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역전거지의 서재

시메트리[생각을 읽는 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역전거지
작품등록일 :
2016.03.15 16:14
최근연재일 :
2019.01.31 15:15
연재수 :
383 회
조회수 :
560,197
추천수 :
8,859
글자수 :
3,079,228

작성
18.05.11 22:50
조회
290
추천
3
글자
21쪽

분노하는 한도혁

DUMMY

골든트라이앵글, 북쪽 숲


팟!


원래 대기하고 있던 메콩강 북쪽 숲으로 다시 돌아온 스페이스는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멀리서 번쩍거리는 푸른빛을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프로펫과 싸우고 있는 저 놈은 분명 한도혁인데, 어떻게 저 정도 위력의 언파워를.... 젠장! 지난번에 만났을 때 그전보다 훨씬 강해졌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저 정도였을 줄이야..... 하지만 이제 모두 끝이다 한도혁, 네놈의 약점을 찾아냈으니까.”


멀리서 프로펫과 싸우고 있는 도혁을 잠시 노려보던 스페이스는 주머니에서 작은 무전기 하나를 꺼내 버튼을 눌렀다.


“피닉스, 장종호는 처리했습니까?”


-스페이스? 이런 망할! 대체 어디에 쳐박혀 있다가 이제야 연락하는거야!!


“죄송합니다. 잠시 다른 쪽을 추적하느라.... 장종호는 처리했습니까?”


-동쪽 어딘가로 사라졌는데 지금 싸우고 있는 중이라 찾기가 힘들어. 스페이스, 네가 찾아보도록 해.


“싸워요? 누구랑 싸우고 있는겁니까?”


-그걸 내가 너한테 일일이 다 설명해야해? 시키면 시키는 일이나 해!!


뚝!



연락이 끊어진 무전기를 잠시 바라보던 스페이스는 짜증섞인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하여간 성질머리하고는.... 어디보자, 동쪽이라 그랬던가? 그렇다면 저 언덕너머라는 얘기인데....”


조금 멀리 떨어진 모래언덕에 시선을 고정한 스페이스는 그대로 점프를 뛰었다.










메콩강 동쪽, 모래언덕 너머


스페이스와의 무전을 일방적으로 끊어버린 피닉스는 자신의 앞에서 뛰어다니는 은색덩어리를 향해 연속으로 권총을 발사했다.


탕! 탕! 콰아아앙!


“쳇! 한발밖에 안 맞은건가? 저 망할놈의 언파워만 아니었어도 두발 다 맞았을텐데....”

“크윽!!!”


촤라라라락!


데미지가 컸는지 신음소리와 함께 흩어진 파편들을 다시 모아 땅속으로 스며드는 머큐리, 그 모습을 본 피닉스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아, 또 땅속으로 들어가는거야? 대체 이게 몇 번째인지.....그냥 그대로 도망치는게 어때?”


다시 땅속으로 숨은 머큐리는 어느새 눈에 띄게 둔해진 자신의 몸을 느끼며 생각했다.


‘젠장, 시간이 지날수록 나만 점점 지쳐가고 있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하는데...’


다친 몸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점만 놓고 본다면 피닉스와 머큐리의 능력은 매우 흡사해보였다.

하지만 그 둘의 능력은 결정적인 부분에서 달랐다. 그것은 바로 몸의 형태만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머큐리와는 다르게 피닉스는 몸을 ‘회복’한다는 것이었다.


원래 형태로 돌아가는 것과 원래대로 회복되는 것의 차이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고 데미지가 누적되는 머큐리와는 달리 입에서 거친 숨소리조차도 나오지 않는 평온한 모습의 피닉스, 지금 머큐리가 땅속으로 숨은 이 순간에도 둘의 전력차이는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었다.


‘언파워로 보호를 해봤자 모든 부위를 막기는 힘들고.... 젠장! 내가 프로펫 선배의 풀아머 같은 기술만 할 수 있었어도.... 응? 가만, 내가 언파워를 더 늘릴수는 없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순간 뭔가가 떠오른 머큐리는 모래 속에 퍼져있는 자신의 몸을 다시 한번 끌어모으며 생각했다.


‘어차피 이판사판이야, 이대로 말려 죽느니 뭐라도 해보는게 백번 낫겠지.’











한편, 머큐리가 시킨대로 한 교회에 숨어든 장종호는 낡아서 다 부서지기 직전의 교탁 밑에 몸을 웅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천하의 장종호 신세가 어쩌다 이렇게....”


