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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의 서재입니다.

현실조작으로 깽판치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OneDragon
작품등록일 :
2019.04.07 01:54
최근연재일 :
2019.04.19 08:36
연재수 :
4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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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0
글자수 :
15,314

작성
19.04.1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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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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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이세계 먼가 좀 이상하다.

DUMMY

울타리를 따라 조금 만가니 마을이 나왔다.


솔직히 쇳덩이가 나사가 하나 빠져서 그렇치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뽑아낸 거라


겉모습만 보면 얼굴을 가리는 투구부터 발끝까지 멋있게 잘빠졌다.


마을에 도착하자 처음에 호랑이만 한 늑대를 보고 겁먹더니 쇳덩이를 보고는 경비병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말했다.


“저···. 어디의 기사분인지 모르겠으나···. 저희 마을엔 무슨 일이신지······.”


오호라······. 착각계인가? 중세시대엔 자고로 계급이 깡패다.


나는 경비병이 들리지 않게 소곤소곤 말했다.


- 쇳덩이~ 길을 잃어버려서 일행과 떨어져 이곳에 오게 되었다고 말하고 먹을 거. 입을 거 잘 곳을 내놔라 고해.


“흠흠······. 본인이 길을 잃어 일행과 떨어져 버렸다네. 옷 한 벌과 먹을 것과 쉴 곳을 좀 마련해 줄 수 있겠는가?”


“그 정도야······. 가능은 하다만 옷은···. 기사님이 입을만한 옷이 마을엔 없습니다.”


“내가 입을 것이 아니고 여기······.”


“늑대 위에 실려진 노예 말씀입니까?”


뭐···.노······. 예······.?


“그렇네.”


“일단 촌장께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따라오시죠.”


경비병을 따라가며 쇳덩이에게 말했다.


“뭐······. 노~ 예~”


“지.금.은. 노. 예.지. 말입니다. 노예가 소곤거리는 자체가 문제라 생각 안 합니까.”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상황에서 부글부글······. 어디서 무언가 끓는 소리가 들리는 거 같다.


“너······. 너······. 두고 보자....”


“주인님을 위한 사랑 매도하지 마시지 말입니다.”


※ ※ ※ ※ ※


우리는 마을에서 가장 큰집으로 안내되었고 쇳덩이는 집안으로


노예라고 가축이랑 동급으로 취급되어 나와 늑대는 헛간으로 안내되었다.


이 더러운 계급사회.


헛간에 넋 놓고 있으니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물과 생고기 그리고 삶은 콩을 가져왔다.


“헤이~ 여긴 어디야?”


완전 깔끔히 무시당했다.


- 찰싹.


아하. 찰지구나. 날 이렇게 취급한 여자는 네가 처음이라는······. 개뿔······. 기분이 더럽다.


자기 할 일만 하는 여자아이의 팔을 붙잡았다가 뺨 맞았다.


자기가 내 뼘을 때리고는 먼가 드러운 것을 만진 듯 옷에 손바닥을 닦아냈다.


어이없고 황당해서 멍하니 있으니 그런 날 경멸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는 그 아이는 돌아갔다.


기분이 더러워서 고개를 숙이니 물이 담긴 양동이에 웬 팬티 바람의 상거지가 보였다.


드러운 거 맞네······. 조또······.


더러운 걸 눈으로 인식하자 몸 여기저기가 가렵고 견딜 수가 없었다.


왜 이제까지 인시 못 했냐고 묻지 마라.


너도 자다가 갑자기 이세계 떨어져 봐. 씻는 게 중요한지 살아남는 게 중요한지.


씻는 것도 다 잘 먹고 잘 싸야 생각나는 법이다.


씻으려고 해도 양동이의 물로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나에게는 빛 송이와 현실조작이 있나니 그 둘을 합치면 뭐든 이루어지리라. 히히힛······.


덕분에 정신과 기력은 피폐해졌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현실조작으로 빛송이를 불송이와 물송이로 변환하는 능력을 얻었다.


전기라던가 어둠이라던가 하는 것은 어째서인지 안 되더라.


나는 물 송이를 이용해 대충 물로만 씻었다.


아···. 비누가 없는 것이 이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었지만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거다.


