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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거지의 서재

시메트리[생각을 읽는 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역전거지
작품등록일 :
2016.03.15 16:14
최근연재일 :
2019.01.31 15:15
연재수 :
38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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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59
글자수 :
3,079,228

작성
18.06.08 03:18
조회
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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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7쪽

결혼식

DUMMY

남중국해, 스파이어의 잠수함.


하메른과의 통화를 종료한 지니는 한숨을 내쉬며 옆에 누워있는 스페이스를 바라보았다.


“하메른이야 대충 넘기긴 했지만 스페이스가 문제로군. 깨어나면 한쪽 팔을 잃은 상실감이 엄청날텐데...”

“윽! 여, 여긴....”


스페이스의 옆에서 일어나며 머리를 감싸쥐는 한 사내, 그는 블라인드에게 참패를 당했을 때부터 내내 의식을 잃고 있던 천리안이었다.


“이제야 일어났나봐?”

“어...어떻게 된거지? 설마 여기 누워있는 이놈이 날 데려온건가?”


천리안의 물음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지니, 그러자 눈썹을 있는대로 좁힌 천리안은 침대 옆에 기대져있던 검을 뽑아들며 스페이스에게 말했다.


“내가 그렇게 끼어들지 말라고 말했건만 이놈이 결국....”

“졌으면서 뭔 말이 그렇게 많아? 그리고 스페이스는 상태가 조금 심각하니까 칼부림은 자제하도록해. 나중에 깨어나게 되면 네가 보태지 않아도 충분히 괴로워할테니까.”

“뭐? 상태가 심각해? 별 한 것도 없는 놈이 무슨.... 응? 뭐야 이건? 설마 이놈, 팔이 잘린거야?”


지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팔이 잘려버렸어. 스캐너 그놈에게....”

“스캐너가? 그놈이 이런 짓을 했다고? 그럴 놈은 아니었을텐데....”

“그럴 놈과 안 그럴 놈은 구분되어있지 않아. 그렇게 하는 놈과, 아직까지는 그렇게 안한 놈만 있을 뿐이지.”

“대체 내가 누워있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장종호는 제거했었다며? 그 이후에 또 무슨 일을 벌인건데?”

“모든게 다 내 잘못이야. 센터에게 패한 것이 너무 분한 나머지, 스캐너 그놈이 어떤 놈이었는지를 잠시 간과해버렸어.”


지니는 한쪽 팔이 잘린채로 잠들어있는 스페이스를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강한 상대를 만날수록 더욱 강해지는 놈이라는걸....”











다음날, 인천국제공항.


센터 일행이 도착한 인천공항의 입국게이트 앞에서는 눈물의 상봉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영호야!”

“누나! 정말 누나 맞아!? 대체 지금까지 어디 있었던거야!”

“미안해, 누나가 쓸데없는 생각을 해버려서.... 근데 너 몸은 괜찮아? 1년간 혼수상태였다며?”

“지금은 괜찮으니 걱정마. 어라? 설마 얘가 그 애야? 우리 조카?”

“응....”

“크하하핫! 내가 이제 삼촌이라 이거지? 센터장, 정말 고마워. 우리 누나와 조카, 무사히 데려다 줘서.”

“고맙긴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런데.....국정원장님, 일행들 데리고 먼저 센터로 가주시겠어요?”

“응? 스캐너, 같이 안가는거야?”


도혁은 영희가 안고 있는 아들의 머리를 한차례 쓰다듬으며 말했다.


“잠시 들를데가 있어서요. 영희씨, 그럼 이따 봐요.”

“네? 아, 네....”


대답하는 서영희를 향해 한껏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그대로 공항을 빠져나가는 도혁, 그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영란은 혀를 쯧쯧거리며 말했다.


“하여간 남자란 것들은 왜 다들 저러는지.... 뭐? 이제 절대로 혼자두지 않아? 그 말 한지 하루도 안 지났는데 어쩜 저렇게...”

