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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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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3.07.24 16:04
최근연재일 :
2014.06.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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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020

작성
13.10.01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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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N의 세계33

DUMMY

때르르르릉-


하고 시계들의 박물관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다양한 시계들이 울려 퍼지는 곳에서 주홍색의 드레스를 입은 산발머리의 여자가 하품을 하면서 일어났다


"하-암 귀찮게끔."


그 말을 끝내기도 전에 자신의 잠을 깨운데 대한 보복인지 제일 시끄럽게 울려 퍼지던 뻐꾸기 시계를 그녀의 우산꼭지로 내리쳐서 깨버렸다.


쨍그랑-


귀를 찢는 듯한, 뻐꾸기 시계가 깨지는 소리 사이로 주홍빛의 여자는 중얼거렸다.


"어머 고의는 아니었어, 미안해~ 그런데 누가 함부로 내 잠을 깨우래? 너도 한참 잘 자고 있는데 억지로 깨우면 기분 안 좋잖아? 그러니까 경고 좀 해주는 것뿐이야. 아 이미 늦었다면 다음번엔 주의하길 바랄게."


누군가에게 말하는지 모를 정도의 애교가 잔뜩 섞인 목소리로 사정없이 깨부수는 그녀의 모습은 광기 그 자체였다.


그리고 그걸 시작으로 그녀와 같이 있던 시계들은 바들바들 떨듯이 지진이라도 난 듯이 동시에 떨렸지만 주홍빛의 여자는 그런 것 따윈 신경 안 쓴다는 듯이 차례차례 깨부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깨졌던 뻐꾸기 시계를 시작으로 괘종시계, 알람시계, 벽장시계 심지어는 디지털시계조차 깨버렸다.


그 주변의 시계들이 공포에 떨듯이 지진이라도 난 듯이 덜덜 떠는 것처럼 보이는 게 그녀의 주변으로는 설명이 안 될 정도로 훨씬 넓게 퍼졌지만 이미 그런 것 따윈 신경 안 쓰는 듯이 우산을 질질 끌고 이곳저곳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정말 쓰레기만도 못한 것들 겨우 이정도로 쳤다고 저렇게 깨지다니 너무하잖아! 하긴 뭐 주인이 쓰레기인데 어쩌겠어? 그러니까 이런 데 온 자신을 후회하라고, 애꿎은 선량한 드림워커 욕하지 말고 말이야.”


그렇게 말하는 주홍빛의 여자는 기뻐하는지 슬퍼하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감정의 기복이 엉망진창이 되어있어 기분을 알 수 없는 채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뭐 어차피 내가 깨버릴 정도로 깨진다고 해서 깨졌다면 이미 깨질 꿈이란 소리니까 오히려 잘됐지 뭐 꺄르르르- 오히려 이렇게 미리 좋은 꿈인지 아닌지 더 확실히 알 수 있잖아? 그래! 그러고 보면 난 좋은 일 하는 거라고! 바깥의 인간들에게 현실의 혹독함을 미리 가르쳐주는 드림워커! 이 얼마나 낭만적이고 좋은 말이야?"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우산으로 모은 부서진 시계들의 잔해를 보면서 그녀는 다시금 중얼거렸다.


"자 이제 이걸 또 누구에게 넘길까나? 누가 맡게 될지 몰라도 이번에 보내면 고생 좀 꽤나 하겠는걸? 키득키득 뭐 하이랭크 드림워커들은 하나 둘 정도는 애교로 봐주니까 그걸로 넘어가기로 하고 아! 이왕 이렇게 된 거 루코레아에게나 넘겨버릴까? 안 그래도 그깟 드림이터 좀 손에 넣어버렸다고 위세부리는 듯한, 모습 보이는 게 꽤 꼴도 보기 싫었는데, 이참에 실력 발휘 좀 열심히 해두라고 하는 것도 가르칠 겸 보내주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그녀는 생각하고 있었다. 이쪽은 오로지 랭크만을 올리기 위해 열불이 나도록 고민하고 궁리하고 넘기는데 저쪽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안 한 채 드림 이터를 다룬다는 이유만으로도 웬만한 하이랭크의 랭커하고 거의 동급으로 대우받지 않는가!? 그녀가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불공평한 처사였다. 자신이 밟기 위해 에베레스트 산을 한 발짝 한 발짝 움직이는 기분을 그녀는 헬리콥터를 타고서 슝 하고 가버린 기분이었다. 그건 엄청나게 불쾌한 기분이었다.


"아~아 언제 생각해도 열받는다니깐!"


그 말이 신경질적으로 튀어나온 후 한참이 깨지는 소리가 난 후 주홍빛의 여자는 제풀에 지친 듯이 아까 처음 일어났던 침대에 다시 누우면서 생각했다.


'아~아 또 이렇게나 많이 깨버리다니 나도 성질 좀 죽여야 할 텐데 말이야 하지만 죽이려고 들어도...'


"너무나도 재밌는걸!"


혼잣말하듯이 너무나도 즐거운 듯이 여자는 침대에 누우며 그렇게 소리 질렀다.


