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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란] [리뷰 031] Transzendenz

< 패스트의 서른한 번째 리뷰 >

Transzendenz

(RPG)

 

들어가기에 앞서, 본 리뷰는 지극히 주관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작년에 했던 리뷰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필자는 SF 장르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꽤 주의 깊게 읽는 편이다. 다만, 본 작품은 SF라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1. Roll Playing Game


일단 본 작품은 철저하게 게임 형식이다. 스펙터로 나타나는 정보가 게임상의 스테이터스와 별반 다른 점이 없다. 캐릭터별로 저마다 능력치가 있고 그 능력들이 일정량 이상이 되어야 그에 걸맞는 자리에 배치할 수가 있다. 물론 맞지 않는 자리에 배치하면 보너스 능력치가 없다고 하니, 그런짓은 하나마나 아닌가?


게다가 전형적인 차원이동물이다. 차원이동물이란 판타지 소설들을 보자. 대부분 어처구니 없이 다른 세계로 넘어간다. 사고를 당하거나, 죽거나, 혹은 TV를 보다가 갑자기 다른 세상으로 순간이동 후 '거대한 존재' 혹은 '대단한 인물' 등이 주인공에게 이런저런 사명을 내려준다. 그런데 본 작품은 어떠한가? 이동한 세계가 우주전이 벌어지는 미래라는 것을 제외하고 다른 점이 있는가? 우주를 배경으로 함대전이 벌어지고 시대관이 미래라는 이유로 SF라고 불러야 하는가? 필자가 보기에 이건 그냥 미래형 판타지다.


작품을 보는 내내 필자가 우주 항해 RPG 게임의 매뉴얼을 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소설을 보고 있는 것인지 분간을 하기가 어려웠다. 게임 판타지라고 하면 필자는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 같은 소설 밖에 생각나지 않는데, 읽은지가 10년이 넘어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스테이터스 창 같은 걸 본 기억이 없다.


웹툰이건 소설이건 게임 판타지라는 것들은 죄다 무슨놈의 스테이터스 창 하나 가지고 페이지 하나를 다 잡아먹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종종 발생하는데, 솔직히 그게 뭔지 모르겠다. 게임을 하면서도 주요 능력치나 조금 볼까 말까고, 요즘은 대부분 어떤 장비를 착용하면 뭐가 마이너스 되고 뭐가 플러스 되는지 다 나오지 않나? 뭘 그렇게 자세하게 설명해주냐 이말이다. 무슨 제조 일자에, 제조 회사에, 쓸 데 없는 정보들이 너무나 많다.


이게 게임이다 하고 생각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대화를 보더라도 RPG에서 대화 선택지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것 마치 하이드렌스 NPC에 대화를 걸고 나면 등장하는 대화 선택문 같다고나 할까?


1. 사우전드-림이 뭔지 다시 설명해줘.

2. 샤이닝 포스트에서 숙소를 찾자.

3. 앨리스 호로 돌아간다.


이렇게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면, 그에 맞는 대사를 장황하게 하는 거다. 이게 게임이 아니면 도대체 뭐란 말인가?


 

 

 

 

2. Report Program Generator


​위에서도 얘기 했지만, 몇 권 짜리 매뉴얼을 보는 느낌이라고 했다. 당연하게도 주인공은 '어쩌다가' 외계 행성인지 정거장인지로 공간 도약을 했고 그 이후 뭐가 뭔지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그룸스 나이트'라는 어처구니 없는 결혼 전쟁의 참여자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양반은 한국에서 잠수함이나 몰던 양반이라 우주선이며 외계인이며 전혀 모른다. 따라서 설명이 필요하다.


역시나 설명은 스테이터스 창과 함께 장황한 하이드렌스의 설명, 그리고 서술에 대놓고 데이터베이스를 풀어버리는 방식으로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다. 필자가 이걸 다 보고 기억하려면 예전에 했던 리뷰에도 있었지만-뭐가 중요한지 모르기 때문에 모두 메모라도 해놓아야 할 판이다. 그런데 이게 나중에 알고 보면 그냥 설정이 그렇다는 걸 알려주는 역할만 할 뿐이지 그렇게 중요하게 작용하는 내용도 별로 없다. 특히 처음 들렀나 나오는 그 행성도 그렇다.


외계 종족도 꽤 많이 등장하는데, 이들 중에 인간은 주인공 한 명 뿐이다. 그런데도 주인공에게 매력을 느낀다거나 하는 상황이 자꾸 등장하는데, 그래 얘네들이야 워낙 이종족을 많이 봤으니 그럴 수 있다고 치자. 주인공은 대체 뭘까? 적응의 신이라도 되는 건가? 아니면 그냥 다 포기해버린 걸까?


