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블루피쉬 님의 서재입니다.

가디언 : I Will Protect You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일반소설

완결

블루피쉬
그림/삽화
kugar
작품등록일 :
2020.12.06 09:07
최근연재일 :
2020.12.09 06:00
연재수 :
5 회
조회수 :
7,821
추천수 :
320
글자수 :
34,988

작성
20.12.09 06:00
조회
166
추천
4
글자
16쪽

5. 일로 만난 사이

DUMMY

순식간에 하리에게 손목이 꺾인 채 바닥에 엎드리게 된 우진은 얼떨떨했다. 게다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밀려오는 고통으로 괴로웠다.


하리가 무릎으로 그의 어깨 뒤쪽을 짓눌렀기 때문이다. 그는 최대한 고통을 줄이기 위해 몸을 비틀었다. 그리고 왼손을 들어 바닥을 두드렸다. 우진의 행동을 보아 그 또한 격투기에 대해 아는 것으로 보였다.


“탭! 탭! 탭!”


‘웃기시네! 탭은 무슨 탭이야. 안 풀어 줄 거다.’


손을 풀어달라는 신호를 무시하며 팔을 못 풀게 하려고 밀었다 당겼다 대치하고 있었다. 그런 두 사람에게 수겸이 성큼성큼 다가왔다.


“뭐 하시는 거예요.”

“아니······이 사람이 먼저······.”


“보호하러 오신 거예요? 해치러 오신 거예요?”


하리는 시니컬 한 수겸의 말에 얼른 손을 풀었다. 상황을 이렇게 만든 우진이 미워서 째려봤으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빙그레 웃었다.


‘아, 정말 얄밉다. 수겸 오빠만 아니었으면 넌 바로 오늘 사망각이었어.’


우진이 갑자기 손목을 들며 아프다는 시늉을 시작하자, 수겸의 눈꼬리가 치켜 올라갔다.


‘오빠랑 둘이 친한가? 화가 많이 난 듯?’


분위기상 일보 후퇴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온 하리는 우진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리고 우진의 손과 손목을 주물 거리며 마사지를 시작했다.


“아이고, 죄송해요. 아프셨어요?”

“네, 엄청~”


웃음을 띤 우진은 주무르고 있는 손길이 나쁘지 않은지 계속 손을 내밀고 있었다.


“요기가 아픈 건가요?”

“네, 거기요. 안마 잘하시네요. 아주 시원해요.”


하리는 얄미운 우진의 손목과 팔뚝을 주무르면서 일부러 힘을 줬다.


그런 두 사람을 보던 수겸은 하리의 손이 움직이는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우진의 손과 손목, 팔뚝이 하리의 손이 지나갈 때마다 발갛게 손자국이 남고 있었다.


꽤 아플 텐데도 우진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수겸은 한숨을 쉬며 분장실로 발길을 향했다. 하리는 수겸이가 분장실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후, 주무르고 있던 우진의 팔을 사정없이 패대기쳤다.


“아야. 너무 야박하네요. 좀 더 주물러줘요.”


하리는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우진에게 으르렁거리듯 속삭였다.


“한 번만 더 수작 부리면 그 손으로 숟가락 못 들게 될 거야.”


하리는 엄포를 놓은 후, 벌떡 일어나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수겸이 있는 곳으로 사뿐사뿐 걸어갔다. 우진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가까이하기엔 무서운 분이시구나······.”


***


하리와 수겸은 정말로 일로 만난 사이처럼 지냈다.


수겸은 그녀를 사무적으로 딱딱하게 대했고, 하리는 그의 그림자처럼 지냈다. 생각보다 수겸이는 경계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래서야 언제 친해지고 언제 사랑 고백을 받나? 가당치도 않은 계획이었나?’


클럽에서는 낯선 여자들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 왜 이렇게 친해지기 힘든지 이해가 안 갔다. 일로 만나서 그런가? 싶다가도 도영씨에게 싹싹한 거 보면 또 그렇지도 않았다.


