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어서 오세요~!

내가 이세계 주군이라니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레드달빛
작품등록일 :
2018.01.02 00:11
최근연재일 :
2018.02.22 00:08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5,912
추천수 :
37
글자수 :
207,725

작성
18.01.02 00:13
조회
795
추천
7
글자
7쪽

주군이라 부르는 사람들 1

DUMMY

주군이라 부르는 사람들 1


그분은 휴화산과도 같으신 분이셨다.

흔들리지 않는 눈빛으로 우리를 보던 그 분은

타오르는 불꽃을 마음이라는 차가운 얼음 결정 안에 숨기신 분이셨다.


바람에 녹아날 듯한 금실의 머리카락에 어두운 바다 빛의 눈동자는 언제나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햇빛의 가호를 받지 못한 듯한 창백하리만치 하얀 피부 위에 미소가 드리워진 건..

그분의 미소를 본 건...

단 한번...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그 순간을 난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비의 기억 中에서


---------------------------------------------------


한적한 밤길의 도로..

불이 켜진 상점은 어디에도 없는 드문드문 있는 가로등만이 보아주지 않는 불빛을 끊임없이 내보이는 조용한 거리의 신호등 아래에 한 소녀가 앉아 있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반투명의 하얀 우산으로 가린 그녀는 신호등 아래에 쭈그리고 앉은 채 얼핏 보면 처량 맞은 모습으로 영어 단어를 암기하고 있었다.


김준.

그게 그 소녀의 이름이었다.

1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한 다이어트의 성공으로 보기 좋게 마른 몸 위에 검은 추리닝 바지와 검은 쫄티를 입은 그녀는 이 짓에 취미를 붙인 듯 스트레스 쌓일 때나 잠이 오지 않을 때 곧 이곳을 찾곤 했다.


지금 시각 3시 55분...

어렴풋이 파래지는 하늘을 힐끗 보고는 자기 시계를 들여다 본 그녀는 마지막 횡단을 위해 신

호등이 바뀌길 기다렸다.


오늘도 역시 그냥 집에 돌아가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검은 옷..

어두운 밤거리에 검은 옷을 입은 자는 그리 눈에 띄지 않았다.

사고 나서 죽기 십상인 상태, 하지만 언제나 죽음은 그녀를 피해갔다. 텔레비전을 틀 때마다 나오는 건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들인데 왜 자기는 죽지 않는지 의문인 그녀였지만 역시 산다는 것도 힘들고 죽는 다는 것도 힘들다는 게 요새 내린 결론이었다.


자살 같은 걸 보기에 예쁘지 않아서 포기한지 오래였으나 삶이라는 것에서 쌓이는 스트레스에 가끔 이렇게 미친 짓을 해보기도 했다. 뺑소니만 아니라면 어쩌면 곱게 죽을지도 모르니까..


살고 싶은 자들은 죽고, 죽고 싶은 자들은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현실..

신은 어째서 세상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하고 생각하며 그녀는 바뀌는 파란불을 보고 서슴없이 걸음을 내딛었다. 주위 확인을 하라는 게 어렸을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던 얘기지만 죽고 싶고, 정말 살기 싫은 상황에서 조금 더 살기 위한 그런 행동은 별로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차들은 정확히 횡단보도 옆에 섰고 그녀는 아쉬움을 달래며 건너편 보도를 향해 걸었다. 지금 시간은 4시에 되기 1분 전, 오늘도 그녀는 살아있으므로 학교에 가야했다.


"지겨워.."


지겨웠다.

학교라는 틀이.

삶이라는 틀이.

자신을 묶어두고 있는 것들이 정말이지 싫었다.


쌓이는 스트레스를 풀 때도 없는 자신의 현실이 지긋지긋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죽기 바로 직전엔 살려줘 라는 소리를 할 것이다.

그건 본심일까?

아니면 그저 습관처럼 내뱉는 말?


그녀는 자기도 과연 죽음의 순간엔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할까..하는 것에 대해 고민 하며 내리지 않는 비를 보며 우산을 접었다.


익숙한 골목.

눈에 익은 풍경.

아무 생각이 없어도 몸에 익은 대로 걸어가는 길..


막 골목을 돌았을 때 그녀는 멈칫했다.

검은 옷으로 몸을 둘둘만 이상한 사람 다섯이 한쪽 벽에 줄줄이 서 있는 게 아닌가.


근처에서 무슨 코스프레 행사라도 진행하는 건가?


그녀는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저들의 앞을 유유히 걸어갈 것인가에 대해 1초 동안 고민하다가 걸음을 옮겼다. 바로 눈앞이 집인데 저런 걸로 돌아가기엔 거리가 너무 멀었다. 죽을 리 없는 길을 걷는 건 정말이지 지겨웠으니까..


"주군."


잘못 들었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무심한 얼굴로 걸었다.


"주군!"


