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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범 님의 서재입니다.

위대한 모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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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범
작품등록일 :
2020.05.14 00:10
최근연재일 :
2020.09.0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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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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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6. 태생적 한계 (8)

DUMMY

조금 전까지만 해도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인자한 어르신과도 같은 분위기를 띠던 헤로토스는 이제 치욕스러운 참사를 돌이키는 망국의 유민과도 같은 느낌을 주고 있었다.

그들은 현대의 인물이 25,000년 전 이야기를 이리도 실감나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것에 상당한 놀라움을 느꼈다.


“그것이......또 하나의 한계였다는 말입니까?”


“예.”


헤로토스는 쓰게 웃었다.


“모험왕의 삼신기 중 ‘자유’가 사라지면서 왕국이 몰락했다는 이야기는 알고 계시죠?”


그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그 논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모험왕이 보유했던 삼신기는 왕국의 상징이 되었고, 왕국이 존속하는 동안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 보물로서 숭배되어왔지요. 왕국이 멸망하는 그 순간까지. 왕국이 자그마치 일만 년 이상을 존속해 왔던 데에는 삼신기의 공헌이 지대했습니다. 모험왕이 일백 세대의 축복을 내리면서 남긴 보물이 버젓이 존재하고 있었으니까요. 삼신기가 존재하는 이상 왕의 권위는 불가침적이었습니다. 그것은 왕의 상징이며, 동시에 왕국의 근간이었습니다.”


헤로토스는 잠시 말을 멈추고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하지만 그것은 다르게 말하면 왕국이 신화 위에 세워진 불안정한 모래성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됩니다. 제가 앞서 말했듯이 삼신기는 왕의 상징이라고 했습니다. 왕이 나라를 다스리는 권력은 삼신기의 주인으로서 행해지는 것이지요. 그 말은, 삼신기가 사라진다면 왕국이 뿌리부터 흔들리게 된다는 말이 되지요.”


그러자 페르시온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 그러면 그것 때문에......?”


“예. ‘자유’는 삼신기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삼신기는 세 개가 모두 온전함으로써 그 권위가 살아있는 것이지요. 비록 나머지 두 개의 신물은 온전했지만, 하나가 사라짐으로써 이미 왕의 권위는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나라를 통치하는 왕의 권위가......고작 무구 하나 때문에 무너졌다는 말입니까?”


말을 건네는 페르시온의 눈동자는 거세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로서는 검 하나가 왕국의 운명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슬프지만 그렇습니다. 그것이 옛 왕국의 태생적 한계였습니다. 왕국이 수립되고 수천 년이 흐르면서 많은 위기와 혼란을 겪고, 그 과정에서 왕의 지배력이 약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왕의 정통성을 의심하지 않았던 것이 바로 삼신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삼신기 중 하나가 사라졌으니, 왕국의 근간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지요.”


그들은 숨죽인 채로 헤로토스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경청했다. 헤로토스는 그들을 한번 슥 둘러본 후 이야기를 재개했다.


“그리하여 일만 년을 보존해 오던 신물이 사라진 왕국은 발칵 뒤집히고, 사라진 신물을 되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허사였습니다. 그리고 겉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일만 년 동안 거쳐 왔던 수많은 위기들 중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위기였지요.”


헤로토스는 잠시 숨을 골랐다. 페르시온은 침을 꿀꺽 삼키며 확인하듯 질문했다.


“그런 상황에서 제국이 대대적으로 침공해 왔던 겁니까?”


“예. 수천 년 전 왕국의 심장을 노리다 결국 포기했던 바이칼과는 다른, 더 거대한 제국이 말이지요. 이미 무너지기 시작한 왕국이, 그보다 훨씬 더 융성한 제국이 철저하게 준비해 온 침공을 격퇴하는 것은 불가능했지요.”


잔뜩 굳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그의 모습은 일견 비장해 보이기까지 했다.


“이미 혼란과 분열에 휩싸여 몰락할 대로 몰락한 왕국은 결국 숨쉴 틈 없이 몰아치는 제국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끝내는 수도가 함락되고 말았습니다. 그리하여 왕국은 마침내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그 이후부터는 여러분들이 아는 그대로입니다.”


홀 안에 감도는 은은한 조명빛이 나른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테이블 위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이야기에 집중하느라 숨쉬는 것도 잊어버린 그들이 심호흡하느라 내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렸다.


“어......그런데 말입니다.”


페르시온이 침묵을 깨고 말을 꺼내자 그에게로 관심이 쏠렸다. 헤로토스는 그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왕국은 바이칼 제국에게 표면적으로나마 군신의 관계를 맺으면서 자치권을 보장받고 왕국으로서 남아 있을 수 있었다고 했지 않습니까? 그러면 바이칼의 뒤를 이어받은 온누리 제국에게도 똑같이 할 수는 없었던 것일까요?”


