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원용의 서재입니다.

현실조작으로 깽판치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OneDragon
작품등록일 :
2019.04.07 01:54
최근연재일 :
2019.04.19 08:36
연재수 :
4 회
조회수 :
465
추천수 :
0
글자수 :
15,314

작성
19.04.18 07:14
조회
61
추천
0
글자
11쪽

펫을 얻다.

DUMMY

날 경계하며 다가오는 그것은 피워놓은 모닥불의 불빛 아래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그거 아는가? 원래 늑대가 진짜 생각 외로 엄청나게 크다는 거?


다행인 점은 이세계라고 크기가 좀 더 펌핑된 건 아닌 거 같다.


솔직히 저기서 더 커지면 그건 숲속에서 진짜 깡패나 다름없다.


아······. 원래 늑대가 숲속에서 깡패였던가······.


늑대의 입가에 침을 질질 흘리는 것으로 봐서 무척이나 배가 고픈 듯 같다.


미쳤다고 이세계까지 와서 늑대 밥이 될 생각은 전혀 없었기에 미리 뭉쳐 두었던 빛 송이를 녀석에게 던졌다.


- 쾅~


굉음과 함께 녀석의 아래에서 빛 송이가 터졌나 갔고 녀석은 만화처럼 하늘 높이 떠올랐다 떨어졌다.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상황에 어벙벙하기도 했지만 이세계니깐 그러려니 했다.


- 낑낑···. 끄응···.


놀랍게도 늑대는 아직 살아있지 못했다.


폭발에 많이 다친 것인지 움직이지도 못하고 떨어진 자리에서 떨어진 자세 그대로 낑낑대고 있는 늑대를 바라보며 괜히 마음이 약해진다.


초식동물 말고는 정말 질기고 맛이 없다. 배가 고프지만 저건 못 먹는 해로운 고기다.


- 낑낑···.


그렇다고 무시하기엔 저놈의 소리가 너무 거슬렸다. 그리고 늑대는 남자의 로망이다.


나는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이지도 못하는 늑대에게 다가갔다.


- 크르르르···.


“움직이지도 못하는 놈이 그래봐야 어쩔껀데.”


나는 한발로 녀석의 머리를 눌러 보아도 많이 다친 것인지 앞발을 휘저을 뿐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생각보다 상태가 메롱인 듯싶었다.


“병 주고 약 주고 하는 게 조련의 기본이지···. 흐흐흐”


상처가 낫길 기원하며 빛 송이를 녀석의 상처에 가져가자 조금씩이지만 상처가 아무는 것이 보며 만세 삼창했다.


만능 빛 송이 만세!!! 이세계 만세!! 이건 정말 치킨 각이다.


부러진 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을 대충 치유한 뒤에 내가 일으켜 세운 갑옷이 오길 기다렸다.


왜 기다리냐고? 뼈가 부러진 상태에서 아물면 어떻게 될까 생각도 안 해봤어?


바로 장애인 되는 거야 바보야. 생명체가 무슨 형상기억합금이라도 되냐. 치유한다고 100% 원상태로 되돌아가게.


적어도 갑옷은 컨셉 자체가 AI니까 어떻게든 뼈 맞출 수 있겠지······.


머 안되면 열심히 현실 조작해보고······.


부러진 곳을 제외하면 웬만한 상처가 치유되어서인지 늑대는 더는 낑낑대진 않았고 한결 가신 고통에 긴장이 풀린 듯 축 늘어졌다.


쪼그리고 앉아 아직 죽지 않은 듯 맥박이 느껴지는 따스한 늑대의 털을 만지며 한참을 기다리자 기대하던 소리가 들리고 가까워졌다.


- 쿵. 쿵. 쿵.


“아따······. 여기서 뭐 하십니꺼. 그새를 못 참고 한 마리 잡았나 보네 예”


반갑게도 갑옷은 들고 오던 자기 덩치만 한 멧돼지를 땅 던지고는 말했다.


“이거 먹는 거 아니다. 내 핏할 끄니깐 뼈 좀 맞춰봐라.”


“지는 그런 거 못합니더. 어떻게 그런 끔직한 짓을 합니꺼.”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땅바닥을 굴러다니는 죽은 멧돼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지랄도 풍년이다.


나도 배가 고프기에 사소한 것은 무시하기로 하고 멧돼지 사체에 다가갔다.


“이걸 먹어 말어?”


멧돼지 사체는 여기저기 긁히고 땅바닥에 굴러 엉망에다 결정적으로 난 도축할 줄 모른다.


결정적으로 도축할 도구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제길······. 야 쇳덩어리.....”


