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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SUN 님의 서재입니다.

귀문(鬼門)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드라마

성민SUN
작품등록일 :
2023.08.07 12:29
최근연재일 :
2024.04.12 17:00
연재수 :
165 회
조회수 :
8,576
추천수 :
917
글자수 :
838,629

작성
24.01.02 17:00
조회
28
추천
5
글자
11쪽

家族(가족)

DUMMY

“엄마··· 애심할매가 내 돈도 이렇게 많이 주셨다.”


메고 있던 가방을 꺼내서 엄마에게 자랑하듯이 보여준다.


“이거 다 해수꺼다. 해수꺼.”


“그래 다 우리 해수꺼니까 함부로 쓰지말고 잘 보관해라.”


인애는 해수의 얼굴표정이 우스운지 오랜만에 미소를 지어보인다.


가족들 오랜만에 해수의 말에 웃음을 짓는다.


“희숙이 짐도 이래 많이 가지고 해수 데리고 온다고 고생했다.”


“고모 괜찮습니다. 해수가 멀리까지 온다고 힘들었는데요.”


“순자야 우리 얼른 저녁먹자.”


“예 얼른 저녁상 차릴께요.”


순자는 얼른 부엌으로 간다.


해수는 가만히 방에 앉아 있는 할머니에게 다가간다.


“할매”


멍하니 있던 할머니는 해수를 바라본다.


“오냐 우리 해수.”


“할매 괘안타. 할배 좋은데 갔으니 할매 너무 울지마라.”


해수의 말에 참았던 울음을 터트리는 가족들이다.


“그래 해수야 할배는 좋은데 갔다. 미안타 우리가 해수 걱정하게 했제? 해수야 할매가 우리가 미안하다. 해수 혼자 외가 보내놓고 할배가는 길도 못보게 했네.”


할머니는 해수를 끌어안고 통곡을 한다.


“할매 해수는 괜찮은데···. 할배 하늘나라에 갈 때 나는 다 봤다. 이제 할배는 안 아플꺼다.”


모두들 울먹거리고 있지만 해수 혼자만 담담하다.

부엌에 있는 순자도 눈물이 멎지 않는다.

국에 간을 보는건지 눈물을 먹는건지 알 수가 없다.


그렇게 가족들 눈물을 쏟아내고 이내 묵은 마음까지 털어 버리려 한다.


가족들 상에 둘러앉지만 어느누구도 수저를 들지 않는다.

인애 시어머니의 손에 수저를 쥐어준다.


“어머니 얼른 수저를 드세요. 며칠 식사도 제대로 안하시고··· 어머니가 안드시니 다들 밥을 못 묵고 있잖아요.”


수저를 받아들고 국을 입에 떠넣어본다.


“입이 씁다.”


“순자야. 저기 포도주 한잔만 따라와봐라.”


“예?”


순자 인애의 눈치를 본다.


“거 담아 놓은거 안있나(있진않나)”


“그 한 꼬푸(컵) 가져와봐라.”


무생 버럭 화를 내며,


“어머니 생전 드시지도 않던 술을 왜 자꾸 드실라합니까? 아버지 따라가실라고 그랍니까!”


“해수아빠 뭐 그런 소리를 하노. 어머니가 속상해서 안그라나.”


인애 무생을 말리며 다독인다.


“순자야 저기 병에 있는거 조금만 따라 드리라.”


“니는 지금 어무이 식사 제대로 안하신지 몇 달을 됐다. 근데 니가 와 술을 따라오라마라하노,”


“하~”


인애 한숨을 쉬며.


“어머니 이거 조금만 드시고 식사도 같이 하입시다. 안그람 이것도 못드시게 할겁니다.”


무생은 화가 난듯 밥상을 물리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방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간다.

인애 아무렇지도 않게···


“고숙 신경쓰지말고 느그는 밥 먹어라. 좀있다 한잔하고 들어오겠지. 희숙아 얼른 수저 들어라. 명철이도··· 순자도 밥먹자.”


“어머니 얼른 식사하세요. 안그럼 저도 밥 안 먹겠습니다.”


“알았다. 내가 미안타. 괜히 밥상머리에서 술타령해가 아가 밥도 안묵고 나가삤네.”


해수 할머니 본인탓에 다들 밥을 못멋는듯하여 억지로라도 밥을 먹어보려고 한다.


“해수야 할매가 미안타. 우리 사돈들한테도 미안타 얼른 밥먹자. 순자야 할매 미안타 술 안가져와도 된다. 밥먹자.”


가족들 조용하게 말도 없이 쉼없이 수저와 젓가락 소리만 들린다.

할머니 오랜만에 본 해수에게 고기 반찬과 생선살을 발라서 밥을 떠먹여 주고 명철과 희숙에게도 생선 살을 발라서 먹으라고 준다. 미소를 띄워보이며 편안하게 먹으라는듯 밥을 먹는 시늉을 하지만 국이나 밥이 줄지 않는다.


