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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군 님의 서재입니다.

리턴 오브 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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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군
작품등록일 :
2022.10.31 20:07
최근연재일 :
2022.11.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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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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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오버로드 2

DUMMY

<오버로드 2>


꾸워억-

괴수의 흉성이 폭발했다. 거체가 멀어지더니 가속도를 붙여서 재차 달려들었다.

쿠웅-

두 번째 충격량은 10MJ, 기간토레갈레쿠스의 대가리가 부서졌다. 뼛조각과 살덩이가 흩어지고 검붉은 핏물이 뭉게구름처럼 퍼져나갔다.

오버로드 아니라 울트라 오버로드라도 대가리가 박살 나면 맛이 갈 수밖에 없다. 거대한 몸뚱이가 구불구불 심연으로 사라졌다.


“쎄 모베(형편없네)!”

아마니는 눈살을 찌푸렸다. 기대했던 것과는 거리가 한참 멀었다. 슈퍼 솔저의 첫째 조건은 지능이다. 분노의 닥돌밖에 모르는 오버로드는 비겟살을 잔뜩 찌운 갱스터와 다를 바 없다. 저딴 것의 유전자를 사이버 링크하는 것은 발키리에 대한 모독이고 애써 확보해둔 엔젤 블러드가 아깝다.


둥-

심연에서 모스크 돔 크기의 둥근 대가리가 떠올랐다. CG로 떡칠한 영화의 한 장면에서나 볼법한 문어 괴수가 지느러미를 펄럭이며 어비스 뷰로 접근했다.

표준 드럼통보다 굵은 여덟 개의 다리가 격벽에 철썩 달라붙었다. 농구공보다 큰 희멀건 눈알이 격벽 안쪽을 살피더니 갈고리가 내장된 두 개의 촉완이 격벽을 두드리고 쓰다듬었다.


쓸만하네!

아마니의 눈빛이 반짝했다. 압도적인 비주얼에 지능도 상당히 높다. 중국의 양산 항이나 톈진 항에 날것 그대로 풀어놔도 한몫할 것 같았다.

안벽의 크레인과 캐리어를 쓸어버리고 데크 하우스의 캐빈을 곳감 빼먹듯이 처묵처묵하면 항구는 완전히 마비된다. 물론 헤비탯 네크로시스(서식지이탈시 세포 집단괴사)를 해결하지 못하면 그냥 헛소리일 뿐이다. 새삼 노블급 555가 간절했다.


“콜네임 스완02-4, C+급 크라캔입니다. 촉완을 포함한 몸길이 135m, 체중 18톤으로 추정됩니다. 놈이 심해를 벗어날 수 없기에 망정이지 흐으으~”

벤자민이 말을 하다말고 부르르 떨었다. 놈의 촉완은 잠수정의 150mm 합금강을 비틀고 먹물은 풀러렌 창문을 녹일 만큼 강력했다. 스완 트로프에 내려갔다가 죽을뻔한 기억은 진한 트라우마로 남았다.


“훗, 잭 스패로가 겁나 쫄릴만하네. 하지만 한국인에겐 맛있는 안줏거리에 불과하지.”


아마니는 피식했다. 그녀가 한국을 혐오하는 이유 중엔 오징어 먹방도 한몫했다. 오징어 볶음, 오징어회, 오징어무침, 오징어 젓갈, 오징어 맥반석 구이, 버터 피데기···. 한국인은 죽으라고 오징어를 먹는다.

심지어는 바짝 말려서 돌처럼 딱딱한 오징어 다리를 질겅질겅 씹는다. 근무시간이 종료되면 집으로 갈 것이지 왜 우르르 음식점으로 몰려가느냐고? 보기에도 끔찍한 오징어를 왜 먹느냐고?


“한국인 아니라 중국인도 저건 절대로 못 먹죠. 놈의 체내엔 해저드 마이크로바이옴(hazard Microbiome, 위험한 공생 미생물)이 두 종류나 있습니다.”

벤자민은 크라켄의 히스토리를 모니터에 띄웠다.


[스완02, 별칭 크라캔]

1.등급:C+

2.일반사항

-평균 스펙:체장 135m, 체중 18톤, 촉완 95m

-서식지:스완제도 해저협곡(수심4,500~6,000m)

-활동영역:해저 3,000m 이하, 반경 150km

-원본:대왕 오징어(giant squid)/훔볼트 오징어

3.위험성:1급 유해생물

4.공격력

-촉수 악력:150kgf/㎤(촉수 1개당 375,000,000kgf)

-먹물:강성 플루오르산 500L

-치악력:200kgf/㎤(70mm 압연 강판 돌파)

5.방어력:NIJ 레벨2(화약무기에 취약)

6.생리/생태적 특징

-헤비탯 네크로시스(서식지 이탈 시 세포 집단괴사) 딜레이 타임:15분

-리프러덕션 너프(생식제한):연간 알 1개 생산

-각인( imprinting, 인상 찍히기) 효과:없음

-브리딩(사육&번식):불가능

-트레이닝:불가능

-적응방산 및 니치 확장 가능성:없음.

