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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론.S 님의 서재입니다.

거인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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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론.S
작품등록일 :
2018.04.09 14:44
최근연재일 :
2018.06.15 18:30
연재수 :
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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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83
추천수 :
487
글자수 :
270,724

작성
18.05.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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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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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9쪽

28. 조건부 수락

DUMMY

28. 조건부 수락


브래들리와 대신관 그리고 두 명의 타이탄이 회의실을 차지했다. 원래 브래들리는 신전에 함부로 드나들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전투가 격해지면서 신관보다는 군대 지위관의 권력이 커지고 있었다. 때문에 동맹제의와 같은 중대사에 참석하게 된 것이다. 대신관은 드러내지는 않고 있었으나 내심 못마땅해 하고 있었다. 대한이 말했다.


"넥스가 이미 여길 공격하는 이상 다른 선택은 없어 보이는데... 그냥 빨리 우리 텅스연합에 들어오지 그래?"


대한은 돌려 말하는 재주가 없었으므로 바로 생각한 바를 이야기 했다.


대신관이 나섰다.


"펠리님! 저희 도옴은 넥스와 텅스연합 사이에서 끼어있는 형국입니다. 만일 전쟁이 벌어진다면 도옴이 어찌 무사할 수 있겠습니까?"


대신관의 요지는 중립을 지키며 전쟁에 간섭하지 않을 것을 내비치고 있었다. 그의 말도 일견 타당한 바가 있었다. 도옴의 지리적 위치가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래들리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흥! 대신관! 그대는 사디님을 겁쟁이로 만들려는 것이오! 애초에 우리가 넥스의 동맹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놈들이 사디님의 권위를 인정하려 들지 않았기 때문이오. 전쟁을 무서워하기 때문이 아니란 말이오!"


"허나 펠리연합에 가입한다고 해서 그 권위가 새로 생기는 것도 아니며 있던 권위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오. 오히려 이 도옴의 수백 년 역사가 사라질 것이오."


대한이 말했다.


"어딜 가나 그 놈의 체면이 문제로구만. 뭔가 조건이 맞질 않았나 본데 어이! 대신관 내 말이 맞지?"


사디가 말했다.


"넥스의 타이탄들은 연합에 합류할 조건으로 저에게 왕관 경쟁을 포기하라는 맹세를 원했어요. 신탁에 따르면 그것은 모든 타이탄들의 권리이자 의무인 것인데 어찌 함부로 포기할 수 있겠어요. 브래들리는 그들의 요구사항이 너무 무례하다 여긴 것이죠."


대한은 어리둥절했다.


'그냥 말로야 아무 맹세나 해버리면 되는 것을 무슨 문제가 있을까?'


브래들리가 말했다.


"반신은 신의 대리인이자 생질 이므로 한번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이미 신탁을 받고 말씀대로 따른다 대답한 이상 사디님은 어떠한 연합이나 단체 혹은 타이탄의 아래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송구스럽지만 펠리님께서 연합의 수장을 사디님께 양보 하신다면 그때야 비로서 우리는 텅스연합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이오."


이 브래들리는 신전의 대신관보다도 오히려 더 종교적이고 꽉 막힌 사람이었던 것이다. 대신관이 말했다.


"펠리님 앞에서 무례를 범하지 마시오!"


대신관이 브래들리를 노려 보았다. 그는 브래들리가 터무니없는 소리를 지껄인다고 생각했다. 헛기침을 한번 한 후 말을 이었다.


"듣자 하니 텅스 연합은 타이탄들이 서로 동등한 관계로 만들어 졌다 들었습니다. 펠리님 이것이 사실입니까?"


대신관은 현실적으로 중립이 어렵다는 점을 인지했다. 어느 쪽이든 연합에 가입해야만 지금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 타이탄 끼리 동등한 위치라면 브래들리 역시 반대할 명분이 더 이상 없었다.


"어! 뭐 내가 대장이긴 하지만 어찌 보면 친구라고도 할 수 있지."


'한 놈만 빼고'


그 한 놈이란 라루쓰였다. 대한은 뭔가 생각난 듯이 사디에게 말했다.


"그런데 사디님! 우리가 친구하자는 거는 아니고... 그 뭐냐. 친구보다는 가까운데 결혼한 사이는 아니고 거 뭐랄까..."


사디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자신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동맹이니 대한이 조건을 거는 것으로 생각했다.


"동맹의 조건으로 육체적인 관계를 원하시는가요?"


"헉!"


대한은 어버버 거리며 양손을 마구 휘 저었다.


붕웅! 부웅!


휘두르는 힘이 어찌나 대단한지 의자가 들썩거리고 사람들 머리카락이 마구 휘날렸다. 사디가 반문했다.


"인간들이 즐겨 한다는 남 여간의 동침을 원하시는 게 아닌가요?"


대한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말했다.


"어, 저... 아니! 그 뭐냐!? 원하긴 원하는데 허허 그게 조건이라는 건 아니고 머냐 그게 사디! 사디님은 해 본적 있어? 그... 동침이라는 거..."