“아이고 우리 순자도 내가 생선살 발라 주야지. 빼먹었네.”


순자에게도 생선 살도 발라주고 국에 있는 고기까지 건져주며,


“우리 순자가 제일 고생 많았다. 밥 많이 무라.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하고 미안타.”


순자 꾸역꾸역 밥을 먹는다.


“얼른 다들 밥먹자. 내도 먹는다 아니가.”


할머니 국에 밥을 말아 억지로 먹을려고 노력한다.


“어머니 천천히 드세요. 그러다 탈나시겠네.”


“여기 반찬도 좀 드시고 하세요. 어머니도 이러다가 쓰러지시면 저희는 어쩝니까?”


“할매가 밥을 안먹으니까 해수도 밥 안먹고 싶다.”


해수는 수저를 놓는다.


“아이다 해수야 할매랑 밥먹자. 미안타. 자꾸 할매가 미안하네.”


“근데 우리 무생이는 밥도 안묵고 어디가삤노. 에고 내땜에 미안타 안그래도 속이 많이 상했을 건데···”


“어머니 그런말 그만 하시고 얼른 식사하세요.”


조용히 식사 시간을 마무리하고 순자와 희숙, 인애는 저녁상을 치운다.


그리고 어디로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예 안녕하세요 양장점 하는 파란대문집입니다. 저녁때 전화 해서 죄송합니다. 우리집에 오셔서 저희 어머니 포도당 하나 놔주이소. 시간 괜찮으십니까?”


“제가 약국에서 링게루(링거) 좋은거라해서 사논거 있는데 와서 주사만 꼽아 주시면 되겠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영 밥을 못드시가. 늦게 죄송합니다.”


인애 전화를 끊고 간식이랑 우유를 데워서 방으로 가져간다.


“어머니 저기 밑에 주사놔주는 아줌마한테서 부탁했으니 곧 오실겁니다. 밥도 제대로 못드시니 포도당이라도 맡고 하면 좀 힘이 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여기 우유 데워왔고 찐빵이라도 조금 드셔 보세요. 어머니 안드시면 저희가 우짭니까. 해수 애비도 이러면 더 방황하고 생활도 제대로 못하겠습니다.”


누워있던 해수 할머니 인애의 성화에 일어나 우유를 한모금 먹어본다.


“우유가 따시니까 넘어가네. 고맙다 해수 엄마야.”


“계십니까? 주사놔달라해서 왔는데요.”


대문을 열고 누군가 찾아온다.


“아 예 여깁니다.”


인애 손님을 맞이하며.


“이 쪽입니다. 여기 방으로 들어오이소.”


인애 얼른 방안에 들어가 포도당이 들어있는 병을 가지고 들어온다.


“주사바늘이랑 가져 왔으니 여기 누워 보이소.”


우유를 마시던 해수 할머니는 배게를 베고 누워 본다.


“여기 무슨 옷걸이 긴거 없습니까? 병을 달아야 되니까”


명철 그 얘기를 듣고 작은 방에 있는 옷걸이를 가져온다.

이내 주사 아주머니는 병을 걸고 혈관을 찾는다.


“아이구야 할매 뼈밖에 없노. 주사도 주사인데 밥을 잘 자시야지요. 이거는 그냥 힘 좀 나라고 하는거지 밥이 최고인데···”


혈관을 이리 저리 찾더니 소독솜으로 닦고


“조금 따끔 합니다이.”


이내 주사 바늘을 꼽고 링거액이 내려 가는 것을 본다.


“제가 여기 솜이랑 반창고 나두고 가니까 다되면 조심히 뺴고 솜으로 막으시면 됩니다.”


“그거는 제가 하겠습니다.”


명철이 대답을 한다. 약대를 다니는 명철이 그동안 할머니의 건강을 챙기고 돌봐 왔다.


“의대 다니는 거는 아니지만 이정도는 제가 할 수 있습니다.”


“그래 학생이 하면 되겠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리고···”


“아 돈 드릴께요. 이거 받으이소.”


주사를 놓아준 돈을 지불하고 마중을 보낸다.


“희숙아 니는 피곤하겠다. 해수랑 작은 방에 좀 잘래?”


“해수야 언니야 데리고 가서 같이자라.”


“고모 그래도 되겠습니까? 조금 힘들기는 합니다.”


“그래 얼렁 가서 쉬거라. 명철이는 미안한테 어머니 저거 다 들어가는거 까지 좀 봐주고 올라가라.”


“예 고모 괜찮습니다. 제가 지켜보고 갈께요.”


“희숙아 좀 씻고 일찍자라. 순자야 니도 얼른 정리하고 자라.”


“아저씨는 어디 가셨는가 식사도 안하시고···”


“곧 올끼다 니는 그런 걱정하지마라. 얼른 힘드니까 들어가서 쉬어라.”


해수할머니는 수액을 맞으며 잠이 드신 거 같다. 명철은 병에서 수액이 내려가는 걸 보며 할머니의 상태를 지켜본다.