“전 괜찮아요. 도혁씨도 뭔가 바쁜일이 있으니 그러는거겠죠.”

“벌써부터 편드는거니? 너도 참....”

“내가 언제 편을 들었다고....”

“기실장님, 일단 센터로 가죠. 힐러와 오라클도 누나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거든요.”


뭔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영희를 바라보던 영란은 한숨을 푹 내쉬며 차에 올라탔다.












일행을 뒤로하고 시내로 나온 도혁은 규모가 꽤 커 보이는 백화점에 들어가 직원에게 물었다.


“저기요, 혹시 여기 반지 같은걸 파는데가 있나요?”

“네, 고객님. 쥬얼리샵은 4층에 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백화점 직원의 친절한 안내덕에 쥬얼리샵을 찾은 도혁은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는 진열장 안의 귀금속들을 바라보며 샵 직원에게 물었다.


“요즘은 어떤 디자인의 반지가 인기가 있죠?”

“여자친구에게 선물하시려고요?”

“네, 하나 선물....아니, 결혼반지에요.”

“결혼반지라.... 이런 반지는 어떠세요? 외국의 저명한 쥬얼리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한 물품인데, 요즘은 이런 유니크한 디자인이 인기거든요.”


돌고래 세 마리가 다이아를 휘감고 있는 모양의 반지 하나를 도혁에게 내미는 샵 직원, 그것을 살펴보던 도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확실히 예쁘네요. 근데 방금 유니크한 디자인이라고 하셨는데, 그게 정확히 무슨 뜻이죠?”

“아, 말 그대로 흔하지 않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반지라는 뜻입니다. 나만을 위한 특별히 제작된 하나밖에 없는 반지, 요즘 여성분들은 그런 반지를 선호하거든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반지라....”


잠시 뭔가를 생각하던 도혁은 샵 주인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결혼반지는 다른 곳에서 주문해야겠네요.”

“네? 손님, 혹시 따로 원하시는 디자인이라도...”

“아니요, 반지는 전부 예쁩니다. 다만.... 그녀에게 제일 어울리면서도 유니크한 반지는 이런 곳에서 찾으면 안될 것 같아서 말이죠.”

“저, 저기 손님! 그러지 말고 다시 한번 더...”


결혼반지를 보러 온 고객을 놓치는 것이 아까웠는지 도혁을 계속해서 부르는 샵 직원, 하지만 이미 마음을 정한 도혁은 매몰차게 문을 열며 쥬얼리샵을 나갔다.










한편, 센터의 지하기지를 처음 방문한 영희는 신기한 표정으로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영란에게 물었다.


“언니, 대한민국에 이런 데가 있었어요? 대충 얘기는 들었지만 이정도 규모일 줄은....”

“원래는 국방부에서 북핵을 대비해 만들었던 지하벙커였어. 북한과의 외교적 갈등이 어느정도 해소되면서 관심이 멀어지자 독고성이 서류를 조작해서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있었지. 뭐, 그 덕분에 우리에겐 훌륭한 지하기지가 생겼지만 말이야.”

“총 몇 층이나 되죠?”

“아, 원래는 7층이었는데 우리가 개조를 해서 9층까지 늘렸어. 1층부터 설명을 하자면....”


“영희언니!!!!”


영란의 설명을 들으며 센터 복도를 걷던 영희의 귀에 들려오는 두 여자의 목소리, 그녀들은 아침부터 애타게 영희를 기다리고 있던 힐러와 오라클이었다.


“언니! 대체 어디 있었던거에요!”

“연수야 미안해, 나 때문에 걱정만 시키고.... 지혜도 잘 있었어?”

“네, 저야 늘 잘 있죠. 알다시피 워낙 많은 분들이 항상 보살펴주셔서.... 언니가 무사하니 정말 다행이에요. 제가 본 미래에선 언니가....흑!”

“에휴, 우리 울보가 또 터졌나보네.”


