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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나무

해씨세가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hasa3194
그림/삽화
월하정인
작품등록일 :
2024.03.21 07:50
최근연재일 :
2024.09.01 10:00
연재수 :
178 회
조회수 :
50,768
추천수 :
561
글자수 :
963,408

작성
24.04.15 10:00
조회
335
추천
5
글자
12쪽

48화 현무도원(3)

DUMMY

세옥은 말을 사납게 몰아가는 사내들을 쏘아보았다.

흙먼지가 뽀얗게 일어나 음식으로 날아오려고 했다.

세옥은 재빨리 보자기로 음식을 덮었다.


“에이······.”


세옥은 길에서 멀리 떨어져 앉을 걸 그랬다고 후회했다.

그들은 빠르게 멀어져 갔다.

“공자님, 앞에 가는 사내는 무림맹주 아들 아닙니까?”

금룡방의 사내들이 얼굴을 찌푸리면서 손으로 흙먼지를 쫒았다.

“사마염 공자?”

“예.”

“사마염 공자가 여기는 왜 와?”

“무공을 배우러 오는 거 아닐까요?”

“이런 돌대가리! 야! 사마염 공자가 무림 3대 공자라는 거 몰라? 3대 공자가 무슨 무공을 배워?”

“그런가? 그럼 왜 왔지?”

무사 하나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금룡방 무사들의 말에 세옥은 사마독의 얼굴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맹주는 사악한 놈인데······.


사마독은 다시 만날까봐 두려운 인물이었다.

그는 피도 눈물도 없다.

두창으로 위장한 세옥에게 일장을 후려쳐 죽이려고 했다.


세옥은 무림인이 아닌 자신에게 사마독이 장풍을 날릴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피를 토했으나 간신히 살았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죽었을까?


나중에 곰곰이 생각하자 그의 일장을 맞고 살아난 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했고, 그 기적이 용의 내단 때문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사마독은 그 뒤에도 당가촌을 떠나지 않고 조사를 계속 했다.

사악한데다 음흉하기까지 했다.

“덥다. 좀 쉬었다가 갈까?”

젊은 사내 둘이 세옥의 옆에 와서 앉으면서 힐끔거렸다.

옷차림이 허름했다.


배가 고픈 것인가?


세옥은 그들에게 신경이 쓰였다.

한 사람은 장사처럼 체격이 건장했고, 한 사람은 호리호리했다.

“만두 좀 먹어 보겠소?”

세옥이 사내들에게 물었다. 만두는 넉넉하게 싸왔다.

“우리를 나누어주면 부족하지 않소?”

건장한 사내가 물었다.

“넉넉하게 싸왔습니다.”

“그럼 감사하게 얻어먹겠습니다.”

두 사내가 세옥의 앞에 와서 앉았다.

“나는 황우라고 합니다.”

황우(黃牛)는 20대 초반의 건장한 사내였다. 황소라는 뜻의 이름이다.

“나는 정삼이오.”

정삼(鄭三)은 정가네 셋째라는 뜻이었다.


황우와 정삼은 같은 마을 사람이었다. 둘이 모두 농사를 짓는다고 했다.

세옥은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만두가 맛이 좋습니다.”

“예. 많이 드십시오.”

황우와 정삼은 인상이며 말투가 순박했다.

그들도 현무도원으로 간다고 했다.


만두를 먹고 잠시 쉬었다가 셋이 함께 현무도원을 향해 걸었다.

멀리 흑암산의 첩첩연봉이 보였다.

흑암산은 이름에 걸맞게 중턱까지는 숲이 울창했으나 그 위로는 검은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이 구름을 뚫고 웅장하게 솟아 있다.

어딘지 모르게 음산하고 황량해 보인다.


*


산문(山門)에 안내소가 있었다.

“귀족들은 왼쪽에서 등록하고 평민들은 오른쪽에서 등록하시오.”

현무도원 사람들이 안내를 했다. 그들은 모두 청의도복을 입고 있었다.


악인후도 왔으려나?


세옥은 안내소로 몰려온 사람들을 살폈다.

악인후가 보이지 않았다.

세옥은 악인후를 찾아 두리번거리다가 귀족들이 등록하는 곳에 가서 줄을 섰다.

“이 서생은 뭐야? 어디에 줄을 서는지도 모르냐?”

누군가 뒤에서 세옥의 어깨를 옆으로 밀었다.


세옥은 느닷없이 공격을 당해 나가떨어졌다.

사람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트렸다.

‘어떤 놈이야?’

세옥은 고개를 돌려 놈을 노려보았다.

백의를 입은 말쑥한 놈이었다.


뭐 이런 놈이 있어?


세옥은 분노가 치밀었으나 참았다.

