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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훈

사일록(思日錄)

웹소설 > 일반연재 > 추리, 무협

덕훈
작품등록일 :
2019.02.05 10:01
최근연재일 :
2019.03.21 04:40
연재수 :
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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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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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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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2화. 은염(銀炎) - 2

DUMMY

노장군은 마치 그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호쾌한 웃음과 함께 팔을 걷어부쳤다.


“하하핫, 역시 예리하시오. 숨길것 일도 아니니 솔직히 말씀 드리리다. 보름날 자사(刺史)께서 주최하신 사냥대회가 있다오. 나도 거기에 참가할 예정이라 그 날까지 우리 은염이가 꼭 필요한거요. ”


“사냥대회라고 하셨습니까?”


“그렇소. 말은 사냥대회지만, 자사께서는 무(武)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 기마술에 궁술을 포함한 각종 무공을 겨루는 비무대화라고 할 수 있지. 내 비록 일선에선 은퇴한지 오래지만 아직 실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해야하지 않겠소? 어떻소, 말 나온김에 대협도 나와 팔씨름이라도 한 번 해보겠소이까?”


호방한 웃음과 함께 노장군은 주먹을 불끈쥐어 보이더니 양해도 구하지 않고 주홍의 손을 맞잡았다. 젊은이들에게 지지 않는다는 말이 허언이 아님을 증명하듯, 검버섯피고 주름진 팔뚝에선 솟아오른 근육과 힘줄은 노인의 그것이라 보기 힘들 정도였다.


“아니요, 아닙니다. 손만 잡았는데도 제가 못당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왜 장군을 보고 황충의 현신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군요.”


주홍이 저렇게 과장을 섞어가며 누군가를 칭찬하는 건 진심이라기 보단 무언가 노림수가 있다는 뜻이었다. 과하지 않게 주름진 눈웃음속에서 그의 눈동자가 재빨리 사방을 훑었고 나 역시 덩달아 주변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나 속사정을 모르는 노장군은 주홍의 말이 꽤나 흡족했는지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큰 웃음을 지었다.


“크하하하핫, 과찬이오. 그럼 나는 또 일이있어 가봐야하니 수고를 부탁하오. 식솔들은 몰론이고 관원들에게도 거듭 일러두었으니 필요한게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시키시오.”


노장군은 우리들을 향 해 다시 한 번 가볍게 포권하더니 칼을 차고 있는 몇 명의 무사들과 함께 걸음을 옮겼다. 입은 웃고있지만 진지한 눈빛과 진중하지만 걸음걸이는 빨랐다. 나조차도 무언가 중요한 일이 있음을 알았으나 주홍이 굳이 그걸 캐묻지는 않았다.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쯤, 고주부가 종이 몇 장을 건냈다.


“주수도의 검시 보고서입니다. 사건이 지난지 꽤나 시간이 흘러 시체는 이미 매장해 버린 후이지만, 당시 상황은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해 두었습니다. 찾으실 것 같아 가져왔습니다.”


“약선, 자네가 한 번 보게나. 이런쪽은 아무래도 나보다는 의원인 자네가 전문 아니겠는가?”


흡족한 웃음과 함께 주홍은 나에게 보고서를 넘겼다. 병자를 치료하는 것이라는 것이라면 모를까 검시에 관한 것이라면 그가 나보다 지식이 부족하다 생각하지는 않으나, 주홍의 부탁은 나로하여금 괜한 책임감을 불러일으켰다. 내가 혹시라도 미심쩍은 구석이 있나 보고서를 읽어내려가는 동안 주홍은 고주부와 문답을 이어나갔다.


“살해당한 주수도라는 마부, 다른 가족이 있습니까?”


“아내가 한 명 있고 자식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압니다. 노장군께서 이곳에 정착하신 이후 주수도와 함께 노장군께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은염은 노장군이 워낙 아끼시는 말이기에 마굿간 근처에 별채를 지어 거기서 살고 있습니다.”


“사건 당일의 일에 관해서 부인은 별 말이 없었습니까?”


