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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나무

해씨세가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hasa3194
그림/삽화
월하정인
작품등록일 :
2024.03.21 07:50
최근연재일 :
2024.09.01 10:00
연재수 :
178 회
조회수 :
50,739
추천수 :
561
글자수 :
963,408

작성
24.04.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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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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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58 마왕퇴의 비밀(8)

DUMMY

도화노인 구문극도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다.

도화장에는 가족은 물론 하인들까지 떠나보냈다. 그러나 무림인들이 그가 원하지 않았는데도 매복하고 있었다.

독행자를 죽이는 자에게 황금 100냥을 하사한다는 조정의 포고령이 내렸다.

황금 100냥이면 평생을 호의호식하고 산다.

황금에 눈이 먼 무림인들이 달려들고 있었다.

“독행자다!”

“죽여라!”

호일도가 나타나자 여기저기서 무림인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다짜고짜 호일도를 향해 일제히 공격했다.

“죽여라!”

호일도를 죽이면 무림에서 명성이 높아지고 황금 100냥도 챙길 수 있다.

살인을 일삼는 호일도를 제거하려는 정파 무림인들도 있었다. 그들은 오로지 의협심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


축씨 3형제가 먼저 독행자를 에워싸고 공격을 퍼부었다.

축씨 3형제는 양산박이라고 불리는 양산호의 어부 출신이다.

양산호는 사방 8백리에 이르는 산동지방의 거대한 호수다.

축씨 3형제는 산세가 험한 호수에서 물고기를 잡으면서 무예를 연마했다.


냉표는 숨을 죽이고 그들이 대결을 벌이는 것을 지켜보았다.

호일도는 옷차림이 기괴했다.

검은 옷자락이 찢어져 사방으로 날리고 있었다.

머리는 산발이었다.

얼굴은 회칠을 한 듯 하얗다.

마침 무덤 속에서 걸어 나온 것처럼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축씨 3형제는 셋이 모두 석자 정도의 무거운 도(刀)를 들고 있었다.

도는 쾌속하고 신형은 부드러웠다.

“호가야, 네가 사람 백정이냐? 왜 사람을 죽이고 돌아다니냐? 우리는 너를 처단하러 온 축씨 3형제다.”

축씨 3형제의 장남 축룡이 크게 호통을 치면서 허공으로 솟아올라 도를 내리쳤다.

“클클······.”

호일도가 기괴하게 웃으면서 허공으로 솟아올라 대한도를 휘둘렀다.


사아아악--.


도기가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섬뜩했다.

냉표는 호개와 함께 나무 뒤에서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다.

그들의 실력으로는 호일도를 상대할 수 없었다.

도와 도가 허공에서 부딪쳤다.


쾅--!


요란한 굉음이 일어났다.

축룡은 뒤로 주르르 밀려났다. 그러나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호일도가 연속으로 대한도를 휘둘러왔다.

“앗!”

축룡은 너무나 빠른 호일도의 공격에 손이 어지러워졌다.

“괴물아, 여기도 있다.”

둘째 축명과 셋째 축헌이 맹렬하게 공격을 퍼부었다.


호일도는 빠르게 신형을 솟구쳐 회전을 하여 축명과 축원의 뒤로 날아가 공격했다.

축명과 축원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그가 허공에서 회전하여 뒤를 공격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위험하다!’

냉표는 순간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 순간,

호일도의 도가 축명과 축원의 등을 베었다.

“악!”

“아아악!”

축명과 축원이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그들이 피를 뿌리며 나뒹굴었다.

“이놈, 네놈도 죽어라!”

축룡이 피를 토하듯이 외치며 달려왔다. 그의 도가 허공에서 번쩍였다. 그러나 호일도의 대한도가 더욱 빨랐다.


대한도가 푸른 달빛을 갈랐다.

“크어억!”