울먹거리는 오라클을 끌어안더니 어깨를 토닥거려주는 서영희, 그 모습을 옆에서 보고있던 힐러는 복도 끝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언니 방은 내가 꾸며놨어요. 아기 침대도 놔뒀으니 빨리 보러가요.”

“정말? 언니, 설명은 좀 이따 들어도 될까?”


영란은 웃으면서 말했다.


“당연히 그래도 되지. 난 센터장 집무실에 있을테니까 궁금한게 있으면 바로 연락해. 참! 서실장, 내가 줄게 있는데...”

“아, 얘기는 미리 들었습니다. 또 다른 장치를 손에 넣었다면서요?”

“그전에 발견한 것 보다는 상태가 좋아서 말이야. 어때? 분석할 수 있겠어?”

“잠시만요, 일단 어떤 부분이 멀쩡한지를 확인해봐야...”


영란에게서 받은 엠플리파이어를 자세히 관찰하던 서영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행히 램프 하나가 남아있네요. 사실, 이 장치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 바로 이 램프안에 있는 필라멘트였거든요.”

“역시 이 램프가 제일 중요했던 건가?”

“네. 무슨 물질로 되어있는지는 몰라도 램프의 불을 밝히는 이 필라멘트가 전해질로 쓰인 것은 거의 확실했으니까요. 일단 연구실로 가서 분석을 해야....응? 기실장님, 잠시만요. 센터장에게 전화가 왔네요.”

“스캐너가?”

“네. 그렇게 사라져놓고는 왠 전화를 하는지 참....”


원해를 한손에 안은채로 전화를 받은 서영호는 조금 퉁명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뭐야 센터장, 공항에서 그렇게 가버리더니.... 뭐? 반지?”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도혁의 말을 듣던 서영호는 입가에 밝은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걱정마. 원자로가 확보된 이상, 그 정도 크기의 물건은 눈 깜짝할 새에 만들 수 있으니까.”








힐러의 안내를 따라 자신의 방에 도착한 서영희는 너무나도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방의 모습에 감격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게...내 방이라고? 연수야, 대체 이걸 언제 준비한거야?”

“센터 사람들이 언니 찾으러 간다는 말 듣자마자 바로 꾸미기 시작했어요. 물론 지혜언니가 그런 미래를 봤을때는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센터장이라면 반드시 언니를 찾아올거라고 믿었거든요. 어때요 언니? 마음에 들어요?”

“마음에 들다 뿐이겠어? 이렇게 예쁘고 넓은 방인데... 근데 연수야, 나와 우리 아이가 쓰기에는 방이 좀 넓은 것 같은데....”

“네? 언니, 이제 스캐너랑 같이 사는거 아니었어요? 난 이제 둘이 같은 방을 쓸거라고 생각해서 큰 방으로 잡은건데....”

“그, 그게 무슨 소리야....”


둘이 같이 사는게 아니냐는 말에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젓는 서영희, 그러자 힐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언니, 설마 수빈이 때문에 그러는거에요? 걔는 애저녁에 마음 다 정리했으니 눈치 볼 필요 없어요. 오히려 두 사람이 자기를 신경쓰는걸 부담스러워 할걸요?”

“아냐, 그런거...”


수빈의 얘기가 나오자 살짝 무거워지는 분위기, 그것을 눈치챈 오라클은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두 사람에게 말했다.


“그러지 말고, 우리 다른 얘기하자. 응? 언니, 태국에선 어떻게 지냈어요?”

“별거 없어, 차밭에서 일을 하며 지내고 있었는데....”

“차밭? 뜨거운 물에 타먹는 그 차 말이에요?”


오랜만에 얼굴을 보게 된 세 여자들의 수다는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나도록 계속되었다. 그동안 센터에서 있었던 일이나 태국에서 겪은 일들을 주고받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세 사람, 그렇게 한참동안 대화를 나누던 힐러는 문득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서영희에게 말했다.


“언니, 근데 정말 스캐너는 아무런 말이 없는거에요?”

“말? 무슨 말?”

