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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메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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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justme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0
최근연재일 :
2019.12.14 07:00
연재수 :
223 회
조회수 :
409,636
추천수 :
6,068
글자수 :
1,143,357

작성
19.10.15 07:00
조회
676
추천
12
글자
12쪽

171. 10막 3장 - 폭풍 속의 추적자 (4) | Isaac

DUMMY

[저쪽입니다!]

앞서 달리던 에스나가 손을 뻗으며 외친다. 그 손끝을 따라가면 옥상을 건너다니는 악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화염구. 마법 부여. 유도."

건물 사이를 뛰어다니는 악마를 향해 화염구를 던진다. 악마는 재빠르게 달려 피해내지만, 유도 마법이 걸린 화염구는 끈질기게 악마를 쫓아간다.

지금 나와 에스나는 되지도 않는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옥상을 뛰어다니며 악마를 쫓는다. 악마 자식이 얼마나 빠른지 질풍의 발걸음을 사용해도 따라잡지 못한다.

계속 마법으로 견제하니 꽁무니라도 쫓을 수 있는 거다. 아니었으면 진작에 놓쳤지.

날아가던 화염구가 악마의 다리에 명중한다. 비 때문에 약해진 화염구는 큰 폭발을 일으키지 않는다.

[화염계 마법은 안 통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내가 화염계 전문이거든?]

모든 장비도 화염계 강화용으로 갖추어져 있다. 다른 장비로 갈아끼면 그 순간 악마를 놓칠 것이다.

"가져오기. 몰락자의 분노."

손안에 나타난 물약을 곧바로 마셔버린다. 이것으로 전격계 마법도 강화되었다.

"번개창. 마법 부여. 유도."

번개의 창이 악마를 향해 날아간다. 유도 마법이 걸린 번개창은 곡선을 그리며 악마의 머리를 강타한다.

약간의 섬광이 일어난다. 악마가 잠깐 비틀거리지만, 끊임없이 달려간다.

[공간이동으로 앞을 잡는 건 어떻습니까?]

[공간이동은 달리면서 쓰라고 있는 마법이 아니거든?]

에스나가 혀 차는 소리가 머릿속에 들려온다. 자기는 아무것도 안 하면서 불만만 많아요.

우리에게 별다른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천벌 수준의 마법을 쓰려면 가만히 멈춰야 한다. 그러면 악마는 저 멀리 도망가겠지.

결국. 이렇게 끊임없이 달리면서 자잘한 마법으로 견제해야 한다. 악마가 먼저 지치기를 기대하며.

전신을 때리는 비바람을 가로지른다. 옥상과 옥상 사이를 뛰어다닌다. 발을 붙잡는 물웅덩이를 피해 달린다. 이게 진짜 뭐하는 건지.

[붙잡는 마법은 없습니까?]

[나보다 빠르면 못 잡아.]

천상의 쇠사슬을 비롯한 구속마법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나보다 빠르게 움직이면 못 잡지.

[저주마법들은?]

[맞추기에는 너무 빨라.]

에스나가 한숨을 쉰다. 아까도 생각한 거지만, 넌 지금 도움도 안 되잖아. 뭐 그리 불만이 많은 거니.

"얼음 기둥."

악마의 앞에 얼음 기둥이 치솟는다. 악마는 달리는 힘으로 얼음 기둥을 부순다.

[진짜 방법이 없는 겁니까?]

머릿속에 떠오르는 방법이 있다. 주변을 잠깐 둘러본다. 옥상과 옥상의 틈이 눈에 들어온다.

[방법이 있기는 한데. 지형이 너무 안 좋아.]

[어떤 지형이 필요합니까?]

[넓은 평지.]

[이곳에는 없는 거 아닙니까?]

그렇지. 도시 한복판에서 넓은 평지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악마는 어디로 향하고 있습니까?]

옥상을 뛰어넘으며 미니 맵을 확인한다. 악마는 계속 한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북쪽으로 달리는데?]

[도시를 벗어날 생각일까요?]

[그렇지 않을까?]

이 방향으로 쭉 달리면 시벽이 나타난다. 도시와 밖을 구분하는 벽이.

[다행입니다. 계속 쫓아만 가면 평지가 나타나겠군요.]

[10분 정도면 될 거야.]

