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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여행자 입니다

고민많은 놈! 안개도사를 만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안개여행자
작품등록일 :
2021.10.29 17:01
최근연재일 :
2021.12.10 06:0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374
추천수 :
54
글자수 :
187,228

작성
21.11.12 07:48
조회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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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0쪽

해탈과 치열

자연 속에서 얻은 알음 들이니 어쩌면 저는 산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심부름꾼입니다. 산과 들 에서, 히말라야 산 자락에서, 사하라 사막에서, 알래스카 매킨리 에서, 피레네 산맥 청소년 오지 탐사 대에서, 한라산 자락의 자연 생활 등 에서 여러 가지 경험한 것을, 부리라는 주인공과 환상의 세계에 사는 안개 도사의 대화를 통해서 삶의 지혜를 판타스틱하게 펼쳐나갑니다.




DUMMY

“부리야. 여신이가 어느 날 길을 가는 데 눈이 완전 펑펑 쏟아 졌단 다.

나도 그날 나무 위에서 자다가 눈이 많이 와서,

폭포 속 동굴로 들어간 날이라서 기억이 훤하단 다.

여신이가 가는데 눈이 무릎까지 빠져서 혼났지.

뒤에 제자 놈이 어려서 잘 따라오지 못했지.

갑자기 소피가 마려 워서 한쪽으로 갔는데,

막 싸려는 순간 제자 놈이 따라 와서 그걸 본거야.

그래서 중얼 거린 거야.


踏雪野中去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답설야중거 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 이라고.


눈 오는 들판을 걸으면 오늘 내 발자국이 찍힌다.

뒤에 오는 놈이 그 발자국을 보고 따라온다.

이리저리 삐뚤빼뚤 헤메지 말라는 말이지.

오늘 내가 한 행동이 역사와 시간대속에 기록되어,

딴 사람의 이정표가 되어 뭔가의 영향력을 발휘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

곧 니가 맹근 것을 후세 놈 덜이 가지고 이러 쿵 저러 쿵 하기도 하고, 이것이 곧 그들이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기준이 되기도 하니, 그래서 결론이 뭘 꺼 같으냐?”


“네. 도사님 잘하란 말이네요.”


“하하. 그렇지. 네가 서산대사라고 부른 고승은 친구들이 여신(汝信)이라고 불렀단다. 534년 년경에 과거보러 가다가 호랭이를 만나 죽기직전에 내가 구해주었지. 그란디 진사시에 낙방 혀 버렸지. 지리산에 입산하라고 십새와 내가 같이 데려다주고 화엄경 , 법화경을 달달 외우라고 했단다. 그랴서 갸가 나중에 승과 과거에 합격해서 봉은사(奉恩寺) 주지가 되었당께. 오해도 많이 받고, 아픈 과거에도 불구하고 임진왜란 때 치열하게 뭔가를 한 거여. 나중에 무업이란 땡 중이 서산대사도 역모에 연루되었다 하여 투옥되었지. 무업은 업이 없다는 법 명 인디, 짜식이 업 덩어리였던 거지. 아무튼 여신이가 그렇게 살았으니 얼매나 힘 들었겄냐! 하루는 나한테 고민을 털어놓더니, 시를 써놓고 묘향산으로 들어 가버렸어. 요새 사람들이 지들 맘대로 해탈시 라고 하는데, 제목은 웁서. 막걸리 한잔 하다가 그냥 후다닥 갈기고 간 거여.”


근심 걱정 없는 놈이 누구냐! 출세하기 싫은 인간은 어떤 놈 이냐!

시기 질투 없는 놈은 누구냐! 허물없는 놈 있으면 나와 보랑께!

똥꼬 찢어지게 가난하다고 울지 말고, 팔다리 없다고 기죽지 말라!

대학 안 다녔다고? 가방 끈 짧다고 신경 쓰지 마라.

삶은 다 거기서 거기 이느니라. 제 아무리 잘나도 인간인 것이지.


가진 거 많다고 갑 질하고 육갑 떨지 말고, 건강하다고 큰 소리 치지 말고

국회의원? 사장? 고위공직자? 같은 명예 얻었다고 모가지에 힘주지 마!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당께로.


사막에 모래알 보다 작은 순간 여. 잠시 잠깐 다니러 온 이 세상 잉 게

있다고 좋아하고 없다고 싫어하는 편 가르기 하 덜 말고, 너 잘나고 나 못남을 평가하지 말고 얼기설기 어우러져 살다가 가야지.


다 바람 같은 부질없는 것을 뭘 그렇게 고민 하냐?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순간이랑께.

사랑이 아무리 짚어도 시간 지나니 없어지는 산들 바람이고,

증오가 무진장 커도 휘리리릭 지나는 소나기다.