“아이 아버지잖아요. 그럼 언니에게 무언가...”


서영희는 힐러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사람이 해야 할 말이 뭐가 있겠어. 그냥 이대로.... 나는 아이 키우며 살고, 그 사람은 그렇게 살고.... 그러면 되는거야.”

“언니! 그게 지금....”


뭐라고 한소리를 하려는 힐러의 팔을 붙잡으며 조용히 고개를 젓는 오라클, 그러자 고구마를 100개는 먹은 듯한 답답함을 느낀 힐러는 애꿏은 자기 가슴을 주먹으로 팍팍 때렸다.


“저기...언니, 우린 잠깐만 나갔다 와도 돼요?”

“그래, 그렇게 해.”


결국 힐러를 방 밖으로 끌고나온 오라클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연수야, 언니한테 그런건 왜 자꾸 물어?”

“왜 묻냐고? 답답하니까 묻지! 언니, 스캐너한테 당장 전화 좀 해봐.”

“전화하면 뭐 어쩌려고? 연수야, 이건 영희언니와 도혁이 둘이서 해결해야 할...”

“그럼 언니가 저렇게 미혼모로 살게 놔두자고? 고작 2층 위에 애아빠가 버젓이 있는데도? 하여간 스캐너도 참 웃겨! 여자 하나 임신시키고도 몰랐으면 지금부터라도 잘해야하지 않아?”


영희가 있는 방 밖으로 나오자 속에 있는 말을 다 끄집어내는 힐러, 하지만 그녀의 뒤를 본 오라클은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 연수야.... 일단 그 말은 나중에 우리끼리 하는게....”

“내가 뭐 틀린 말이라도 했어!? 아니 막말로, 자기 애를 낳은 여자가 나타났으면 책임질 생각부터 해야하는거 아냐? 근데 청혼은 둘째치고라도 지금 어디에 가있는건데!!? 하여간 되먹지 못해가지고는....”

“그게...”


그 순간, 힐러의 등 뒤에서 낯익은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해, 되먹지 못한 놈이라서.”

“스, 스캐너...? 대체 언제부터....”

“뭐, 처음부터 듣기는 했는데....”

“하하하....그게.... 아씨! 나도 이젠 몰라! 스캐너, 솔직히 내 말이 맞는 말 아냐!? 내 말이 틀려?”


힐러가 따져 묻자 잠시 뭔가를 생각하던 도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내 아이를 낳은 여자를 저렇게 혼자 놔두는 놈은 정말 되먹지 못한 놈이겠지.”

“도혁아, 연수 말은 신경쓰지마. 그냥 연수도 홧김에...”

“그래서 내가 데리고 살려고.”

“뭐?”

“영희씨는 안에 있지?”


방문을 노크하더니 말없이 안으로 들어가는 도혁, 그 모습을 보고있던 힐러와 오라클은 서로를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데리고 살거라고 말한거지?”

“응, 나도 그렇게....”





서영희의 방으로 들어간 도혁은 앙증맞은 아기침대를 매만지며 서영희에게 말했다.


“신기하네요. 이렇게 작은 침대라니...”

“.....”

“영희씨, 왜 아무런 말이 없어요?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많지 않아요?”

“내가 무슨 말을 하겠어요. 그냥....도혁씨가 하고 싶은대로 해요.”

“흠....뭘 하라는 거에요?”

“아니...그렇다고 꼭 뭘 하라는게 아니고...”


서영희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자 그 모습을 귀엽게 바라보며 웃는 도혁, 서영희는 그 눈빛이 조금 부담스러웠는지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리며 도혁에게 말했다.


“제 말은, 원해를 핑계로 당신에게 매달릴 생각은 없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다는거에요.”

“이제 걱정할 일은 없어요. 내 모든 걱정은 당신을 찾는 순간 모두 날아가버렸으니까.”


다른 곳을 향한 서영희의 어깨를 붙잡으며 똑바로 돌려놓는 도혁, 그렇게 서영희와 두 눈을 맞춘 그는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말했다.