스파이어의 시메트러들의 강함에 매료되어 그들을 따른 것이 벌써 수 년 째, 하지만 결국 스파이어에게 목숨이 노려지고 그들의 적이었던 센터의 도움으로 몸을 숨기는 신세가 되어버린 장종호는 스파이어를 따랐던 지난날들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하긴, 나 정도는 쓸모가 없어지면 언제든지 죽일놈들이라는 것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 내 욕심에 눈이 멀어 애써 모른척 했을 뿐... 가만, 근데 정말 이대로 센터놈들을 믿어도 되는건가?”


사람이 쉽게 변하지는 않는지 이런 상황속에서도 또다시 마음 한구석에서 자라나는 끝도 없는 의심들, 잠시 고민을 하던 장종호는 미간을 좁히며 중얼거렸다.


“확실히 스파이어 놈들에게 잡히는 것 보다는 센터 놈들이 더 낫긴 한데.... 아니, 스캐너라는 그 놈도 내 머릿속에서 원하는 정보를 빼내면 날 살려두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물론 지금 나에게 제일 나이스한 경우의 수는 그 누구에게도 잡히지 않는건데....”


교탁 밑에서 살짝 고개를 내밀더니 교회 밖의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는 장종호, 그는 밖에서 이렇다 할 소리가 들리지 않자 천천히 교탁 밑에서 나와 창가 쪽으로 다가갔다.


‘참고로 얌전히 숨어있는게 좋을거야. 스파이어의 시메트러가 아직 다 나타난게 아니니까.’


창밖을 살피며 머큐리의 마지막 말을 떠올리던 장종호는 다시 교회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래, 스파이어 놈들이 다 나타난건 아니지만 그 놈들이 꼭 여기에 있으란 법은 없잖아?”


잠시 교회 주변을 둘러보더니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 빠른 속도로 걷기 시작하는 장종호, 그는 한낮인데도 어두운 골목길을 둘러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좋아, 이렇게 으슥한 골목으로 다닌다면 그놈들이 나를 찾을 확률은 거의 없는거나 마찬가지일거야. 이대로 어떻게든 항구까지만 간다면....”

“확실히 그렇게만 된다면 살 수도 있겠군.”

“그치? 크하하핫! 역시 내 머리는... 가만! 이 목소린 설마....”


바로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무심코 대답을 하던 장종호는 침을 꿀꺽 삼키며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너, 너는....!”

“안그래도 이 넓은 곳을 모두 수색하자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었는데 제 발로 밖으로 나와주다니, 참으로 고맙군. ”

“사...살려주십시오! 그동안 당신들이 시키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지 않았습니까? 제발 그간의 공을 생각해서...”


장종호의 뒤에서 나타난 사람은 스페이스였다. 피닉스가 알려준대로 언덕너머에 있는 민가와 골목들을 뒤지고 있던 그는 마침 교회에서 나오는 장종호를 발견하게 되었고, 보자마자 순간이동을 사용해 바로 그의 뒤로 따라붙은 것이었다.


“그래, 물론 난 너를 잘 모르지만 그동안 스파이어를 위해 여러 일들을 해왔다는 얘기는 들은적이 있다.”

“네! 그렇습니다! 제 목숨만 살려주신다면 앞으로도....”


약간 안도하는 표정을 지으며 스페이스에게 고개를 숙이는 장종호, 하지만 스페이스는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장종호에게 말했다.


“머저리 같은 놈, 우리가 네놈을 죽여야하는 이유가 바로 네놈에게 시킨 그 일들 때문이야. 그런데 굳이 다시 그 사실을 확인시켜 주다니....”

“아, 아니 저는...”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눈동자를 굴리기 시작하는 장종호, 하지만 그의 앞에 있는 스페이스는 애초부터 설득이나 애원이 통할 사람이 아니었다.


푸욱!


장종호의 배를 뚫고 반대쪽 등으로 튀어나오는 뾰족한 칼날, 그의 배에 단숨에 칼을 박아넣은 스페이스는 장종호의 귓가에 입을 가까이 대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무 원망은 하지 마라, 강한 힘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너 같은 쓰레기들의 최후는 원래 이런 법이니까.”

“이 개새...끼...들...”


츄우욱!


단도를 뽑자마자 장종호의 배에서 분수 같이 뿜어져 나오는 붉은색의 피, 그것을 보며 살짝 인상을 찡그린 스페이스는 쓰러진 장종호의 윗옷에 칼을 슥슥 닦고는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컥! 스파이어....이 망할.... 크윽!”