“와또···. 부릅니꺼. 또 이상한 거 시키려고 그라지에”


짜식······. 눈치 하나는 빠르네. 하긴 너무 뻔한가?


투덜대는 갑옷에 시켜 앞다리 하나를 어찌어찌 뜯어서 통째로 모닥불 위에 올리고 나머지는


배고픈 늑대에게 던졌다.


게걸스럽게 멧돼지고기를 처먹는 늑대를 뒤로하고 앞다리가 타길 기다렸다.


어차피 손질을 못 해서 고기를 반쯤 태워서 속에 익은 부분은 먹는 게 나을 거 같았다.


주린 배를 움켜잡으며 한참을 기다렸다가 고기가 거의 숯이 아닌가 싶을 때 갑옷을 불렀다.


“야 고기를 발라.”


“아나···. 자긴 손이 없나 밥이 없나 고기까지 대령했으면 알아서 먹으면 안 됩니까?”


“뜨거워.”


갑옷이 숯덩이인가 된 고기를 헤집자 겉에만 숯덩이지 속은 거의 안 익은 것이 보였다.


“살코기만 어떻게 좀 찢어지냐?”


갑옷이 몸무게만큼 힘은 좋은지 대충 알아듣고 손으로 고기를 발라놓기 시작했다.


하긴 앞다리를 뜯어내는 녀석이니 이런 건 쉽겠지.


“아이고. 아이고. 누구는 몸 더럽혀가며 일하는데 누구는 입만 나불대네···.

아이고 내 팔자야···.”


심히 거슬리는 내용으로 음률까지 섞어가며 노동요를 부르는 갑옷을 깔끔히 무시했다.


원래 갑은 을의 사정 따위에 신경 쓰면 안 되는 법이다.


발라놓은 덜 익은 고기를 나뭇가지에 끼워 모닥불에 마저 익혀 먹었다.


멧돼지 고기 맛? 솔직히 질기고 노린내나고 배고파서 먹었지 맛없어.


배가 차오르자 솔솔 잠이 왔다.


혹시나 해 늑대를 바라보자 녀석도 배가 불렀는지 먹다가 말고 어느새 따뜻한 모닥불 근처에서 자고 있었다.


나는 슬그머니 녀석에게 다가가 녀석을 베고 누웠다.


뒤척거리기는 했지만 반항하지 않는 것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쇳덩어리야. 나 잘 테니까 잘 지켜. 모닥불 꺼트리지 말고.”


녀석의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지만, 어차피 절대복종으로 묶여있으니 시키는 건 잘할 거다.


노린내가 나고 뻣뻣한 털이지만 녀석의 체온으로 인해 따스한 녀석의 모피를 만끽하며 눈을 감았다.


※ ※ ※ ※ ※


새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깨어나자 나 혼자 잠들어 있었다.


맨바닥에서 일어나서인지 온몸이 결리고 아픈 것을 느끼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쇳덩어리는 여전히 모닥불을 지키고 앉아 있었다.


그리고 어제보다 1.5배는 커져서 이제는 완전히 호랑이만 해진 늑대가 어제 남은 멧돼지 사체를 처묵처묵하고 있었다.


아 조또······. 꿈이 아니었나보다.


-꼬르륵···.


자는 사이에 배가 꺼졌는지 다시 배가 고파 어제 쇳덩어리가 해체하고 땅에 떨어진 고기 조각들을 주워 대충 모닥불에 구워 먹었다.


멧돼지 고기를 먹으며 슬쩍 늑대를 바라보았다.


덩치가 커져서인가. 낮에 봐서인가. 먼가 포스가 느껴진다.


또 공격하면 골치 아픈데.....


기력도 채워졌으니 현실조작 한번 써봐?


일단 치유해주고 먹을 것도 주고 했으니깐 개연성은 채워진 거 같고


늑대는 기본적으로 집단생활하고 친해지면 인간도 따른다고 하니 현실성도 있어서 가능할 거 같은데.


슬쩍 뭔가 이상하게 꼬인 쇳덩어리를 바라보았다.


음···. 저 정도만 되어도 쓸만할지도....


성공률을 올리기 위해 빛 뭉치를 모아 늑대에게 다가갔다.


늑대는 나를 한번 쳐다보더니 으르릉거리지도 않고 다시 멧돼지를 처묵처묵하기 시작했다.


나는 빛 뭉치를 늑대에게 가져다 대고 생각했다.


‘이 늑대는 이제부터 나의 펫이고 나를 복종하며 따른다.’

‘이 늑대는 이제부터 나의 펫이고 나를 복종하며 따른다.’