“서생이 뭘 알겠어? 콩인지 팥인지도 모르니까 이 줄에 섰지.”

화려한 금의를 입은 사내가 말했다. 허리에는 검도 차고 있다.

사람들이 다시 왁자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에그 쪽팔려.’

세옥은 얼굴이 화끈거렸다.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그때 황우가 세옥의 손을 잡고 평민 줄로 끌어당겼다. 그의 체격이 건장했기 때문에 더 이상 시비를 거는 사람은 없었다.

“저런 자를 상대하지 마시오.”

황우가 말했다.

“백의를 입은 자는 누구입니까?”

“양가장 소장주입니다. 익주 쪽에서는 부자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름은 양언탁입니다.”

세옥은 그들을 상대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황우와 함께 등록을 마친 뒤에 연무장으로 올라갔다.


현무도원은 군사 훈련장이었다.

등록을 마치자 넓은 연무장에 모이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무사 응시생들이 연무장에 집결하자 송하도장(松下道場)이라는 자가 연단에 올라 일장연설을 했다.

송하도장은 40대 초반의 사내였다.


시험은 체력 시험, 담력 시험, 학과시험 등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부자나 관리, 귀족, 이름 있는 무사의 자제들은 학과시험이 기본적으로 면제되었다. 그들은 체력시험만 보면 된다는 것이다.


평민은 여기서도 차별받는구나.


세옥은 씁쓸했다.

세옥은 서생이었기 때문에 평민 부류에 속했다.

“글을 몰라 학과시험을 보지 못하면 어떻게 해?”

정삼이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글을 모르는 사람을 위해 학과시험은 100일 후에 본대. 그동안 글을 가르치고······.”

뒤에 서 있던 허름한 옷차림의 사내가 말했다.

그날은 현무도원을 둘러보고 숙소가 배정되었다.


현무도원의 숙소는 상사(上舍), 중사(中舍), 하사(下舍)로 이루어져 있었다.

하사는 무예훈련장인 연무대, 식당, 숙소 등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중사는 현무도원의 제자들 거처였다.

상사는 현무도원의 도인들 거처였다.

하사에는 무예수련생이 3백명인데 상학년 1백명, 중학년 1백명, 하학년 1백명이었다.

무사시험에 합격하면 하학년으로 1년을 보내고 중학년에서 1년, 상학년에서 1년, 모두 3년을 거쳐야 졸업을 한다고 했다.


현무도원을 둘러본 뒤에 상학년의 무예 시범이 있었다.

백명의 수련생들이 창술, 검술, 궁술을 선보이고 진법을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헐! 제법 그럴싸하네.”

사마염이 짝짝짝 박수를 쳐주었다.

그는 응시생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사마염이 맹주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아본 사내들이 그에게 몰려들고 있었다.


맹주의 아들놈이 왜 온 거야?

군사가 되려는 목적은 아닐 텐데.


세옥은 사마염이 현무도원에 온 것이 수상했다.

“이야! 멋지다. 난 꼭 무사시험에 합격할 거야.”

정삼이 말했다.

“시험에 합격할 자신이 있어?”

황우가 물었다.

“죽어도 합격해야지.”

정삼이 말했다.

귀족들은 사마염의 패거리와 어울리고 있었고 평민들은 여기저기 무리를 지어 있었다.


예법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수련생들은 선배와 마주치면 어디서든지 공손히 예를 올려야 하고, 선배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벌을 받는다고 했다.


*


연무장에서의 설명이 끝나자 어느덧 저녁시간이 되었다.

응시생들은 식당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그런데 식당마저 귀족식탁과 평민식탁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이런 나쁜놈들! 세상에서 가장 치사한 게 먹는 거 갖고 차별하는 거라던데··· 쯧쯧······.’


세옥은 식탁에 앉아 밥을 먹으면서 귀족식탁을 힐끔거렸다.

그쪽 식탁에는 고기도 풍성했고 반찬도 많았다.

세옥은 음식에 욕심이 없었으나 음식을 차별하자 짜증이 났다.

‘조광윤의 군대는 차별을 하지 않았는데······.’

조광윤의 군대와는 너무 달랐다.

“야! 저쪽에는 돼지고기도 있고 닭고기도 있어.”

정삼이 세옥에게 소곤거렸다.


평민식탁에 앉아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쪽 식탁을 기웃거렸다.

그들에게 가까이 가서 식탁을 보고 침을 흘리는 자들도 있었다.

“거지들아, 먹고 싶으냐?”

양가장의 소장주 양언탁이 눈알을 부라렸다.


귀족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트렸다.

‘저걸 낳고 어머니가 미역국을 먹었나? 에이그···.’

세옥은 앙언탁이 한심했다.

“저런 놈들은 상대할 필요가 없어.”