외로움이 지독해서 돼질 것 같아도 눈보라일 뿐.

바람이 아무리 강해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랄 같은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휘리리릭 날린 당께.

모두가 다 바람 이랑께.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 하리요.

니 것도 아닌 것을 니 가 가지고 있으면 뭐 허냐.

삶도 너의 것이라고 하지마라!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이지. 여그에 손모가지 꽉 묶어 놓고 뒤진다고,

다시 올수 있을거 같냐!


해와 달을 붙들어 매도 시간은 가고, 너도 가고 나도 가고 다 부질없는 욕심일 뿐이지.

바쁘다고 삶의 무게에 눌려 지랄하다가, 금방 주름이 지는 이마는 덧없는 세월의 기념품 이란다. 이제는 남의 것만 탐내는 일 중지하고 좀 성숙해져라.


낮도 있고 밤도 있고, 밤부터 오나 낮부터 오나 그게 그거고

기쁜 일도 슬픈 일도 다 있어야 할 것이 있는 것이여!

우린 잠시 세상에서 연기 하는 것 일 뿐, 슬퍼한다고 지랄하면 뭐가 달라지냐!

기쁜 것 도 슬픈 것 도 모두다 이.또.지!

내 인생 이나 네 인생이나 서로 바꾸어도 세상은 돌아간다.

바람처럼 구름처럼 자연대로 살다보면, 가다가 멈추다가

사라졌다가 나타났다가 하는 거여.


삶이란 한조각 구름!

죽음이란 한조각 구름이 휘리리릭 사라짐이고, 구름은 본시 잡히지도 않는 것

오고 가고 죽고 살고가 모두 그게 그거 인 것이여!


“햐. 도사님. 진짜로 멋지고 공감이 팍팍 오는 시네요.”


“부리야! 멋진 시 안 멋진 시가 어딧냐! 예술은 등수를 매길 수가 없는 것이지. 자기가 좋아하면 좋은 시고, 작품이지. 심사위원이라고 하는 놈들이 장난으로 등수를 정하는 것이지. 니가 서산대사를 좋아하는 모양이구나. 좋은 시 이기는 하다만, 이것만 좋아하면 삶이 허무해 지기도 하잖아. 스스로가 판단하여 너무 치열하게 사는 것 같으면 이런 시를 감상하고, 너무 해탈한 것처럼 세월아 네월아 하고 살면, 또다시 치열해 지는 대열에 합류하는 거야.”


“네 도사님. 지난번에 말씀하신 중용을 실천하는 거네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말고, 삶의 중심을 잡는 거 말예요. 중심은 중앙이 아니라 균형인 밸런스라고 하셨잖아요.”


“하하. 고놈 참. 기억력도 좋구나. 그것도 선택적 지각이지. 니가 기억하고 싶은 거만 기억하는 거지. 하나의 다리를 열 명이 건너면, 서로 다른 열 개의 다리를 건넌 거란다. 사람마다 기억의 포인트가 다른 것이지. 서산대사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고차원의 이런 해탈을 한 것이야. 사람들이 직접 안 봐서 그렇지 서산대사도 승질이 아주 드러웠어! 그렁게 일본 놈 덜 쳐들어 왔을때 완죤히 날라 다녔잖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73세에 왕이 불렀지. 그때 팔도십육종도총섭(八道十六宗都摠攝)이 되어 승병(僧兵) 1,582명을 긁어모아서, 명나라 군대를 쪼끔 활용해서, 한양에서 왜놈들을 몰아 낸 거지. 뭔가를 한 놈들은 승질이 아주 더러운 경우가 다반사야. 그게 에너지 거든”


“도사님 근데 어찌 1,582명인가요?”


“야! 내가 쓸데없는 거 따지지 말라고 했지. 역사를 기록한 사람들도 몰라. 승려 병사들 중에 키 작은 사람은 잘 안 보였거던. 내가 그날 구름타고 높은 곳에서 숫자를 다 세어 본 거여. 밥 먹을 때 줄서는 놈 도 다 헤아려서 보니 한명차이 나더구나. 밤에 짚신 벗어 놓은 것을 세어보니 또 두 명이 모자라더구나. 밥만 먹고 토낀 거지. 어찌 보면 서산이가 해병대의 시초이지. 도사님 왜 해병대의 시초인가요?”


“짜식아. 육이오 전쟁 때 해병대가 서울을 수복 했잖아! 부리야!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고 바로 서산대사가 평소에는 해탈하는 마음으로 평정심을 유지하다가, 나라가 위험하자 그 나이에 무기 들고 나서는 것이여. 만일 해탈했다고 일본 놈이나 조선 놈이나 그게 그거지. 니 나라나 내 나라나 그게 그거지 하고, 생각 허면 어찌 되겄냐? 몸에 에너지를 넣지 아니하고, 니가 먹으나 내가 먹으나 마찬가지지 뭐. 따라서 해탈이라는 말을 잘 알아야 한다.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고 하였지?”