“현. 실. 조. 작.“


갑작스러운 나의 외침에 늑대가 놀라 반사적으로 나에게 이를 드러내 실패한 줄 알았다.


하지만 이내 빛 뭉치가 사라지고 이내 다시 고개를 숙이고 멧돼지를 처묵처묵했다.


성공했나? 성공한 거 같지? 히히히.


내가 늑대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 털을 쓰다듬자 순간 움찔하더니 내가 뭘 하든 신경 쓰지 않고 계속 먹는 것에 집중했다.


어느새 멧돼지를 뼈까지 다 처먹고는 피가 묻어 시뻘건 머리를 들이대고 얼굴을 핥는데 순간 식겁했다.


“아오······.냄새야. 저리 좀 꺼져”


내가 아무리 비위가 좋다고 해도 반쯤 썩은 내와 피비린내의 콜라보레션은 감당할 수가 없다.


“우헤헤헤”


쇳덩이가 무엇이 웃긴 건지 그 모습을 보고 배를 잡고 해괴하게 웃는 모습이 보였다.


“아오······. 이 십 원짜리야 우끼냐. 이게 웃겨”


주변에 나뭇가지를 주워 던져보았지만, 순수 쇳덩이기에 아무런 타격이 없는 것을 보고 더 화났다.


“야. 너. 내가 내리라고 할 때까지 계속 손들고 있어.”


“안 하면 안됩니꺼”


“그럼 웃질 말던가.”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완전히 이세계에 떨어진 것을 인정하게 되는 순간 앞으로 갈 길이 막막했다.


막말로 내가 독도법을 아는 것도 아니고 평범한 소시민으로서 어딘지도 모르는 산속에서 길을 찾는 건 요원한 일이다.


“야 쇳덩어리 어제 주변 돌아봤을 때 주변에 머가 보이디.”


“글쎄요....”


쇳덩어리는 슬그머니 손을 내리며 말했다.


“이 십 원짜리야. 누가 손 내리래 손든 체로 말해.”


“나무도 보이고, 멧돼지도 봤고, 오솔길도 보이고.”


길? 오솔길이라고? 눈이 번쩍 뜨였다.


“손 내려 그리고 오솔길로 안내한다 실시. GO~ Go~”


생각보다 정말 얼마 가지 않아서 오솔길이 보였다.


나와 쇳덩어리가 움직이는 동안 늑대가 졸졸 따라왔고 오솔길에 접어들자


다리가 아팠던 나는 슬쩍 늑대 위에 올라탔다.


어떤 놈팡이와는 다르게 자기 위에 편하게 올라탈 수 있게 엉덩이도 내려주고 부드럽게 날 업어 주었다.


그렇다. 나는 늠름하게 늑대 위에 올라 탄 게 아닌 업혀 가고 있다.


동물 타는 거 우습게 보지 마라.


엉덩이와 허리가 단련 안되면 걸어가는 것보다 더 힘들다.


그렇다고 내가 힘들게 단련하고 싶은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다.


호랑이만 한 늑대 위에서 축 늘어져 업혀 가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일단 옷부터 구해야 하고 돈부터 벌어서 이세계를 탈출······. 잠깐······.


다시 현실로 돌아가면 평범한 소시민1이 되는데······. 그건 좀······.


여기서 잠깐 설명하자면 내가 살던 세계는 누구나 다 소소한 이 능력을 한가지씩 가지고 있다.


정말 소소하다.


누구는 떨어질 때 남들보다 천천히 떨어져서 점프를 좀 더 오래 할 수 있다거나


남들보다 화상에 내성이 있어 170도 정도 되는 기름에도 화상을 잘 안 입는다거나


머리카락이 빨리 자라고 질겨서 절대 탈모에 안 걸리고 옷감으로 쓴다거나······. 이건······. 좀······.


어떤 사람은 오랜 시간 집중하면 숟가락을 구부릴 수 있는 정도?


나의 현실조작도 특이하긴 하지만 개연성과 현실성을 빡빡하게 다 따지면 써먹을 때가 없는 평범한 소시민1이다.


끽해봐야 게임하면서 강화가 남들보다 개미눈꼽만큼 더 잘된다는 거?


그렇게 고민하던 사이 숲이 끝나며 저 멀리 울타리 같은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현실조작으로 깽판치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 이세계 먼가 좀 이상하다. 19.04.19 57 0 11쪽
» 펫을 얻다. 19.04.18 62 0 11쪽
2 이세계에 떨어졌다. 19.04.07 184 0 12쪽
1 프롤로그 19.04.07 163 0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