"화염의 벽."

마법을 사용하자 악마의 눈앞에 높은 불꽃의 벽이 나타난다. 악마는 팔을 교차하며 화염의 벽을 통과한다.

"바람 칼날."

바람 칼날은 원래 유도 기능이 달려있다. 빗줄기들을 잘라내며 악마를 향해 날아간다. 그래 봤자 피부에 튕겨 나가지만.

그 후로도 온갖 마법들을 날렸지만, 어느 하나 악마를 멈춰 세우지 못한다. 악마는 느려지기는 해도 움직임이 멎지 않는다.

그에 비해서 우리는.

[아이작. 죽을 거 같습니다.]

[이런 거로 죽으면 내가 상당히 곤란하거든?]

[더는 못 달릴 것 같습니다.]

한 소리 해주고 싶지만 에스나의 상황도 이해가 된다. 제대로 쉬지도 않고 계속 달렸으니 지칠 만도 하지.

[너 백룡의 가호라도 받으면 안 되는 거야?]

[기도를 올릴 시간에 악마를 놓칠 겁니다.]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네. 어떻게 하지. 악마에게 화염구를 하나 던지면서 생각한다.

에스나 없이 악마를 잡을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악마가 얼마나 강한지 감도 안 오고. 확신이 없을 때는 가능성이라도 올려야 한다. 에스나를 놓고 갈 수는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약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인 거 같다.

"가져오기. 특급 체력 회복제."

[에스나. 이거 받아.]

손에 쥐어진 유리병을 에스나를 향해 던진다. 에스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가 던진 물약을 받는다.

[마셔.]

[제가 투구를 쓰고 있어서 마시지를 못합니다.]

망할.

[면갑 들어 올리고 마시면 안 돼?]

[시도는 해 보겠습니다.]

에스나가 손을 움직인다. 면갑을 들어 올린다. 유리병의 코르크 마개를 뽑는다. 물약을 입으로 가져간다.

노란 액체가 앞에서부터 날아와 내 얼굴을 적신다. 살짝 혀로 핥아보니 레몬 맛이다.

[어. 아이작. 다 흘렸습니다.]

당혹감이 차 있는 목소리. 한숨이 나온다. 어떻게 저리 못 마실 수 있지?

"어둠의 화살. 연발. 마법 부여. 유도."

악마를 향해 검은 화살 수십을 쏘아낸다. 모든 화살은 악마의 몸에 맞고 튕겨 나간다. 그 충격에 악마가 잠시 비틀거린다.

미니 맵을 바라본다. 시벽까지는 아직 거리가 멀다. 도착하기 전에 에스나가 지칠 것이다. 얼른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자.

물약을 사용하는 방법은 실패. 강화 마법은 움직이는 대상에게 사용 불가. 어떤 방법이 더 있을까.

[아이작. 소환은 어떻습니까?]

머릿속에 지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달리면서 될 거 같아?]

[죄송합니다. 힘들어서 그렇습니다.]

뒤에서 보기에도 위태로운 달리기다. 옥상과 옥상 사이를 건너 뛸 때마다 넘어질 듯 비틀거린다.

"가져오기. 특급 체력 회복제. 10개."

물약을 마시다가 흘렸다면, 흘린 만큼 다시 마시면 되는 법.

[받아. 그리고 마셔.]

유리병을 던진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에스나는 돌아보지 않고 유리병을 잡는다. 그리고 나를 돌아본다. 면갑이 올라가 있어 미심쩍어하는 표정이 보인다.

[또 흘릴 텐데요?]

[일단 마셔.]

에스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 앞을 본다. 검은 액체가 앞에서 날아온다. 살짝 받아 먹어보니 콜라 맛이다.

[이건 무슨 맛입니까?]

콜라를 처음 접하는 로테리아의 사람에게는 자극적인가 보군.

[다음.]

또 하나의 물약을 에스나에게 던진다. 이번에는 되묻지 않고 곧바로 물약을 들이켠다.

"유령 비수."

멀리 도망가는 악마에게 반투명한 비수를 던진다. 이건 방어 관통이 있으니 좀 아플 거다.

[다음.]

그러는 동안 에스나가 또 물약을 흘린다. 빨간색 액체가 빗물에 녹아든다. 곧바로 다음 물약을 던져준다.