스페이스가 사라지고 골목길에 혼자 남게 된 장종호는 아득히 멀어져가는 정신을 간신히 붙잡으며 칼에 찔린 배에 손을 올렸다.


‘이런 씨팔, 살기는 이미 글러먹은건가? 그냥 머큐리 근모이 한 말대로 교회에서 숨어나 있을걸...’


복부의 상처에선 계속해서 다량의 피가 밖으로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이미 흘린 피도 너무나도 많았다. 의사가 바로 옆에 있다면 모를까 그 상태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 장종호는 이를 악물며 팔을 움직였다.


“이, 이대로 죽을 수는....”


사력을 다해 손가락을 움직이며 바닥에 무언가를 적는 장종호,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손은 몇글자 채 적기 전에 축 늘어지며 힘을 잃어버렸다.
















조금 멀리있는 땅속에서 튀어나오는 머큐리를 발견한 피닉스는 의아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뭐야? 아까처럼 내 발밑에서 솟아오를 줄 알았는데 아니네? 그래야 한 대라도 더 때릴 수 있지 않아? 하긴, 어차피 상관없겠지. 뭘 하든지 아무 소용도 없을테니 말이야. 호호호호호!”“어디 한번 마음껏 웃어보십시오. 마지막 웃음일테니까.”

“이야~ 그렇게 말하는걸 보니 뭔가 방법이라도 떠올랐나봐?”

“컨센트레이트!”


차라라라락!


순식간에 둥글게 뭉치더니 그대로 인간의 형태로 바뀌며 뒤쪽을 향해 날아가는 머큐리, 그러면서 그의 두 은색 다리가 꾸물거리는 듯하더니 스프링의 형태로 변하였다.


“스프링레그!”


뒤로 날아가 나무를 디디자 관성으로 인해 길이가 줄어들며 조여지는 스프링 다리, 그것을 본 피닉스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양손에 든 권총의 총구를 앞으로 내밀었다.


“이젠 하다하다 별짓을 다하네. 그래봤자 지금처럼 느려진 속도로 이 총을 피하는건 불가능할텐데 말이야.”

“누가 피한다고 했습니까?”

“안 피하면 어쩌려고? 설마....내 총알을 막겠다는거야? 그 짧은 사이에 풀아머라도 익히셨나보지?”

“아직 제 실력으로는 언파워로 전신을 다 보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보호해야할 부위를 최소화하는 것은 가능하죠. 아이언스틱!”


촤라라라락!


스프링의 반발력을 이용해 세찬속도로 튕겨져나가며 또다시 형태를 변환시키는 머큐리, 점점 길어지는 그의 모습을 본 피닉스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아, 대체 그 길쭉한 모양은 또 뭐야? 국기라도 매달려고? 뭘 하려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내 총에 맞으면..... 이런 망할!”


점점 막대기처럼 변해가는 머큐리의 모습을 보며 비웃던 피닉스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머큐리가 하려는게 무엇인지를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피닉스를 향해 날아오는 머큐리의 형태는 아주 길다란 봉의 형태였다. 하지만 그것이 봉으로 보이는 것은 어디까지나 옆에서 볼 때의 모습일 뿐, 정면에서 바라보는 피닉스의 시선에선 지름 20cm정도의 자그마한 원이었다.


치지지지직!


피닉스를 향해 날아가는 은색 봉의 끝부분이 푸른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고작 지름 20cm 밖에 되지 않는, 말 그대로 손바닥만한 언파워였다.

하지만 그 언파워는 머큐리의 온몸을 커버하기에 충분한 크기였다. 피닉스가 일직선 무기인 총으로 맞출수 있는 곳은 오직 하나, 은색 봉의 머리 부분이 전부였기 때문이었다.


탕! 탕!탕! 쿠아아아앙! 쾅!


푸른색으로 폭발하는 총알들을 언파워로 방어하며 피닉스를 향해 날아가는 은색의 봉, 피닉스는 이를 악물며 계속 총을 쏘았지만 언파워를 두른 부분밖에 보이지 않는 피닉스로서는 그 어떤 방법도 없었다.


“언파워를 몸만큼 확대할 수 없다면 보호해야 할 부분을 언파워만큼 줄여버리면 되는 일이죠. 일직선으로 밖에 공격할 수 없는 당신을 상대로 보호해야할 곳은 단 하나, 바로...”