7.해저드 마이크로바이옴(악성 미생물)

-toxicus1(가칭):공격성 폭출, 통각 마비.

-toxicus2(가칭):감염즉시 사망, 노비촉((Novichok,구소련이 개발한 신경독) 독성의 약 5배.

......


아직 C등급 이상의 오버로드는 확인된 바 없다. 현재로써는 스완 트루프의 크라켄과 안데스 산맥의 사이키 벌처가 최상위 오버로드다.


“흠, 익스트림 사이버링크를 해볼 만하네요. 도너 1003호의 엔젤 블러드는 얼마나 추출했나요?”

아마니가 물었다. 1003호는 감마율 6.5%로 오라클의 유일한 노블급 555다.

“15cc를 뽑았습니다만···.”

벤자민이 어물어물했다.

“고작?”

“1003호는 사망했습니다. 사인은 네스트 신드룸(둥지 집착증)에 기인한 급성 MODS(다발성 장기부전)입니다.”

“홧!”

아마니의 눈꼬리가 치켜 올라갔다.

“1003호의 고향은 아로장포(티베트의 대협곡)입니다. 의료진을 붙여서 돌려보냈지만···.”


벤자민은 곤혹스러웠다. 인간의 향수(鄕愁)는 동물의 그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감정적이고 강력하다. 절망과 노스텔지어가 결합하면 세포가 급격히 괴사한다. 멀쩡한 사람도 스트레스가 쌓이면 암이 생기는데 멘탈이 얇은 유리그릇처럼 연약한 555는 오죽할까.


“오우 쉣, 대책은?”

아마니의 눈빛이 예리해졌다. 노블급 555는 돈이 있다고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일주일 이내에 감마율 6.8%, 잔존 수명 3개월짜리 555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벤자민은 발 빠르게 움직인 자신을 칭찬하고 싶었다. 대타를 준비하지 못했으면 목이 성하지 못했을 것이다.

“네고는?”

아마니는 거래 상대방을 묻지 않았다. 전략자산인 노블급 555를 내놓을 만큼 풍년인 곳은 555팜을 운영하는 북월갱뿐이다.

“50억 불입니다.”

벤자민은 의기양양했다.

“용국강(북월갱 갱주)이 언제부터 자선사업가가 되었지. 이면 조건은 뭐죠?”

아마니는 냉소했다.


노멀급(5%대) 555도 잔존수명 1개월당 최소 1억 불이다. 북월갱이 감마율 6% 후반대의 전략자산을 50억 불에 넘겨준다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가격을 떠나서 중공의 저의가 의심스러웠다. 용국강은 그렇다 치고 왕웨이(중국공산당 주석)가 미쳤다고 판매 승인을 할까.


“한국의 평택에 주둔 중인 제2전투항공여단을 오키나와로 빼내고, 중국의 베네수엘라 진출을 모른 척해달랍니다.”

벤자민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한국은 동맹으로서 가치를 잃었고, 중국이 조차하려는 마라카이보 호수는 경제적 가치가 없는 짠물 호수다. 거래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미친~ 집어치워!”

아마니는 버럭 했다.

“넹?”

대답이나 응답이 아닌 그냥 반응에 불과한 반문이 튀어나왔다. 잘했는데 왜? 벤자민은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진 화분에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하아~ 이 새끼는 뉴스위크지도 안 보나. 아마니는 긴 한숨을 토했다. 평택의 제2전투항공여단은 중국의 해군과 공군을 견제하는 안전판이다. 제2전투항공여단이 철수하면 서해와 한국 영공은 중국의 안마당이 된다.

중국 어선이 서해를 점령하고 중국 항공기가 카디즈(KADIZ, 한국방공식별구역)를 멋대로 침범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미합중국의 태평양방어망이 위험해진다. 주도권은 한번 잃으면 만회하기 어렵다.

베네수엘라의 마라카이보 호수는 카리브 해와 연결되는 기수호다. 이곳에 중국 항모 전대의 모항이 들어서면 카리브 해가 중국의 안마당이 될뿐더러 스완제도의 심해 오버로드 팜이 노출된다.


이 새끼는 잘라야 하겠어. 아마니는 결심을 굳혔다. 아무리 공돌이 출신이라도 한 집단의 수장이 되면 국가 간의 복잡한 파워게임이나 국제 정세에 눈을 뜨기 마련인데 이건 뭐 닭대가리 수준이다.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은 없다. 돈을 쓸 만큼 쓰고도 일을 못 하는 책임자는 잘라야 한다. 더욱이 찔러보기식 기믹도 분간 못 하는 놈은 회전의자에 앉을 자격이 없다.


삐- 삐- 삐이이이-

주홍색 구닥다리 다이얼폰이 울렸다. 9.11테러 이후 수십 년 만에 울리는 전화기다.

“세이카(고귀한) 아마니, 1급 보안 메시지입니다.”