적어도 처음에는 자신과 함께 잠수함에 있던 사람들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한다. 그런데 그건 처음만 그렇다. 갑자기 고양이랑 눈이 맞더니, 나중에는 다른 여자하고도 눈이 맞고 말이다. 근데 얘네들이 다 외계인이며 생김새도 그닥 인간스럽지 않아 보이는데-특히나 고양이 같이 생긴 종족이면 관절도 역관절 아닌가? 그게 아니라면 그냥 털만 좀 있고 귀 위치랑 생김새만 좀 다른 인간인가?

 


 

 

 

3. Rocket Propelled Grenade

시작부터 설정이다 설명이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긴 한데, 문장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일단 본 작품에는 쉼표가 엄청나게 많이 들어가 있다. 지금까지 스물 몇 작품을 읽으며 리뷰를 남겼지만, 쉼표에 있어서는 본 작품이 단연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한 문단 안에 쉼표가 몇 개나 들어가 있는지 세보기만 해도 얼마나 많은 쉼표가 들어가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정말 끊임없이 쉰다.


이전 리뷰에서도 했던 말이지만, 본 작품은 설명도 과잉친절이며 별 필요도 없는 영어까지 전부 옆에 영문 표기법으로 달아버린다. 나중으로 넘어갈 수록 조금 씩 없어지긴 하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그냥 귀찮아서 안 쓰는 것 같기도 하다. 설국이란 말이 한자를 써야할 만큼 어려운 단어인가? 아니면 설국을 먹는 국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설국이 눈설에 나라국 붙여 써야할 만큼 의미 파악이 어려운 단어냔 말이다.


필자가 보기에 본 작품은 설명을 싹 빼버리면 분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버릴 거 같다. 스테이터스 창은 정말 필자가 글을 읽으면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었다.


전개 속도로 보자면 평이한 편이다가도 설명이 나오면 엄청나게 느려진다. 왜냐하면 설명을 해야 하는데 이게 한 회 분량으로 부족하거든. 그리고 그거 하나만 설명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그것과 연관 된 다른 것도 설명을 해줘야 하거든. 그렇다면 별 수 있는가? 2회건 3회건 일단 설명은 다 해주는 수 밖에 없지 않나. 흔히들 설정을 좋아하는 '설정 덕후'들이 보기엔 어떨지 모르겠지만, 필자가 보기엔 너무 숨기는 것 보다 너무 풀어놓는 것이 더 좋지 않은 것 같다.





​4. 마치며

안 좋은 말들을 많이 늘어놨지만, 본 작품의 문장력은 평이한 수준이다. 특히 묘사가 다른 작품들 보다 조금 괜찮기는 한데, 이걸 제대로 풀 능력이 부족한 탓인지 너무 스테이터스 창에만 의존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지만, 매 장면 전환마다 '주기력 몇년 몇월 며칠 몇시' 이런 게 안 나와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요즘이야 대충 미래 배경만 잡아버리면 SF로 쳐주는 모양인데, 솔직히 좀 동의하기 어렵다. 스페이스 오페라 같은 장르들이 SF 타이틀 달고 나오는 것도, 필자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많다. Sci-Fi라면 꼭 있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애초에 SF를 공상과학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SF가 '공상'과학 소설이 된 것은 일본을 거쳐서부터 그렇게 된 것이다.


뭐, 어쨌든 처음에 주인공이 하이드렌스를 쫓아가는 장면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오마쥬 한 것 같은데, 크게 와닿는 부분은 없었다. 우선 앨리스는 처음부터 토끼를 쫓아갔지만, 한경진은 이미 '이상한 나라'에 들어와서 쫓아갔다. '나를 먹어요'를 오마쥬 한 것 같은 '먹는 번역기'가 있기도 했고 함선 이름을 '앨리스'로 지은 것에서 어느 정도는 그런 느낌을 살리고 싶어 한 것 같은데, 조금 더 노력해 보기 바란다.

 

 

 

 

- 점수

 

1. 캐릭터(6/20)

- 캐릭터의 개성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모두 특별하지 않은 캐릭터들이다. 유난히 돋보이는 캐릭터의 부재. 다재다능하며 걸어다니는 백과사전 하이드렌스?

 

2. 전개력(11/30)

- 이야기의 진행 속도 자체는 괜찮은 편. 그러나 우주 대 백과사전을 읊느라 진행이 안 된다.

 

3. 문장력(6/15)

- 쉼표 남발. 시제 문제. 등등.

​ 

4. 독창성(8/35)

- 차원이동 판타지를 단순히 차원이동 SF로 바꿔놓은 것 말고 다른 독특한 점이 있는가?

 

 

==========

 

너무 까대기만 한 것은 아닌가 싶지만, 어쨌든 완료.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2

  • 001. Lv.14 [탈퇴계정]

    14.12.10 15:30

    예상보다 후한 평가군요. 좋은 비평 감사합니다.

  • 002. Lv.43 패스트

    14.12.10 16:04

    얼마나 예상하셨길래 후한 평가라는 말이 나올 수 있죠? ㅠㅠ 어쨌든 건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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