그녀의 입장에서 볼 때 꿈을 관리한다는 것이 엄청나게 어리석은 짓이었다. 어차피 여기 있는 꿈들은 그녀의 꿈도 아니었고 대충 부수면서 가지고 놀다가 다른 드림워커들에게 책임을 떠넘겨버리면 그만인데다가 설령 정성들여 관리해준 꿈이라고 해도 인간 녀석들은 필요 없는 꿈이라고 그대로 깨버리거나 버려버리니까. 전혀 관리해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멋대로 처리 해버리는 게 오히려 바람직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차피 이러니저러니 해도 부서질 꿈보다는 원래 잘 될 꿈들을 모으는 것으로도 충분히 랭크 올리기에 적합한 조건을 모두 갖춘 것이나 마찬가지다. 말 그대로 그녀는 실력으로 악몽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운으로 들어온 꿈의 자질을 보면서 처리하는 것이다. 꿈들이 깨져버리기 전에 그걸 다른 랭커들에게 넘겨버리면 되니까. 그것만으로 그녀에게 눈엣가시로 보이는 드림워커들은 얼마든지 제거가 가능했다. 대량으로 보내서 순식간에 랭크를 드림워커 자격 박탈 수준까지 내려버려서 결국 폐허처럼 만들어버린 다른 드림워커들의 공방도 그녀의 업적이라면 업적이었다. 게다가 그녀의 능력은 자신뿐만 아니라 악몽을 옮기기에 적합한 텔레포트여서 거리낄 건 더더욱 없었다.


물론 그것도 일정 랭크 이상 올라가면 눈치 채고 그녀의 공방으로 역공을 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녀가 하는 거라곤 보통 그녀보다 하위권인 드림워커들에게 바닥 그 아래의 맛까지 느끼게 하는 게 가능할 뿐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그건 재밌는 일이지! 왜냐하면 하이랭크의 드림워커들만 제외하면 아무도 모르게끔 불행한 일을 겪게 해 준다는 거야! 말로 완전범죄를 실현하는 것 같아서 정말이지 기분 좋단 말이니까 얼마나 멋진 일이야?'


생각만으로도 좋아진 기분으로 미소를 지으려고 할 때.


파직- 어딘가 금이 가는 소리가 주홍빛의 여자의 공방에 울려 퍼졌다. 동시에 여자의 미간에 작은 주름이 생겼다. 분명 깨지기 직전의 꿈이 또 생겼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니 말이다. 모아서 한 번에 처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의 성격에 그런 걸 용납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귀찮은 듯이 몸을 일으키면서 여자는 다시 생각했다.


'아-아 오늘은 또 누구에게 보내야하나 이상하게 더크 쪽은 아무리 선물용으로 하나 둘씩 보내도 랭크가 떨어진다거나 하지 않는단 말이지 그게 정상인건가? 아니면 누가 대리로 처리해주나? 아아 둘 중 어느 쪽이나 부럽긴 매한가지네 누군 항상 누군가에게 보내야하나 그게 고민이지만 말이지.'


주홍빛의 여자는 우산을 거꾸로 펼친 다음 그 안에 오늘 하루분의 깨어지기 직전의 꿈과 그녀가 깬 꿈들을 넣어서 접어버렸다.


위이이잉- 가벼운 기계 돌아가는 듯한, 소리와 가벼운 진동과 함께 곧 조용해졌고 곧 그것은 그녀가 자주 하는 떠넘기기가 완료되었다는 의미였다.


'또 누군가 불행한 랭커에게 갔겠지 키득키득'


그렇게 그녀 입장에서 시시한 작업을 하는 중이었다.


[꿈을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분노에 질린 듯한, 그녀가 마저 보내려고 한 선물이 그녀에게 따지듯이 말했다.


"뭐....?"


[아무리 우리들이 선택받는데 익숙해졌다고는 해도 그렇다고 해서 우리들이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잖아?!]


‘아아 또 저 소리인가 이제 질린다.’ 주홍빛의 여자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고 그대로 여과할 생각도 안 한 대답을 외쳐버렸다.


"꿈? 우리 드림워커들의 랭크를 올리기 위한 도구일 뿐이잖아! 그런 도구 따위가 감히 누구에게 따지려고 들면 안 되지. 감히 피 관리자 따위가 관리자에게 가르치려고 드는 거면 포기하라고."


말을 미처 끝내기도 전에 갑자기 싸늘한 목소리가 등 뒤에서 울려 퍼졌다.


"정말 꿈이 그딴 걸 위한 도구일까?"


"뭐, 뭣?!"


방금 전까지 아무도 없던 걸 확인하고 마음껏 파괴하려는 것을 즐기려다가 불장난 하려다 걸린 어린아이처럼 놀라는 그녀의 등 뒤에는 붉은 광기를 흩뿌리는 잿빛의 소년이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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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의 세계33 13.10.01 346 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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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N의 세계31-흑과 백의 경계선(2) 13.09.24 376 7 11쪽
31 N의 세계30-흑과 백의 경계선(1) 13.09.20 415 7 8쪽
30 N의 세계29-지쳐버린 자의 분노(2) 13.09.18 413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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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N의 세계27 -회상- 13.09.12 413 1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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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N의 세계19-잃어버린 색(3) +3 13.08.27 534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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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N의 세계16 -외전 일레니아의 하루 일상- 13.08.21 438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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