퍼어어억!


언파워를 씌운 은색봉의 머리가 피닉스의 가슴을 강타했다.


“전면뿐입니다.”

“꺄아아악....!”


츄르륵!


피닉스의 가슴을 강타하자마자 다시 인간의 형태로 돌아오는 머큐리, 그는 바닥에 쓰러지는 피닉스의 양 팔을 자신의 무릎으로 짓누르며 그녀의 몸 위에 올라탔다.


“이..이거놔!! 당장 안내려와!!?”

“미안합니다. 저도 이러고 싶지는 않지만 빨리 당신을 처리하고 동료들을 도와야해서...”


자신을 깔아뭉개고 있는 머큐리에게 분노하며 있는대로 몸부림치는 피닉스, 하지만 팔을 짓눌린 탓에 머큐리에게 총구를 겨누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고,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악을 쓰며 머큐리를 노려보는 것이 전부였다.


추륵, 스르르륵-


조금 꿈틀대는 듯하더니 날이 예리하게 서있는 검의 모양으로 바뀌는 머큐리의 양 손, 밑에 깔린 채로 그 모습을 바라보던 피닉스는 입술을 피가 날 정도로 깨물며 머큐리를 노려보았다.


“.....또 날 죽이려고?”

“어차피 당신은 살아나지 않나요? 물론 죽음의 고통을 느끼게 하는 것은 미안합니다.”

“개새끼.... 그래! 어디 한번 죽여봐! 또 다시 살아나면 그땐 네놈을 갈기갈기 찢어서 죽여버릴테니까!!”


자신을 깔고 앉은 머큐리를 표독스런 눈빛으로 노려보며 온갖 독설을 퍼붓는 피닉스, 그 모습을 무표정한 은색얼굴로 내려다보던 머큐리는 칼 모양으로 변형시킨 자신의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그럼, 다음에 다시 살아나면 그때 뵙죠. 하아앗!”


머큐리는 자신의 밑에 깔린 피닉스의 머리를 향해 칼로 변한 팔을 힘껏 내리쳤다.


채애애앵!


“다, 당신은...”“같지도 않은 금속덩어리가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군.”


갑자기 나타나더니 머큐리의 칼을 단검으로 막아서는 사내, 그는 장종호를 처리하고 곧바로 이곳으로 달려온 스페이스였다.


치지지직!


머큐리의 칼과 맞닿아있는 단도를 휘감는 푸른색의 스파크, 그것이 고농축 언파워라는 것을 모를리 없던 머큐리는 순식간에 온몸을 변형시키며 뒤쪽으로 튀어올랐다.


“재밌군, 내 앞에서 도망이라니....”


팟!


땅에서 발을 떼어내자마자 머큐리의 바로 뒤쪽으로 순간이동하는 스페이스의 신형, 그러자 머큐리는 조금 전과 똑같이 몸을 길쭉하게 만들며 제일 앞쪽 끝부분에 푸른색 언파워를 덧씌웠다.


“미안하지만 이런 방법은 나에게 통하지 않아, 왜냐하면...”


팟!


또다시 사라지는 스페이스의 신형, 그가 다시 나타난 곳은 길쭉한 형태로 변한 머큐리의 바로 위였다.


“난 전 방위에서 나타날 수 있거든.”


콰지지직!


“끄아아아!!!”


털썩!


고농축 언파워를 두른 단도로 몸 한가운데를 정통으로 꿰뚫려버리자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에 쓰러지는 머큐리, 다시 바닥에 착지한 스페이스는 피닉스가 있는 쪽을 바라보며 물었다.


“피닉스, 괜찮습니까?”

“지금 이게 괜찮아보여!? 대체 어딜 쳐돌아다니다가 이제야 나타난거야!!”

“그건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제 손을 잡으시죠.”

“손? 손은 왜?”

“방금 장종호를 처리하고 오는 길입니다. 이제 목적을 달성했으니 이곳에 있을 필요가 없죠.”


피닉스는 스페이스의 말에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갈거면 너 혼자서나 가! 난 저 새끼를 죽여야겠으니까!”

“죄송하지만 지금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이곳으로 오기 전에 저쪽 언덕너머의 상황을 보고 왔는데, 지금 저쪽 상황이 좀 급해서 말이죠.”

“언덕너머가 대체 왜? 어!? 너 이거 안놔!?”