축룡도 처절한 비명을 지르면서 나뒹굴었다. 그는 몇 번 경련을 일으키다가 숨이 끊어졌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무, 무서운 놈!’


냉표는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이놈아, 네놈의 정체가 뭐냐?”

그때 괴장을 든 노파가 지붕에서 날아내렸다.

‘남해파파까지······.’

그녀의 행색과 괴장을 보고 남해파파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남해도에서 중원까지 왔다는 사실에 놀랐다.

남해파파를 따라 남의를 입은 여자들 10여명이 일제히 호일도를 공격했다.

남해도 여자들뿐이 아니었다. 소속을 알 수 없는 무림인들이 쏟아져 나와 호일도를 맹렬하게 공격했다.


‘왜 저렇게 강해?’


냉표는 소름이 끼쳐왔다.

호일도는 더욱 사납게 대한도를 휘둘렀다.


*


세옥은 또 서책을 읽고 있었다.

아향이 건네 준 책이다. 황후 부명화가 아향에게 건네준 고서다.

아향은 잠이 오지 않았다.

정삼과 황우는 서책을 보자 잠이 오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더니 옆방으로 건너갔다.

세옥이 불을 켜놓고 있어서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 이 방에 우리 둘뿐이잖아?


아향은 신경이 곤두섰다.

혹시라도 세옥이 달려들까봐 걱정이 되었다.

부인이 수십명이나 된다는 바람둥이 아닌가.

만두가게의 지붕위에서 그가 부인과 합방하는 것도 보았다.

묘하게 그 장면이 자꾸 머릿속에 떠올랐다.


휘이이잉--.


밖에는 바람이 음산하게 불고 있었다.

태풍이라도 오고 있는 것일까.

그런데 달빛이 푸르렀다.

달이 떠 있는데 사나운 바람이 불다니.

바림이 불 때마다 창밖의 소나무 그림자가 창문에서 흔들렸다.

이상하게 음산한 밤이었다.


현무도원은 하루종일 어수선했다.

적의 군사가 침략이라도 해오듯이 중학년, 상학년들이 무장을 하고 경비가 삼엄하게 세워졌다. 심지어 하학년 수련생들에게까지 무기가 지급되었다.

수련생들 중에는 자신의 무기를 소지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지만 태반이 무기가 없었다.

아향은 애검을 갖고 있었다.

세옥은 무기가 없다.

서생이니까.


적이 가까이 있는 것이 분명해.


아향은 적의군의 경험으로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잠이 오지 않는다.

적의군에 있을 때보다 더욱 불안했다.

아향은 벽을 향해 누워 눈을 감았다.

“무슨 내용이에요?”

아향이 세옥에게 건성으로 물었다. 아향은 책을 보았으나 고문(古文)이라서 읽을 수가 없었다.

“기문진법······.”

세옥도 금역에 관심이 있는 것일까. 그는 각 문파나 도가의 내공심법에 관한 책도 보고 있었다.

편작과 화타를 비롯해 여러 종의 의서도 본다. 편작의 책은 맥법을 위주로 본다.

그때 바람소리에 섞여 인기척이 들렸다.

아향은 귀를 쫑긋 세웠다.


잘못들은 건가?


경공을 전개하는 듯한 미세한 소리가 연무장을 달려오다가 숙소의 지붕위로 솟구쳤다.

아향은 눈을 번쩍 떴다.

인기척이 점점 가까이 오고 있었다.

“움직이지 말고 있어요.”

세옥이 낮게 말했다.

“들었어요?”

세옥은 확실히 눈과 귀가 밝다.

“우리가 목표는 아닐 거요. 우리는 이름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

세옥이 불을 껐다.


나는 무림의 표적이 될 이유가 없지만 당신은?


아향은 눈을 깜박거렸다.

세옥은 용의 내단과 관계가 있다. 많은 무림인들이 이미 세옥을 의심하고 있다. 그러니 표적이 될 수밖에.

아향은 그렇게 생각했다


세옥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디 가요?”