“특별한 증언은 없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별채에서 저녁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더군요. 증언을 직접 듣고 싶어하실 것 같아 부인과 사건당일 마구간의 경비를 맡았던 무사 두 명에게 준비하고 있으라 일렀습니다. 원하신다면 당장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과연, 노장군 말씀대로 일처리가 확실하시군요. 수사에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이보게 약선, 시체를 검시한 문서는 어떠한가?”


나는 주홍에게 보고서를 다시 넘겼다. 특별한 건 없었다. 아니, 빈틈이 없어 더할 말이 없다고 해야 맞을 정도로 완벽한 기록이었다.


"자네가 말해준대로야. 두개골이 부서질 정도로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았고, 목뼈가 부러져서 현장에서 즉사했을걸세. 허벅지에 칼에 찔린 듯한 상처가 있기는 한데, 깊이와 길이를 봐선 치명상이라고 할 만한 정도는 아니네.”


특별할 것 없는 나의 대답에 주홍은 그럴 거라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고주부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고주부는 우리를 증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점점 구석으로 들어가는 모양새에 걸음을 옮길수록 말똥냄새 가 나는 것이 주수도와 부인이 살고있었다는 별채로 향하고 있는 듯 했다. 별채라기 보다는 임시로 지은 오두막에 가까운 건물안으로 들어가니 중년의 여인 한 명과 옷을 맞춰입은 청년 두 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고주부의 모습을 본 세 명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음에도 자리에서 일어나 스스로를 소개했다.


“손융(孫融)이라 합니다. 부디...부디 저희 남편을 그리 만든 나쁜놈을 잡아주십시오. 어쩌면 그리도 잔혹하게....”


스스로를 손융이라 소개한 여인은 아직 남편을 잃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듯 했다. 작달막한 키에 가사노동에 시달리느라 나이보다 훨씬 거칠어진 손과 굽어있는 허리만으로도 박복한 인생사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는데, 거기에 힘없이 웅얼거리는 듯한 말투가 더해지니 보는 것만으로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노가장의 경비무사 진일하(陳一河) 입니다. 사건이 있었던 날 밤 마구간과 별채를 포함한 일대의 경비를 맡고 있었습니다.”


“고두(高頭) 입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사건당일 마구간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다 약관을 갓 넘겼음직한 청년들이었다. 연신 눈치를 살피는 두 사람의 목소리는 알 수 없는 슬픔에 잠겨 흐느꼈던 손융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으로 떨리고 있었다. 덧붙여진 고주부의 설명이 그 연유를 설명해주었다.


“대협. 조사결과 두 사람 모두 사건당일 최소 한 시진 동안은 졸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 정도면 졸았던게 아니고 그냥 잤다고 해야겠지만 말입니다.”


고주부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한심스럽다는 눈을 흘겼다. 그와 동시에 두 사람의 어깨가 움츠러 들었다. 모르긴 몰라도 사건 당일 마구간 경비였다는 이유로 적지 않게 시달린 듯 했다.


“경비무사라는 자들이 근무중에 잠에 골아떨어졌다? 그것도 두 명이 모두...이해할 수 없는 일이군요.”


주홍의 추궁하는 듯한 혼잣말이 그들의 죄책감을 더욱 찔렀는지 안그래도 움처러들어있던 두 사람의 목은 어깨안으로 파고들 지경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이야기는 들어봐야겠지요. 사건 당시의 일을 좀 들었으면 하는데, 기억나는 것 있습니까?”


주홍의 말에 두 사람의 눈이 다시 바쁘게 돌아갔다. 처음엔 약간 망설이는 듯한 태도를 보였으나 혹시라도 자신에게 책임이 돌아올까 두려웠는지 한 번 말문이 트이자 그들은 앞다투어 사건당일의 일을 소상히 늘어놓았다..


“야간경비는 해가 질 때쯤부터 시작하여 다음날 해가 뜰 때까지 계속됩니다. 그 날 오후 경비를 맡은 무사들에게 마구간을 인계받았을 때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술시(戌時)경 손부인께서 가져다주신 홍소육(红烧肉)을 저녁으로 먹고나서 반시진 정도 있다가 깜빡 졸아버런 것 같습니다.”


