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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ty 님의 서재입니다.

너프 먹은 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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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ty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0
최근연재일 :
2021.08.18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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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5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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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전진을 위한 후퇴

DUMMY

“케인, 난 저 나무 녀석의 움직임을 눈으로 막아야 하니. 나 좀 업고 도망가줄래? 뒤를 보면서 달릴 수는 없잖아.”


아무 방비도 없이 무작정 도망치기 시작하면 파괴수 니드호그는 그들의 뒤를 맹렬히 추격하며 공격할 것이다.

그 위험을 알면서도 놔둘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유성은 지금 사용할 수 있는 염력으로 니드호그의 움직임을 봉쇄하려고 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유성 님을 제 어깨에 둘러메겠습니다.”


유성의 의도를 파악한 케인은 그를 오른쪽 어깨에 가볍게 둘러멨다.

그렇게 도망칠 준비를 완료한 유성은 옆에 있던 데이지와 로젠에게 말했다.


“두 분은 먼저 도망치세요. 저랑 케인이 최대한 뒤를 막으면서 따라갈 테니까요.”

“······알겠습니다. 로젠, 이 언니에게 업히렴. 서둘러 여길 빠져나가야 하니까.”

“아, 네. 데이지 언니.”


그 말을 들은 데이지는 로젠을 등에다 업고 서둘러 달려 나갔다.


“케인, 이제 우리도 튀자.”

“네, 유성 님.”


달려가는 데이지의 뒤를 따라 케인 역시 도망치기 시작했다.

유성 일행이 재빠르게 도망치자, 파괴수 니드호그는 본체를 보호하고 있던 나무뿌리들로 그들의 뒤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예상대로군.”


케인의 어깨 위에서 뒤를 바라보고 있던 유성은 자신들을 향해 덤벼드는 나무뿌리들의 움직임을 염력으로 멈추었다.

나무뿌리의 움직임이 강제로 멈추자 니드호그는 자신의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던 붉은 열매를 땅에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쓰레기 내리니까. 다들 조심하세요.”


루트 숲 전체에 광범위하게 뻗어져 있는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붉은 열매.

맞은 상대를 녹여버린다는 그 열매가 땅으로 떨어지자 유성은 같이 도망치고 있던 케인과 데이지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었다.


“유성 님, 앞쪽으로 떨어지는 열매들은 제가 막을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도 제 쪽으로 떨어지는 열매들은 제가 막을게요. 로젠, 내 몸을 꽉 붙잡아.”

“아, 알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모두가 현 상황을 인지하고 대비하자,


“네 피부······가 아니라 껍질에 양보해라!”


유성은 자신의 시야에 들어오는 붉은 열매들을 염력을 이용하여 니드호그의 본체인 나무줄기에 던져버렸다.

수많은 열매가 날아오자 니드호그는 염력에 의해 움직일 수 없는 뿌리 대신 땅속에서 숨어있던 새로운 뿌리들을 꺼냈다.


치이이이익.


붉은 열매와 나무뿌리가 서로 부딪히자 들려오는 소리.

그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녹아내릴 것 같았던 나무뿌리들은 빠른 속도로 재생하기 시작했다.


“······회복력 하나는 나처럼 끝내주는군.”


원래대로 금방 돌아온 나무뿌리의 모습에 유성은 니드호그가 가진 회복력이 자신의 가진 힘 이상임을 깨달았다.


유성이 골치 아픈 표정으로 니드호그의 본체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


쾅! 쾅!


케인과 데이지는 정면에서 날아오는 열매들을 없애고 있었다.

어느새 뽑아 든 데이지의 레이피어에서 번개가 뿜어져 나왔으며, 케인의 왼손에서 일어난 보랏빛 불꽃이 붉은 열매들을 잿더미로 만들고 있었다.


“이 열매들 살상력은 뛰어나지만, 내구성은 형편없네요.”


한 손으로 등 뒤에 업혀있는 로젠을 들면서 여유롭게 레이피어를 휘두르는 데이지의 말에 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 같습니다. 이대로만 간다면 무사히 이곳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니드호그의 나무뿌리 대부분은 유성에 의해 움직일 수 없었으며,

설사 땅 밑에서 새로운 나무뿌리가 솟아난다 해도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데이지와 케인이 그것을 피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


그렇게 유성 일행이 점점 파괴수 니드호그와의 거리가 멀어지자,


“응? 저 녀석, 더는 추격하지 않을 생각인가?”