"호호! 물론 없지요. 하지만 예전부터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었답니다. 타이탄이라 할지라도 인간과 다를 것이 없는데 불가능할 리 없다고 생각 했어요. 다만 시도할 대상이 없었을 뿐이지요. 넥스에서 처음 동맹을 제의하러 왔을 때 그 중 한 타이탄이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꼭 대신관이 신전에 처녀신관이 들어왔을 때 바라보던 시선과 같더군요. 그러면 그 날밤 대신관은 반드시 그 여신관과 동침을 했답니다. 오늘 하루 종일 펠리님께서 절 바라보는 시선도 그랬지요."


이번에는 대신관이 마구 손을 휘저으며 어버버 거렸다. 브래들리는 얼굴이 울그락 푸르락 해져서 대신관을 마구 욕했다.


"이놈! 네놈이 그 동안 신의 이름을 더럽혔구나. 네가 그러고도 사디님을 보필할 주제가 되단 말이냐!"


챙!


흥분한 브래들리가 긴 칼을 뽑아 들었다.


"경거망동하지 말거라..."


사디가 차갑게 읍 조리자 블래들리는 납작하게 엎드려 용서를 빌었다.


"추태를 부려 죄송합니다."


참 불같이 끊어 올랐다가 급히 식는 남자였다. 사실 도옴의 신관들은 결혼과 성관계가 금지되어 있었다. 사디는 대신관의 추잡한 범죄를 알면서도 눈감아 주었던 것이다. 이러한 점을 보더라도 그녀가 일반적인 규범에 아주 느슨한 타이탄 이란 걸 알 수 있겠다. 대한은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아무 말이나 막 지껄이기 시작했다.


'아... 드디어 다른 세상에 와서 총각딱지를 때는구나! 후... 이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이토록 아름다울 수가... 이 정도라면 죽어서 타이탄이 되고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어! 암! 당연하지!'


"예! 사디님! 저도 항상 그 점이 궁금 했드랬죠! 어째서 우리 타이탄들은 아이도 가질 수 없고 고독하게 살아야 하는가? 과연 육체적 관계는 가능한 것인가? 신께서 우리에게 온전한 육체를 만들어 주신 건 어떤 의미일까? 사디님! 돌려 말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동침 합시다. 제가 저 간악무도한 대신관처럼 색에 눈깔이 뒤집혀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물론 사디님이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지만 저는 다만 순수한 마음으로... 어 그러니까 사디님과 함께 그 궁금증을 풀고자 함입니다."


브래들리는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네 이놈! 색정마야! 감히 우리 고결한 사디님께 무슨 망발을 지껄이는 것이냐! 내 처음 네놈 꼴을 보았을 때부터 수상하게 여겼다. 사디님! 부디 저런 악마 같은 놈의 수작 질에 속지 마시고 이 자리에서 저놈을 쳐 죽이시길 간청합니다. 본관은 그 후에 불경한 죄를 인정하고 자결하겠습니다."


확실히 브래들리는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타이탄 앞에서도 전혀 두려움이 없다. 사디는 고개를 갸웃 거렸다.


"흠... 브래들리야. 왜이리 화를 내는 것이냐? 남녀간의 동침이 잘못된 것이냐? 교리에는 타이탄끼리의 동침을 죄라 하는 항목을 보지 못한 것 같은데...!?"


이렇게 말하자 딱히 틀린 곳도 없어 브래들리는 입만 뻐금 거렸다.


"그것은... 그것은..."


"하하하! 저놈이 사디님을 남몰래 사모하고 있었나 봅니다. 허! 거 조그만 놈이! "


사디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다가 말했다.


"펠리님의 요구를 수락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밤 동침 후에 연합에 가입하지요. 다만 왕관전쟁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넥스와의 전쟁 후 거취는 다시 정하도록 합의해 주시겠습니까?"


대한은 왕관전쟁 따위는 애초부터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안됩니다! 사디님 제발!!"


브래들리가 제차 말려보아도 소용이 없었다.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대신관을 쳐다보았으나 사색이 되어 있는 대신관은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부정을 들킨 이상 머지않아 사디의 고문도구가 그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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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이 오고 점점 낮이 길어지고 있었다. 대한은 오늘따라 해가 늦게 진다고 투덜대며 도시를 나갔다. 근처 산속으로 들어가 폭포수에 샤워를 하고 한 벌밖에 없는 반바지도 빨려는 요량 이었다. 이빨도 좀 닦고 밤이 오기 전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려는 중이다. 특히 이 세계에는 포경수술이 없기 때문에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씻을 계획이었다. 대한은 오랜만에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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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33. 펠리성 전투 서막 18.05.23 443 7 12쪽
40 32. 도옴 일 대 일 18.05.22 413 8 12쪽
39 31. 망치와 모루 2 +2 18.05.21 440 6 11쪽
38 31. 망치와 모루 +2 18.05.18 510 6 10쪽
37 30. 도옴전투 18.05.17 441 7 11쪽
36 29. 동침 +2 18.05.16 459 7 9쪽
» 28. 조건부 수락 +2 18.05.15 467 8 9쪽
34 27. 고문 18.05.14 480 8 12쪽
33 26. 사디 18.05.11 514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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