“저희들 말고도 마구간을 지키는 경비견이 두 마리가 더 있습니다. 덩치가 크고 사나워 어지간한 사람은 당해낼 수 없는 수준인데다 모르는 사람을 보면 소리내어 짖도록 훈련받았기에 무슨일이 있으면 개들이 먼저 반응하겠거니 하고 마음을 놓고있었습니다. 물론, 경비무사로써 죄를 지었다는 걸 부인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침입자가 있었다면 바로 알아차렸을 것입니다.”


이미 같은 말을 여러번 해서인지 두 사람은 변명이 섞여있는 긴 진술을 버벅임없이 읊어나갔다. 이야기를 들은 주홍은 눈을 감고선 잠깐 생각을 정리하더니 몇 가지를 추가로 물었다.


“아까 손부인이 가져다 준 저녁을 먹었다고 했는데, 보통 저녁은 손부인께서 준비하는건가?”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야간경비를 서게되면 늦은시간에 저녁을 먹게되는데다 마구간이 노가장에서 워낙 외진곳에 있는기에 야간경비들의 식사는 늘 손부인께서 준비해 주십니다.”


“그럼 저녁을 먹는 시간동안 범인이 들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


“아닙니다. 손부인께서 마구간까지 저녁을 가져다주시고, 식사후에 그릇도 챙겨가십니다. 노가장의 경비무사들은 임무를 맡은 시간동안은 그 지역을 떠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원칙? 예전부터 느꼈던거지만 말은 정말 잘 하는 군. 애초에 그 원칙을 제대로 지켰더라면 은염이 사라지는 일도 없었겠지.”


고주부의 묵직한 한마디에 경비무사들은 합죽이가 되고 말았다. 주눅이 잔뜩 들어버린 두 사람의 표정에 주홍은 아까부터 고개를 숙이고 있던 손부인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부인, 부인께서는 따로 하실 말씀이 없으십니까?“


“예...저는 여기 무사님들이 말씀하신대로 무사님들 저녁을 챙겨드린 후 저도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잠들때 까지만하더라도 남편이 분명 옆에 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려 무슨일인가 했는데...흐흐흑”


손부인은 결국 말을 끝맺지 못하고 다시 눈물을 훔쳤다. 더 이상 증언들 듣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했는지 주홍은 머리를 긁으며 고주부를 불렀다.


“고주부. 여기 있는 세사람과 주수도 외에 마구간을 드나들 수 있었던 자는 없습니까? 꼭 사건당일로 한정짓지 않아도 됩니다.”


“노가장의 사람이라면 마구간을 드나드는데 제약은 없습니다. 그 중에서 마구간을 자주 드나들었다는 자라면 이리(李利)라고 하는 여종이 있습니다. 원래 노가장 사람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몸종인데 마구간에 일손이 필요할 때는 종종 불러다 썼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그 외에 고주부가 생각하기에 수상하다 싶었던 사람은 없습니까? 범인이 외부인이 아니라 노가장 내의 사람이라고 가정했을 때 말입니다.”


객관적이 사실이 아닌 자신의 의견을 묻는 주홍의 질문에 고주부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조금 뜸을 들였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안해본 것은 아니었는지 그의 입에선 이내 한 사람의 이름이 나왔다.


“엄밀히 말하면 노가장 내의 사람은 아닙니다만, 피위종(皮謂宗)이라고 두어달 전부터 여기서 신세지고 있는 식객이 있습니다. 몰락한 무관 출신으로 무용이 뛰어나 노장군의 환심을 사, 수문무사들의 무공을 가르쳐 준다는 명분으로 눌러앉게 된 인물입니다. 무공은 출중하나 성격이 다혈질이어서 주변의 평가가 썩 좋지는 않은데다 이리에게 말에 관해 이것저것 물어보았다는 증언을 들었습니다.”


“그 두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겠습니까? 가급적이면 지금 당장 말입니다.”


“바로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주홍의 부탁에 고주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노장군이 전담으로 붙여준듯 한 몸종에게 무언가를 속삭이자, 몸종이 쏜살같이 마구간 밖으로 뛰어나갔다. 딱딱하면서도 깔끔한 고주부의 어투는 아무리봐도 주부라기 보단 군관에 가까웠다.


