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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력(取力) 님의 서재입니다.

재벌가 사위가 강속구를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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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력(取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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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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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DUMMY

#23.


KBO에서 용병의 가치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투수 둘에 타자 하나를 데려오는 현 리그의 상황에서 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용병만 잘 뽑아도 승수를 쌓는 데 무리가 없으며, 한방이 있는 외국인 타자는 팀의 분위기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실제로 상위 성적을 거둔 팀을 보면 용병 투수는 각자 두 자리 승수는 보장되어 있었고, 용병 타자는 뜨거운 타격으로 승리에 힘을 보태줬다.


한 마디로 용병만 잘 구해도 상위 성적으로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소리, 그런 와중에 부산 자이언츠팀으로 온 용병 셋을 보면 상당히 반길만한 상황이다.


지금에서 누구도 모르지만, 저 외국인 용병 셋은 나중에 이름을 크게 알리는 선수들이었으니 아직 그걸 모른다고 하더라도 실력 하나만큼은 어디를 가더라도 뒤처지지 않는 이들이다.


물론 그건 단순히 용병만 보았을 때만 보았을 경우다.


따악-!


타자가 친 공이 유격수 방면으로 흘러갔다.

평범한 땅볼 타구였고, 누구라도 유격수가 그 공을 붙잡고 1루수가 벌리고 있는 글러브로 송구할 것을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Holy Shit!”

거구의 외국인 타자의 입에서 나온 거친 말.

그가 벌리고 있는 글러브에 들어와야 할 공이 유격수의 가랑이 사이로 빠져 뒤로 굴러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모습을 본 또 다른 외국인 용병이 입을 열었다.


“Oh my god······.”


마운드에서 공을 던졌던 투수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이었고, 그 어이없다는 얼굴은 포수는 물론이고 다른 수비수들에게도 부끄러움으로 붉게 물들기 충분했다.


두 외국인이 충격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실전 훈련이자 팀에 합류하고 몸 상태를 점검하는 열 개의 아웃 카운트를 잡는 동안 세 번의 수비수 실책이 나왔다. 덕분에 열 명의 타자만 상대할 일이 열세 명으로 늘어났고, 조금은 피곤해진 얼굴로 마운드를 내려와서는 홀로 중얼거렸다.


“어떻게 된 팀이 저렇게 쉬운 타구도 놓치는 거지?”


충격을 받아도 상당히 많이 받은 듯한 얼굴이었다.

그런 투수 앞에는 또 다른 투수가 있었으니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무표정의 얼굴임에도 무시무시한 외모 때문에 절로 움츠러들게 하는 외국인이 입을 열었다.


“애초에 그런 팀이라는 걸 알고 왔잖아··· 안 되면 맞춰 잡는 게 아니라 삼진을 잡으라고.”

“헤이. 브레드. 나는 맞춰 잡는 피칭을 해왔다고. 갑자기 삼진을 잡는 게 말이나 되겠어?”

“나중에 빅리그를 생각하면 여러 가지 준비를 해두는 것은 나쁘지 않겠지.”

“쳇. 얼굴만큼 입도 무서운 녀석.”


그렇게 두 투수의 대화가 끝나자 1루수를 보고 있던 용병이 둘을 향해 다가왔다.


“상당히 재밌는 팀이야. 확실히 재밌겠어. 하하하.”


뭐가 그리 즐거운지 한껏 웃고 있는 그가 냉장고에서 1리터짜리 생수를 꺼내더니 그 자리에서 순식간에 비워내고 하나를 더 꺼내는 김에 투수들 몫까지 꺼냈다.


“보아하니 케빈은 방금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고, 브레드는 무서운 얼굴만큼 무서운 조언을 했겠군.”


팀에 합류한 지 고작 하루.

남들이 보기엔 고작 하루 만에 친해진 것으로 보였으나 사실은 이들 셋은 트리플A에서 몇 번 만난 적 있는 사이였다. 한때는 각자 유망주라 불리며 기대받았던 이들이기에 기회도 자주 부여받았기에 자주 승부를 보기도 했던 사이다.


그런 그들이 이렇게 한 팀에 소속되어 함께 하게 되었거니와 하물며 미국도 아닌 지구 반대편인 아시아의 한국 땅에서 함께 한다는 것에 금방 친해진 것이다.


“그래도 감독과 코치진은 확실하잖아.”


외국인 타자인 젝슨이 한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빅 리그에서도 감독으로 모셔가기 위해 노력한다는 앨런 사단이 달라붙어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실력과 재능 있는 선수만 기용하는 빅 리그다.

빅 리그라는 압박과 그 무대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면 바로 마이너로 향한다. 그 이유는 전 세계의 다양한 인종과 실력자들이 모여드는 빅 리그고, 그를 대처할 인원은 수도 없이 많았으니 말이다.


