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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내가 이세계 주군이라니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레드달빛
작품등록일 :
2018.01.02 00:11
최근연재일 :
2018.02.22 00:08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5,892
추천수 :
37
글자수 :
207,725

작성
18.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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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꿈 3

DUMMY

꿈 3



며칠 동안 여행하면서 량에게 틈틈이 글자를 배웠기에 대강 읽을수는 있는 준은 책장을 살펴 보다가 '아무나 할수 있는 요리!' 라는 책을 펼쳐 들었다. 쌀을 쓰는 요리..하다못해 밥 비쓰무레한 요리 하나라도 있다면..


휘들에게 말하면 그쪽으로 가볼수 있겠지 하고 생각하며 책장을 넘기던 준은 책 사이에 끼어 있는 사진을 보고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 그건..


"..설마.."


-끼익.


준은 고개를 돌려 문을 보았다.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에 황급히 책을 덮고 책장에 다시 꽂은 그녀는 문이 활짝 열리며 한 청년이 들어오는 걸 보았다. 검은 머리카락의 청년은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하다 시선을 느끼고 그녀를 보았다.


------------------------------------


"..누구?"


"휴는?"


역시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청년의 눈썹이 꿈틀했다.


"..난 예라고 한다. 넌?"


"..준. 휴는?"


끝까지 반말..


"몰라."


"..그래?"


준은 다시 소파에 앉아 기대었다. 서서 그녀를 보던 예는 맘에 안든다는 눈으로 그녀를 보며 말했다.


“너 얼굴은 비슷한데 이미지가 영 아니네?”


준이 의아한 얼굴로 쳐다보자 예는 환상이 깨졌다는 둥 뭐라는 둥 중얼거리다가 그녀의 옆에 앉았다.


“넌 뭐냐. 6계급이냐?”


삐딱한 말투에 준은 눈을 감고 대놓고 씹었다. 6계급이 뭐지도 모르고 인간도 맘에 안들어 대답하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았다. 예는 그녀의 옆에서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다가 힐끗 옆을 돌아보았다. 준은 눈을 반쯤 뜬채 창 밖을 보고 있었다.


-벌컥


“..? 뭐야, 너 아직도 안가고 있었냐?”


문을 열고 들어온 휴는 소파에 앉아 있는 예를 보며 말했다.


“승낙 받기 전엔 죽어도 안가.”


“그럼 죽을 때까지 여기 있어라. 준, 저기 계단 있지? 위로 좀 올라가 있을래?”


예의 앞을 지나 자신에게 다가온 휴의 말에 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계단을 올라가고 모습이 보이지 않자 예는 소파에 길게 누우며 물었다.


“쟨 뭐야? 6계급이야? 6계급이면..여기 올 수 있을 리가 없을 텐데..”


“상관말고 니 갈 길이나 가.”


“..돈은 줘야 갈 것 아냐.!”


휴의 어깨가 움찔했다. 땀을 삐질 흘린 그는 날카로워진 예의 눈빛을 보며 히죽 웃어보였다. 하지만 예의 눈빛은 더욱 날카로워만 질뿐..그냥 넘어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에..너 그렇게 치사하게 나가면 안돼”


“니가 빌린 돈이 얼만데 그딴 소리냐! 의뢰 한번 받으면 갚을수 있는 돈 갖고 너 그럴래?”


“..알았어. 돈은 일주일 후에 줄 테니까 기다려.”


“맨날 일주일이지..”


“이번엔 진짜야.”


씩 웃어보이는 휴를 믿음이 안간다는 눈으로 보던 예는 한숨을 내쉬며 그를 보았다.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할말이 있어 왔음에도 말이 나오지 않았다.


“왜? 할말있어?”


예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말하지는 않았다. 그런 그를 답답하다는 눈으로 보던 휴는 계단을 힐끗 보며 말했다.


“그럼 잘가. 배웅안해”


“..진이..”


계단을 올라서려던 휴가 순간 멈추자 예는 입술을 축였다. 별로 하고 싶은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말해야 했다. 그에게만은..


“진이 살아있다.”


그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입꼬리를 올렸다. 어두워진 얼굴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그럴 리가 없었다. 절대..진은 죽었다. 진은.. 두려움에 찬 얼굴을 보지 못한 예는 조용히 속삭이듯 말했다.


"..환생했다고 하더군."


"..나랑은..상관없는 일이다. 환생 한 것까지 내가 책임져야 하는 건 아니겠지.."


