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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토끼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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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세토끼
작품등록일 :
2017.06.26 10:52
최근연재일 :
2017.08.04 21:55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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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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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4,976

작성
17.07.1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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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장 기사 라인슈르트로 -15-

DUMMY

“그런데 어디로 나가?”

이네스가 침대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 이네스의 말대로 문은 닫혀있었고 창문을 열려도 해도 꿈쩍하지 않았다. 만약 창문을 부순다면 우리가 이 저택을 벗어나기 전에 모든 병사들이 다 창문 쪽으로 몰려 올 것이 뻔했다.

“잠깐, 몰려온다고?”

나는 이 방을 빠져나갈 묘수가 떠올랐다.

“혼자 뭔 소리 하는 거야?”

이네스는 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이네스.”

“어···왜?”

내가 비장한 표정으로 이네스를 바라보자, 이네스는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영주도 죽였으니까 기사 몇 명 제압하는 건 쉽겠지?”

내가 직설적으로 말하자 이네스가 크게 당황했다.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나는 이네스의 외침에 대답하지 않고 창문을 부수기에 적합해 보이는 화분을 들어올렸다.

“창문에서 떨어져.”

이네스는 나에게 화를 내려다가 화분을 든 내 모습을 보고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옆으로 슬금슬금 물려났다.

[쨍그랑!]

나는 화분을 창문에 집어던졌고 창문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창문을 깨트렸다.

“아서! 다 몰려오고 있어!”

이네스는 깨진 창문 밖을 보다가 왜 그랬냐는 표정으로 발을 동동 굴렀다.

“이네스. 준비해.”

난 포로를 들어올렸다.

“뭘!?”

이네스는 여전히 모르는 표정으로 내 옆에 섰다.

“탈출할 준비 말이야.”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밖에서 요란한 발소리가 울려 펴졌다.

“놈들이 도망치려고 한다!”

밖에서는 우리가 창문을 통해 도망치려고 생각했는지 고함을 지르며 방문을 열기 시작했다.

[달칵! 달칵! 철컥!]

잠금을 풀자마자 곧바로 ‘쾅’소리와 함께 문이 부셔질 것처럼 열리며 험악한 표정의 남자 두명의 모습이 드러났다.

[찰칵!]

그리고 나는 그들이 보이자마자 포로의 단추를 눌러 그들을 기록했다.

“뭐야!?”

“윽!?”

포로가 기록하면서 나오는 섬광이 남자들을 놀라게 해 경직시키는데 충분했고 나는 이네스를 재빨리 바라봤다.

“이네···.”

하지만 이네스는 내가 말하기도 전에 그들에게 달려들어 맨손으로 남자들을 제압해 기절시켰다. 호리호리하고 작고 날씬한 이네스가 덩치 크고 키가 큰 남자 기사들을 맨손으로 한 번에 제압한 것도 놀라웠지만 아까까지 내가 뭘 할지 이해 못했던 여자가 내가 부탁하기도 전에 달려들었다는 것이 더 놀라웠다.

“네가 나에게 시킬 게 뻔하잖아.”

이네스는 이번에도 내가 뭘 말하려고 했는지 눈치 챈 것처럼 말하며 밖을 살폈다.

"잠깐, 시키다니, 기사한테 어떻게 시켜 부탁한거지."

내가 이네스의 말을 정정했지만 이네스는 내 정정요청을 받아주지 않았다.

“시킨거든, 부탁한 거든, 난 죽기 전에 내 멋진 모습을 남기려고 하는 거지, 이런 곳에서 갇힌채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을 수 없어.”

이네스는 엄청난 결심을 한 것처럼 주먹을 쥐고는 밖으로 나갔다.

“아무도 없어?”

나는 쓰러진 기사들을 피해 이네스를 따라 나갔다.

“어. 지금은 저 둘이 끝 인가봐.”

하지만 주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로 볼 때 조금이라도 지체한다면 다시 잡힐 게 뻔했다.

“일단 어디로 가야 돼?”

이네스는 여전히 비무장인 상태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녀가 영주를 찌른 후부터 그녀는 검은 아드리안의 검이 되었기에 되찾을 수가 없었다.

“이네스 무기 안 주워?”

내가 그걸 지적하자 이네스가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우리가 도망친다고 해도 죄없는 다른 사람들을 죽일 수는 없어.”

뭘 그런 걸 신경 쓰나 했지만 시간이 없으니 저것도 기사의 마인드라고 넘어가기로 했다.

“이쪽이야!”

일단 우리는 소리가 나는 반대방향으로 달리기로 했다. 복도를 달리면서 만나는 기사와 병사들은 이네스가 제압했고 저택에서 일하는 하인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옆으로 슬금슬금 비키거나 도망쳤기에 의외로 쉽게 저택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이상한데.”

이네스가 저택의 문을 열기 전 불안함을 느꼈는지 문고리를 잡은 채, 열지 않고 중얼거렸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나 역시 이네스와 같은 생각이었다.

“우리 너무 쉽게 탈출하고 있어. 아니, 탈출시킨다고 보는게 옳아.”

내 말을 들은 이네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보내주는 걸까?”