몇 달 사이 많이 수척하고 많이 늙어 보인다.


“고모”


“응 명철아”


시어머니의 얼굴과 손을 수건으로 닦고 있던 인애가 명철을 바라본다. 인애도 며칠 사이 많이 핼쓱 해졌다.


“할머니가 사돈할어버지 편찮으시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이 지치신 거 같습니다.”


“그래 그렇제? 두 분이 워낙 사이가 좋으셨다 아니가. 그래서 더 그러신 거 같다.”


그때 대문이 쾅 하고 열린다.


“아우 씨 문이 와 이리 확 안 열리노.”


해수 할머니 그 소리에 눈을 뜬다.


“아이고 불쌍한 우리 아버지 병원도 몇번 못 가보고 돌아가시고···”


어디서 술을 많이 마시고 왔는지 고주망태가 된 채 무생이 집으로 들어온다.

자기 몸도 못 가눌 정도로 술을 마시고 친구에게 부축을 받고 집으로 들어온다.

저기 다른 동네에서 순경 일을 하는 철진이다.


“니는 지금 아버지 돌아가신지 얼마나 됐다고 술이 떡이 되가지고 집에 오는기고··· 철진이 니도 생각이 있으면 이래야되나. 콜록콜록···”


기운이 없으신 가운데도 화가 난 해수 할머니는 호통을 치신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무생이가 속이 상해서 빈 속에 술을 먹드만 이래 취해버렸네요. 죄송합니다. 제수씨 죄송합니다. 무생아 얼른 드가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명철이 뛰어나가 무생을 부축한다.


“고숙 일로 오이소.”


“아이고 우리 명철이가··· 고숙이 미안타.”


이제는 노래까지 흥얼 거리는 무생이다.


“아이고 저놈의 새끼가 이제 미쳤네. 즈그 아버지 없다고 미쳤어.”


“어머니 진정 하이소. 명철아 느그 고숙 좀 방에 모시다 놓고 온나.”


“가는 세월~~”


“지금 무슨 노래를 하고 있노. 미쳤는갑다.”


“고숙 그만하고 방에 가시지요. 아저씨 안녕히 가세요.”


진철 인사를 하고 서둘러 나간다.


무생은 명철에 기대 신을 벗고 방으로 간다.


“미친놈의 새끼···”


할머니는 다시 자리에 눕는다.

작은 방문이 열리고 해수가 눈을 비비며 나온다.


“엄마···”


“우리 해수 잠 깼나?”


명철도 무생을 눕혀 놓고 방에서 나온다.


“엄마 해수 할매랑 잘께요.”


해수 배게를 가져와 할머니 옆에 눕는다.



“우리 아가야 할매랑 자자···”


명철은 다 떨어진 수액을 보고 알코올 솜을 대고 바늘을 뽑는다. 따끔한지 살짝 찌푸리는 할머니의 손등을 지긋히 누르며 지혈을 하는 명철을 보고 인애는 고마움을 느낀다.


이내 할머니와 해수는 잠이 든다.


“어머니가 오랜만에 편히 주무시는 거 같다. 명철아. 니도 얼른 가서 자라. 오늘 고맙다.”


“네 고모도 주무세요.”


명철은 몸을 일으켜 작은 방으로 가 희숙이 자고 있는지 물어보고 문을 닫고 자기 방으로 나선다.


“주무세요.”


“그래”


문을 꼬옥 닫고 나서는 명철···

2층으로 올라가는 명철 그리고 수돗가 그리고 붉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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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가예와 성진 24.01.04 32 5 12쪽
103 가예(佳霓) 24.01.03 31 5 12쪽
» 家族(가족) 24.01.02 29 5 11쪽
101 집으로 가는길 24.01.01 28 5 11쪽
100 出喪(출상) 23.12.29 31 5 10쪽
99 신비한 힘 그리고 기도 23.12.28 29 5 10쪽
98 바램과 염원 23.12.27 32 5 10쪽
97 경고(2) 23.12.26 28 5 12쪽
96 경고(1) 23.12.25 32 5 10쪽
95 산자와 죽은자, 그리고... 23.12.22 34 5 10쪽
94 가는길 23.12.21 31 6 10쪽
93 할아버지 23.12.20 32 5 11쪽
92 23.12.19 28 5 11쪽
91 일기 23.12.18 29 5 11쪽
90 동행 23.12.15 32 5 10쪽
89 동희의 비밀 23.12.14 35 5 12쪽
88 찾았다 23.12.13 32 5 11쪽
87 다가오는 시간 23.12.12 35 5 12쪽
86 기다림 23.12.11 41 5 10쪽
85 정보 23.12.08 36 5 11쪽
84 그날 이야기 23.12.07 32 5 9쪽
83 운수 나쁜(?) 좋은(?) 날 23.12.06 34 5 9쪽
82 竊發之患(절발지환) 23.12.05 40 5 10쪽
81 離別(이별) 23.12.04 37 5 10쪽
80 水鬼(수귀) 23.12.01 37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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