“네 도사님. 그럼 결국 치열한 삶은 해탈이고, 해탈은 최선을 다하는 삶이겠네요.”

“그렇단다. 치열한 삶의 코스로 등산을 하면 정상이 해탈이고, 해탈에서 내려다보면 최선을 다하는 삶의 코스를 올랐던 것이 보이지 .”


“도사님. 서산대사님은 모두다 일장춘몽이네, 하시고 묘향산으로 잠수 타셨잖아요. 그것이 어찌 치열한 삶인가요?”


“얌마 너 서산대사가 묘향산 가서 뭐한지 알아? 잠 만 잤겠냐?”


“그런 것 같진 않아요.”


“묘향산에서 뼈를 깍는 치열한 수련을 해서 도통 한 거지. 그에게는 해탈과 치열이 공존한 것이여. 다시 말해서 극과 극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 준 거란다.”


“부리야. 주변을 보아라. 가장 강한 놈이 사실은 가장 약한 놈 이란다. 너도 그랬잖니. 친구들이 너보고 강한 놈 이라고 했지? 그런데 내가 보니 너는 세상에서 가장 약한 놈이더라.”


“맞아요. 안개도사님. 어떤 때는 제자신이 한없이 나약한 것을 느껴요.”


“부리야. 극과 극은 연결되어 있다고 했지? 네가 나약 하지만 강한 거란다. 물은 약한 듯 보이지만 가장 큰 힘을 발휘하지. 이 안개도 공기 중에 하얗게 보이는 작은 물방울로 아주 미미하게 보이지. 하지만 이 안개가 자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는 큰 힘을 가진 존재란다. 오늘은 너의 선택적 지각을 유연하게 하라는 것이 오늘의 핵심이니라. 세상의 모든 사물들을 강하다고 강한 면만 보지 말고, 약하다고 약한 점만 보지 말거라.”


부리는 깨닫는다.

이전에 어떤 사람이나 사건,

관계들을 판단하는데 있어서,

통찰력을 가지지 아니하고 주관적으로 생각한 것을,

사실인양 믿어서 문제가 생겼던 일들이 많았었다.

오늘도 십새는 하늘에서 신기한 버드 쇼를 한다.

구름이 갈라지면서 글씨가 만들어 진다.

부리에게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준다.

사물을 보는데 있어서 제대로 봐라.

고수가 되는 길은 항상 객관적 시각을 유지하고,

자신을 통제해야 하는 수련을 매일매일 해야 되는 것이다. 라는 오늘의 수련을.




이미 나와 있는 유용한 이론은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새롭게 만들어 갑니다. 처음엔 말 그대로 웃는 이야기, ‘笑說’이란 의미로 글을 시작하였습니다. 판타지와 고전과 여러 장르가 혼합하여 구성되었습니다. 내용에는 생각을 좀 필요로 하는 것들도 있어서, 곱씹으면 마음에 좋은 양분도 있습니다. 자기계발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는데, 책 읽기가 지루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려는 것이 욕심이라면 욕심입니다.안개 도사에 재미를 느끼고, 읽고 싶은 흥미를 가지시는 분이 한 분이라도 있으면 그리 가치 없는 일을 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 책을 보는 분은 재미 속에서도 유익함을 찾아내는 혜안을 가지신 분일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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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그리고...20년이 흘렀다. 21.12.04 31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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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오 연 못 21.11.25 22 1 21쪽
22 생바더추 21.11.24 21 1 16쪽
21 사랑의 말안법 21.11.23 24 1 12쪽
20 말 안 법 21.11.22 27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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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살죽분마 +1 21.11.19 29 2 12쪽
17 시병파워의 법칙 +1 21.11.18 33 2 13쪽
16 시병파워 +2 21.11.17 36 2 6쪽
15 띨띨한 시간 관리 +1 21.11.16 29 2 14쪽
14 디테일을 넘어서 +2 21.11.15 33 1 14쪽
» 해탈과 치열 +1 21.11.12 32 1 10쪽
12 심생기(心生氣) +2 21.11.10 41 2 12쪽
11 놀아라! +2 21.11.09 28 1 11쪽
10 바람 개비 +1 21.11.08 28 1 13쪽
9 노력 , 염병하네! +2 21.11.06 37 1 20쪽
8 한석봉의 똥국물 +2 21.11.05 31 1 9쪽
7 똥국물과 소리분리 21.11.04 3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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