그러자 헤로토스는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페르시온은 그 차분한 미소 속에 수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왕국에서도 그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제국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국가로서의 권위라도 보장받자는 측과 끝까지 맞서 싸우자는 측의 논쟁이 격렬했지요. 실제로 그것 때문에 왕국의 분열이 가속화된 면도 없잖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논쟁은 애초에 무의미한 것이었지요. 왜냐하면.......”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심호흡을 했다. 그들은 한껏 집중한 채로 이어질 그의 말을 기다렸다.

이윽고 그는 천천히 입술을 뗐다.


“온누리 제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를 세계전도에서 지워 버리는 것이었거든요.”


그러자 셋은 입을 쩍 벌린 채로 멍하니 있었다.


“그저 천하의 주인으로서 변방의 국가들과 군신 관계를 통한 세계 질서 확립에 만족했던 바이칼 제국과 달리, 온누리 제국은 그야말로 세계 정복을 꿈꾸던 나라였습니다. 그리고 온누리 제국은 바이칼 제국보다 더더욱 막강한 힘을 가졌던 극초강대국이었구요. 애초부터 왕국은 멸망할 수밖에 없던 운명이었던 것입니다.”


페르시온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물론 그가 전한 내용이 놀라운 것은 맞지만, 그가 그렇게 놀란 이유는 다른 데에 있었다.

마지막 대목을 또박또박 힘주어 말하는 헤로토스의 표정에 순간 분노가 스쳐 지나갔던 것이었다.

콰리안과 그륜은 알아채지 못한 모양이지만, 그는 분명히 보았다. 헤로토스가 순간적으로 숨기지 못하고 드러낸 맹렬한 적의를.

물론 거대섬에서 살아가는 이로서, 거대섬을 찬란히 빛냈던 영광스러운 과거를 짓밟은 제국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 시절과 헤로토스가 이야기를 전하는 이 시점에는 수만 년의 차이가 있다. 해와 달이 오르내림을 수백만 번 거듭한 시간의 간격이 있다. 제아무리 비참하게 유린당한 망국의 후손일지라도, 그 원흉에게 분노를 드러내기에는 너무나도 오랜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헤로토스가 드러냈던 분노는, 과거의 치욕에서 비롯된 민족적 차원의 분노라 보기에는 너무도 진했다.

그것은......마치 치욕스러운 참사를 직접 목격한 당사자라고 해도 믿을 법한 것이었다.

페르시온은 2만 년 전 사건에 대해 저토록이나 생생하고 맹렬한 분노를 담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어쨌든 이야기는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2만 5천 년이 흐른 지금에 이르기까지, 두 번 다시 새로운 왕국은 등장하지 않았군요.”


헤로토스는 언제 그랬냐는 듯 상냥한 얼굴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그는 이제 다시 잔뼈 굵은 모험가 ― 그리고 한때 선원이었던 ― 헤로토스로 되돌아와 있었다.

옛날 이야기에 흠뻑 빠져 있던 그들은 헤로토스가 가볍게 손뼉을 치며 분위기를 환기시킨 다음에야 정신을 차렸다.


“어쩌면......지금껏 새로운 왕국이 등장하지 않는 것도 그 태생적인 한계와 관련이 있는 것 같군요.”


넌지시 던진 그륜의 한 마디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삼신기는 만년 왕국의 탄생, 존속, 멸망에 모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정도로 위대한 힘을 가진 신물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거대섬인들의 정신 속에 깊이 뿌리박혀 있습니다. 「세 가지 신물이 한 자리에 모이면 왕이 돌아온다」는 예언이 바로 그것이지요. 하지만 그것은 바꿔 말하면, 「왕이 돌아오지 않는 것은 삼신기가 실종되었기 때문이다」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왕의 계보는 오롯이 삼신기와 함께 했으니, 거대섬인들로서는 삼신기 없는 왕을 상상할 수가 없을 겁니다. 더하여 현 거대섬은 왕 없이도 나름 잘 굴러가고 있구요. 그렇기 때문에 그 오랜 시간 동안 왕이 존재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륜은 주변의 반응을 살폈다. 콰리안과 페르시온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경청하고 있었고 헤로토스는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이었다.

이윽고 헤로토스가 입을 열었다.