“영희씨, 내가 어제 한 말 잊었어요? 난 이제 절대로 당신을 혼자두지 않아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가 만사를 다 팽개치고 영희씨 손을 붙잡고 있겠다는 뜻은 아니에요. 난 센터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해야 하고, 그러다보면 센터를 나가는 일도 비일비재하니까요. 하지만....”


도혁은 자신의 가슴을 짚으며 말했다.


“여긴 항상 당신과 같이 있을거에요.”

“도혁씨, 꼭 그러지 않아도....”

“지난 1년간 당신을 혼자 지내게 한 죄, 앞으로 내가 평생 같이 살며 갚을거에요. 국정원장님께 들었어요. 나를 대신할 원해를 낳으려고 모두를 떠났다면서요? 이젠 그럴 필요 없어요. 나도, 원해도, 이제 모두 당신의 가족이니까.”

“도혁씨....”


도혁은 안쪽주머니에서 꺼낸 작은 케이스를 서영희에게 내밀며 말했다.


“이거, 받아줄래요?”

“이건 설마...”


딸깍!


도혁이 뚜껑을 열자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반지, 그것을 본 서영희는 어쩔줄 모르는 표정을 지으며 도혁을 바라보았다.


“도혁씨....”

“원래는 백화점 쥬얼리샵에서 제일 비싸고 화려한 반지를 사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영희씨에게 제일 잘 어울리는 반지는 이 반지일 것 같아서 서영호 실장님에게 특별히 부탁했어요. 영희씨, 나와 결혼해줘요.”


도혁의 말을 들은 영희는 케이스 안에 들어있는 반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무런 무늬도 없고 광택도 나지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신비한 빛이 감도는 은색의 반지, 그것이 뭔지를 깨달은 서영희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르타늄으로 만들어진 반지라.... 확실히 나에게 제일 잘 어울리는 반지네요.”

“받아주는거에요?”

“.....”

“아직도 망설이는거에요? 아니면 분위기가 좀 아닌가? 그렇다면...”


도혁은 한쪽 무릎을 꿇으며 서영희에게 말했다.


“서영희씨, 제 청혼을 받아주시겠습니까?”

“.....하나만 물어볼게요.”

“얼마든지요.”

“날....사랑해요?”


도혁은 세상 따뜻한 미소를 그리며 영희의 물음에 답했다.


“영희씨도 알겠지만 지난 1년간 나는, 두 여자를 그리워하며 살았어요. 하지만 언젠가부터 내가 그리워하는 사람은 단 한사람이었죠. 바로...영희씨였습니다.”

“도혁씨....”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왼쪽 손을 내미는 서영희, 그러자 도혁은 세상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그 손가락에 아르타늄 반지를 끼웠다.


“아주 가끔씩 이런 순간을 상상할 때가 있었어요. 물론 그때마다 내 자신을 질책했죠. 넌 양심도 없냐고, 그건 네 욕심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면서....”

“이제 그런 상상은 안해도 되고, 자신을 질책하는 짓은 더더욱 할 필요도 없어요. 우리 둘이 함께라는 것, 이제 그것이 현실이니까요.”


도혁의 넓은 두 팔이 영희의 어깨를 살포시 안았다. 그러자 도혁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며 두 눈을 감는 서영희, 1년 만에 다시 만난 남녀는 그렇게 서로를 마음속에 새겨나가고 있었다.


작가의말

경험이 없다보니 청혼하는 부분에서 너무 오래걸려버렸네요...ㅠㅜ

그래도 이제 끝이 보이고 있으니 힘이 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95 혼연무객
    작성일
    18.06.08 10:09
    No. 1

    생각해보니 스페이스가 죽어서 그 능력이 원해에게 가서 할텐데...

    스페이스가 살았으니
    다른능력을 가지게 되거나 능력이 없게 되는건가..

    아님 원래도 스페이스는 살았을지도 어느순간 죽었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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