"..다시 한번 죽여라."


"거절한다."


다시 한번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말하는 휴를 보며 예는 입술을 깨물었다. 진의 호위대를 치고 진의 목을 딸 사람은 휴 밖에 없었다. 오직 그만이..진을 죽일 수 있었다.


"렌님의 명령이다."


"언제부터 렌이 나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었지?”


살기에 예는 소파에서 일어나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그의 손이 저절로 품에 감춰둔 단검의 손잡이를 잡았다.


“렌에게 가서 전해라. 그때 부탁을 들어준 건 예, 바로 너 때문이었다는 걸. 더 이상 너에게 빚진 건 없고 그런 일 다신 하지 않아.”


“..빚..이라..빚 때문에..”


“난 렌을 인정하지 않았어.”


이 말을 끝으로 휴는 계단을 올랐다. 용건이 없다는 모습에 예는 주먹을 꽉 쥐었다.


“후회할거다.”


휴는 멈추지 않고 계단을 올라갔다. 남겨진 예는 주먹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하얀 통나무 바닥에 붉은 물기가 어렸다. 예는 눈을 감고 잠시 감정을 정리 한 뒤 밖으로 나왔다. 푸른 하늘이 보이는 넓은 영토..이곳이 바로 군주가 살 곳이었다. 군주만이 살수 있는 곳···이곳에 자신의 주인이 사는 모습을 보길 원하며 예는 정원을 지나 밖으로 걸었다. 언덕 너머 회색빛 하늘이 비치는 곳을 향해..


"준."


활짝 웃으며 휴가 고개를 내밀자 작은 의자에 앉아 멍하니 벽만 보던 준은 피식 웃어보였다.


"얘기는 끝났어? 빠르네."


"아아, 할 얘긴 별로 없었어."


피식 웃으며 말한 휴는 준의 옆으로 의자를 가져와 앉으며 그녀가 보고 있던 벽을 보았다. 그곳엔 누렇게 된 지도가 걸려있었는데 사면이 모두 바다로 된 섬이 확대되어 그려져 있었다.


"저건..매리스지?"


"어. 내 고향이기도 하지.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이기도 하고."


준의 눈이 커다래졌다. 잘못 들은건가? 그런것 같진 않았다. 분명 아주 가까운 곳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믿고 싶지 않은 사실을 말하고 있었다. ..지금..우.리.가. 있.는.곳?


"뭐?"


"..? 내..고향이라고."


"여기가..매리스야?"


휴는 고개를 끄덕였다. 준은 믿어지지 않는 다는 눈으로 그를 보았고 휴는 피식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여기가 푸른 하늘이긴 하지만 매리스가 맞아."


"..?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어? 몰라? ..매리스는 기본적으로 어두컴컴한 먹구름이 낀 하늘이거든. 뭐..일년에 하루나 이틀 정도는 푸른 하늘이 보이긴 하지만 그것도 약간 회색빛 하늘이지. 하지만 이곳은 일년내내 푸른 하늘이야. 비공식 적으로 주민들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 내 비밀 장소라고나 할까?"


처음 들어보는 소리였다. 매리스의 하늘이 먹구름이 낀 하늘이라는 것도..푸른 하늘이 보이는 날은 하루나 이틀 뿐이라는 것도..그들은 말해주지 않았다. 매리스에 대해서..


"매리스에 대해서..말해줘."


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자기도 모르는 새에 왔고. 별로 궁금하지는 않았지만 전생의 고향이라니까 들어두는 것도 좋겠지 하는 생각에 그녀가 물었다. 휴는 그녀를 보며 피식 웃어보이고는 일어서서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지도가 걸린 벽에 기대서며 물었다.


"어떤 것부터 말해줄까?"


"..뭐든지. 아무거나.."


"흠..매리스가 어쎄신의 나라인건 알지?"


준은 한참 그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은 몬스터가 많기로 유명하지. 그래서 사람들은 어쎄신들의 선조는 강해지기 위해서 이런 최악 조건의 땅에 나라를 세웠다고 해."


몬스터가 많다라..그렇다면 그 거대한 지렁이도 이곳에서 잡았다는 말인가? 그 말은..이곳에 그 지렁이가 살.고.있.다?


생각만해도 싫었다. 바닥에 그런 괴물들이 기어 다니고 있으리라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다.


“몬스터가 많아?”


“다른 곳보단 많지.”