“그륜 씨의 말에도 일리가 있군요. 그들에게 왕은 신이 점지해준 존재. 신의 힘을 대리하는 자. 그리고 왕이 없는 현 시점에도 열두 대영주의 존재로 나름대로의 문화를 일구어 내고 있지요. 대영주들로서도 자신의 영역 안에서는 왕과 다름없는 권력을 쥐고 있는데다 ‘제왕의 땅’이라는 억제기 덕분에 함부로 전쟁을 일으키기가 쉽지 않으니, 구태여 왕이 되기 위해 오랜 세월 동안 신앙이나 다름없는 신화를 깨뜨리는 위험을 감수할 이유도 없을 테구요.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으니 그런 상황이 고착화되었을 겁니다. 더욱이 거대섬은 대륙 본토와 거의 고립되다시피 한 지역이니, 고착화되는 것이 매우 쉬웠겠지요.”


헤로토스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짙은 어둠이 깔린 밤거리는 쥐죽은 듯이 고요했다. 은은히 밝은 실내와 대비되는 어두컴컴한 하늘을 바라보며 그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어쩌면 삼신기 자체가 왕국이 가진 한계였을지도 모르겠군요.”



* * *



잠에서 깨어나 묵직한 눈꺼풀을 비비며 바람이나 좀 쐬려던 콰리안은 열린 공간으로 밀고 들어오는 냉기에 곧바로 창문을 다시 닫아버렸다.


“어우, 바람 좀 봐라. 거의 뭐 겨울이나 다름없네.”


안 그래도 이맘때가 하루하루 추워지는 시기라지만, 오늘은 변동폭이 상당히 컸다. 최근 며칠 동안이 비교적 포근했기에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밖에 많이 춥냐?”


어느새 몸을 일으킨 그륜이 기지개를 펴며 물었다.


“꽤? 춥기도 춥고, 바람도 좀 세네. 이제 슬슬 겨울이 오려나 봐. 오늘은 옷을 좀 두껍게 입고 나갈 필요가 있겠어.”


“귀찮게 됐군.”


겨울이 가까워질수록 장거리 이동이 번거로워진다. 날이 적당히 따뜻하면 그냥 밖에서 대충 모포 깔고 자면 된다지만 겨울에는 어림도 없다. 더군다나 눈까지 겹친다면 비박은 그야말로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 옷도 여러 벌 겹쳐 입어야 하고, 야영 장비도 든든하게 챙겨야 하니 여러 모로 귀찮은 일이나 다름없었다.


콰리안은 여행용 복장으로 갈아입고 풀어놓았던 짐을 모두 동여맨 다음 식사를 하러 홀에 내려갔다. 홀에 내려가니 카운터에서 핀보가손이 영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일어나셨구먼. 조식 드시겠소?”


콰리안은 짧게 고개를 끄덕인 다음 입김을 호호 불며 말했다.


“오늘 날씨가 굉장히 춥네요.”


“그러게 말이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긴 했어도 그리 춥다는 느낌은 안 들었는데, 갑자기 날씨가 이렇게 되어버렸구먼.”


“겨울이 슬슬 다가오고 있는 것일까요?”


그러제 핀보가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글쎄올시다. 아직 겨울이 찾아올 시기는 아닌데......오늘이 유난히 춥구먼. 내가 아는 엘루인이라면 벌써부터 이런 날씨가 오진 않을 게요. 보름쯤은 지나야 이만큼 추워질 터인데......희한하구먼.”


핀보가손은 잠시 생각하더니 곧이어 말했다.


“그러고 보니 여름에도 예년에 비해 조금 서늘하다는 느낌이 없잖아 들었긴 했다오. 아무튼 올해 날씨는 종잡을 수가 없구먼.”


콰리안은 희미한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오늘만 이상하게 추운 것일 수도 있지. 내일이면 원래 날씨로 되돌아올 수도 있을 게요.”


식사를 마친 콰리안은 짐을 모두 싸서 한쪽 구석에 깔끔하게 정리해 놓은 다음 마구간에 들러 말을 풀었다. 엘루인에 도착한 이후로는 계속 걸어 다녔기 때문에 말과 직접 마주 본 지도 벌써 보름이 넘게 지났다. 이제 다시 놈과 함께 신나게 달릴 시간이다. 날씨가 날씨인 만큼 꽤나 춥겠지만.


“아이고, 추워라.”


숨을 내쉬니 허여멀건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밖으로 나오니 부쩍 추워진 날씨가 확연히 실감났다. 때때로 조금 매섭게 불어닥치는 바람은 옷깃 속으로 파고드는 추위를 더욱 날카롭게 만들었다. 비록 해가 뜨고 시간이 조금 지난 후인지라 기온이 조금 올라갔다고는 해도 여전히 추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생각 이상의 추위에 그는 손으로 양 팔을 문지르며 이동할 채비를 마쳤다.

이윽고 페르시온과 그륜, 헤로토스도 준비를 모두 끝마치고 그들은 여관 앞에 나란히 섰다. 헤로토스는 말을 타기에 앞서 그들을 배웅하러 나온 핀보가손을 향해 걸어갔다.


