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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SUN 님의 서재입니다.

귀문(鬼門)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드라마

성민SUN
작품등록일 :
2023.08.07 12:29
최근연재일 :
2024.04.12 17:00
연재수 :
165 회
조회수 :
8,573
추천수 :
917
글자수 :
838,629

작성
23.12.21 17:00
조회
30
추천
6
글자
10쪽

가는길

DUMMY

해수 뛰어 들어가 할아버지 가슴에 얼굴을 파묻는다.


“할배 오늘 해수 유치원 잘 갔다 오라고 했으면서 해수 갔다 왔는데 할배는 왜 엄마 따라 갈라고 하노. 할매 밉다. 왜 우리 할배 데리고 갈라하고 나쁜 할매다.”


해수 눈에 뭐가 보이는 것 같다.


“아저씨들도 할매도 가라. 우리 할배 나두고 가라고···”


해수 할아버지 힘들게 눈을 뜨고 해수의 머리를 어루만진다.

“우리해수 와 우노. 해수야 울지마라. 해수 울면 할아버지가 슬퍼서 더 아픈데···”


“할배 거짓말쟁이다. 할배가 해수 유치원에 갔다오면 같이 논다고했으면서··· 왜 저아저씨랑 할배엄마한테 갈라하는데···”


해수 할아버지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고···


해수의 울음소리에 신부님은 해수를 안아든다.

스테파노 신부 다가와 앉아 해수 할아버지의 손을 잡는다.


“형제님~”


따스한 말로 조용히 해수 할아버지를 부른다.

마음이 편안해진듯 조용히 눈을 뜨는 할아버지는 힘겹게 입술을 떼며,


“우리 신부님 제가 아프다고 성당에 못나갔더만 저 보러 오셨습니까?”


힘겹게 입을 떼는 할아버지는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며칠사이 야윈 얼굴과 앙상한 손가락은 잡으면 부서질 것만 같다.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병색이 짙어 질 수 있는지···

안드레아 신부 눈에는 흐릿한 령이 보인다. 하나는 령이지만 다른 하나는 다른 세상의 신의 심부름꾼이다. 점점 더 할아버지 눈에도 그 령 아니 다른 세계의 자(者)가 보일 것이다. 그리고 가야 할 곳도 보일 것이다.


힘겹게 입을 떼서 스테파노 신부님에게 이야기하는 할아버지 아니 조시모···


“안드레아 신부 이리로 와보세요. 조시모님이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십니다.”


해수를 안고 있던 안드레아 신부는 무생에게 해수를 안기고 다가간다. 손을 잡고 두드리며 안정을 취하라는 듯 바라본다.


해수 할아버지는 다 말라버린 입술을 억지로 떼며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안드레아 신부님···”


“네 조시모님 말씀하세요. 저 듣고 있습니다.”


한숨을 한번 내 뱉고 이야기를 한다.


“제가 갑자기 가서 우리 해수 어린 해수 일을 다 못보고 가겠습니다.”


“그런 말씀 마십시요. 기운을 내셔야지요.”


하지만 안드레아 신부도 알고 있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그때 문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


“아버지~”


준생이다. 회사에서 전화를 받고 옷도 갈아입지않고 작업복 바람에 집으로 달려왔다. 얼마나 정신없이 달려왔는지 땀이 범벅이다. 손에는 기름떼 범벅이다.


“아주버님 손은 좀 닦으시고 아버님한테 가십시요. 순자야. 수건에 뜨신 물 좀 묻혀서가져온나.”


문 밖에서 울고 있던 순자는 알았다는 듯이 끄덕이고 부엌에 올려놓은 양동이에서 뜨거운 물을 떠서 수건 두장에 묻힌다.


“큰아저씨 손도 닦고 얼굴도 좀 닦으세요. 할아버지가 이거 보시면 안좋으시겠어요.”


준생 알았다는듯이 수건으로 얼굴과 손을 벅벅 닦는다.


양말도 벗고 발을 닦고 아버지에게 다가간다. 신부님에 가려 얼굴이 보이지 않아 조심히 보이는 곳으로 다가가니 며칠사이 병색이 짙어지신듯 겨우겨우 눈을 뜨고 계신다.


“아버지 큰아들 준생이 왔습니다. 아버지 담주에 저랑 병원 가신다고 했는데 왜 이렇게 힘없이 누워 계십니까!”


