬과 압도적인 카리스마가 더해져 이제는 어엿한 길드의 수장이 되었다.


평일 하루 5시간은 기본, 주말엔 PC방에서 죽치고 살다시피 한 일상.아마 PC방에서 간단한 식사라며 먹어치운 라면만 해도 족히 100개는 넘을 것이다.물론 과장이 좀 섞이긴 했지만..


"안녕하세요.오늘도 잘 부탁합니다"


차원문을 통해 또 다른 길드원이 들어왔다.가녀린 몸매에 얼굴을 반쯤 가린 닌자 복장의 캐릭터였다.이름은 민지.아이디를 본명으로 쓰다니 흔하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왜 하필 민지일까?


그레고리는 위엄이 샘솟는 금빛 투구를 두른 채 고개를 천천히 돌려 민지를 바라봤다.그리고 낮고 듬직한 목소리로 '나 역시 잘 부탁한다'는 말을 은근슬쩍 건넸다.


대화창에는 아쉬움이 담긴 마지막 단어 뒤에 커서가 무심하게 눈을 깜박이고 있었다.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라는 투였다.


그레고리는 정말로 그녀에게 물어보고 싶은 말들이 많았지만 자신의 입장이 그런 말을 하기엔 부적합해보였다.수장이라는 책임감, 누군갈 이끌어야 할 위치라는게..하고 싶은 말들을 고이접어 마음 속에 꼬깃꼬깃 우겨넣었다.


이런 그레고리의 복잡한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의 어깨 너머로 연이어 길드원들이 도착을 알렸다.


"흠흠~다들 잘 도착하셨나요?"


하나 둘..모두 세어보니 길드원은 모두 여덟..아직 한 명이 도착하지 않았지만 그 녀석은 평소에도 조금 늦는 편이다.일단 그를 제외하고 오늘은 조금 서두르기로 하자.


"이번 아이템 쟁탈전에 참여한건 길드의 정보통 체트 덕분입니다.우선 감사를 표합니다..다들 아시다시피 우린 참전에 많이 늦은 편입니다.하지만 아직 30개의 희귀 아이템이 남아있고 우린 그 아이템들을 획득히기에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우리 함께.. 전쟁터를 휩쓸어버립시다.이어원 동지들이여~"


"와아아아~"


그레고리가 이어원 길드를 나타내는 깃발을 들어올리자 그의 옆에 줄지어 서있던 길드원들이 일제히 손을 들어올렸다.깃발에 그려진 독수리가 밝은 미래를 약속하듯 날개를 활짝 펼친 채 바람에 펄럭였다.


이제 시작이다.


남은 차원 아이템을 차지하기 위한..그리고 이 전쟁의 판도를 바꿀 시작이.


♤♤♤♤


이어원의 수색 전문가 체트가 불규칙하게 솟아오른 바위 사이를 날쌔게 돌아다니고 있었다.작은 소리에도 귀를 쫑긋 세우는 사막여우처럼 그의 행동은 무척 예민함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여유롭게 휘파람까지 부는 중이었다.


체트의 스킬 대부분은 탐지 능력으로 지금 바위를 뛰어다니며 사용하고 있는 스킬은 특수 아이템이 필수였다.별다를 것 없어보이는 작은 줄이 그 특수 아이템인데 이 줄을 멀리 던지면 게임 속 어두운 부분이 시원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팔의 힘이 남보다 몇 배는 좋은 체트에게 줄을 동그랗게 말아 힘껏 던지는 일은 그물을 던지는 일보다 쉬웠다.


그의 등 뒤로 머리를 갈고리처럼 세우고 소리없이 따라오는 드로그가 보였다.지옥에서 막 깨어난듯한, 좀비를 떠올리게 하는 흐느적거림.그 움직임이 드로그의 특징이었다.그는 언데드 계열의 캐릭터로 남들의 두 배에서 최대 열 배나 되는 체력을 가지고 있었다.평소 느리게 이동하지만 그 움직임을 보완하는 스킬이 있었으니 길드원들은 그것을 대지의 속삭임이라 불렀다.


"체트!뭔가 보여?"


"응~주변에 게이머들이 몇몇 보이는데 다들 조무래기인 듯 해.물론 가까이 가봐야 알겠지만"


체트는 돋보기처럼 보이는 커다란 안경을 손가락으로 밀어올리고 바위 위를 껑충 뛰어올랐다.


안경은 상대방의 레벨, 기초체력,스킬 등을 알려주는 아이템으로 거리제한이 있는게 유일한 단점이었다.물론 아이템 정보가 숨겨진 경우도 있었다.하지만 안경으로 알아낸 한정적인 정보들을 조합해보면 충분히 상대방의 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창창창]


체트와 드로그가 두 개의 바위가 합쳐진 거대한 바위 위로 올라서자 그 너머에 누군가 다투고 있는 광경이 드러났다.한 명은 작은 키에 머리를 양갈래로 땋고 그 위에 앙증맞은 뿔을 단 투구를 쓴 난장이였고 다른 한 명은 하얀 도복 위에 먹으로 그린 검은 용을 온 몸에 휘감고 있는 검객이었다.