이네스가 긍정적으로 생각했지만 상황은 긍정적이지 못했다.

“아니. 그런 문제가 아니야.”

나는 문 양쪽에 있는 창문에 다가갔다. 창문은 커튼으로 가려져 있었기에 커튼을 살짝 열어봤고, 나는 밖을 확인하자마자 이네스를 놀고 있는 손을 잡아당겼다.

“왜?”

이네스가 놀랐지만 나는 그런 이네스를 끌고 다시 계단으로 올라갔다.

“다시 돌아가려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문 밖에 이 도시에 전병력이 모여있는 것 같아.”

“그렇다는 건···?”

“그래. 우리가 방심하기를 기다려서 끝에서 한방에 잡겠다는 거지.”

만약 이네스가 곧바로 문을 열었다면 우리의 탈출계획은 실패로 돌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딱히 갈만한 곳이 생각나지 않았기에 어차피 갇혀 있어야 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하지···.”

이네스 역시 답을 구하지 못했고 나 역시 바로 답을 내지 못했다. 역시 귀족의 저택을 탈출하는 건 역시 쉬운 일 아니었다.

“잠깐만.”

그 순간 나는 이 곳이 귀족의 저택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했다.

“여기는 귀족의 저택이잖아?”

내가 당연한 소리를 하자 이네스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지.”

“그렇다면 희망이 있어! 가자!”

나는 이네스를 끌고 다시 계단밑으로 내려갔다.

“아서!?”

“질문은 나중에 해.”

나는 조심스럽게 주방으로 향했다. 다행히 주방에도 아무도 없었다.

“이거야.”

“이건 그냥 화로잖아?”

이네스의 말 그대로 음식을 데우기 위한 화로일 뿐, 특별하게 보이지 않았다.

“귀족들은 도망쳐야 할 때를 대비해놓았다. 보통은 이런 곳이 그런 곳인데···.”

나는 화로가 붙어있는 벽을 꾹꾹 누르며 단추를 찾으려고 애썼다.

“진짜로 이런 곳에 그런 탈출로가 있다고?”

이네스는 내가 바로 찾지 못하자 미씸적은 표정을 지었다.

“기다려봐. 내 생각이 맞다면 곧 찾을 수 있어.”

하지만 그렇게 여유 있을 상황은 아니었다.

“너희들! 조금 있다가 저택 안에 들어가 봐. 안에 무슨 일이 있는지 확인해.”

밖에서 우리가 나오지 않자 이상함을 느꼈는지 병사들에게 저택 안으로 들어가라고 지시했다.

“아, 성격 한번 급하네.”

내 손은 더욱 더 빨라졌다.

“아서, 시간이 없어.”

이네스가 재촉했다.

“알아. 하지만···.”

하지만 내 생각을 비웃듯이 벽을 아무리 눌러봐도 숨겨진 통로를 나오게 하는 단추가 눌러지지 않았다. 역시 이건 도박이었을지도 몰랐다.

“아서, 내가 시간을 벌게. 통로가 있으면 빨리 찾아.”

이네스는 그렇게 말하며 싸울만한 무기를 찾기 시작했다.

“식칼이면 되겠지?”

내가 옆에 식칼 거치대에 꽂혀 있는 식칼중 가장 큰 식칼을 주자 이네스가 기겁했다.

“칼말고!”

이와중에도 병사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착한 기사였다.

“그럼 뭐!?”

주방에서 무기가 될 만 한 건 식칼 말고 딱히 없어보였다.

“그래. 저거라도 줘!”

나는 이네스가 가리키는 것을 보고 황당해했다.

“저거? 진심이야?”

“빨리!”

이네스가 가리킨 건 벽에 걸려 있는 작은 냄비였다. 어떤 요리를 하는 냄비이기에 손바닥보다 작을까싶을 정도로 요상하게 생긴 냄비였다. 물론 손잡이가 달려 있어 몽둥이처럼 후려 팰 수 는 있을 것 같았다.

“알았어. 네가 시킨 거다!”

기사가 냄비로 싸우는 모습을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일단 사는 게 우선이었다.

[탈칵]

“응?”

냄비를 드는 순간 기계가 작동하는 소리가 들렸다.

“뭔 소리야?”

이네스 역시 그 소리를 들었는지 화들짝 놀랐다.

[크르릉!]

요란한 소리와 함께 화로가 붙어있는 벽이 90도를 돌더니, 사람들이 지나갈 수 있는 비밀통로로 변했다.

“이런 곳이 있다니.”

나는 놀라 안을 살폈다. 안은 어두웠지만 어디론가 이어져 있었다.

“아서, 너는 이런 곳이 있다는 거 어떻게 알았어? 기사인 나도 모르는데?”

이네스는 통로 이런 통로가 있다고 믿은 내가 더 놀라운 것 같았다.

“내가 그랬잖아. 귀족들은 다 이런 통로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이네스가 충분한 대답을 못 들었다고 생각한건지 다시 입을 열었지만,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병사들, 저택 안을 살펴라.”

“예!”

나는 재빨리 이네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런건 좋으니까 일단 빨리 들어와! 걸리면 끝장이야!”