울음을 참는 준생 입술에서 피가 흐른다. 얼마나 악물었는지 아버지에게는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아 제대로 못 지켜졌다는 죄스러움에 눈물을 흘린다.


힘 없는 손을 흔들며,


“준생아 내새끼야 울지마라··· 내새끼야 우리 불쌍한 큰 놈 울지마라.”


“예 아버지 저 안웁니다. 다 큰 어른이 왜 웁니까. 안웁니다.”


이를 악물고 울음을 참아보지만 쥐어짜듯 올라오는 슬픔까지는 막을 수가 없다.


“준생아 이리온나.”


준생 아버지에게 다가가다 옆에 있는 어머니를 보니 억장이 무너진다.


무언가 넋이 빠진듯한 모습에 어머니는 아버지를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하시고 계신다. 조용히 눈물만 흘리시는 어머니의 모습도 준생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야야~ 준생아 니는 아프지말고 항상 건강하고 막냉이 챙기주라이 알았나.”


“아버지 걱정마이소. 제가 잘 할께요. 그리고 자꾸 어디 가는거처럼 말씀하고 그랍니까 사람 맘 안편하게···. 다음 주에 저랑 병원가서 치료 받아야지요. 왜 밥도 안먹고 누워서는 이상하나 소리 하십니까!”


무생은 알지만 외면하고 싶은 현실이 슬프다. 형과 아버지의 마지막 인사를 뒤에서 보는 무생은 해수를 안고 눈물을 삼킨다.


“야들아 느그 어매 부탁한다. 내 이제 살만큼 살았다 아니가 나가(나이가) 80이 넘었으면 오래 살았다. 막냉이 손녀도 보고 내는 한이 없다. 우리 해수 힘든 일 없도록 내가 죽어서도 지켜줄끼다.”


스테파노 신부님 성호를 긋고 기도를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인애의 전화에 의사선생님도 다시 집으로 찾아왔다.


의사선생님은 할아버지 상태를 보고 고개를 젖기 시작한다.


해수 무생의 품에서 벗어나 할아버지한테로 달려간다.


“할배 눈떠봐 해수 왔어요. 해수가 할배 사탕줄께. 엄마, 아빠 할배가 힘이 없다. 내가 왔는데···”


해수 열심히 사탕을 바닥에 콩콩 두두려 잘게 부셔서 껍질을 까서 할아버지 입에다가 가루를 넣어준다.


“할배 이거 먹어봐봐. 해수 사탕 입에 넣어 주께요.”


해수 할아버지 힘겹게 눈을 뜨더니 입을 오물 거린다.


“아이고 우리 해수가 달달한 사탕을 가왔나? 맛나네. 우리 해수 사탕인데 할배가 이래 먹어도 되나. 내 새끼야.”


해수 머리를 쓰다듬는 할아버지.


“해수야 내 새끼야. 아프지 말고 험한 거도 보지 말고 항상 웃으라 내 새끼야. 우리 해수 핵교 가는거 가방메고 핵교 가는거도 보고 해야되는데 우짜노. 내는 안되겠다.”


고개를 돌려 안드레아 신부에게 고개를 끄덕인다.

다가가는 안드레아 신부에게 할아버지는 마지막 숨을 쉬듯이 이야기를 한다.


“지금 해수에게 붙어 있는 거 없애주고 가이소. 이제 내가 갈라는 갑다. 뭐가 보인다.”


“할아버지 걱정 마세요. 제가 다 해놓고 할 테니까 편안하게 가세요.”


“신부님 나빠요. 왜 할아버지한테 가라고 하는 거고··· 왜 우리 할아버지 가라고··· 할배엄마 저리 가세요. 손 내밀지 말고···”


해수는 울기 시작한다.


“아가 해수야 울지마라. 할매야 내 없어도 정신 차리고 해수 돌봐라.”


고개를 끄덕이는 할머니··· 이내 정신을 차리고 할아버지 손을 붙잡는다.


“할배 그동안 고생 많았다. 내 할배 시집 오는날 처음 봤지만 시집온 거 후회 안했다. 좀 밥 묵고 살기는 어려웠지만, 자식 새끼도 잃었지만 그래도 고마웠소. 이제 아프지 말고 편안하게 가소. 해수는 내가 있으니까 걱정 말고···”


스테파노 신부님은 성호를 긋고 마지막 기도를 한다. 내세에 지은 모든 죄를 사하고 편안히 쉴 수 있도록 하늘로 갈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기도를 한다.


