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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범 님의 서재입니다.

위대한 모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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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범
작품등록일 :
2020.05.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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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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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 전조(轉調) (2)

DUMMY

엘루미나스는 숲의 영지라는 그 이명답게, 영토 대부분이 숲으로 뒤덮여 있었다. 광대하기 그지없는 누테른 숲은 말할 것도 없고, 북동쪽과 남쪽 일부 지역을 점유한 평야 지대와 수목한계선 위까지 솟아오른 일부 산악 지대를 제외하면 온통 아름드리 나무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과장 조금 보태서 엘루미나스는 그 자체로 거대한 수해(樹海)나 다름없기에, 엘루미나스의 일등 신민은 나무라는 우스갯소리도 종종 나돌곤 한다.


엘루미나스에서 가장 번창한 대도시 엘루인이라 해도 그 사실에서 예외가 되지는 않았다. 도시 주변을 둘러싼 숲지대는 말할 것도 없고, 높다란 성곽 내부에 미로처럼 얽혀 있는 무수한 시가지들도 낮게는 수 미터에서 높게는 수십 미터에 이르는 나무들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아직 겨울의 문턱 밖에 있어 싱그러운 빛깔이 적잖이 남아 있는 이 자연친화적인 대도시는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더군다나 이제 막 동쪽 벌판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민 태양과 아직 채 마르지 않고 창문틀에 달라붙어 있는 이슬방울은 그 평화로움에 잔잔함을 더해 주었다.

허나 반쯤 열린 창문 밖으로 펼쳐진 시가지를 바라보고 있는 그륜의 표정은 싱그러움과는 거리가 조금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헤로토스가 호밀빵을 가볍게 베어물며 질문했다.


"뭐, 오늘도 똑같지 않겠습니까."


그륜이 무감각한 어투로 대답했다.

고문서를 해독한 이후 그들은 그 내용에 대해서 더 알아보기 위한 일에 몰두했다.

다음 날이 아침이 밝자마자 곧바로 모험가 조합에 방문했다. 고문서와 관련된 정보를 더 캐내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모험가 조합에서는 의미있는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루손에 있던 모험가 조합보다 몇 배는 큰 거대 집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의 그 고문서에 대한 가치있는 정보를 주지 못했다.


그 후 그들은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마법도서관에 가서 온갖 자료들을 뒤져보기 시작했다. 날이 밝자마자 도서관에 입장해서 어둑어둑해질 즈음 나오기를 반복했다.

그러나 며칠 동안을 도서관에 눌러 앉다시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큰 소득은 거두지 못했다. 옛 왕국의 역사, 혹은 신화나 전설, 민담을 기록한 책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찾아 보았으나 원하는 정보는 나오지 않았다. 왕국 멸망 당시의 기록이 너무나도 희박한 탓이었다.


"그나저나 이렇게 한다고 답이 나오긴 할까? 그 큰 도서관을 어느 세월에 다 뒤져보냐."


페르시온이 진절머리가 난다는 투로 말했다.

마법도서관에 소장된 자료들은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았다. 사서의 도움을 받아가며 간추리고 간추렸지만 그럼에도 너무 많았다. 고작 네 명이서 훑어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콰리안도 살짝 퀭한 기색이 없잖아 있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도서관을 뒤져 봤는데, 역시 무리인 것 같아. 우리 넷이서 다 살펴보기에는 너무 많아. 그리고 죄다 우리가 찾는 거랑은 크게 연관이 없기도 하고."


페르시온이 침대에 엎드린 채로 말했다.


"오늘은 그냥 쉬자. 며칠 동안 팔자에도 없는 책읽기를 주구장창 하니까 머리가 터질 것 같다. 이러려고 여기 온 건 아니잖아?"


책벌레 소리를 듣는 그륜조차도 지칠 지경인데, 독서에 큰 흥미가 없는 페르시온은 말할 것도 없었다.


"차라리 목숨 걸고 전쟁터에서 칼부림하는 게 낫지, 난 더 이상 못해. 할 거면 너희들끼리 다녀와."


페르시온은 말을 마치자마자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콰리안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그래. 이 상태로는 더 해봤자 별로 소득도 없을 것 같아. 당분간 이 문서에는 신경을 끄는 게 낫겠어."


그륜은 고민스러운 얼굴로 중얼거렸다.


"흐음......그러면 어떻게 해야 한담......이거 알아보려고 여기까지 왔는데, 영 시원찮네."