벤자민은 잽싸게 송수화기를 건네주고 잽싸게 자리를 피했다. 숨이 턱턱 막히고 심장이 쫄깃해진 참인데 도망갈 핑계가 생겼다.


-마스터, 나이트 말라크입니다.

뾰족한 페르시아어가 전용 폐쇄회로를 타고 왔다.

“어떻게 되었나?”

아마니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말라크의 공식 신분은 DARPA 특수작전국 블랙 에이전트, 히든 신분은 오라클의 시니어 나이트다. 그가 긴급 코드로 연락한 것은 유의미한 성과를 얻었다는 소리다.


-이레귤러 쓰리파이브로 확인되었습니다. 콜네임은 BTS1004로 지정했습니다.

말라크의 목소리가 흥분으로 덜덜 떨렸다.


아마니는 충분히 이해했다. 이란 북동부의 옛 도시 아스트라바드(Esterabad)의 한 병원에서 발견된 진료기록 한 장을 들고 추적한 지 12년, 길고 긴 과업을 마무리한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BTS1004!

콜네임이 입에 짝 달라붙었다. BTS는 그녀가 좋아하는 아티스트 그룹인데다 1004를 한국식으로 읽으면 천사다.


-BTS1004의 히스토리와 분석 일지를 전송합니다. 혈액 샘플의 오염 가능성을 고려할 때 신뢰 수준은 85%+-10%입니다.

“굿!”

아마니는 태블릿을 위성 전화기에 연결했다.


[히스트리]

콜 네임... BTS1004

본명...장고

성별...남성

나이...15세(추정)

주거지... 한국 방태산 비봉리 47

가족관계... 고아

인종분류...파르티안계 한국인


[분석 퀄리티]

감마 헤모글로빈 체인 비율(감마율)... 25.1%

신진대사율... 성인 남성기준의 500~1200%

잔존수명 추정치... 36개월

...


[일반적인 555 복합 증후군]

기면증

급성과산소증후군

서번트증후군

과몰입증후군


[고유 증후군]

선택적 역행성 기억상실증

폐쇄공포증

JND제로감각 증후군

절대역치 증후군


[주의사항]

-BTS1004의 혈액과 조직에서 복합 독소 및 오버로드 유전자 다량 검출.

-장거리 이동시 네크로시스 위험 95%

-급격한 환경변화 시 코드 블루 위험

-현지 안정화 기간 필요

-표적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보호자 파견 요망


분석 담당:아바단 고든

총괄 에이전트:아흐라만 말라크


써밍업을 받아든 아마니는 부르르 떨었다. 각종 증후군과 주의사항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쓰리 파이브는 원래 금 간 유리그릇과 같다. 불치의 유전병 대여섯 개는 패시브다. 중한 것은 수치다.


[현재 나이 15세]

[감마율 25.1%]

[잔존수명 36개월]


엔젤 블러드의 퀄리티는 감마율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감마율 25.1%의 엔젤 블러드는 감마율 5% 엔젤 블러드의 5배가 아니라 125배 효과를 발휘한다는 소리다.

이쯤 되면 객체의 면역 체계를 무력화할 뿐만 아니라 흐트러진 염기서열을 체계화하고 마스터 조절 유전자(master regulator gene)와 구조 유전자의 스위치를 컨트롤할수 있다.


“오우, 지저스! 알래스카를 다시 팔아서라도 확보해야 해!”


아마니는 급흥분했다. BTS1004는 쓰리 파이브가 아니라 포 파이브(5555)다. 엔젤 블러드가 아니라 가즈 블러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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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장고의 위기 2 +7 22.11.23 270 30 12쪽
19 장고의 위기 1 +7 22.11.22 288 29 12쪽
18 세 번째 아빠 4 +8 22.11.21 310 31 11쪽
17 세 번째 아빠 3 +6 22.11.19 330 24 11쪽
16 세 번째 아빠 2 +10 22.11.18 337 28 11쪽
15 세 번째 아빠 1 +9 22.11.17 399 29 11쪽
» 오버로드 2 +6 22.11.16 395 30 11쪽
13 오버로드 1 +8 22.11.15 429 35 11쪽
12 나는 죽지 않았다 9 +10 22.11.14 420 37 11쪽
11 나는 죽지 않았다 8 +13 22.11.12 466 35 12쪽
10 나는 죽지 않았다 7(수정) +10 22.11.11 479 37 11쪽
9 나는 죽지 않았다 6 +5 22.11.10 493 36 11쪽
8 나는 죽지 않았다 5 +5 22.11.09 491 44 11쪽
7 나는 죽지 않았다 4 +4 22.11.08 536 38 11쪽
6 나는 죽지 않았다 3 +5 22.11.07 601 41 12쪽
5 나는 죽지 않았다 2 +6 22.11.05 754 40 11쪽
4 나는 죽지 않았다 1 +8 22.11.04 903 42 12쪽
3 귀환병 아발란 032 +7 22.11.03 1,040 59 12쪽
2 우주 로또 2 +3 22.11.02 1,155 60 11쪽
1 우주 로또 1 +27 22.11.01 1,945 8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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