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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가R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촉한대장위연전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완결

조작가R
작품등록일 :
2021.05.23 18:30
최근연재일 :
2021.10.11 01:14
연재수 :
108 회
조회수 :
282,160
추천수 :
7,430
글자수 :
553,687

작성
21.07.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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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글자
11쪽

장안공성전(4)

DUMMY

기습이 실패한 이후 위군이 장안성에 틀어박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으니


촉군은 아예 장안성 앞에 진을 쳤다.


그리고 목청이 큰 병사들로 하여금 비가 내리지 않을 때마다 나아가 소리 지르도록 하니,

그와 동시에 위군에는 급속도로 안 좋은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요동의 공손씨가 반란을 일으켰다고 하네. 게다가 오환족과 흉노까지 연합하니, 이것 때문에 이제 관서로 원군이 오기는 어렵다고 하는구먼. 장안은 버림받은 것이지.”


“손오가 또다시 형주와 합비를 공격하여, 폐하가 전군을 이끌고 그들을 토벌하기 위해 출정했다고 하더군. 위나라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


“촉군이 장안을 함락시켰다고 소문을 퍼트려, 조예는 겁을 먹고 업으로 천도했다고 하네... 이제 우린 틀린 거야... 제발 하후패 장군이 항복해야 할 텐데...”


“사실 공명이 살아있었고, 이 모든 것은 공명의 계책이었다고 하네... 이미 촉과 오의 연합군이 진군하여 낙양을 함락시키기 직전이라 하던데... 우린 이제 끝났어...”


그리고 소문의 결론은 언제나 하나로 귀결(歸結)되었다.


“그런데 어째서 하후패 장군은 항복하지 않는 것인가?”


“그러게, 촉에서 그의 지위와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하였는데...”


“그뿐인가? 우리의 안전도 보장해 준다 하였네, 장안을 떠난 사람들이 많으니 아마도 이곳에서 살게 될 가능성이 높아.”


“뭐하러 버티는 것인지... 빨리 항복이나 할 것이지...”


“그러게 말일세.”


...


“소문은 때론 역병보다 무서운 법입니다. 지난번 적들의 습격이 있을 때를 노려 병사들을 더 잠입시키고 그들로 하여금 기존에 있든 자들과 힘을 합쳐 소문을 퍼트리도록 하였으니, 그것은 마치 역병처럼 위군에 퍼져나갈 것입니다. 게다가 지금과 같이 절망적 상황이라면 효과는 더욱 클 것입니다.”


강유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던 비의가 말을 더했다.


“사방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나갈 수 있는 길을 하나 터준다면 그 안에 모든 것들은 뚫린 길로 나오려고 하는 것이 사물의 이치. 성안에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항복을 종용(慫慂)한 것은 그들의 길을 터주기 위함이었군요.”


“그렇습니다. 또한 이번 야습에서 적들을 전멸시키지 않았던 것도 그들이라면 절망적이었던 패배의 소식을 누구보다 실감나게 위군에 퍼트려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언제나 자만에 넘쳤던 멧돼지 같은 장군의 의기소침한 모습은 덤이겠죠.”


그러자 위연은 웃을 터트리며 말했다.


“하하하! 멧돼지라니... 말이 심하군.”


“미현 전투에서도 이야기를 전해 들었었고, 이번 공성에서 그를 살펴보니 매우 저돌적이고 성질이 급하며, 부하들을 쉽게 다그치니 그 모습이 마치 멧돼지와 같았는데, 직접 상대해 보신 장군의 생각은 어떻십니까?”


위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과연 그대의 생각이 틀리지 않네.”


“그리고 한 명 정도는... 내부의 인원들을 선동하여 이끌어 줄 사람도 필요합니다.”


강유의 말을 들은 위연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그래도 제법 기개 있는 놈이었는데, 투항을 하겠는가?”


“자신의 용맹만을 믿는 자들은 의외로 그것이 무너졌을 때, 오히려 다른 사람들보다 모든 것을 빠르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켜봐야 알겠으나 제 예상이 맞다면 아마도 하후패보다는 그가 먼저 움직일 것입니다.”


그의 말을 듣고 위연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제 양군사와 약속한 날짜가 열흘 정도 남았는데... 그 안에 적들이 움직여 주겠는가?”


“아마도 열흘을 채우지 못할 것입니다.”


...


출수(出手)한 창은 눈으로 좇을 수 없다.