"야아아압~ 이녀석 요리조리 잘도 피하는구나"


"흐흐~옷깃도 하나 못 스치는데 그까짓 도끼가 무슨 소용이람.하하하"


얄상한 윤곽에 눈도 코도 모두 붓으로 그린 듯 가느다란 얼굴의 검객이 몸을 좌우로 흔들며 난장이를 스쳐갔다.검객의 희롱에 불같이 화가 난 난장이가 도끼를 마구 휘둘르며 투덜댔다.


"이게 그냥 도낀 줄 알아.최고의 재질을 가진 몇 안되는 무기라고"


회전이 걸린 도끼가 검객에게 날아가 여러 개로 쪼개졌다.그리고 서서히 그를 포위해갔다.


"이까짓 잔재주쯤이야..흐흐"


피식 웃으며 검객이 등 뒤에 꽂힌 길다란 검을 꺼냈다.눈부신 검광이 번쩍이자 검에 부딪힌 도끼의 환영들이 방향을 바꿔 모두 땅 위에 쳐박혀버렸다.


"오호~제법이군"


멀리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체트가 드로그에게 쓴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난장이는 이제 막 30레벨, 검객은 38레벨에 접어들었군.차원 아이템은 없는 듯하고 오고가다 시비가 붙은 모양이야"


"그럼..근질근질한데 몸이나 좀 풀어볼까.으하하"


창백한 얼굴에 시종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던 드로그의 입이 양 옆으로 이상할 정도로 길게 벌어졌다.거의 귀에 닿을 정도였다.


"으하하.."


기괴한 웃음을 내는 드로그가 발을 한 번 움직이자 그의 몸이 여름날 아이스크림처럼 흐물거리다 아래로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참~자네도 그냥 가는 지나치는 법이 없군.저들이 안 됐군 안됐어"


체트가 주위를 살피다 드로그를 보고 품에 넣어둔 양피지를 꺼내 던졌다.그러자 공중에서 하늘하늘거리던 종이가 화살처럼 날카롭게 변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또 다른 적이 오는지 염탐하고 있을테니 실컷 즐기라고"


"그러지.."


거의 형체가 사라진 드로그가 바위 속으로 흡수된 입을 뻥끗거리며 ok사인을 보냈다.


한편 조금 떨어진 곳에선 여전히 두 사람의 대결이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었다.난장이의 도끼가 검객의 급소를 노리면 검객은 보기 좋게 빠져나가 난장이의 빈틈을 노렸다.난장이가 단단히 방어하면 또 다시 반격이 시작됐다.비슷한 공격과 방어들이 반복되는 지루한 싸움에 시간이 지날수록 두 사람의 손과 다리에 급격히 피로가 쌓여갔다.어느 순간 두 사람은 서있기도 힘든 지경이 됐다.


단지 질수 없다는 자존심으로 버티고 있는 사이 두 사람의 공격이 한순간 느슨해졌다.그 틈을 타 땅 밑으로 스멀스멀 흐느적거리는 물체가 다가오고 있음을 둘은 알지 못했다.


"어엇!이..이건 도대체.."


난장이가 질겁해서 소리를 질렀다.


[드르르륵]


그의 육중한 다리는 뭔가에 칭칭 감겨 땅 밑으로 서서히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으아아악"


"이게 무슨 변고람"


난장이가 당하는 모습을 본 검객은 펄쩍 뛰어올라 공중에서 방향을 틀어 도망가려 했다.


하지만.. 이미 늦어도 한참 늦은 뒤였다.


그의 발 밑이 일렁거리며 동그랗게 소용돌이치더니 진흙 투성이의 나무덩굴이 불쑥 튀어나왔다.덩굴은 먹이를 집어삼키는 뱀저럼 공중제비를 도는 검객을 움켜쥐었다.


난장이와 검객 모두 예상치 못한 일이라 몸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한편 두 사람의 중간에서 한덩이의 진흙이 꿈틀대며 위로 솟구치더니 진흙의 머리 부분이 까딱거렸다.기이하게도 진흙의 한쪽 면이 움푹 들어가 벙끗댔다.


"너희 둘 중 차원 아이템을 가진 자가 있느냐?어디있는지 정보를 제공하기만 해도 살려주도록 하지"


난장이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외쳤다.


"난.. 모른다.알았다면 이러고 있진 않겠지.이 드워프가 네까짓 놈에게.."


다음 순간 부드득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난장이의 통통한 몸이 90도로 꺾였다.


"용감하기도 하지.그럼 명예롭게 안녕이다.자~다음"


진흙의 머리가 축 늘어진 난장이를 대충 훑어보고 스르륵 옆으로 돌아갔다.


검객은 고통보다 극심한 공포감에 휩싸였다.'뭐라도 얘기해야한다' 본능적으로 그의 마음 속에서 반복재생한 음악처럼 같은 말이 되풀이됐다.


하지만..