“측간에.”

세옥이 방을 나갔다. 어둠속에서 잘도 나간다.


역시 다른 사람들보다 눈이 밝아.


아향은 창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측간에 간다는데 따라갈 수는 없다.

그렇지만.

황후 부명화는 그에게 사고가 생기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세옥이 밖으로 나오는 것이 보이고 지붕에서 백의를 입은 사내가 날아내렸다.

‘우문호?’

아향은 창밖을 내다보다가 가슴이 철렁했다.

“네놈이 만두가게 서생이냐?”

우문호의 목소리가 확실했다.

오라버니가 왜 온 거야?

아향은 무엇인가 아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렇소.”

“네놈은 나에게 모욕을 주었다.”

“무슨 말이오? 나는 당신을 알지도 못하오.”

“내 정혼자와 부정한 짓을 저질렀으니 이 치욕감을 참을 수 없다.”

“오해요. 우리는······.”

세옥이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에 우문호가 내력을 끌어올려 일장을 후려쳤다.

‘젠장.’

아향은 눈을 질끈 감았다.


퍽--!


세옥의 가슴팍이 부서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아이 씨······.


아향은 눈을 감았다가 떴다.

세옥이 벽으로 날아가 처박혔다.

아향은 재빨리 호각을 찾아 불었다. 우문호와 마주쳐야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삐익--!


호각소리가 길게 울려 퍼졌다. 아향은 계속 호각을 불었다.

“누구냐?”

숙소에 있던 수련생들이 우르르 뛰어나왔다.

“침입자다!”

여기저기서 수련생들이 소리를 질렀다.

우문호가 당황하여 지붕위로 신형을 날렸다.

아향은 빠르게 밖으로 달려나왔다.

수련생들이 세옥을 둘러싸고 웅성거리고 있었다.

‘젠장!’

세옥은 이미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


세옥은 중상이었다.

우문호가 작정을 하고 세옥을 죽이려고 했다. 오전에 떠났다가 분이 풀리지 않아 다시 죽이러 온 것이다.

‘3대 공자라면서 비열해.’

아향은 분노로 몸을 떨었다.

우문호가 이런 인물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항상 단정했고 사리에 밝은 말만 했었는데. 그가 너무나 바른 말만 하여 숨이 막힐 것 같았었다.

그가 달아난 것은 현무도원의 사람들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나쁜 소문이 파지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우문호는 체면을 중시하는 인물이다.

수련생들이 황급히 세옥을 괴의 포원제에게 업고 갔다.

포원제의 의원은 상사의 위편에 있었다.


세옥은 의식이 없었다.

포원제가 가부좌를 하고 앉아서 다급하게 진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수련생들이 긴장하여 그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세옥의 내상이 심한 것 같았다.

포원제의 얼굴에서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한식경 정도 시간이 흘러갔다.

포원제가 세옥의 등에서 손을 떼었다.

세옥이 앞으로 풀썩 꼬꾸라졌다.

포원제가 세옥을 바로 눕혔다.

아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떤 놈이 이런 짓을 한 거야?”

“비상이 걸려서 경비가 삼엄한데 어떻게 들어왔지?”

정삼과 황우가 불안한 표정으로 수군거렸다.

“모두들 돌아가서 자거라.”

송하도장이 수련생들에게 지시했다.

“경비는 더욱 강화해라.”

포원제도 지시했다.

“예!”

수련생 상학년들이 일제히 대답을 하고 물러갔다.

“의원님, 위험하지는 않은가요?”

아향이 포원제에게 물었다. 포원제가 얼굴을 찡그리고 아향을 쏘아보았다.

너는 누구냐는 듯한 눈빛이다.

“내일 아침이 되어야 알 것이다.”

포원제가 낮게 말했다.

“제가 간병을 하면 안 될까요?”

“내일 아침까지 의식이 돌아오지 않을 거야.”