"괜찮아. 나중에 운 좋게 단서를 찾을 수도 있지. 천천히 생각하자고."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있는 시가지를 바라보며 곰곰이 생각하던 그륜은 곧 방 안으로 시선을 돌렸다. 말라붙은 건어물처럼 침대 위에 축 늘어져 있는 콰리안과 페르시온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책과 거리를 두고 싶다는 의지를 온 몸으로 표현하는 것 같은 모습에 그는 피식 웃었다.


"그러면 오늘은 그냥 신경 끄고 나들이나 갈까? 간만에 여행하는 기분 좀 내 볼 겸."


그러자 페르시온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침대에서 일어난 페르시온이 기지개를 쭉 피며 말했다.


"탁월한 선택이야. 일단 오늘은 그냥 느긋하게 도시 구경이나 하자고. 그 두루마리 속에 얼마나 대단한 게 숨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몇 날 며칠을 책장이나 뒤적이고 있는 건 좀 아닌 것 같아. 이거 말고도 모험할 거리는 많잖아? 정 안되면 모험가 조합에 가서 근사한 의뢰거리 몇 개 얻으면 되지."


"하긴, 네 말도 일리가 있다."



* * *



"오랜만에 한가롭게 노니까 좋구만."


페르시온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활기찬 도시의 모습은 최근 며칠 간 노곤했던 정신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학자들이나 할 법한 정신 노동에서 해방되어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있으니 마음이 실로 안정되는 기분이었다.


"그나저나 왜 이렇게 사람이 많지?"


그륜이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두리번거렸다. 대로는 어지러이 돌아다니는 수많은 인파로 인해 제대로 걷기도 힘들 정도로 북적거렸다. 원래 이맘때쯤에 대로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지금은 평소보다 더욱 많은 데다 여기저기서 웅성웅성대는 것이 퍽 어수선해 보였다.


"그러게. 오늘 무슨 날인가?"


콰리안도 살짝 의문을 표했다.


"야, 원래 이맘때 엘루인에서 축제 하고 그러냐?"


"글쎄......축제 한다는 말은 못 들어 본 것 같은데......."


잠시 머릿속을 굴려보던 그륜은 곧 손가락을 튕겼다.


"맞다, 그러고 보니 핀보가손 씨가 오늘 후작이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 것 같아. 어디 시찰이라도 다녀오는 모양이라던데?"


"아, 그래서 그런 건가?"


이 지역에서 왕이나 다름없는 엘루미나스 후작이 대로를 지나간다면, 응당 그 모습을 보기 위한 구경꾼들이 구름처럼 몰려드는 것이 당연하다.


아니나다를까, 이윽고 사람들이 대로변에 주욱 늘어서 웅성웅성대기 시작했다. 발 디딜 틈도 없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보니 전 시민의 반은 모인 듯했다.


"전하께서 행차하신다! 다들 물렀거라!"


그러자 사람들이 일제히 머리를 조아리기 시작했다. 후작이 탄 마차와 그 주변을 호위하는 행렬의 움직임을 따라 몸을 숙이는 그 모습은 마치 밀물이 들어닥치는 것 같은 장관이었다.


"뭐, 뭐야, 이게?"


페르시온이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더듬거렸다. 엘루미나스 후작이 이곳에서 가지는 위치를 생각해 볼 때 그리 놀라울 것 까지는 없었지만, 그 엄청난 인파가 파도처럼 차례로 머리를 조아리니 순간적으로 당황했던 것이다.


"이야, 거 장관일세."


콰리안이 감탄어린 어조로 말했다.

장황하기 그지없는 후작의 호위 행렬은 점점 가까워져 어느덧 그들이 서 있는 곳 주변의 사람들도 머리를 조아렸다.


"우린 이런 거 할 필요 없냐?"


페르시온의 질문에 그륜이 당연하다는 듯 답했다.


"우리가 엘루미나스 백성도 아닌데 뭣하러? 하물며 왕이어도 그럴 필요가 없는데, 후작이잖아. 제아무리 왕이나 다름없는 위상이라지만."


"하긴, 그것도 그렇지."


그러던 중 후작의 호위 행렬이 거의 지척까지 다다랐다. 엘루미나스 최고 권력자답게 그 외관도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무려 다섯 마리의 말이 이끄는 커다란 마차는 그야말로 움직이는 집이나 마찬가지였다.

콰리안은 마차 주변을 철통같이 방어하는 근위병들을 가리켰다.


"이야, 쟤네 덩치 좀 봐. 역시 후작 근위대라 그런가?"


"입고 있는 장비도 휘황찬란하네. 차원이 달라."