실제로 젝슨 또한 빅 리그에서 밀려나 이렇게 머나먼 이국땅까지 오게 된 상황, 이런 곳에서 앨런 사단을 만난 것은 기회라 생각하는 그였다. 빅 리그와 다르게 이곳에선 가르침을 받을 수 있고, 그걸 이용해 한층 더 성장해 다시 빅 리그에 도전하기 위해 말이다.


“그래서 이곳에 왔지.”


케빈이 귀에 이어폰을 꽂고는 흥겨운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탔다.

불쾌한 일이 있을 때면 빠른 비트의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타는 것으로 풀어내는 그였다.


어떻게 보자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스트레스를 쉽게 받으면서도 빨리 풀어내는 그의 성격을 생각하면 투수라는 직업이 어울린다고 생각할 수 있는 모습, 하지만 그의 제구력은 빅 리그에 살아남기 힘들었기에 한국행을 선택한 것이다.


저 둘은 스스로 선택으로 한국으로 왔으나 유일하게 브레드만이 달랐다.

그는 앨런 감독이 이곳에 오는 게 어떻겠냐는 말을 들었고, 투수코치가 함께하자는 말을 듣고서야 결정한 일이었다.


‘이런 막장인 팀일 줄은 몰랐지만······.’


다른 이들과 다르게 이곳에 도착하고 나서야 팀의 상황을 들은 것이 브레드다.

그럼에도 앨런 감독은 이게 기회라고 했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그 어떤 곳보다 재밌을 것이라며 말이다.


브레드는 조금 특이한 투수였다.

재능과 실력은 확실한 케이스다. 다만 그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그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였다.


리그 최고의 타자라든가, 사이 영 수상자와의 대결 같은 수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리는 그런 자리라든가, 팀이 연패하고 있을 때 끊기 위해 등판하는 것 같은 상황 말이다.


그런 일들을 따지자면 빅 리그에 어울리는 브레드긴 하나, 그런 상황이 매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니 자연스럽게 기량이 떨어진 모습을 자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마이너 생활에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중에 앨런 감독이 오라는 말에 오게 된 한국이었고, 도착하고 나서야 이곳의 소식을 듣게 된 브레드다.


‘젝슨의 말대로 재밌는 팀이긴 해.’


완전히 새로이 자이언츠팀으로 하는 팀이자 풋풋한 신인들로 가득 차 있는 팀.

야구에 대한 열정은 물론이고 주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모습은 브레드 또한 잊고 살았던 어릴 적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기도 했다.


왠지 이 팀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브레드였다.


외국인 삼인방이 벤치 앉아 팀 훈련을 바라보았다.


실전과 같은 훈련은 계속 자이언츠팀으로, 계속해서 투수와 야수진이 교체되면서 이것저것 테스트할 때였다.


웅성웅성.

시끌시끌.


마운드로 향하는 한 명의 투수가 올라가자 주변이 시끌시끌해졌다.

특히 투수들의 관심이 많은지 너나 할 것 없이 더그아웃 밖으로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그와 동시에 한창 다른 투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투수 코치가 외국인 삼인방을 향해 다가왔다.


“저 루키를 잘 보게. 꽤 재밌는 친구야.”


그 말에 투수 둘은 물론이고 젝슨까지 흥미롭다는 얼굴로 마운드를 바라보았다.


영점을 잡는 듯 느린 구속으로 연습구를 던졌고, 이내 완료되었는지 투구판에 발을 올리고 기다리자 타자가 들어왔다.


꿀꺽.


잔뜩 굳어 있는 얼굴의 타자.

그런 타자와 다르게 느긋한 얼굴의 투수였고, 이내 공을 던졌다.


퍼어억-!


포탄이라도 떨어진 듯한 소리.

포수 미트에 빨려 들어간 공에 놀란 외국인 삼인방이 하나같이 고개를 돌려 구속이 찍혀 있는 전광판을 향했다.


- 163km.


마일로 환산하면 100마일이 넘는 구속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미 구속 하나만으로도 놀라운데, 그 구속을 유지한 상태로 3개의 공을 망설임 없이 던졌다.


“퍽! 저 구속에 제구가 된다고?!”

“언터처블하군. 말도 안 되는 루키잖아?!”

“왜 빅 리그에 도전하지 않았지?”


포심만 던졌을 뿐인데 나온 반응에 투수코치가 즐겁다는 듯 웃었다.


“하하. 궁금한가?”


그러자 외국인 셋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와중에도 다음 타자를 상대로 포심 두 개와 커브 하나로 삼진을 잡아냈고, 여유롭게 다음 타자를 기다리고 있는 투수였다.