“늑돌아 이리 온 ~”


늑대에게 왜 늑돌이라고 부르냐고? 수컷 늑대니깐 늑돌이라 붙였다 왜! 내 작명 센스에 불만 있어?


나의 부름에 찰떡같이 알아들은 녀석이 다가왔다.


오늘 내내 업혀 오면서 이 녀석 냄새가 좀 많이 구려야지.


앞으로 계속 타고 다닐 계획인데 냄새 때문에 고역인 상황은 피하고 싶었기에 비누는 없지만 내가 씻을 때보다 더 신경 써서 씻긴 거 같다.


늑돌이가 너무 순종적으로 씻기는 나에게 몸을 맡겼기에 왠지 모르게 불량 쇳덩이보다 더 정이 갔다.


음···. 이 녀석 은근 즐기고 있는 거 같은데······.


늑돌이까지 씻기고 불덩이를 이용해 물바다가 된 헛간을 말리고 있자 쇳덩이가 들어왔다.


“워매. 이건 또 문 난리다요”


“됐고 옷은?”


“여기 있으니까 얼른 입으쇼. 그동안 보기 참 남사스러웠구먼요······.”


옷이라고 건네주는데 솔직히 이게 걸레인지···. 옷인지 구분이 안 간다.


물 송이로 빡빡 문질러 씻어내자 그런대로 봐줄 만은 했다.


그런데 어째서 기차를 타고 우주를 탐험하는 꼬마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그리고 안에 팬티 한 장 입고 있어서 뭔가 허전했다.


“다른 건 없데?”


“시골 촌구석이라 요기 형편도 어려운 거 같던데 갑질하는 것도 눈치 보였지 말입니더.”


가만······. 이녀석···. 아까 경비병하고는 정상적으로 말했잖아.


근데 왜 나한테는 전국 팔도 사투리는 다 섞어 이상하게 꼬아서 군대 말투로 말하는 거지······.


불쾌한 기분이 스멀스멀 올라와 내가 눈을 가늘게 뜨고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자 쇳덩이가 말했다.


“엿이나 먹으라고 일부러 그러는 거 아니고?”


“아이고, 내가 주인님 드시라꼬. 음식도 챙겨왔는데 너무하지 말입니더.”


그러더니 쇳덩이가 자리에 주저앉아 자신이 신고 있던 왼쪽 사바톤(갑옷의 신발 부분)을 건넸다.


그 안에는 마을 촌장이 대접한 것으로 보이는 수프 젖어 든 빵이 모락모락 김을 피어 올리고 있었다.


향긋한 수프의 향에 기분 좋아졌지만, 심적으로 심히 찝찝하다.


“먹고 부족하면 말하소. 한쪽 더 있지 말입니더.”


기분 더럽고 의심스러운 것을 떠나 나는 향긋하고 따듯한 수프에 굴복했다.


제길······. 너도 이틀을 제대로 된 음식 못 먹고 굶어봐


※ ※ ※ ※ ※


마을에서 며칠간 신세를 지며 살펴본 결과 여기 마을 사람들 먼가가 이상했다.

마치 내가 안 보이는 듯 행동했고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굳이 언급해야 그때만 인식하는 듯했다.


‘허참. 투명인간도 아니고 노예라고 생각해서 상대를 안 해주는 건가···.’


더는 이 마을에서는 얻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우리는 마을을 빠져나와 도시로 향했다.


“꼭 가야겠습니꺼.”


“형편 어려운 시골 촌구석이라 눈치 보인다메.”


“그야···. 글치만 서도 편하지 안습니꺼”


쇳덩이야 기사라 생각하고 대우하고 건드는 사람 없으니 편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주옥같이 불편했다.


“근데 쇳덩아 길은 물어보고 나왔니?”


“이 길이 도시까지 이어져 있다고 카던데에”


“정말? 리얼?”


“야~”


며칠 동안 노숙하며 길을 따라갔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고 왼쪽은 들판이요 오른쪽은 숲만 나왔다.


“쇳덩아 도시까지 얼마나 걸린다 그러던?”


“어···. 이상타···. 지금쯤 강이 보인다고 했는디···. 에······. 이 길이 아닌가 벼..”


“나가 죽어!!!!”