“미팅이 길어지나 봐요. 수겸이가 늦네요.”


도영은 무심하게 이야기를 하며 열심히 화장을 고치고 있었다.


‘왜 이렇게 꾸물거리고 안 오는 거지?’


하리가 투덜거리고 있을 때 수겸이 벤에 올라타며 사무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청담동에 있는 세리 헤어로 가주세요.”

“네.”


운전석에 앉아있던 하리는 내비게이션에 세리 헤어를 검색했다. 검색이 되지 않았다. 오타가 났나 싶어서 세리, 새리, 쎄리, 쌔리 등 고쳐 써봐도 검색이 되지 않았다.


“저······죄송한데요. 내비에 안 찍히는데요.”

“······!”


뒤에 앉아서 핸드폰을 보던 수겸이 인상을 확 구겼다. 옆에서 화장을 고치던 도영이 콤팩트 뚜껑을 급하게 닫았다.


“제가 주소 알려드릴게요.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내비게이션에 입력을 하며 하리는 속으로 수겸이를 원망했다.


‘내비 잘못이지 이게 내 잘못이야? 내 차도 아니고 응? 내비게이션 업데이트를 제때에 안 한 회사가 잘못한 거지. 나한테 왜 저래?’


하리는 내비게이션에 주소 입력을 끝내고 급출발을 했다. 차가 꿀렁거리도록 모는 하리의 운전실력에 수겸은 점점 신경이 예민해졌다. 그렇게 도산 대로를 한참 달리고 있는데 옆 차가 깜빡이도 안 켜고 갑자기 훅 들어왔다. 깜짝 놀란 하리는 급 브레이크를 밟았다.


끼익!


“죄송해요. 옆 차가 갑자기 끼어드는 바람에······”


수겸이는 몸이 심하게 앞으로 쏠렸는지 앞머리가 마구 흐트러져 있었다. 그는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짜증스럽게 말을 했다.


“계속, 이렇게 서있을 거예요?”

“아. 네 출발합니다.”


“수겸아, 방금은 하리씨 잘못이 아니야. 저 차가 갑자기 들어온 거야.”


옆에 앉아있던 도영이가 하리의 편을 들어줬다. 첫인상만큼 좋은 사람이라고 다시 한번 느낀 하리는 고마움의 눈빛을 그녀에게 보냈다.


하리는 계속 룸미러로 수겸을 흘긋흘긋 바라보며 눈치를 살폈다. 그의 경호원이 된지는 얼마 안 되었지만, 하도 구박을 받다 보니 눈치를 보는 것이 생활화가 되었다. 그러다가 하리는 룸미러를 통해 수겸과 눈이 딱 마주쳤다.


“아, 전방 주시 안 하시네······잠시 차 좀 저기 대보세요.”


하리는 수겸이 가리키는 방향에 벤을 멈춰 세웠다. 또 한차례의 폭풍이 휩쓸고 갈 전조가 보이는 순간이었다.


“도영 누나, 누나가 운전하면 안 돼요? 불안해서 안 되겠어요.”

“아. 그럴까? 그럼 하리씨 저랑 자리 바꿔요.”


‘오빠, 진짜 너무 구박하는 거 아니니? 이렇게 구박받으려고 경호원 시작한 거 아닌데······’


하리는 어쩔 수 없이 수겸의 요청에 따라 도영과 자리를 바꿔 앉았다. 힘없이 자리에 앉아 막 안전벨트를 매려는 순간, 수겸이 하리의 뒤통수에 대고 말을 했다.


“경호원씨, 저 앞 카페에서 커피 좀 사다 주세요.”

“커피요?”


‘하다 하다가 커피 심부름까지 시킨다 이거지? 내가 심부름꾼이야?’


