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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론.S 님의 서재입니다.

거인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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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론.S
작품등록일 :
2018.04.09 14:44
최근연재일 :
2018.06.15 18:30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32,784
추천수 :
487
글자수 :
270,724

작성
18.06.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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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50. 인간을 죽이다.

DUMMY

50. 인간을 죽이다.


놀란 티더가 말했다.


"괴상한 놈이군! 모두 쏴!"


부하들이 일제히 활을 쏘았다. 괴현상에 놀라긴 했으나 겁을 집어먹은 사람은 아직 없었다.


슈슈슉! 슉!


십여 대의 화살이 언덕에서 아래로 날아갔다.


후두두둑!


빨간 잔상이 화살이 날아오는 경로를 가로막았다. 대한이 밥을 먹기 위해 바닥에 깔아 두었던 망토를 휘둘렀다. 화살은 딱딱한 돌에 맞은 것처럼 힘없이 툭툭 떨어졌다. 신물의 위용에 위력을 상실한 것이다. 그러나 화살 모두를 막은 것은 아니라서 허벅지와 어깨에 각각 한발씩을 맞게 되었다.


대한은 중학생 시절 수업시간에 졸다가 몽둥이에 얻어맞은 것처럼 화들짝 놀랐다. 멍이 들 정도로 아팠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뿌드득 갈며 망토를 돌돌 말았다. 데자르앞에서 망신을 당하자 극심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 개 쌍놈의 새끼들아! 장난은 여기까지다!"


"뭐! 뭐야!? 저 새끼!"


"화살이 통하지 않아! 제기랄!"


일행 중 그나마 침착한 티더가 외쳤다.


"아도라를 던져!"


‘아도라’는 지구의 사냥 돌과 비슷한 도구였다. 단단한 줄의 끝에 돌을 엮어 만든 것으로 던져서 맞추면 줄이 사냥감을 휘감아 구속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이들이 던지는 아도라는 인간을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그것들보다 훨씬 커다란 돌과 긴 줄을 사용했다. 인간 사냥꾼이 되기 위해선 이 아도라를 사용하는 기술을 꾸준히 연마해야만 했다.


붕! 붕! 휘리릭! 휘리릭!


바이커의 몸으로 사냥꾼들을 때려잡기에는 떨어진 거리가 멀었다. 달려가는 사이 아도라에 맞을 수밖에는 없었다.


퍼버벅! 퍽!


"쯧! 쯧!"


화살이던 아도라던 던지는 족족 처맞는 대한을 보고 포가라가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찼다. 대한이 이 이상 타이탄 위신을 깎아 먹는다면 직접 나서 인간들을 모두 죽이리라 마음먹었다. 긴 줄이 대한의 몸통을 휘감는다. 끝에 달린 돌이 몸을 휘감으며 다시 한번 충격을 주었다. 이것 역시 무시 못 할 정도로 아팠다. 무릎까지 돌에 맞아서 줄이 감기자 넘어져 흙바닥에 코를 파묻었다.


"으아악! 죽인다!"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친 대한이 모래를 뱉어내며 비명을 질렀다. 악에 받친 고성이 어찌나 큰지 사냥꾼들조차 흠칫 놀라 뒷걸음질 칠 정도였다.


포가라가 장갑을 벗으려 한다. 더는 추한 꼴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장 인간들을 통구이로 만들어 버려야 속이 시원할 것 같았다. 그러고 나서 대한을 놀린다면 아주 즐거울 것 같았다. 하지만 그때 슬며시 다가온 데자르가 그런 포가라의 손을 잡았다. 대한이 여자 앞에서 얼마나 무게 잡기를 좋아하는지, 얼마나 자존심이 센지 아는 그녀인지라 참아 포가라가 나서게 두고 볼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줄을 풀지 못한 대한 아직 바닥에서 버둥대고 있었다. 아도라에 재료가 되는 줄은 질긴 줄기식물을 꼬아 만든 것으로 절대 사람의 힘으로는 끊을 수가 없다. 그런 것을 몇 대나 맞아 칭칭 감고 있으니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이쯤 되자 안심한 티더가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불을 놓아 저놈을 태워 죽여라. 괴상한 놈이니 또 무슨 수작을···."


툭! 투둑! 투두툭!


줄이 끊어지고 있었다. 피가 쏠려 벌게진 얼굴로 대한이 일어섰다. 본래의 바이커의 덩치보다도 조금 커진 것처럼 보였다.


