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여전히 3류다. 이 나라는.

 

KBS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민족의 영웅 '이순신'을 욕되게 했다는 이유로 제목 변경 가처분 신청이 들어갔단다.

여기에 제작사는 변경불가 방침을 고수하며 작중 이순신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이순신과 다른 한자를 쓴다고 밝혔다.

자,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단지 위인의 이름을 빌렸다는 것만으로 문제를 삼을 수 있을까?

하여간에 이놈의 나라는 말로만 문화대국을 노래할 뿐이지 정작 현실에서는 여전히 3류 마인드가 지배하고 있다.

창작자의 사고를 억압하는 이런 풍토에서 무슨 뛰어난 작품이 나오겠는가.

설령 이 드라마가 현대극이 아닌 사극이고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삼았다 치더라도 결국 어디까지나 픽션이지 않는가.

예전에 어느 사이트에서 이 문제를 갖고 토론을 벌였던 적도 있지만 창작의 자유란 말은 정말 허울만 좋은 것 같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을 꼽으라면 단연 아브라함 링컨이다.

그런 링컨도 그들 문화에서는 다양한 캐릭터로 표현되고, 심지어 최근에는 뱀파이어 헌터였다는 설정까지 나왔다.

옆나라 일본의 예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이놈의 나라는 언제까지 낡아빠진 문화엄숙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을런지 참 갑갑하다.

창작자에게 자유를 허하지 않는 주제에 만날 창의적인 컨텐츠를 요구하는 이율배반적인 분위기.

이제 좀 질리고, 짜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