세상 사람들 다 깨라 하는 듯한 외침에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골목길에 있는 건 자신과 그리고 다섯 사람뿐이었다.


자기들끼리 쇼하나?

연극이라도 하는 거야, 버스킹을 하는 거야?


“하..”


이런 저런 생각에 그녀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앞을 보았다.


실은 걷기는

계속 걷고 있는 상태였으니까..


"주구운!!!"


------------------------------------


"그분은..아름답고 강한 분이셨습니다."


비의 말에 모두 수긍하는 눈치였기에 난 무심코 물었다.

그분이 아름답고 강한 분이라면...

그분의 환생인 난?


"내가 아름다워?"


갑자기 이마에 혈관이 솟아오를 것 같은 이유는 뭘까...

어색하고 대답하길 꺼리는 분위기에 점점 화가 났다.


-나의 기억 中에서


----------------------------------------------------


그녀는 휙 뒤를 돌아보았다.

자기를 부르는 것 같은 건 너무 판타지 소설을 많이 읽은 것에 대한 착각일까?

하지만 착각이 아니라는 듯 다섯 남자는 일렬로 서서 그녀를 보고 있었다.

뒤로 도망갈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건 역시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일까..?


"누구....세요?"


부르는데 한마디는 해줘야겠다 싶어서 그녀는 잠이 덜 깨어난 얼굴로 그렇게 물었다.

오늘 밤을 샌 건 졸리지 않아서가 아니라 스트레스가 최고였기 때문이었다.

비몽사몽으로 횡단보도를 건넘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치지 않는 차들이 미웠다.

잠이 들랑말랑한 상태에서 죽으면 별로 아프지도 않을 텐데..


"신 휘. 감히 주군을 뵙습니다."


가장 키가 큰 사람이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녀가 황당한 나머지 입을 살짝 벌리는 사이에 네 명의 사람도 바닥에 똑같은 폼으로 꿇어앉으며 말했다.


"주군을 뵙습니다."


"아..예.."


비가 와서 물기가 있는 바닥에 저렇게 앉다니...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무심코 말하며 흑복면을 쓴 그들을 보았다.

마치 독수리 5형제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흑색 무복을 입은 자들에 대한 결례일까?


"그럼 전 바빠서 이만.."


그녀는 살짝 손을 들어 보이며 말하고 몸을 돌렸다.

바로 앞에 집이 보이니 뛰어갈 필요는 없을 듯 했다.


"..기다리고 있습니다."


의미모를 말에 그녀는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뒤엔 아무도 없었고 그녀는 잠시 놀란 눈을 하고 있다가 조선시대에 죽은 혼령인가보다 하고 생각하며 뒷머리를 살짝 긁고는 집으로 향했다.


너무 졸린 상태에서 헛것을 봤다는 듯이...


------------------------------------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레드달빛 입니다.

새로운 현대판타지 소설, ‘내가 이세계 주군이라니’ 연재를 시작하였습니다.


많은 사랑부탁드리며, 재미있는 로맨스 요소도 중간에 넣을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가 이세계 주군이라니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3 약속된 길 4 18.02.22 108 0 11쪽
42 약속된 길 3 18.02.21 80 0 11쪽
41 약속된 길 2 18.02.19 111 0 11쪽
40 약속된 길 1 18.02.17 252 0 11쪽
39 꿈 7 18.02.15 68 0 11쪽
38 꿈 6 18.02.14 90 0 11쪽
37 꿈 5 18.02.12 78 0 11쪽
36 꿈 4 18.02.10 71 0 11쪽
35 꿈 3 18.02.09 85 0 11쪽
34 꿈 2 18.02.08 61 0 11쪽
33 꿈 1 18.02.06 81 0 11쪽
32 콘테스트 4 18.02.05 73 1 11쪽
31 콘테스트 3 18.02.04 79 1 11쪽
30 콘테스트 2 18.02.03 80 1 11쪽
29 콘테스트 1 18.02.02 188 1 11쪽
28 마샬의 축제 13 18.01.31 61 0 11쪽
27 마샬의 축제 12 18.01.30 73 0 11쪽
26 마샬의 축제 11 18.01.29 124 0 12쪽
25 마샬의 축제 10 18.01.27 96 0 11쪽
24 마샬의 축제 9 18.01.26 88 0 11쪽
23 마샬의 축제 8 18.01.25 72 0 11쪽
22 마샬의 축제 7 18.01.24 56 0 11쪽
21 마샬의 축제 6 18.01.23 81 0 11쪽
20 마샬의 축제 5 18.01.22 85 0 11쪽
19 마샬의 축제 4 18.01.21 86 0 11쪽
18 마샬의 축제 3 18.01.20 81 1 11쪽
17 마샬의 축제 2 18.01.19 74 1 11쪽
16 마샬의 축제 1 18.01.18 99 1 11쪽
15 이 세계 가르시아 6 18.01.17 98 1 11쪽
14 이 세계 가르시아 5 18.01.16 118 1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