"저럴수가!"


몇 명의 사냥꾼이 허겁지겁 허리춤에 달고 있던 손도끼와 단검을 들었다. 근접전을 대비하고 있다. 그들은 오랜 경험으로 이번 일은 반드시 피를 보아야 끝날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절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지도 않을 것을 깨달았다. 근접전은 먼저 공격하는 다수가 압도적으로 유리함을 노련한 사냥꾼들은 알고 있었다. 더구나 이들은 고지를 점령하고 있는 상태다. 눈알을 부라리며 무식하게 달려오는 빨간 수염의 덩치를 향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손도끼를 내리쳤다. 뒤로 물러선 티더가 보기에 대한은 머저리였다. 날이 바짝 선 도끼를 고작 돌돌 만 망토로 막으려 했기 때문이다.


땅! 땅!


그 머저리의 망토가 도끼와 단검을 저 멀리 쳐내 버렸다.


"으악!"


"크헉!"


힘이 얼마나 거센지 튀어나간 무기들 때문에 모두 손아귀가 찢어지고 말았다. 사냥꾼들은 즉시 거리를 벌렸다. 그중 발이 느린 한 명이 망토에 맞고 말았다.


퍽! 우두둑!


목이 부러진 사냥꾼이 썩은 막대기처럼 수 미터를 굴렀다. 즉사한 상태로 여전히 눈을 부릅뜬 상태다.


삐리리!


기겁한 티더가 피리를 불었다. 그러나 용맹한 사냥개들은 더 주인의 명령에 복종할 수가 없었다. 분노한 타이탄을 느낀 개들이 낑낑거리며 오줌까지 싸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 용감한 사냥꾼 하나가 대한의 우측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그는 가죽으로 만든 단검 집을 차고 있었다. 옆구리와 허리에 3개의 단검이 달려 있었고 왼쪽 허벅지에도 단검을 차고 있었다.


슉! 슉!


단검 두 개가 측면에서 대한을 노리고 날아갔다.


댕! 댕!


단검은 타이어를 때린 것처럼 튕겨 나갔다. 사냥꾼은 허벅지와 허리에 찬 단검을 양손에 나눠 들고 대한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굉장히 빠른 남자였다.


스악! 삭!


대한은 등과 옆구리에 각각 네 번의 칼을 맞았으나 신경 쓰지 않고 망토를 휘둘렀다. 단검을 던진 남자는 대단히 노련한 자로서 이미 망토의 사정거리 파악이 끝난 상태였다. 아슬아슬하게 피한 후 다시 한번 칼을 꽂아 넣을 결심을 했다. 그때 갑자기 망토의 길이가 늘어났다.


두쾅!


측두골이 부서진 사냥꾼이 단검을 꼭 쥔 채로 허리가 푹 꺾였다. 즉사다. 대한은 인간을 두 명이나 연달아 죽이자 그제야 흥분이 조금 가라앉았다.


"씨발···. 기분 더럽네!"


그의 기분이 어떻든 사냥꾼들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이미 두 명이나 이 정체불명의 거한에게 죽었기 때문이다. 처음 원정대를 발견했을 때 사냥꾼들은 보너스를 받은 기분이었다. 도망친 노예를 다시 찾았을 뿐만 아니라 덤으로 예쁜 여자까지 발견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며칠간 변변한 식사조차 하지 못한 마당에 이곳에는 맛있는 저녁까지 마련해두고 있었지 않은가. 하지만 이제 사냥꾼들은 모두 똥이라도 밟은 심정이 되어있었다.


"올가미를 던져!"


티더가 소리쳤다. 흥분과 공포가 뒤섞여 그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사실 이제라도 용서를 빌었다면 대한은 어쩌면 살생을 그만두었을지도 몰랐다. 타이탄에서 다시 인간의 몸으로 돌아오자 사람을 죽인다는 것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엄지손가락만 한 굵기의 올가미가 던져졌다. 숙련된 사냥꾼들이 목숨을 걸고 던지는 기술이라 대부분 올가미가 대한을 묶었다. 특유의 방식으로 묶은 매듦이 일시에 당겨지고 대한은 포획당한 사냥감처럼 사방에서 당기는 로프의 중심에 위치하게 되었다.


"개새끼들! 가지고 다니는 것도 좆나게 많네!"


우두둑! 휭!