간단한 찌르기인 것처럼 들어오지만, 그 궤적은 항시 변화무쌍하다.

빠르기만 한가?

창을 막으면 온 팔에 충격이 전해지고,

어쩌다 휘둘러 친 창이라도 막는 날에는 온몸을 통해 말까지 충격이 전해진다.

나는 몇 합 만에 지쳐버렸으나, 그는 힘의 절반도 사용하지 않은 듯했다.


어느 한 가지도... 난 그에게 미치지 못했다.


첫 번째 패배는 아니었다.


지난날 회남에서 오에서 무예로는 따를 자가 없다는 정봉과 붙었으나, 예측이 불가능한 그의 창술과 빠른 몸놀림에 압도당하여 패퇴했었다. 하지만 힘에서는 전혀 밀리지 않았고, 조금만 더 기술을 연마한다면 다음에는 내가 이길 것이라 장담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떻게 해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천하에 이런 자가 있었다니...


태조로부터 오자양장(五子良將)이라 불리었던, 장합 장군조차 정면 대결을 피했다 하더니... 그것은 결코 허황된 말이 아니었다.


그런 자가 있는데, 어떻게 이 싸움을 이기라는 말인가...

게다가 병력은 열세이고, 군량은 부족하여 누구도 배불리 먹지 못한다.

그로 인해 사기는 날로 바닥을 치고 있다.

병사들 사이에는 이미 별의별 소문이 다 돌고 있다.

이제 장안성에 있는 위군에게 희망은 없다.


그나마 도망병이 생기지 않는 것은 모두 하후패가 항복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항복하면 촉군에서 휘하의 모두를 환대(歡待)할 것이라는 약속했기 때문에 버티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그도 모르지 않을 텐데... 어째서 항복하지 않는 것인가...


황실의 친족이기 때문인가? 위에 남겨진 형제들 때문인가? 아니면 아직도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것인가? 그런 것 때문에 1만이 넘는 군사를 몰살시킬 생각인가?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았다. 만약 그런 것들 때문이라면... 이 문흠이 그를 보좌하는 장수로서 쓸데없는 걱정들을 덜어주어야 하겠지. 그것이 1만 군사와 백성들을 구하고, 또한 하후패도 구하는 것이니까.


...


상처가 악화된 것인지 의원이 말한 증상이 있어, 일찍 처소에 들었던 하후패에게 부관들이 찾아왔다.


“적습인가?”


놀란 하후패가 묻자. 부관 중 한 명이 답했다.


“아닙니다. 그저 장군의 안위가 걱정되어.”


그러자 하후패는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하~ 괜찮다. 상처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 아마도 오늘 쉬고 나면 내일은 씻은 듯이 나을 것이다.”


하후패는 허세를 부리며 어깨를 돌려보였으나, 장수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장군... 상처가 좋아지지 않아... 이제는 겉옷으로 혈흔(血痕)이 보일 정도인데 어찌 감추려 하십니까... 이미 병사들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가. 그래도... 너무 걱정할 것 없다. 큰 고통은 없으니...”


“장군...”


부관들의 침울한 표정을 보던 하후패가 말했다.


“걱정마라! 이제 곧 폐하께서 원군을 보내실 것이다. 아니 이미 동관을 공략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장군... 대장군께서 철군한 지 이제 겨우 보름이 지났습니다. 원군이 오려면 적어도 한 달은 더 벼텨야 할 것입니다.”


“아니다. 장안의 중요성을 모르지 않을 터인데... 그리고 폐하께서 이 하후패를 그렇게 쉽게 버리실리 없다.”


그렇게 말하자 부관 중 하나가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장군! 목숨을 걸고 진언하겠습니다. 장군께서는 최선을 다하여 수성에 임했고, 기책을 내어 적들을 습격하였으나... 이제 기울어버린 전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입니다!! 이곳에서 1만의 군사와 함께 죽음을 택하시기보다는, 성문을 열어 모두를 살리시는 것 또한 대장 된 자의 용기라 할 수 있으니 부디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간청합니다!!”


그의 말에 하후패는 칼을 뽑아들며 분노로 답했다.


“네놈이 감히 항복을 입에 담았는가...”