다른 곳보다 많다라..다른 곳을 본적이 없는 준은 그저 많나보다 하고 생각했고 휴는 의자에 앉아 고민에 빠진 듯한 모습의 준을 보았다. 아까는 눈여겨 보지 않았는데..그녀의 상태는 생각보다 좀 이상했다. 어디 파티에 있다가 왔는지 치렁치렁한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자신이 육체이탈을 했다는 데도 별로 놀란 것 같지 않았다.


게다가..영혼임에도 의자에도 앉고 계단을 오르고 했다. 그리고 떠다니는 것 같지도 않았다. 영혼이 원래 저런거라면..육체가 있는 것과 무슨 큰 차이도 없지 않은가..


“근데 너 말이야..”


“?”


“..너 영혼 맞냐?”


“나도 그게 궁금해.”


시큰둥한 준의 말에 휴는 가만히 그녀를 보았다. 아무리 봐도 닮았다. 예전에..장로와 만났을 때 전해준 사진의 소녀랑..닮아도 너무 닮았다. 머리색만 좀 어떻게 하면 그녀와 같을 것 같았다.

휴의 시선에 부담을 느낀 준은 고개를 살짝 돌려 휴를 보며 피식 웃어보였으나 반응 없는 그를 보며 고민에 휩싸였다. 아까 본 사진은 분명 그녀였다. 그것도 중학교때 교복을 입고 거리를 걷는 모습..그가 그걸 어떻게 가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기 사진을 가지고 있는 남자라..뭔가 꺼림찍 했다.


“..매리스에 대한 얘기 좀 더 해봐.”


“..매리스에서 사는 자들은 모두 일곱개의 계급으로 나뉘어. 6계급은 밖에서 말하는 평민이야. 이곳에선 평민이 아니라 일반인이라는 말을 쓰지. 5계급은 흔히들 말하는 암살자들이고 그들은 이곳에 없고 밖에 나가서 길드라는 걸 만들어서 의뢰를 받아 해결하지. 그리고 받은 돈의 일부를 이곳에 보내. 그들도 이곳의 사람이니까. 4계급은 길드의 간부급에 위치한 자들이야. 3계급은 매리스를 관리하는 자들이고 길드의 총 운영진이기도 하지. 2계급은 대부분 군주의 후계자들의 호위대에 속해. 군주가 정해지면 군주의 공식 호위대인 이노센트에 소속되지. 떨어진 후보자의 호위대는 3계급으로 떨어지지만 말이야. 1계급은 군주의 후보자들을 말해. 지금은 여섯이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계급은 장로들과 군주, 그리고 섀도우, 이노센트, 바리케트, 르노아르의 장이 속하지.”


준은 묵묵히 그를 보았다. 무슨 얘긴지 하나도 모른다는 얼굴이었으나 휴는 자신의 설명에 도취되어 주저리주저리 떠들고 있었다. 가끔 손가락까지 까닥 거리는 걸 보니 꽤 입이 심심한 모양이었다.


“섀도우는 군주의 비공식 호위대야. 바리케트는 몬스터로부터 일반인을 지키는 경비대 비슷하고 르노아르는 해병이지. 매리스의 상선을 지키고 타국의 상선을 약탈하지. 어쎄신들의 나이가 50을 넘으면 르노아르에 가. 그리고 80을 넘으면 장로가 되지. 장로는 현재 다섯 명이 있어.”


“넌 몇 계급인데?”


“나? 난···.비밀.”


말하려던 휴는 아차하며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준은 그를 보다가 별로 추궁하고 싶지 않다는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이해는 되지 않았지만 대충 정리는 되어 있었다. 그러니까..진은 1계급이었고 휘들은 2계급이라는 말이다..


“..”


휘..그들이 생각나자 그녀는 우울해졌다. 진이 없다고 말했을 때 그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진의 환생체였기에 데려온 자가 자긴 진이 아니라고 말하다니..준은 씁쓸하게 웃으며 생각을 접었다. 이곳엔 휘들이 없었고 그녀가 진이라는 걸 아는 사람도 없었다. 매리스라는게 걸렸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게 그녀의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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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꿈 5 18.02.12 78 0 11쪽
36 꿈 4 18.02.10 70 0 11쪽
» 꿈 3 18.02.09 84 0 11쪽
34 꿈 2 18.02.08 60 0 11쪽
33 꿈 1 18.02.06 81 0 11쪽
32 콘테스트 4 18.02.05 73 1 11쪽
31 콘테스트 3 18.02.04 7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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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마샬의 축제 1 18.01.18 9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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