하리는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구시렁댔다. 비겁할 지라도 그에게 을의 입장인 하리로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속으로 분을 삼키며 참을 수밖에······


“도영 누나는 뭐 마실 거예요?”

“난 따뜻한 라테. 설탕 빼고.”


수겸은 하리에게 신용카드를 내어주며, 긴 주문을 덧붙였다. 그녀의 암기력을 테스트라도 하는 듯이······


“따뜻한 아메리카노는 숏 사이즈에 더블샷, 얼음 하나 띄워주세요. 그리고 설탕 뺀 따뜻한 라테 한 잔이랑 경호원씨 것도 사 오세요.”


“네······”


‘그냥 커피 한잔 마시는 데도 왜 이리 까탈스럽데? 가까이서 보니까 완전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랑 다르네?’


하리는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중얼중얼거리면서 커피숍을 향해 걸어갔다. 커피숍에 들어가니 카운터 앞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사람 엄청 많네······.’


힘겹게 주문을 끝낸 하리는 자리에 앉아 한참 동안 대기했다. 엄청 지루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132번 고객님, 주문하신 카페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 다크 초콜릿 블렌디드 나왔습니다.”


긴 기다림 끝에 차례가 온 하리는 직원에게 커피가 든 캐리어를 건네받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지친 상태의 하리는 당황스러움에 우뚝 멈춰 섰다.


‘뭐야? 이거 실화야?’


자신이 타야 할 벤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아무리 눈 씻고 봐도 벤이 서있었어야 할 자리에 없었다. 여기저기 둘러봐도 하얀색 벤은 보이지 않았다.


“개새······심부름시켜놓고 튄 거?”


자신도 모르게 육성이 튀어나온 하리는 짜증스럽게 핸드폰을 꺼내 도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도영이의 하이톤 목소리가 들려왔다. 평소라면 기분 좋게 들렸을 목소리였지만, 지금의 하리에겐 굉장히 거슬렸다.


“어디세요?”


[하리씨 죄송해요. 뒤에 차들이 많아서 계속 기다릴 수 없었어요. 우리 먼저 헤어숍에 왔어요.]


“헤어숍에 가셨다고요?”


[네. 거리 얼마 안 돼요. 가까워요. 학동사거리에서 대각선으로 길 건너시면 햄버거 집 하나 있어요. 그 골목으로 언덕길 따라서 올라오다 보면 세리 헤어 간판이 크게 보일 거예요.]


“네.”


전화를 끊은 하리는 짜증이 솟구쳤다.


‘날도 추운데······정말 너무한 거 아니야?’


하리는 차가운 음료를 마시면서 헤어숍으로 향했다. 가까스로 헤어숍에 도착한 하리는 추운 날씨 덕에 코끝이 빨개졌다.


“어머 하리씨 왔네요.”


편안하게 앉아서 잡지책을 보던 도영이 하리를 반겨줬다. 하리는 기분이 잔뜩 구겨져있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상냥하게 커피를 건넸다.


“여기 시키신 라테에요. 아. 마. 도. 날이 추워서 다 식었을 거예요.”

“고생하셨어요.”


하리는 뒤를 돌아 젖은 머리를 하고 거울 앞에 앉아 있는 수겸에게 다가갔다. 핸드폰을 보고 있던 수겸은 거울을 통해 가볍게 눈인사를 전했다.


‘그 와중에 머리가 촉촉하게 젖어 있으니, 섹시해 보이네.’


“여기 주문하신 따뜻한 아메리카노 더블샷······”


하리가 수겸에게 커피를 전달하려는 순간, 길게 드리워져 있던 드라이기 줄에 발이 걸려 무게 중심을 잃었다.


하지만 하리는 오랜 시간 연마한 무도인. 부끄럽게 자빠질 수 없다는 생각으로 그녀는 코어에 힘을 주고 자세를 바로잡았다.


“아······역시 이 순발력, 이 균형감각······”


자신의 능력에 감탄을 하며, 고개를 드니 수겸의 머리와 얼굴에서 커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게······무슨 상황이지?’