“저도 저 나름대로 사건의 조사를 하고 있는 중이라 이만 나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관청에 들러 증거품으로 보관하고 있던 주수도의 유품도 챙겨오도록 하겠습니다. 이것 외에 추가적으로 제가 살피거나 주의해야할 점은 없겠습니까?”


고주부의 사무적인 질문에 주홍은 묘한 미소를 흘렸다. 그의 기준에서 재미있는 사건을 만났을 때 짓는 도전의식 가득한 웃음이었다.


“주의해야 할 점이라...지금으로썬 사건이 있던 날 밤 개들에게 일어난 일들이 몹시 흥미롭게 느껴지는 군요. 그 부분을 좀 더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협, 송구하지만 사건당일 개들에게는 아무일도 없었습니다.”


“바로 그 점이 흥미롭다는 이야기입니다.”


선문답 같은 주홍의 이야기에 고주부는 알듯말듯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자리를 비운 뒤, 주홍은 혼자서 마구간과 별채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단서를 살폈다. 일각정도가 흐른 후 아까전 고주부의 명령을 받고 바쁘게 뛰어나갔던 몸종이 우리를 노가장의 동쪽에 위치한 사랑채로 안내해 주었다. 마구간에 딸린 별채보단 훨씬 깔끔하고 화려해 보이는 사랑채 안에는 두 남녀가 이미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리라고 하옵니다.”


하인의 신분이라 그런지 처음부터 방구석에 서있던 이리는 우리를 보자마자 허리를 굽혔다. 몸종이라기엔 뽀얀 피부와 타고난듯한 늘씬한 몸매가 인상 깊은 여인이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거만한 자세로 자리에 앉아있던, 피위종일것이 분명한 사내는 우리를 본척도 하지 않았다. 용의자 취급을 받고 있으니 기분이 나쁜 건 이해할 수 있으나 이건 분명한 무례였다. 그러나 주홍은 화를 죽이고 그에게 먼저 인사를 건냈다.


“저는 주홍이라 합니다. 그리고 여기 이쪽은 제 친구 약선입니다. 피대협께 여쭤볼것이 몇 가지 있어 이리 모셨습니다.”


“흥, 관리도 아니면서 귀찮게 사람을 오라가라 하다니. 바쁜 사람이니 짧게 끊네주게.”


격식을 차린 인사에도 피위종이 콧바람을 뀔 따름이었다. 그런 피위종의 무례에 주홍도 그가 거친이들을 상대할 때 그러하듯 예의는 생략한 채 본론을 질렀다.


“원하신다면 그리 하지요. 듣자하니 여기있는 이소저에게 예전부터 은염에 대해 이것저것 캐물었다고 하시던데, 혹시 이번 사건에 대해 하실 말씀있으십니까?”


“뭐, 너 지금 나를 의심하는거냐? 노장군님 얼굴을 봐서 좋게 넘어가려 했는데 어디서 너 따위가...아악···”


다혈질이라는 고주부의 평가대로 가벼운 도발에 피위종은 곧바로 주홍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그러나 주홍은 기다렸다는 듯 피위종의 오른손이 자신의 옷깃을 낚아채는 순간 합곡혈(合谷穴 - 손등에서 엄지와 검지 사이에서 검지의 손뼈 중점 옆에 위치한 혈자리)을 찍어눌렀다. 그대로 손목을 비틀어 버릴 수도 있었으나 주홍은 피위종의 비명이 밖으로 새어나가기 전 손을 풀었다. 피위종은 손을 어루만지며 숨을 씩씩거렸으나 감히 주홍에게 다시 대들지는 못했다. 그런 피위종을 아래로 내려다보며 주홍이 다시 무겁게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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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2화. 은염(銀炎) - 3 +2 19.03.09 167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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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화. 은염(銀炎) - 1 +4 19.03.02 206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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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화. 사라진 선박 - 2 +2 19.02.06 275 8 14쪽
2 1화. 사라진 선박 - 1 +4 19.02.05 583 10 14쪽
1 序章 - 사일록(思日錄) +11 19.02.05 756 16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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