울고 있는 해수의 머리를 쓰다듬던 할아버지의 손이 힘없이 떨어진다.


그것은 본 가족들은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한다.


“할배요··· 할배갔나? 흑···”


할머니의 울음을 시작으로


“아버지~”


“할아버지~~”


어느새 학교를 갔다 왔던 명철도 방 밖에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해수에 눈에 뭐가 보이기 시작한다.


할아버지가 해수 옆에서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아파 보이지 않는 할아버지의 모습과 다른 할머니 모습


‘해수야 할배는 이제 가야 된다. 할매 부탁한다. 우리 해수 씩씩해야 한다.’


‘아가~ 우리 아가 걱정마라. 내가 니 할배 무섭지 않게 잘 데리고 갈 테니 걱정 말아라.’


해수는 모든 사람이 할아버지 곂 에서 울고 있을 때 할아버지의 육체에서 빠져나온 령과 마주한다. 해수는 눈물을 멈추고 이제 할아버지가 아프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기뻐서 눈물을 그친다.


“이제 할배 기침도 안하고 안 아파요? 할배 해수 씩씩 할께요.”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직접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지만 마음이 느껴진다.


“너는 저번에도 봤지만 특이한 아이구나. 이 세상에서 처음보는 아이 이 생의 아이도 저 생의 아이도 아닌 것이··· 흠 힘든 여정이겠구나.’


이때 안드레아 신부는 이때 무언가 느껴서인지 고개를 돌려 해수를 감싸 안는다.


“무녀의 아들이라··· 어찌 사제복을 입고 있느냐. 너도 운명 특이하구나. 이 집안에 별스러운 사람이 둘이라···”


“산자가 아닌 분은 사라지시오.”


“니가 받드는 신과 내가 아는 신은 같을 수 있다. 어리석은 자야.”


저승사자인 듯 하다.

해수의 영혼이 신기하여 궁금한 듯하다.

산자와 죽은자, 그리고 그 이상인 자도 끌어 당기는게 해수의 영혼인 듯하다.


“다른 세상의 자여 해수에게 손을 대지 마시오. 그대의 질문에 난 답을 줄 수 없소. 그대도 마찬가지 일거요. 죽음의 신이여 제발 이 아이는 모른척 해주시오.”


“내가 궁금해 하면 안 될 아이인가? 내가 이 아이를 데려가려 하는 건 아니요. 궁금할 뿐이지. 함부로 만지거나 하지는 아닐걸세··· 이 아이는 신기한 아이구만···”


“사자시여 얼른 가시지요. 이 아이 제 손녀에게 궁금함을 거두시고 가실 길 가시지요.”


집안의 가신이자 증조할머니가 얼른 사자를 재촉한다. 혹시나 자신의 후손인 해수에게 해꼬지가 될까 지키려한다.


“가신이여 자네 후손은 특별 하구려. 하지만...아니네 하늘의 일을 함부로 이야기 할 수없지.”


지금 이 순간 시간이 멈춘 거 같다. 모든 것이 멈춰진 시간 속에 산자인 안드레아신부와 해수 그리고 죽은자인 할아버지, 가신과 또 다른 자만의 시간만이 흘러간다.


작가의말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그 동안 본업과 학업이 좀 버거워 내용이 좀 늘어지지는 않았나 싶습니다. 

조금 지금 정체기입니다. 그래도 계속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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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집으로 가는길 24.01.01 28 5 11쪽
100 出喪(출상) 23.12.29 31 5 10쪽
99 신비한 힘 그리고 기도 23.12.28 29 5 10쪽
98 바램과 염원 23.12.27 32 5 10쪽
97 경고(2) 23.12.26 28 5 12쪽
96 경고(1) 23.12.25 32 5 10쪽
95 산자와 죽은자, 그리고... 23.12.22 34 5 10쪽
» 가는길 23.12.21 31 6 10쪽
93 할아버지 23.12.20 32 5 11쪽
92 23.12.19 28 5 11쪽
91 일기 23.12.18 29 5 11쪽
90 동행 23.12.15 32 5 10쪽
89 동희의 비밀 23.12.14 35 5 12쪽
88 찾았다 23.12.13 32 5 11쪽
87 다가오는 시간 23.12.12 35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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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竊發之患(절발지환) 23.12.05 40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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