하후패가 그를 베어버리기 위해 칼을 높이 들어 올렸을 때, 함께 왔던 부관들이 모두 무릎을 꿇었다. 놀란 하후패는 칼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장군!! 장군의 손에 죽는 것은 두렵지 않습니다!! 그저 수많은 전투에서 저희와 생사고락을 함께하셨던 장군께서 이렇게 허망하게 목숨을 잃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 드리는 진언입니다. 장군이 투항한다 해도 위군의 누가 홀로 장안을 지키기 위해 남은 장군을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부디 목숨을 보전하시고 후일을 도모하십시오!!”


“이. 이놈들이!!”


하후패는 들어 올린 칼을 멈춘 채로 한참을 고민하였으나 결국 칼을 휘두르지 못했다. 그는 오랫동안 함께했던 부관들을 죽일 수 없었다.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라!!”


“장군!!”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


“후일 다시 이야기하겠다!! 어서 꺼져라!!”


부관들은 예를 갖추고는 처소에서 물러났다.


그들이 물러가고, 분노 때문인지 온몸에 열이 올라왔다. 그리고 가뿐 숨을 몰아쉬며 고민에 빠져있던 하후패에게 조조의 망령이 다가왔다.


‘혀를 뽑아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못하게 했어야지. 역시 너는 묘재만 못하구나. 전장에 어울리지 않는...’


그는 칼을 뽑아 허공에 휘둘러 망령을 지웠다. 그러나 곧이어 곽회의 망령 또한 다가와 그에게 속삭였다.


‘항복을 입에 담는 자는 효수하여 성문에 걸고, 또한 눈에 띄게 불평하는 자를 참하여 본보기로 삼는다. 그것에 사사로운 감정을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니, 나였으면 오늘 처음으로 입을 뗀 장수가 첫마디를 넘기기 전에 목을 쳤을 것....’


거기까지 말했을 때, 하후패는 다시 칼을 휘둘러 곽회의 망령 또한 지웠다.


“네놈들은 어찌 그리 쉽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전장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해 온 장수와 병사들이 아닌가... 어찌 일말의 망설임조차 없는 것인가!!”


그리고 생각지 못했던 망령이 나타나 말했다.


‘잘 굴리지도 못하는 머리를 굴려 저들을 따라 할 생각은 말거라. 그저 네가 잘하는 것을 하면 될 것이니... 모든 걸 다 바쳐 죽을힘을 다해 싸우는 것이다. 너는 잘하고 있다.’


“아버지...”


그의 부름에도 뒤돌아 사라지던 하후연은 말했다.


‘다만... 최선을 다했거든... 목숨을 소중히 하거라.’


“아버지!”


정신을 차린 하후패는 다급하게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주변은 어둡고 어디에서도 아버지의 흔적을 찾을 수는 없었다.


“또... 꿈이었던 것인가.”


뜨겁게 올라왔던 열 때문인지 온 몸은 땀으로 젖어있었다.

그리고 상처가 벌어진 듯하여 다시 천을 갈고 있을 때,

다급한 병사 하나가 그의 처소에 들었다.


“장군!! 적의 습격입니다!!”


“뭐라!! 전황은 어떤가!!”


“문흠 장군께서 남벽을 수비 중이십니다.”


“알았다. 부관들에게 알려 동벽으로 가도록 하라. 난 여기서 가까운 서벽으로 향하겠다!”


그렇게 말한 하후패가 다급하게 갑주를 걸치고 처소를 나섰을 때,


굉음과 함께 뒤통수에 통증이 몰려왔고,


의식을 잃어가던 하후패의 눈에 문흠이 들어왔다.


“자네가... 어떻게....”


의식을 잃고 쓰러진 하후패를 보고 문흠이 말했다.


“장군을 포박(捕縛)... 아니... 표현이... 음... 일단 움직일 수 없게 해라. 아무래도 촉으로 가도 황실의 일원이시니 정중하게... 모셔야 할 것이다. 마차를 대령하고... 뭐 아무튼 이 의미 없는 전쟁을 끝내러 가자.”


그날 문흠에 의해서 장안성의 성문이 열렸다.


작가의말

댓글, 추천, 선호작 등록 감사합니다.


응원의 댓글 항상 감사합니다!!


그리고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ehf님, ku님, 마유상님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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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촉의 반격(3) +3 21.06.22 2,600 69 9쪽
31 촉의 반격(2) +5 21.06.21 2,684 75 12쪽
30 촉의 반격(1) +4 21.06.20 2,735 7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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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미현 공방전(4) +5 21.06.16 2,753 6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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