붉은 열매를 떨어뜨린 이후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니드호그.

그 모습에 유성이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자, 밑에서 있던 케인이 입을 열었다.


“조금 전에 있었던 일 때문에, 저희의 추격을 포기한 게 아닐까요?”


나무뿌리들은 계속 가볍게 막히고, 나뭇가지에서 떨어뜨린 붉은 열매들은 오히려 반격 수단으로 이용당했다.

여태까지 일어났던 상황들로 봤을 때. 니드호그가 굳이 골치 아픈 유성 일행을 추격할 필요가 없었다.

나름대로 일리 있는 케인의 말에 유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쪽에서 그래 준다면 우리야 고맙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니드호그의 모습을 확인한 유성은 오른손에 끼고 있던 검은 장갑을 살며시 벗어 남아있는 초능력의 시간을 확인했다.

눈 부신 빛을 내며 흘러가고 있던 문신의 시계는 대략 1분도 남지 않은 상태였다.


‘하아······다행이다. 진짜 아슬아슬했네.’


얼마 남지 않았던 초능력 시간에 유성은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며, 이윽고 문신에서의 빛이 사라지는 순간 파괴수와 유성의 전초전이 끝을 맺었다.


***


유성 일행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파괴수의 뒤편에서 검은 가운의 모습을 드러냈다.


“흠, 이상한 일이로군.”


여태까지의 싸움을 땅속에서 몰래 지켜보고 있던 검은 가운은 유성의 힘에 놀라기도 했지만, 의아해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광폭룡 페르그스를 상대했을 때 사용했던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기에.


“이유를 모르겠군. 왜 그 기술을 사용하지 않은 거지?”


광폭룡을 한 방에 죽여 버린 그 기술이었다면 무한한 회복력을 가진 파괴수 조차 버티지 못했을 거다.

그 기술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던 검은 가운은 그때와 지금의 차이를 생각했다.


‘음······광폭룡의 그 기술을 맞았을 때는 높은 하늘에서 홀로 맞았지. 그렇다면 지금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땅속이어서 그런 건가? 공격 범위에 사람이 있어서?’


여태까지의 싸움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던 검은 가운은 유성이 주변 인물들의 안전을 최우선시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조금 전에 있었던 싸움에서 도주했던 이유도 파괴수 니드호그에 의해 주변 사람들이 다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었다.


‘가지고 있는 힘과 달리, 의외로 순한 구석이 있는 모양이로군. 그렇다면 그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게. 인질 하나 정도는 미리 잡아두는 게 좋겠어.’


그렇게 검은 가운이 유성의 빅뱅 대처법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사이, 그의 옆에 있던 파괴수는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 녀석 덕분에, 이 친구가 앞뒤 가리지 않고 모두 먹어 치우는 것 같으니. 오히려 이득인 셈일 수도 있겠어.”


원하는 먹이를 선택해서 섭취하는 파괴수 니드호그는 유성의 힘 때문에 결국 미식가의 자존심을 버리고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먹어 치우면서 성장하는 파괴수와 달리 그 주변에 있던 나무들은 점점 메말라가더니 이내 가루처럼 부서지기에 이르렀다.


루트 숲 전체가 황폐해지고 있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검은 가운은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모든 걸 먹어 치워라. 니드호그! 이 대륙에 있는 모든 것을 먹어 치우고, 로열 가든을 멸망시키는 거다.”


광폭룡과 함께했던 첫 번째 계획은 실패했지만, 파괴수와 함께하고 있는 두 번째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여기서 파괴수가 급속도로 성장하며 힘을 키우고 있으면, 마신 아베스타와 더불어 데모니아의 군대가 다른 한쪽을 괴멸시키고 들어올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아무리 유성이 있는 로열 가든이라도 멸망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


한편 파괴수 니드호그에게서 무사히 벗어난 유성 일행은 루트 숲을 벗어난 마도 열차로 귀환했다.

그들이 귀환하자 달리던 마도 열차는 잠시 산 중턱의 선로에 멈춰 섰다.


“데이지 공주님!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오오, 로젠! 내 사랑스러운 딸아!”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생사를 알 수 없었던 데이지와 로젠이 무사히 귀환하자, 소피아와 블릿 부부가 안도하는 표정으로 두 사람을 맞아주었다.


“소피아, 내 걱정 많이 했지? 걱정시켜서 미안해.”