피닉스는 갑자기 자신의 몸을 끌어안는 스페이스를 향해 있는대로 소리를 질렀다.


“이 망할새끼가 어딜 만지고 지랄이야! 당장 날 내려놓지 못해!!?”

“워프!”


팟!


땅에서 두 발을 떼자마자 팟! 하는 소리와 함께 사라지는 두 사람, 그리고 간신히 몸의 조각들을 다시 모아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머큐리는 쿨럭거리는 기침소리와 함께 멀리 떨어진 교회를 보며 중얼거렸다.


“콜록! 큭! 장종호가, 결국 놈의 손에.... 이런 망할!!”









한편, 레이븐에게 당한 수차례의 공격에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버린 윈드는 입에서 검붉은 피를 토해내며 무릎을 꿇었다.


“이, 이럴 리가.... 내가 너 같은 새끼에게....”

“뭐야, 이제 기체상태로 변신도 할 수 없는건가?”

“죽여버릴거야....”

“우와~ 죽여버린다는 소리를 무릎 꿇은 채로 하고 있으니 더 무서운데?”


휘이이-탁!


공중에서 땅으로 내려온 레이븐은 오른쪽 이블사인에 언파워를 불어넣으며 말했다.


“저승에서 윈드워커를 만나면 전해줘라, 나에게 일찍 당한게 다행이었다고 말이야.”

“......”


아랫입술을 깨물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레이븐을 노려보는 윈드, 하지만 그녀에겐 한줌의 체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기체로 변하기는 커녕 제대로 일어서기도 힘든 상황, 그런 그녀를 구원한 것은 스페이스였다.


팟!


“윈드, 내 손을 잡아.”

“스, 스페이스....”

“누가 그렇게 놔둘줄 아느냐!!?”


갑자기 스페이스가 나타나자 여유로운 표정을 지우며 전속력으로 윈드를 향해 날아가는 레이븐, 하지만 그가 아무리 빠르다 해도 순간이동보다 빠를 수는 없었다.


팟!


“이런 망할!! 다 잡았는데!!”










캬앙! 컁! 크아아앙!


엄청난 밀도의 언파워를 뿌리며 프로펫과 맞서싸우던 도혁은 유난히 거칠어진 프로펫의 숨소리를 느끼며 생각했다.


‘시간은 확인할 수 없지만 벌써 10분이 다 되어가나보군. 좋아, 이대로 프로펫을 제압해서 한국으로 데려가기만 한다면 뭔가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하아, 하아....”


잠시 거친 숨을 내뱉으며 뒤로 물러난 프로펫은 미간을 좁히며 도혁을 바라보았다. 도혁의 예상대로 그의 풀아머는 남은 유지시간이 1분도 남지않은 상황, 게다가 풀아머를 사용한 시간만큼 체력도 빠른 속도로 소모되고 있었다.


도혁과 프로펫의 전투는 그야말로 치열한 싸움이었다.

4초 뒤를 읽는 능력과 생각을 읽는 능력이 맞물리며 서로에게 어떠한 공격도 허용하지 않는 그 싸움은 서로에게 굉장한 피로감을 선사하고 있었다.

결국 둘의 싸움은 누가 먼저 지치냐의 되어버리고 말았는데, 그 체력전에서 승기를 잡아나가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도혁이었다.


“상당히 지친 것 같군요. 하긴, 그 체력손실이 어마어마한 풀아머를 여태까지 유지했으니...”

“닥쳐라! 나는...윽!‘


치지지직!


갑자기 프로펫의 몸에서 사라지기 시작하는 언파워 방어막, 도혁은 혹시나 조금전처럼 언파워를 모으는게 아닐까하는 의심을 했지만 언파워가 사라지는 모습 자체가 조금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한쪽부터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희미해지며 금이가기 시작하는 언파워 방어막, 도혁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더 이상 언파워도 유지할 수 없나보군요.”

“스캐너....! 네놈!!!”


더 이상 한줌의 언파워도 쓸 수 없을 만큼 지친 프로펫은 도혁을 노려보며 이를 바득바득 갈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모든 체력을 소모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 아무리 4초 뒤의 미래를 본다고 하더라도 언파워를 사용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었다.


팟!


“프로펫! 점프를 뛰어요! 당장!”

“스페이스?”


화아아아악!


갑자기 나타나더니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스페이스를 본 프로펫의 두 눈동자가 하얗게 변하였다. 그러자 그의 눈에 펼쳐지는 4초 뒤의 상황, 그것을 본 스페이스는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제자리에서 점프를 뛰었다.