이네스는 뒤를 돌아보고는 내 손을 잡았다. 나는 그런 이네스를 끌어당겼고 재빨리 벽에 붙어 있는 단추를 눌러 비밀통로를 닫았다.

[쾅!]

“찾아라!”

통로가 닫히자마자 밖에서 병사들과 기사들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너 도대체···.”

이네스는 내가 바로 문을 닫아버린 것 때문인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건 말이지···.”

하지만 이네스의 붉어진 얼굴을 보자 그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

“이네스?”

“너, 너 지금 나를···나를···품에···.”

“응?”

그제야 내가 이네스를 품에 안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아까 너무 강하게 잡아당겨서 생긴 일이었다.

“아, 미안해.”

나는 그대로 이네스를 풀어주었고 이네스는 호흡을 가다듬고 나를 원망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처음으로 포옹한 남자가 너라니···.”

나는 그 반응에 어이가 없었다.

“뭐? 그래서 싫어?”

이네스는 대답 없이 내 눈을 피했다.

“크흠···일단 가자.”

나는 그런 이네스를 내버려두고 앞으로 나아갔고 이네스는 내 뒤를 졸졸 쫒아왔다. 지금까지 기사인 이네스가 앞장서고 내가 뒤를 따라가는 것과는 정 반대의 상황이었다.

“쫒아오지는 않겠지?”

이네스가 불안한지 계속 뒤를 돌아봤다.

“아니. 안 쫒아올 거야.”

이네스의 말대로 이런 통로를 있다는 걸 아는 건 이곳에 사는 귀족들뿐일 테니 우리가 이런 통로를 통해 빠져나간다고는 생각도 못할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그저 출구가 보일때까지 지루하게 걷기만 되는 것이다


“거의 다왔어.”

나는 출구가 보이자 환하게 웃으며 이네스를 바라봤다.

“다행이네. 이 통로 끝이 없어보였거든.”

이네스 역시 다행이라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출구의 끝에 뭐가 있는지 본 나는 당황한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왜 그래? 병사들이 있어!?”

이네스는 나를 밀치고 출구밖으로 나가려고 했고 나는 그녀를 재빨리 잡아 멈추게 할 수 밖에 없었다.

“꺄악!”

이네스는 내가 뒤로 잡아당기자 그대로 균형을 잃고 엉덩방아를 찧었다.

“너 죽으려고 환장했어?”

이네스가 자신의 엉덩이를 비비며 나를 노려봤지만 나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밑을 봐.”

“밑? 무슨 밑?”

이네스는 밑을 봤다가 얼굴이 파래졌다.

“뭐야, 통로가 왜 이렇게 되어있어?”

출구의 끝은 절벽이었고 절벽 아래에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귀족을 따르는 몇 명의 수하가 사다리같은 걸 들고 왔겠지. 본인들만 살고 추적자가 있으면 못 쫒아오게 말이야.”

어찌 보면 합리적인 탈출통로였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 사다리가 없잖아?”

그 순간, 이네스는 우리의 미래를 예측했는지 어색하게 웃었다.

“하···하···너 설마···.”

“이네스, 미안해.”

나는 이네스를 미는 것과 동시에 강물에 뛰어들었다.

“나 수영 못한단···.”

[풍덩!]

이네스의 절규는 물소리에 묻히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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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4장 마법사, 기사를 기록하다 -2- +2 17.07.30 118 3 10쪽
30 4장 마법사, 기사를 기록하다 -1- +2 17.07.29 134 4 7쪽
29 3장 기사 갑옷을 벗다 -5- +2 17.07.28 184 6 12쪽
28 3장 기사 갑옷을 벗다 -4- 17.07.27 133 3 18쪽
27 3장 기사 갑옷을 벗다 -3- 17.07.25 130 5 14쪽
26 3장 기사 갑옷을 벗다 -2- 17.07.23 132 4 8쪽
25 3장 기사 갑옷을 벗다 -1- 17.07.20 147 3 14쪽
» 2장 기사 라인슈르트로 -15- 17.07.19 130 4 12쪽
23 2장 기사 라인슈르트로 -14- 17.07.16 149 4 11쪽
22 2장 기사 라인슈르트로 -13- 17.07.15 145 4 12쪽
21 2장 기사 라인슈르트로 -12- +2 17.07.14 138 4 12쪽
20 2장 기사 라인슈르트로 -11- 17.07.13 132 4 10쪽
19 2장 기사 라인슈르트로 -10- +5 17.07.12 179 4 11쪽
18 2장 기사 라인슈르트로 -9- +2 17.07.11 170 5 12쪽
17 2장 기사 라인슈르트로 -8- +1 17.07.10 204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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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2장 기사 라인슈르트로 -6- +3 17.07.07 173 4 8쪽
14 2장 기사 라인슈르트로 -5- +1 17.07.07 187 3 8쪽
13 2장 기사 라인슈르트로 -4- +1 17.07.06 214 5 8쪽
12 2장 기사 라인슈르트로 -3- +4 17.07.05 228 3 12쪽
11 2장 기사 라인슈르트로 -2- +2 17.07.04 231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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