우리는 그로부터 한 달을 더 헤매다 현실조작으로 독도법을 익히고 나서야 겨우 목적했던 도시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동안 안타까운 것은 이세계 하면 몬스터, 몬스터 하면 이세계인데 몬스터는 물론 흔하디흔한 산적이나 들적 하나 보이지 않아서 우월해진 늑돌이의 신체 능력과 탄탄한 쇳덩이의 조화로 이루어지는 박진감 전투를 구경 못 해봤다.


들적이 머냐고? 들에서 출몰하니깐 산적이 아니라 들적이지······.

그냥 노상강도라고? 아···.


※ ※ ※ ※ ※


도시로 들어가는 성문에는 정말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이 사람들 다 어디서 있다가 나타난 거람······.


좀 우리가 길을 헤매고 있을 때 나타났으면 얼마나 좋아


줄의 맨 끝으로 다가가 우리의 순서가 오길 기다리며 앞사람에게 말했다.


“이거 도시로 들어가는 줄 맞아요?”


“응 맞아. 여기서 기다리면 도시로 들어갈 수 있지.”


“평소에도 사람이 이렇게 많아요?”


“지금 여기 왕께서 용사를 소환한다고 다들 그거 구경하러 가는 거야.”


용사? 그 뻔한 용사?


“용사는 왜 소환한대요?”


“마왕이 나타난다고 신탁이 왔다나.”


앞사람 그렇게 말하자 그 사람의 앞사람이 끼어들었다.


“아냐. 옆 나라하고 전쟁한다고 소환하는 거라 하던데?”


“아니래도 마왕이 나타났다는 신탁이라고 들었어.”


바로 앞에 두 사람은 마왕이냐 옆 나라와 전쟁이냐를 가지고 말싸움을 시작하더니 줄에서 벗어나 치고받고 싸우자 다른 사람들도 구경한다고 줄에서 벗어나 우르르 몰려와 구경을 왔고 우리는 그사이 꽤 많이 순서를 앞당겼다.


이 사람들 너무 단순한 거 같은데······.

전반적으로 사람들 지능자체가 떨어지는 세계인가······.


“다음.”


멀찍이 싸움 구경을 하며 기다리니 어느새 우리 차례가 왔다.


“목적은 당연히 용사 소환 구경이겠고 출신은?”


대한민국이라 그러면 알아먹지 못할 거 같고 난감하네. 대충 둘러대야 하나.


“모르는데요. 그냥 마을에서 저 길 따라서 왔는데요.”


“길티모어 출신인가? 일행은 기사 하나에 늑대 하나 어른 하나 통과.”


에······. 출신성분도 불명확하고 이 이상한 조합이 그냥 통과라고?

어이···. 아저씨 너무 대충하는 거 아닌가요?


찜찜함을 느끼며 이렇게 된 거 사기를 한번 쳐보기로 했다.


사기 치다 잡히면? 열심히 현실조작 해봐야지 머 별수 있나.


이래서 사람이 갑자기 힘이 생기면 안 되나보다.


현실조작이 수월하게 적용되니깐. 나 스스로 점점 무대포로 변하는 거 같다.


성문을 통과해 곧바로 내성으로 가는 동안 분명히 흔히 볼 수 있는 조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주먹다짐에는 그렇게 모여들던 사람들이 누구 하나 우리 일행에게 관심을 가지는 자가 없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나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내성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는 병사에게 다가가 말했다.


“나는 머나먼 이국에서 온 마법사로 왕을 베알하로 왔소.”


“푸하하하. 너 따위 몰골로 이국에서 온 마법사라고?”


음?! 이 사람은 먼가 조금은 정상적이다?


“우리가 타고 오던 배가 좌초되는 바람에 겨우 간신히 몸만 건져서 찾아온 거요.

여기 있는 거대한 늑대와 철갑옷을 보고도 모르겠소?

쇳덩아 투구 벗어라.”


“히익···.”


내가 언급하고 나서야 제대로 늑돌이와 쇳덩이를 인지했는지 병사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내성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뒤 어떤 노신사를 통해 우리는 내성 안으로 안내되었다.


‘너무 쉬운데···.’


현실조작이 막무가내로 먹힐 때부터 뭔가 정상적인 세계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이세계 사람들 너무 이상한 거 같다.


이런 사람들이 문명을 만들고 이어간다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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