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대형 출판사들의 편집장들이 입을 모아 말하길, 베스트셀러의 조건 중 하나는 '차별'이라고 합니다.
이 차별이라는 단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할 수도 있지만 쉽게 말하면 '독창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독창성이라는 것이 A에서 Z까지 완전히 다른 작품과 궤를 달리하는가, 묻는다면 그건 No라고 하겠습니다.
많은 습작가들이 '독창성'이라는 말의 함정에 빠져서 대중의 공감이라는 더 큰 코드를 저버리는 우를 범하곤 합니다.
인간과 고릴라는 생물학적으로는, 같은 유인원 영장류에 속합니다.
단지 생물학적인 견해로 두 종의 차이를 본다면 DNA가 고작 3%만 다르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3%의 차이가 엄청난 결과를 낳아서 인간은 지배종으로 진화했습니다.
언뜻 작아보이는 차이인지도 몰라도 거기서 파생하는 결과물은 이렇듯 엄청나게 바뀔 수 있습니다.
비슷해보이는 디자인이라도 어떤 색상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고,
같은 멜로디, 화음의 구성이라고 하더라도 비트(리듬)을 어떻게 바꾸어 편곡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들리는 법입니다.
글/이야기도 마찬가집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많은 창작물에서 지겨울 정도로 다룬 소스 중 하나가 '콩쥐팥쥐' 모티브입니다.
그런데 만약에 여기서 알고보니 팥쥐가 콩쥐보다 더 착한 캐릭터였다면? 하는 1%의 변화를 주는 겁니다.
계모의 사주를 받아 늘 콩쥐를 괴롭힌다고 여겼던 팥쥐로 그려졌지만,
사실은 계모 앞에서만 그러고 뒤에서는 물심양면으로 콩쥐를 도와주는 착한 언니였다면, 하는 가정입니다.
단지 그 미미한 변주만으로도 사람들은 이야기가 신선하다고 여깁니다.
그것은 결코 작은 변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팥쥐의 캐릭터를 조금 비틀면, 거기서 파생하는 전체 이야기에 영향을 주는 까닭입니다.
시작은 1%의 변화를 준 것이지만 결과는 100%변화를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됩니다.
종종 보면 많은 습작가들이 그 작은 1%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99% 다 바꾸려고 시간을 허비합니다.
지나치게 큰 그림만 생각하고, 덩치만 좇다보니 결국 제대로 된 하나를 얻기 힘들죠.
독창성이라는 단어는 매우 매력적입니다.
그런데 그 독창성을 얻기 위해 뜬구름잡듯 너무 높은 것, 혹은 큰 걸 좇다보면
여러분이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시작은 미미하더라도 결과가 창대할 수 있듯이 1%의 독창성은 나머지 99%를 채우고도 남습니다.
그러니 한번쯤은 사고의 전환을 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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