후작을 직접 호위하는 병력답게 그 몸집이 범상치 않았다. 척 봐도 일반 시민들보다 월등히 컸다. 후작가 근위대답게 착용한 무구도 강력하고 멋들어진 병사들이 질서정연하게 행진하는 모습에는 위엄이 넘쳐흘렀다.


"다들 못해도 4큐빗은 넘어갈 것 같은데?"


"저기 저 사람은 그륜 너보다도 커 보인다."


근위병들의 위엄을 흥미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잡담을 나누던 그때, 별안간 행진이 멈추었다.


"뭐, 뭐야?"


"갑자기 왜 멈춘거지?"


그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리둥절해했다. 주변 사람들이 웅성웅성대는 것을 보니 일반적인 상황은 아닌 것 같았다.

그때 근위병 중 하나가 무언가 손짓을 보냈다.

거리를 통제하는 경비병들을 향해 무언가 지시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잠시 후 그들을 향해 경비병 한 명이 다가왔다.


"잠시 동행해 주시겠습니까?"


"예?


영문을 알 수 없는 경비병의 말에 그들은 고개를 갸웃했지만 굳이 거부할 이유는 없었으므로 순순히 따라갔다. 무릎을 꿇은 군중의 눈길을 한 몸에 받은 채 그들은 대로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들이 한창 이야깃거리로 삼던 커다란 근위병들이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그들과도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다 입고 있는 장비 덕분에 더 위압감 넘치는 근위병들 여럿이 몰려오니 제아무리 그들이라도 조금 긴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윽고 근위병들이 그들을 둘러싸고 가장 체격이 큰 근위병 한 명이 앞으로 걸어나왔다.


"이런 오만방자한 자들을 봤나."


근위병의 말투에 콰리안은 눈살이 절로 찌푸려졌다.


"뭐야?"


"감히 전하께서 행차하시는데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느냐?

썩 머리를 조아리지 못할까!"


"참나, 자기들 후작이지 내 후작인가?"


페르시온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일단 내가 이야기해 볼게."


콰리안과 페르시온을 제지한 그륜이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근위병의 체격은 페르시온이나 콰리안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륜보다는 약간 컸다.

그륜과 마주본 근위병은 재차 으르렁거렸다.


"이놈들이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방자하게 구는 게냐. 어서 머리를 조아리지 못하겠느냐?"


그륜은 저도 모르게 표정이 꿈틀했으나 곧 온화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린 먼 곳에서 온 모험가요. 이곳에 사는 신민이 아니니 이곳의 법도를 지켜야 할 의무는 없는 것 같은데?"


"네놈들이 어느 곳에서 왔던 엘루인에서 후작 전하를 뵐 때에는 응당 그 예를 지켜야 하는 법이다. 어디서 네놈들이 굴러먹던 곳에서나 쓰는 돼먹지 못한 법도를 들먹이는 것이냐?"


순간적으로 발끈한 콰리안이 중얼거렸다.


"저 자식 말하는 꼬락서니 좀 봐라. 입에 걸레를 물었나?"


그러나 그륜은 평온함을 잃지 않았다.


"엘루미나스 후작은 당신네들 후작이지, 우리 후작이 아니지 않소."


"이 건방진 놈이 전하의 이름을 함부로 입에 담느냐!"


근위병은 그륜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체격도 장난이 아닌데다 갑주까지 착용한 근위병의 발길질에 그륜은 절로 고꾸라졌다.


"으윽!"


신음을 토한 그륜은 정강이를 부여잡았다. 그의 표정은 고통으로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네놈이 정녕 매를 맞아야 정신을......."


근위병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격분한 콰리안이 곧바로 근위병의 머리를 움켜쥐고 그대로 바닥에 찍어버린 탓이었다. 요란한 충돌음이 사방을 울리고 군중들은 아연실색한 채로 그들을 향해 시선을 집중했다.

콰리안이 당장이라도 죽일 것 같은 눈빛으로 쓰러진 근위병을 노려보았다.


"죽고 싶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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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053. 전조(轉調) (3) 20.08.06 46 2 14쪽
» 052. 전조(轉調) (2) +2 20.08.04 52 2 12쪽
52 051. 전조(轉調) (1) 20.08.01 48 2 12쪽
51 050. 왕의 유산 (7) 20.07.16 56 3 13쪽
50 049. 왕의 유산 (6) 20.07.14 47 2 12쪽
49 048. 왕의 유산 (5) 20.07.11 59 2 11쪽
48 047. 왕의 유산 (4) 20.07.09 49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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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045. 왕의 유산 (2) 20.07.04 5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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