“아무래도 대결은 나중으로 미뤄야겠군. 나중에 다시보자구, 스캐너.”

“거기서! 당신은 나와....!”


점프를 뛴 프로펫을 감싸안으며 두 발을 땅에서 떼는 스페이스, 도혁은 그 둘을 잡기 위해 전속력으로 달렸지만 둘의 신형은 팟! 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이런 망할!! 프로펫을 다 제압했었는데...!”

“스캐너! 설마 프로펫도 스페이스 놈이 데려가버린겁니까?”

“뭐? 그럼 너와 싸우던 윈드도.... 레이븐! 어서가서 지니와 천리안을 잡아! 당장!!!”

“네!”


휘휘휘휙!


도혁의 명령에 수빈과 싸우고 있는 지니를 향해 전속력으로 날아가는 레이븐, 하지만 지니의 곁에는 이미 스페이스가 당도해있었다.


팟!


“이런 씨팔! 다 잡았는데!!!”

“블라인드님! 천리안을 붙잡으세요! 당장!!”


마지막으로 남은 스파이어의 시메트러인 천리안과 싸우고 있는 블라인드에게 목청껏 소리치는 도혁, 하지만 어느새 천리안의 옆에서 다시 나타난 스페이스는 천리안을 향해 두 손을 뻗으며 외쳤다.


“천리안! 땅에서 두 발을 떼세요! 어서!”

“이런 씨팔!!!”


도혁의 입에서 욕지거리가 튀어나왔다. 간신히 스파이어를 상대로 승리를 하는가 싶었는데 스페이스의 능력으로 모두를 놓치게 된 상황, 레이븐과 블라인드가 전속력으로 천리안에게 달려들고 있었지만 스페이스의 손은 이미 천리안의 몸에 닿기 바로 직전의 상황이었다.


“어? 처, 천리안! 지금 무슨...!”


상체를 반대쪽으로 기울이며 자신을 붙잡으려는 스페이스의 손을 피해버린 천리안, 그는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스페이스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며 말했다.


“윈드를 데려갈때부터 이 눈으로 다 봤어! 날 네 마음대로 데려갈 생각은 하지마라 스페이스! 난 오늘 저 노인네를 죽여야하니까!!”

“천리안!!!!”


작가의말

또 연참생각으로 열심히 노력을 해봤는데 21페이지라는 분량이 나오는군요.

연참하기도 애매하고 하나로 올리기도 애매한...ㅠㅜ

그냥 하나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시메트리[생각을 읽는 형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29 하이바 18.07.26 267 3 16쪽
328 하이바 18.07.20 297 6 16쪽
327 결혼식 +1 18.07.20 527 4 18쪽
326 결혼식 +1 18.07.17 313 5 14쪽
325 결혼식 18.07.13 281 5 14쪽
324 결혼식 18.07.10 292 4 15쪽
323 결혼식 18.07.04 329 4 16쪽
322 결혼식 18.06.29 280 5 18쪽
321 결혼식 18.06.29 271 3 18쪽
320 결혼식 18.06.26 244 2 14쪽
319 결혼식 18.06.21 274 5 16쪽
318 결혼식 18.06.20 281 4 16쪽
317 결혼식 18.06.15 303 5 16쪽
316 결혼식 18.06.12 269 4 15쪽
315 결혼식 +1 18.06.08 465 5 17쪽
314 결혼식 18.06.06 289 4 14쪽
313 분노하는 한도혁 +2 18.05.30 293 5 19쪽
312 분노하는 한도혁 18.05.30 241 3 15쪽
311 분노하는 한도혁 18.05.30 238 2 15쪽
310 분노하는 한도혁 18.05.30 256 2 16쪽
309 분노하는 한도혁 18.05.24 317 4 16쪽
308 분노하는 한도혁 18.05.18 273 4 16쪽
307 분노하는 한도혁 18.05.18 259 4 14쪽
306 분노하는 한도혁 18.05.16 247 4 15쪽
» 분노하는 한도혁 18.05.11 291 3 21쪽
304 분노하는 한도혁 18.05.09 286 3 18쪽
303 사진 속의 그녀 18.05.02 296 4 15쪽
302 사진 속의 그녀 18.05.01 261 2 14쪽
301 사진 속의 그녀 18.04.27 322 3 17쪽
300 사진 속의 그녀 +3 18.04.24 316 5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