황우가 서둘러 밥을 먹으면서 말했다.

‘악인후도 왔네.’

악인후가 귀족들과 함께 있었다.


악인후는 악가의 후손이고, 악가장의 자제다.

충분히 귀족들과 어울릴 자격이 있는 것이다.

악인후가 세옥을 보더니 손을 흔들었다.

세옥은 고개만 까딱했다.


*


달이 높이 떠올랐다.

사마독이 양설부와 차를 마시고 있을 때 비밀무사 육천서가 달려왔다.

“맹주.”

육천서가 예를 올렸다.


사마독이 육천서를 힐끗 쏘아보았다. 흑암산에서 전서구가 온 모양이다.

“도착했느냐?”

“예. 공자께서 무사히 도착했다는 전서구가 왔습니다.”

육천서는 머리를 잔뜩 조아리고 있었다.

“황후는?”

“황후마마도 현무도원에 있다고 합니다.”

“흥! 조광윤이 도성에 들어오니 안심을 하고 황궁밖으로 돌아다니는군.”

사마독이 천천히 차를 마셨다.


황후가 조광윤을 불러들일 것이라고는 어느 정도 예측했던 일이다.

조광윤을 피해 갈 수는 없다.

언젠가는 조광윤과 반드시 부딪쳐야 할 것이다.

“금의군을 조광의의 군대로 교체했습니다.”

양설부가 수염을 쓰다듬었다.


사마독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조가군이 지키면 황궁은 난공불락의 요새가 된다.

“네가 가서 염이 놈이 경거망동하지 않도록 해라.”

사마독이 육천서에게 명을 내렸다.

“예.”

육천서가 예를 올리고 물러갔다.


사마독은 잠시 허공을 노려보았다.

“맹주, 현무도원의 금역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양설부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물었다.


무불지(無不智) 양설부.


세상에 모르는 것이 없다고 하여 무불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마녀의 무덤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사마독이 얼굴을 찡그렸다.

마녀의 무덤은 일명 마왕퇴(魔王堆)를 일컫는 것이다.


천 년 전, 악마의 살인귀라고 불리던 마녀의 무덤 마왕퇴.


현무문에서 그 일대를 금역이라고 설정하고 출입을 금지했다.

현무문을 설립할 때 금역을 설정했기 때문에 그동안 누구도 들어간 사람이 없었다.

“마왕퇴에 마녀의 절대 무공이 숨겨져 있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전설이 되어 내려오는 이야기다.

사마염은 현무도원에 보낸 것은 마왕퇴를 은밀하게 조사하라는 뜻이다.

“영악한 놈이니 눈치를 챘겠지요.”

사마독은 아들 사마염이 마땅치 않았다.


무림지화(武林之花) 곽옥령.


그녀가 낳은 아들이다.

곽옥령은 무림의 꽃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사마독이 강제로 범했는데 사마염을 낳았다.


곽옥령은 자신을 범한 사마독을 저주했다.

부인으로 삼겠다고 해도 비웃었다.

곽옥령은 사마염을 낳고 강호를 돌아다니면서 무림인들과 마구 정을 통했다.

그리고 그 소문을 강호에 뿌렸다.

오로지 사마독에게 모욕감을 주기 위해.


사마독은 그녀를 죽이려다가 잡아와서 지하 뇌옥(牢獄)에 가두었다.

사마염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염이는 네 아들이 아니다.”


곽옥령이 내뱉은 한 마디 때문이었다.

청천벽력같은 말이다.


이게 무슨 소리야?


곽옥령이 다른 놈과 정을 통하고 있었다는 말인가?

믿어지지 않는 말이었다.

사마독이 겁탈을 했기 때문에 증오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그럼 누구의 아들이냐?”

사마독은 사색이 되어 물었다.

“호호. 네놈이 나를 죽인다고 해도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아니야. 아니야. 거짓말이야!”

사마독은 곽옥령을 고문했다. 그러자 그녀는 스스로 혀를 깨물었다.

말을 하지 않겠다는 무서운 결심이었다.


여자가 한을 품자 무엇으로도 막을 수가 없었다.

목숨이 위태로운 것을 가까스로 살려놓았다. 그녀가 사마독을 저주하듯이 사마독도 그녀를 저주했다.

“소공자가 딴마음을 품으면······.”

“에미가 내 수중에 있는데 감히 딴 마음을 품겠습니까?”

사마독이 피식 웃었다. 그의 뇌옥에는 많은 무림인들이 갇혀 있다.

“그렇지요.”

양설부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선생, 재상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황제 시영이 앓아눕자 재상 백경천도 움직이고 있었다.

“은밀하게 세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백경천은 황제의 동생인 시진국보다 더욱 교활하고 음침한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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