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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란] [리뷰 036] 제비삼나 이야기

⁠<패스트의 서른여섯 번째 리뷰>

​제비삼나 이야기

​(섬)

​  들어가기에 앞서, 본 리뷰는 지극히 주관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이번 리뷰작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더불어 부제 정하기도 꽤 힘들었다. 꽤 협소한(?) 공간에서, 꽤 긴 시간 동안, 꽤 많은 일이 벌어지는 이야기이며, 특별한 설정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하겠다. 그렇다고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1. 구성도

  구성이라는 게 어차피 작가가 짜기 나름이라서 미래에서 시작했다가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 역행 구성이라고 해도 사실 별로 상관이 없다. 다만 이게 이야기를 읽는데 별로 지장이 없을 경우에는 상관이 없지만, 읽는데 지장이 생길 정도라면 문제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본 작품은 1부가 시작되기 천 년 전에서 시작한 프롤로그와 천 년 후의 1부로 나뉜다. 2부와 3부는 다시 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시간대가 천 년 씩 훌쩍훌쩍 지나가버리니 특히 초반 프롤로그에서 2화로 이어지는 부분에서는 엄청난 괴리감이 올 수 밖에 없다. 물론 그게 '문제'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 다른 작품들은 미래에서 시작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반면 본 작품은 먼 과거에서 천 년 후로 가는 방식이다.


  문제로 보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천 년 전. 그러니까 2부와 3부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1부를 보면 당최 무슨 말들을 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작중 인물들이 뭐 때문에 서로 치고 박고 싸우는지 알 수가 없다. 대충 이해하고 넘어가려 해도 자꾸 과거 이야기가 등장하며 진행을 가로막는다. 사실 속독을 하다보면 놓치고 지나가는 부분이 너무 많이 자꾸 위로 올라갔다 내려왔다 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또 그걸 더욱 부추기는 것이 문장과 이름인데 이건 나중에 이야기 하도록 하자.


  리뷰를 쓰기 전에 추천란에서 본 작품을 추천하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이 추천글에서조차도 2부, 3부를 본 후 1부를 보라고 쓰여있다. 이정도 되면 이건 구성에 문제가 있다고 밖에 설명이 안 된다. 실제로 필자가 읽기에도 작가는 이미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숨겨도 상관 없지만, 읽고있는 독자는 그저 계속 되는 정보 누수에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보통 현재에서 시작해 1부가 끝나고, 과거로 돌아가는 구성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다른 작품에서 이런 시도는 꽤 있었고, 보통 외전식으로 빼거나, 아예 2부로 나누는 경우도 꽤 있었다. 그러나 본 작품은 그정도 수준이 아니라 그냥 순서를 잘못 배정한 것 같은 느낌이 강하다.




​2. 민감도


​  필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겠지만서도 본 작품의 문장은 정말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문제가 많다. 일단 오타가 꽤 나온다. 읽는 내내 '작가가 퇴고 안 하고 그냥 올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나게 많다. 가끔씩 등장하는 오타 정도야 애교로 보고 넘어갈 수는 있다 치지만, 본 작품은 정도가 좀 심하다.


  오타는 그렇다 치고, 일단 필자는 문장과 관련해서는 꽤 인색한 편에 속해서 너무 짧은 문장이나, 너무 긴 문장이 나오면 또 거슬린다. 본 작품에는 긴 문장이 없어서 비분이 없는 편에 속하지만, 문장이 너무 짧아서 호흡이 딱딱 끊기는 부분이 꽤 많다. 굳이 이을 수 있는 문장인데도 딱딱 끊어버리니 읽다 만 기분이 자꾸 든다고나 할까?


  문제는 이뿐이 아니라 인칭 대명사나 인물 명사 같은 부분에서도 나타난다. 본 작품은 인물들 이름이 왠지 어렵거나 헷갈리는 편에 속해서 인칭 대명사가 없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도 하다. 그런데 너무 인칭이나 직업만 가지고 주어를 쓰다보니, 나중에는 누가 얘기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 정도로 이상한 대화가 나오기도 한다. 퇴마사가 물론 주인공 뿐이긴 하지만, 자꾸 퇴마사라고 했다가, 연호라고 했다가 하는 것이 이마저도 일관성이 없기 때문에 이랬다 저랬다 해서, 나중엔 '퇴마사와 연호가 다른 인물인가?'하는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


  여태 다른 작품에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았지만, 하는김에 하나 더 짚어보자. 'ㅇㅇ의 ㅇㅇ' 같은 문장 들 중 굳이 '의'를 붙이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꽤 있다. 그런데도 굳이 '의'를 붙이는 이유가 뭘까? 이는 일어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주로 아는 '혈의 누' 같은 경우라고 볼 수 있는데, 사실 혈의 누는 피눈물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고, 혈루라고 한자어로 사용할수도 있다. 그런데 굳이 '의'를 붙이는 이유가 뭘까? 일제 잔재다. 많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참고삼아서 나쁠 것은 없다고 본다.




​3. 마치며


​  의외로 오래 읽은 작품이다. 사실 인물들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작품이어서 캐릭터가 어떻다고 이야기 하기가 뭣하다. 본 작품은 인물의 이야기라기보다 하나의 서사시 혹은 역사를 읊는 듯한 느낌이 더 강했다. 나름 캐릭터마다 개성이 있고 부각되는 성격이 있지만, 크게 작품에서 잘 묻어나지 않는다. 이름의 문제인지 아니면 대명사 때문인지 확실히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의 특색은 확실하게 묻어나니 도무지 알다가도 모를 작품이다.


  우선 처음 읽으면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신기하다는 느낌이었다. 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신기한 느낌 그대로였다. 도깨비나 인어 같은 경우부터 본 작품에는 별의 별 종족이 다 나오는데다 한국적이기까지 하다. 전개가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도저히 집중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글 자체가 못난 것은 아니다. 후반부로 갈 수록 문장도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 보이긴 한다.


  작품은 모르겠지만, 작가의 가능성을 조금 옅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물론 그 가능성이 판소 시장에서의 성공은 아닐지라도.




- ​점수


1. 캐릭터(8/20)


​- 캐릭터가 있긴 한데, 그리고 성격도 변화하고 있긴 한데, 이상하게 부각이 잘 안 된다. 작중에서도 누가 누군지 헷갈리는 경우가 파다하다.


​2. 전개력(12/30)

- 전개가 지독하게 빠르다. 천년씩 훌쩍 훌쩍 뛰어 넘기 때문만이 아니라, 작중 전개 속도 너무 빨라서 숨쉬기도 벅찰 정도. 그러나 또 묘하게 잘 이어간다.


​3. 문장력(6/15)


​- 문장을 조금만 더 다듬어도 좋아지지 않을까? 적어도 오타라도 좀 손 봐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람은 인칭 대명사를 쓰던가, 아니면 이름만 쓰던가 하나로만 통일해줬으면 한다.


​4. 독창성(35/35)

- 제목부터 시작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본 작품의 독창성은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1, 2화만 읽어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


하루 늦었습니다. 기간은 충분했는데 말이죠. 어쨌든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이미 완결이 나온 작품이라 어떨지 모르겠지만, 차기작도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건필하세요!



댓글 2

  • 001. Lv.1 [탈퇴계정]

    15.03.30 19:19

    데스레이지님도 오랫동안 긴 글들 읽으시고 리뷰 남기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라고는 해도 아직 번외편이 남아있네요ㅎ) 새 작품을 준비중이신던 것 같던데,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랄게요 :)

  • 002. Lv.43 패스트

    15.03.31 08:18

    여기서 제 작품이 응원을 받다니 ㅋㅋ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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