'나도 이곳에 도착한지 겨우 이틀이란 말이다'


"그래.너도 역시 쓸모가 없군.오호~오기를 부려보겠다 이건가"


검객은 용기를 쥐어짜 최후의 공격을 준비했다.


'이 절기라면 최소한 빠져나갈 순 있을게다..'


결심이 선 검객이 부서질 정도로 이를 깨물고 검결을 외쳤다.


[무위검]


검객의 손에서 시작된 초식은 물결처럼 솟구쳐 바람처럼 흐르기 시작했다.마치 그의 앞에 아무런 적도 없는 듯 무념무상의 상태였다.


허공을 향해 마구잡이로 찔러오는 검을 보며 드로그는 코웃음을 쳤다.


"이젠 포기한거냐?더 비참해지기 전에 깔끔하게 마무리지어주지"


드로그의 진흙 덩어리가 땅으로 손을 쑤욱 밀어넣자 검객의 주위로 가시가 달린 거대한 식물 줄기가 뻗어나왔다.검객은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아랑곳하지 않고 검과 한 몸이 되어 검결을 이어갔다.


멀리서 드로그를 지켜보던 체트는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어 머리를 긁적였다.


"진즉 끝냈어야 하는데"


여러 장식으로 요란한 체트의 시계가 그레고리와 약속한 시간을 알렸다.


[콰아아앙]


심상치 않은 소리에 체트의 심장이 마구 뛰었다.반은 누워있다시피 하던 몸도 자리에서 일어난지 오래였다.


"설마.설마.. 저 드로그가.."


저 멀리 희뿌연 먼지가 식물 줄기를 가려 검은 그림자만 왔다갔다 했다.그리고 한 줄기 빛이 번쩍이더니 잠시 후 또 한번..밝은 빛이 한 번, 두 번..연달아 그림자를 스쳐지나갔다.


"저 두꺼운 오르크 나무 줄기가.."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체트는 서둘러 머리를 굴려봤다.이어원의 수장 그레고리라면 이 상황을 금방 마무리하겠지..하지면 눈 앞에서 당하고 있는 드로그를 놔둬야하다니..


레벨 38이 저런 신묘한 기술을 숨기고 있다면 체트도 순삭 당할지 모른다.체트는 죄책감을 느끼며 힘겹게 발을 돌려 널다란 바위를 벗어났다.


"드로그.. 조금만 참아.내가 길드를 이끌고 올게"


드로그가 점처럼 보이더니 금방 시야에서 사라져갔다.멀리서 들려오는 웅성임만이 체트의 머리 속에 거대한 식물 줄기기 산산히 조각나 바닥으로 떨어지는 무서운 상상을 만들었다.


'빨리..조금 더..'


길드에서도 손꼽히는 체트의 발이 점점 속도를 더해 움직였다.


"도대체 이..이게..무슨 일이야.."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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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6화.어느 주술사 19.08.08 11 0 7쪽
46 45화.불꽃의 망령들 19.07.30 13 0 8쪽
45 44화.화산행 19.07.24 16 0 7쪽
44 43화.불꽃놀이 19.07.23 16 0 7쪽
43 42화.전세역전 19.07.22 14 0 10쪽
42 41화.폭주한 손톱이 날아든다 19.05.22 16 0 8쪽
41 40화.고행의 길 19.05.17 19 0 9쪽
40 39화.장벽을 너머 19.05.08 17 0 8쪽
39 38화.필사의 탈출(IV) 19.05.07 16 0 9쪽
38 37화.필사의 탈출(III) 19.05.03 17 0 10쪽
37 36화.필사의 탈출(II) 19.05.02 16 0 9쪽
36 35화.필사의 탈출(I) 19.04.26 17 0 6쪽
35 34화.전쟁를 알리는 북소리 19.04.18 19 0 9쪽
34 33화.하늘의 구름이 걷힌 날 19.04.14 19 0 9쪽
33 32화.2막의 시작 19.04.09 21 0 14쪽
32 31화.영혼이 깃든 검 19.03.25 26 0 13쪽
31 30화.인형 왕국 19.03.21 22 0 9쪽
30 29화.루시아 일병 구하기 19.03.19 20 0 10쪽
29 28화.혼돈의 카오스(?) 19.03.13 33 0 10쪽
28 27화.불의는 못참아 19.03.07 25 0 10쪽
27 26화.위험한 남자 19.03.04 31 0 6쪽
26 25화.싹쓸이 19.03.01 30 0 9쪽
25 24화.다가오는 그림자 19.02.27 36 0 10쪽
24 23화.접근하는 두 사람 19.02.24 30 0 12쪽
23 22화.작전 명령 19.02.19 39 0 9쪽
22 21화.현실 너머의 유령들 19.02.15 34 0 11쪽
21 20화.그레고리의 모험(III) 19.02.11 35 0 8쪽
20 19화.그레고리의 모험(II) 19.02.07 30 0 9쪽
» 18화.그레고리의 모험(I) 19.01.23 36 0 11쪽
18 17화.닥터 페르노 19.01.18 48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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