대한이 밧줄 하나를 쥐고 힘껏 당기자 90kg은 나갈 것 같은 장신의 사냥꾼이 짚단처럼 딸려왔다.


쾅!


크게 휘두른 오른손 훅이 사냥꾼의 턱을 맞췄다. 기술적으로는 형편없었으나 워낙 빨라 보통 인간인 사냥꾼이 피할 길은 없었다. 곧바로 턱이 부서지고 사냥꾼은 정신을 잃었다. 뇌가 크게 흔들린 상태라 아직은 숨이 붙어 있으나 목숨을 장담하긴 힘든 상태다.


"흐···. 흐아 괴물이다! 저놈 사람이 아닌가 봐! 제기랄! 우리 다 죽게 생겼다고! 씨발! 씨발!"


"부켄 닥쳐!"


"씨발놈아! 올가미가 풀리잖아!"


"으악! 으아아!"


대한이 이번엔 양손으로 줄을 잡고 당기자 사람이 허공을 날아왔다. 배트로 공을 쳐 내듯이 망토가 크게 휘둘러 졌다.


꽝!


사냥꾼은 허공에서 양손으로 머리를 보호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팔뼈가 골절되고 끈 떨어진 연처럼 지상에 곧 구박질 쳤다. 자신의 팔에 얼굴을 맞아 코뼈까지 함몰되었다. 다중 골절의 무서운 고통 때문에 연신 비명을 질러댔다.


대한이 발아래 떨어져 있는 단검 두 개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중 하나를 힘껏 던졌다. 사냥꾼 하나가 자신의 얼굴을 노리고 날아오는 단검을 똑똑히 보았지만 피할 수는 없었다. 너무 빨랐기 때문이다.


퍼억!


그저 힘만으로 던져진 단검은 날이 아닌 자루가 사냥꾼의 얼굴에 가서 맞았다. 그런데도 자루 끝까지 안면을 뚫고 들어갔다. 사냥꾼은 당연히 숨이 끊어졌다. 대한이 남은 단검을 또 던졌다.


퍼벅!


이번엔 배에 맞았다. 칼을 맞은 사냥꾼은 복부가 죽 찢어졌다. 흘러내리는 내장을 부여잡고 피를 토해내던 사냥꾼은 곧 숨을 거두었다. 계속해서 연출되는 잔인한 광경에 데자르와 라루쓰는 인상을 찌부렸다.


"흐음···. 이건 좀 신선하군."


포가라 마저도 인간이 된 것은 아니지만 작아진 몸으로 사람이 죽는 것을 보는 건 색다른 감흥으로 다가왔다. 피비린내가 진동하자 코케와 아이들은 배를 부여잡고 구토했다. 이때 사냥꾼 두 명이 여자와 아이들을 인질로 삼고자 언덕 아래로 달려 내려갔다. 그러나 이들은 포가라가 서 있는 경로를 선택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저리 비켜! 이 난쟁이 새끼야!"


"그냥 죽여!"


깡!


포가라는 두 사냥꾼이 공격하는 도끼와 단검을 맨손으로 잡아 버렸다. 사냥꾼들은 심장이 내려앉았다. 아무리 장갑을 꼈더라도 어찌 손으로 도끼와 같은 무기를 막는단 말인가. 더구나 상대는 어린아이처럼 작은 몸집이고 자신의 두 배는 무게가 나갈법한 쇳덩어리를 걸치고 있는데도 너무나 빨랐다. 그러나 더욱더 경악할 사건은 바로 다음 순간 일어났다. 강철 투구의 눈구멍에서 불줄기가 쏘아져 나온 것이다. 노란 불길이 사냥꾼들을 휘감았다.


"으아악!"


"악 뭐야! 악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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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 인간을 죽이다. +2 18.06.15 381 5 10쪽
57 49. 노예상인 +1 18.06.14 375 4 9쪽
56 48. 산적 18.06.13 376 6 10쪽
55 47. 다시 인간으로 +2 18.06.12 421 6 12쪽
54 46. 국가 선포 +2 18.06.11 411 5 12쪽
53 45. 광명 +2 18.06.08 415 5 11쪽
52 44. 살육의 밤 +4 18.06.07 408 5 11쪽
51 43. 해 떨어졌다. +1 18.06.06 410 5 11쪽
50 42. 귀환 +1 18.06.05 403 6 11쪽
49 41. 다르의 습격 +2 18.06.04 429 5 12쪽
48 40. 공성전 두 번째 날 +3 18.06.01 423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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