“내가 농담으로 이 팀이 월드 시리즈 우승 못하던 메츠랑 같다고 했었지? 그런 팀을 우승시켜주는 것이 목표라더군. 여자 친구를 위해.”


“퍼킹 로맨티스트······.”

“크레이지 보이군.”

“······.”


할 말을 잃은 듯한 외국인 삼인방이었다.


말도 안 되는 실력으로 당장 빅 리그에도 먹히는 실력이 있음에도 이 조그마한 나라에 머물러 여자 친구를 위해 팀을 우승시키기 위해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되는 듯 하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무슨 생각으로 그랬을까 묻고 싶을 정도였고, 어이없음에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는 그들이었다.


시간이 흘러 홀로 다섯 명의 타자에게 한 한 번의 안타도 맞지 않고 마운드를 내려온 투수였다.


“헤이, 초이. 굿.”

“땡큐.”


투수코치와 더 나눌 말도 필요 없었다.

방금 본 실력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외국인 삼인방이었으니 말이다. 당장에라도 빅 리그로 꺼지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입을 열지 않는 이유는 다름 아닌 언어의 장벽 때문이다.

팀에 감독과 코치가 같은 영어권을 쓰는 이들이라 대화가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그 외 남은 인원은 전부 한국인이다.


통역을 거쳐 대화를 나눠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쉽게 대화를 나누기 힘들었는데, 꼭 필요한 이야기가 아닌 이상 먼저 말을 걸기 꺼려하는 그들이었다. 벌써 몇 명에게 말을 걸었으나 아주 기본적인 단어 몇 개만 내뱉는 수준이라 반쯤 포기한 그들이었다.


“어때? 우리 팀은 마음에 들어?”


허나 놀랍게도 능숙한 영어로 말을 걸어오는 루키로 인해 그들은 아까보다 더 큰 충격으로 입을 벌이고 있었다.


“음? 내 발음이 부적절한가요? 코치?”

“아니. 초이의 발음은 현지인이라 해도 믿을 수 있는 수준이야.”


그럼 왜 저들이 멍하니 있는지 모르겠다는 최강진이었고, 투수 코치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정적도 얼마 가지 않았다.


“오우! 퍼킹 로맨티스트가 영어에 능숙하다니! 친하게 지내자고!”

“헤이, 크레이지 루키. 당장 빅 리그로 꺼지지.”


젝슨과 케빈이 호들갑을 떨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최강진의 손을 붙잡았다.

그리곤 지금까지 한 마디도 떠들지 못해 입안에 가시가 돋은 사람 마냥 미친 듯이 떠들었다. 팀에 대한 것들부터 시작해 정말로 여자 친구를 위해 한국에 남았는지까지 모든 궁금증을 풀어내듯 쏟아냈다.


“하하. 정말이야.”


최강진은 그들의 질문에 성실하게 모두 대답했다.

젝슨과 케빈의 호기심을 모두 충족시켜주고 마지막으로 브레드를 향해 시선을 두고는 최강진이 물었다.


“혹시 커터 던지지 않아요?”

“커터?”


최강진의 물음에 브레드는 고개를 저었다.


“난 커터를 던져본 적이 없어.”


그러자 최강진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


브레드와 대화 후.


나는 조금 혼란스러웠다.


사이 영을 타는 것이 앞으로 3년 뒤니 지금쯤이면 커터를 익혔을거라 생각했다.


‘헌데 한 번도 던져본 적이 없다니······.’


배우지도 않은 커터를 누구에게 가르쳐 준다는 것이 가능할 리가 없다는 거다.


내 계획은 커터를 던지는 그립과 매커니즘만 익혀두고, 내 몸의 성장이 끝났을 때 그때 구종을 추가할 계획이었다. 더군다나 손에 익숙해질 수 있게 혼자 그립을 쥐면서 연습도 하는 것으로 온전히 나만의 것으로 만들 계획이었는데, 그게 불가능 해진 것이다.


살짝 흔들릴 뻔한 멘탈이었으나 그럴 틈은 없었다.


스프링캠프 후반부로 진입할수록 앨런 감독은 근방에 있는 모든 야구단을 향해 연습 경기를 신청했다.


팀 훈련도 훈련이지만 슬슬 다가오는 시범 경기 일정과 개막식을 대비해서 주전을 가리기 위함이다. 더군다나 이곳 괌에서 훈련은 2월 초에 끝나 삼일간의 휴식 이후 다시 2차로 대만으로 갈 예정이다.


그때는 주전과 백업 선수만이 갈 예정이라 그 로스터 안헤 들어가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진행중이었다.


1차 스프링 캠프가 끝나기 일주일 남았을 때 선수들 앞에 나타난 인물이 있었다.


“반갑다. 올해 주장이 된 조경호다.”


드디어 우리 팀에 주장이 합류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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