“그래도 옆에 있고 싶습니다.”

“그럼 지켜봐. 피라도 닦아주고······.”

포원제가 허락하고 밖으로 나갔다.


아향은 세옥을 가만히 살폈다.

세옥은 의식이 회복되지 않고 있었다.

아향은 수건을 물에 적셔서 피를 닦아주기 시작했다.

세옥이 다친 것은 어쩌면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세옥에게 말을 같이 타자고 요구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오라버니는 자기 체면만 생각하는 사람이야.’

우문호를 생각하자 씁쓸했다.

무림인이 무공을 모르는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제일 비열한 짓이다.


아주 죽이려고 작정을 했구나.


세옥은 가슴에 큰 상처가 있었다.

내상과 외상이 모두 심각했다.

아향은 세옥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그는 눈을 지그시 감고 있다.


황후마마께 보고해야 하나?


보고하지 않을 수 없다.

우문호는 금의위를 떠났으니 부명화로부터 추궁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향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침상 앞에서 잠이 들었다.

어느덧 밤이 깊어 있었다.


얼마나 잠을 잤을까.


아향은 두런대는 이야기 소리에 잠이 깼다.

“내단이 스스로 보호하고 있어.”

포원제의 말이다.

아향은 잠이 든 체했다.

세옥과 포원제가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내단을 내력으로 흡수하는 방법이 없습니까?”

세옥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미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았다.


아향은 가슴이 세차게 뛰었다.

세옥은 내단을 갖고 있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괴의 포원제 앞에서.

“본인이 내공심법으로 진기를 운용해서 내력으로 흡수해야 하는데··· 자네는 무공을 못하니 불가능하지.”

내단을 내력으로 흡수하지 못한다고?

그럼 소용이 없네.

“그럼 방법이 없습니까?”

“이갑자의 내력을 갖고 있는 고수가 도와주워야 돼.”

이갑자?

이갑자의 내력은 무림의 대종사급이다. 그런 내력을 갖고 있는 무림인이 당금 무림에서 몇이나 될까.

세옥도 할 말이 없는 것 같았다. 잠자코 입을 다물고 있다.

“이갑자의 내력을 갖고 있는 고수는 몇 안 되지.”

포원제가 밖으로 나갔다. 아향은 목이 말라왔다.

“낭자가 나를 구했어?”

세옥이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가 잠이 깨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가요?”

아향은 어리둥절했다. 내가 언제 서생을 구해?

“내가 위험할 때 호각을 불지 않았어? 그래서 우문호가 놀라서 달아났으니······.”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잖아요?”

아향은 그제야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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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2화 마왕퇴의 비밀(2) +1 24.04.19 326 3 11쪽
51 51화 마왕퇴의 비밀(1) +1 24.04.18 333 3 13쪽
50 50화 현무도원(5) +1 24.04.17 331 5 13쪽
49 49화 현무도원(4) +1 24.04.16 324 3 13쪽
48 48화 현무도원(3) +1 24.04.15 335 5 12쪽
47 47화 현무도원(2) +1 24.04.14 342 4 13쪽
46 46화 현무도원(1) +1 24.04.13 363 4 13쪽
45 45화 용의 내단(5) +1 24.04.12 363 4 12쪽
44 44화 용의 내단(4) +1 24.04.11 329 4 11쪽
43 43화 용의 내단(3) +1 24.04.10 340 4 12쪽
42 42화 용의 내단(2) +1 24.04.09 350 4 12쪽
41 41화 용의 내단(1) +3 24.04.08 365 4 12쪽
40 40화 무림맹주(5) +1 24.04.07 337 3 11쪽
39 39화 무림맹주(4) +1 24.04.06 329 4 11쪽
38 38화 무림맹주(3) +1 24.04.05 331 4 11쪽
37 37화 무림맹주(2) +1 24.04.04 330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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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묵가의 제자(5) +1 24.03.28 335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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