하리가 손에 쥔 종이컵은 잔뜩 구겨져 있었고, 컵 뚜껑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하리가 중심을 잃었을 때, 손에 힘을 주면서 뚜껑과 커피가 수겸을 향해 발사된 것이다.


“······!”


모든 상황 파악을 끝낸 하리는 급하게 사과를 했다. 일부로 그런 것이라 오해하지 않도록 빠른 정정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죄송해요······아시죠? 일부로 그런 게 아니라는 거?”


수겸은 최대한 화를 꾹꾹 눌러 담으며, 이를 악물고 이야기를 했다. 어찌나 화가 났는지 턱근육이 살아있는 듯 꿈틀거렸다.


“경호원씨······나한테 왜 그러세요? 혹시 이수혁이 보낸 자객입니까?”


“보셨잖아요. 드라이기 줄에 걸려서 넘어질 뻔한 거······그나마 저니까 이 정도였지 다른 사람 같았으면 넘어지면서 수겸씨에게 이렇게 확 엎었을 거라고요.”


하리는 다급하게 상황설명을 하며, 엎어지는 모습을 흉내 냈다. 그 순간, 종이컵에 남아있던 커피마저 수겸의 얼굴을 향해 날아갔다.


촤악!


수겸의 베이지색 머리카락이 연갈색으로 물이 들었다. 그리고 커피가 수겸의 얼굴을 타고 흘러 턱 끝에서 방울지며 떨어졌다.


“살려주세요······.”


하리는 부리나케 무릎을 꿇는 시늉을 했고 수겸이는 눈에 들어간 커피를 닦아내며 비장하게 일어섰다.


“내 눈앞에서 사라져요. 당장! 눈에 띌! 생각도 하지 마요!”


그 후, 하리는 무섭게 화를 내는 수겸을 피해 일층 소파에 앉아서 대기를 했다.


‘이러다가 진짜로 잘리면 어떡하지?’


속이 답답했던 하리는 다 녹아서 밍밍해진 초콜릿 음료를 쭉 들이켰다. 그렇게 시름에 빠져있는 하리에게 도영이 웃으며 다가와 위로를 건넸다.


“하리씨 수겸이 화 풀렸어요. 그러니 하리씨도 기분 풀어요.”

“진짜로 화 풀었어요?”


“하리씨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흐흐”


이야기를 하면서 도영이 괜히 실실 웃었다. 그녀의 웃음이 수상한 하리는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봤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남의 불행을 즐기는 사람인가 싶어 기분이 살짝 상했다.


“왜 웃으세요?”


“생각하니 너무 웃겨서요. 아까 하리씨가 넘어지려고 할 때, 커피가 용암처럼 확 솟구치면서 수겸이에게 뿌려지는데······아, 생각만 해도 웃겨요. 흐흐”


“수겸씨에게 너무 죄송하네요······.”

“아 하하하”


도영은 크게 소리 내며 한참 동안 웃다가 눈에 고인 눈물을 닦았다.


“근데······두 번째 뿌린 거는 일부러 그랬죠?”

“······!”


***


“먼저 들어가세요. 저는 약속이 있어요.”


수겸이 피트니스센터에서 나오며 하리에게 들어가라고 지시를 했다.


‘아 또 이러네······.’


“죄송하지만, 이수겸님은 저에게 신변보호 대상자입니다. 안전하게 귀가하실 때까지 이수겸님 옆에서, 함께, 쭉, 계속, 있겠습니다.”


“하······피곤하네요.”

“피곤하시면 제가 운전할게요. 그동안 옆에서 주무셔요.”


“그런 뜻이 아니잖아요.”

“목적지가 어디인가요?”


“분명히 차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는다고 했을 텐데요.”

“계속 몰았잖아요.”


“그동안 운전한 차는 회사 차. 이건 내 자동차. OK?”