“아버님, 어머님. 소녀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두 사람이 웃으며 다가오자, 소피아와 블릿 부부는 각각 기다리고 있었던 소중한 사람들에게 다가가 포옹했다.

그 모습을 훈훈하게 지켜보던 유성은 자신의 옆에 있는 케인에게 웃으며 말을 걸었다.


“케인, 네가 정말 고생 많았어.”

“아닙니다. 별것도 아니었습니다.”


케인은 악마의 각인과 악마의 손길을 계속 사용하여 유성 일행을 마도 열차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그들이 무사히 돌아오는 데 성공하자, 걱정하고 있었던 루델이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유성 형, 스승님.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이에요.”


무사히 돌아온 두 사람의 모습에 루델이 안도하는 표정을 짓자, 유성은 그의 푸른 머리카락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루델도 무사해서 다행이야. 조금 전에 하늘에서 떨어지던 붉은 열매를 전부 피한 모양이구나.”


조금 전에 하늘에서 대량으로 떨어지던 붉은 열매가 달리던 마도 열차에도 영향을 끼쳤을 거라고 유성은 생각하고 있었다.

그 점에 대해 묻자 루델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셀레네 님 일행이 전부 막아주셨어요.”


마도 열차를 타고 있었던 셀레네, 마리안, 프라이드, 제임스, 소피아.

그들은 마도 열차와 선로를 향해 떨어지던 붉은 열매를 하나도 남김없이 전부 없애는 데 성공했다.


“그래? 그분들도 여기서 활약 많이 한 모양이구나.”


셀레네 일행의 활약상에 유성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자,


“후후. 과찬이세요. 파괴수 니드호그와 정면으로 싸웠던 유성 님에 비하면, 저희가 한 일은 작은 일이에요.”


근처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셀레네가 웃으며 다가왔다.


“제 동생을 지켜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가오는 그녀에게 유성이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하자, 셀레네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감사는 오히려 저희가 해야지요. 유성 님이 파괴수 니드호그를 막아주지 않으셨다면, 아마 이 마도 열차에 타고 계셨던 분들을 지키지 못했을 거예요.”


광폭룡과 동급으로 취급되는 파괴수.

그런 괴물을 유성이 막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큰 피해가 생겼을지 알 수 없었다.

셀레네가 반대로 감사를 표하자, 유성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뇨. 저도 그렇게 감사를 받을 처지는 못 됩니다. 파괴수 니드호그는 저기 보이는 것처럼 멀쩡히 살아있으니까요.”


산 밑을 향해 가리킨 유성의 손끝에서 황폐해진 숲의 중심에 있던 파괴수 니드호그가 점점 몸짓을 불려가고 있었다.

얼마나 커졌는지 맨 처음 땅을 뚫고 나왔을 때보다 두 배 이상으로 덩치가 불어났다.

그 모습에 프라이드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저 괴물은 아무래도 뿌리를 이용해 주변에 있는 생명체들을 잡아먹는 모양이네요. 그렇지 않고서야 저 덩치와 숲의 모습을 설명할 수 없으니까요.”


니드호그의 커진 덩치만큼 주변에 있던 푸른 루트 숲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저 괴물을 처리할 방법이 있을까요? 근처에 가기도 어려울 것 같은데요?”


하늘에서 떨어지는 수많은 붉은 열매와 땅 밑에서 솟아나는 수많은 뿌리.

그 괴물의 쉴 새 없는 힘을 목격한 제임스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자, 옆에 있던 마리안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말이에요. 저 괴물은 콜로세움에서 봤던 광폭룡 그 이상이에요.”


자신을 난공불락의 요새를 만들어버린 파괴수의 모습에 모두가 걱정하고 있자, 유성은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어떻게든 해야죠. 저 괴물이 저러다가 이 대륙 전체를 잡아먹기 전에 말이죠.”


최대한 저 괴물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유성의 머릿속에 강하게 박혀있었다.

시간을 주면 줄수록 저 괴물은 계속 성장할 거고, 무엇보다 이곳이 아닌 다른 쪽에서 쳐들어오고 있는 마신 아베스타가 걱정되었다.


“우선 저 괴물에 대해 자세히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분들의 도움이 필요하겠네요.”


말을 하던 유성은 로젠을 끌어안으며 기뻐하고 있는 블릿 부부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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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83. 반대쪽 길 21.07.23 2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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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80. 짧은 휴식 21.07.20 3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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