“핀보가손 씨, 이제 가보겠습니다.”


“벌써 가시는 게요? 오랜만에 왔는데 좀 더 있다 가지 않고.”


“하하, 생각지 못하게 일이 생겨서 말이죠.”


헤로토스는 적지 않은 아쉬움을 토로하는 핀보가손과 진하게 악수를 나눈 후 말에 올라탔다.


“다음번에 올 땐 좀 더 오래 머물다 가겠습니다. 그때 가면 아쿠아비트 한 병 또 진하게 해야죠.”


“껄껄. 이 사람아, 어디 한 병 뿐이겠는가? 적어도 세 병은 마셔야지. 물론 한 번에 세 병 말고, 합쳐서 세 병 말일세.”


서로를 향해 한바탕 웃음을 날린 헤로토스는 옆에 나란히 선 콰리안, 그륜, 페르시온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자, 이제 슬슬 출발해 볼까요?”


콰리안은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말고삐를 쥐고 말을 움직이려던 그는 무언가 차가운 것이 내려앉는 느낌에 문득 고개를 들었다.


“어?”


하늘을 올려다본 콰리안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눈이 내리고 있었다.

콰리안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살랑살랑 떨어져 내린 눈송이 하나가 손바닥 위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새하얀 얼음 알갱이는 따뜻한 그의 손바닥에서 찰나 동안 머물다 이내 자그마한 물방울로 녹아 내렸다.


“벌써 눈이 오다니, 생각지도 못한 일이로구먼.”


이제는 확연히 보일 정도로 내려오는 눈꽃들을 바라보며 핀보가손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아직 물이 얼 정도로 춥진 않았기에 바닥에 떨어진 눈송이들은 곧 녹아 없어졌고, 바닥에 쌓일 정도로 많이 내리지도 않았지만, 그것은 분명한 첫눈이었다.


“이렇게 빠른 첫눈은 처음 보는 것 같네.”


“그러게나 말입니다. 예년 같았으면 보름쯤은 더 있어야 눈이 왔을 것인데.”


헤로토스와 핀보가손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올해는 뭔가 놀라운 일이 일어나려나 봅니다.”


“껄껄, 혹시 아오? 그대들이 그 주인공이 될 지.”


헤로토스는 피식 웃은 후 말고삐를 당겼다. 말은 울음소리를 길게 뱉은 후 천천히 걸어갔다.

멀어져 가는 그들을 향해 핀보가손은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그들 역시 뒤돌아본 채로 그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잘 쉬었다 갑니다!”


그러다가 핀보가손의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멀어졌을 즈음 그들은 다시 앞을 쳐다보았다. 광활한 아둔의 대로 위로 새하얀 알갱이들이 앞다투어 떨어져 내렸다.


“가자!”


그들은 차차 속도를 높였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대로에 사람이 별로 없었기에 보다 여유 있게 달릴 수 있었다.

얼굴에 부딪혀 오는 바람이 점점 강해졌다.


“목적지는?”


“대신전!”


네 마리 말은 흩날리는 눈 속을 헤치고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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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6. 태생적 한계 (8) 20.09.08 32 1 16쪽
66 065. 태생적 한계 (7) 20.09.05 32 1 13쪽
65 064. 태생적 한계 (6) 20.09.03 27 2 12쪽
64 063. 태생적 한계 (5) 20.09.01 38 1 13쪽
63 062. 태생적 한계 (4) 20.08.27 53 1 12쪽
62 061. 태생적 한계 (3) 20.08.25 45 2 11쪽
61 060. 태생적 한계 (2) 20.08.22 36 2 12쪽
60 059. 태생적 한계 (1) 20.08.20 52 2 14쪽
59 058. 전조(轉調) (8) 20.08.18 54 2 13쪽
58 057. 전조(轉調) (7) 20.08.15 43 2 13쪽
57 056. 전조(轉調) (6) 20.08.13 50 2 14쪽
56 055. 전조(轉調) (5) 20.08.11 42 3 15쪽
55 054. 전조(轉調) (4) +2 20.08.08 46 4 11쪽
54 053. 전조(轉調) (3) 20.08.06 46 2 14쪽
53 052. 전조(轉調) (2) +2 20.08.04 52 2 12쪽
52 051. 전조(轉調) (1) 20.08.01 48 2 12쪽
51 050. 왕의 유산 (7) 20.07.16 56 3 13쪽
50 049. 왕의 유산 (6) 20.07.14 47 2 12쪽
49 048. 왕의 유산 (5) 20.07.11 59 2 11쪽
48 047. 왕의 유산 (4) 20.07.09 49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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