수겸은 자신의 검은색 스포츠카를 손가락질하며 이야기를 했다. 이에 질세라, 하리도 수겸의 차를 손가락질하며 따졌다.


“저번에, 밤 늦게, 제가 이차 운전했잖아요.”


“그땐, 술 안 마셨는데 음주운전 방조죄라면서 그쪽이 마음대로 몬 거죠!”


“아······눼눼.”

“······!”


수겸은 깊은 한숨을 쉬며 운전석에 올라탔다. 하리와 대화를 할수록 점점 자신만 더 한심해지는 것 같았다. 괜히 서로 말을 섞어봤자 좋을 리 없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하게 들었다.


‘왜 이렇게 계속 짜증이야. 아무래도 안 되겠네.’


하리는 차에 타기 전에 크게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조수석에 앉은 후, 용기를 내 수겸이에게 말을 했다.


“수겸씨 우리 얘기 좀 해요. 저는 제 일을 하는 거예요. 수겸씨가 이런 식으로 비 협조적이면 저도 힘들어요”

“······”


수겸은 대놓고 하리를 무시하고 대답을 안 했다. 게다가 최대한 하리와 멀리 떨어져서 왼쪽 자동차 문에 딱 붙어 앉아있었다.


‘아이고 말 좀 해라. 답답하네.’


옆자리에 앉은 수겸을 노려보던 하리는 새삼스레 수겸의 얼굴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창 밖을 보고 있는 수겸이의 옆얼굴이 조각같이 잘생겼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며칠 전 바꾼 헤어스타일 덕분에 더 어려 보이기까지 했다.


‘진짜, 내 취향의 얼굴만 아니었어도······.’


“안전벨트 안 매요?”


하리가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얼굴을 노려 보고 있다고 생각한 수겸은 짜증 섞인 말투로 말을 던졌다. 그리고 하리가 안전벨트를 매자 굉음을 내며 출발을 했다.


빨갛게 노을 지는 한강을 지나, 목적지에 도착한 수겸은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차에서 내렸다.


“경호원씨. 펍에 주차장이 없어요. 쭉 직진하시다가 첫 번째 골목 오른쪽으로 코너 돌면 공용주차장이 있어요. 거기에 차 대고 오세요.”


수겸은 하리에게 빠르게 설명을 하고 뒤돌아섰다.


“하! 어이가 없네.”


수겸이 펍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던 하리는 코웃음을 쳤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순간이었다.


“아니, 언제는 차 안 맡긴다며? 왜 이랬다저랬다 해? 내가 경호원이지, 운전기사야? 응?”


하리는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자동차 안에서 그에게 차마 하지 못했던 말을 쏟아냈다. 방구석 여포처럼.


“그리고, 같이 공용주차장에 차를 대고, 오붓하게 걸어오면 좀 좋아?”


계속된 불합리한 처사에 쌓인 게 많았던 그녀는 계속 구시렁거렸다.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면, 내가 먼저 너랑 계약 파기를 하는 수가 있어!”

“잘생기면 다냐? 키 크면 다야!”

“맨날 네가 뭔데 들어가라 마라야. 결정은 내가 해!”

“니 얼굴이 내 취향만 아니었어도, 넌 이미 내 손에 죽었어!”


하리는 그동안 수겸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을 쉼 없이 쏟아내며 걸어가고 있었다. 계속 쏟아내다 보니 속이 점점 후련해지며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았다.


“······경호원씨?”

000_가디언 표지2.jpg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가디언 : I Will Protect You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5. 일로 만난 사이 20.12.09 167 4 16쪽
4 4. 그 여자의 정체 20.12.09 169 4 16쪽
3 3. 너의 경호원 +2 20.12.08 200 5 13쪽
2 2. 그녀의 사정 +2 20.12.08 276 6 16쪽
1 1. 그의 경호원이 되고 싶어! +2 20.12.07 554 6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