이번에는 보라색 액체가 흩날린다. 포도 맛. 또 물약을 던져준다. 녹색 액체. 멜론 맛. 다음은 연두색. 사과 맛이다.

그런 식으로 열 개의 물약을 전부 마셨다. 흘렸다는 게 더 정확하겠다.

[상태는 어때?]

[어. 좀 괜찮아진 거 같습니다.]

확실히 뛰는 자세가 바로잡혔다. 다행이다. 솔직히 열 개로 부족할 줄 알았다.

"화염구. 마법 부여. 유도."

불덩이 하나가 밤하늘을 날아 악마에게 부딪힌다. 악마는 끄떡없다는 듯 앞으로 내달린다.

[얼마나 남았습니까?]

미니 맵을 바라본다. 시벽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1분 정도.]

저 멀리. 빗줄기를 넘어 낮은 높이의 벽이 희끄무리하게 보인다.

[아이작. 문제점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나도 뭔지 알 거 같아.]

[벽이 많이 높습니다.]

그렇다. 낮은 벽이라고는 해도 건물의 옥상보다 높다. 악마 수준의 신체능력이라면 단숨에 뛰어넘겠지만.

[역시 무리지?]

[맨몸으로는 무리입니다.]

역시 그렇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저런 벽을 뛰어오르는 게 불가능하다. 방법이 필요하다. 비행은 날씨 때문에 안되고. 뭐가 있을까.

[에스나. 나 믿지?]

[믿느냐고 묻는다면 믿긴 합니다만···. 불안하게 왜 그런 질문을 합니까?]

좀 위험한 일을 할 예정이라서. 에스나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앞으로 달린다. 에스나도 일단 걸음을 멈추지는 않는다.

시벽에 가까워졌다. 벽 위에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불행한 피해자는 없겠네.

"얼음 빗줄기."

악마의 머리 위에 얼어붙은 빗줄기가 떨어진다. 멋들어진 이름과 다르게 그냥 우박 같은 거다. 당연히 악마를 붙잡지 못한다.

시벽이 눈앞에 놓인다. 우리보다 앞서 나가 있던 악마는 순식간에 벽을 올라간다. 에스나는 달려가면서 나를 돌아본다.

[그냥 달려.]

잠시 머뭇거리던 에스나가 달려나간다. 나도 그 뒤를 따라 전력으로 질주한다.

[거기 멈춰!]

벽까지의 거리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에스나에게 말한다. 에스나는 달리던 것을 즉시 멈추고 멈춰 선다.

나는 멈추지 않는다. 손을 아래로 향하고 계속 달린다. 에스나가 놀라든 말든 달린다. 그대로 에스나의 허리를 한쪽 팔로 끌어안는다.

"흐엑?"

뭔가 이상한 소리를 들은 것 같지만 무시하자.

"대폭발. 방향. 전방. 시작. 손바닥."

펼쳐진 손바닥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난다. 대부분의 폭발이 그러하듯 근처의 물체를 날려 보낸다. 여기서 물체란 나와 에스나를 가리킨다.

"으아악!`

에스나의 비명과 함께 폭우가 내리는 하늘을 가로지르며 날아간다. 폭발을 이용한 비행이라니. 미친 방법 같지만 UMO 내에서 자주 쓰이는 방법이다.

아무튼, 우리는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도시의 벽 따위는 진작에 넘어섰다. 아래에 벽을 넘어가는 악마의 모습이 보인다.

"너무 높지 않습니까! 도대체 어쩌시려고 그럽니까!"

에스나의 외침에 대답해줄 겨를은 없다. 지금부터가 집중이 필요한 때이다. 이 높이에서 떨어지면 죽기 때문이지.

"폭발. 방향. 전방. 시작. 손바닥."

도시 방향으로 손을 펼치고 마법을 사용한다. 작은 폭발과 함께 앞쪽으로 살짝 밀려간다. 이것으로 벽을 확실히 넘었다. 이제 착지만 잘하면 된다.

폭발의 반동이 점차 줄어든다. 어느 순간 움직임이 멈추더니 아래로 떨어진다.

"으아아악!!!"

에스나의 비명을 뇌에서 지워낸다. 저런 소리를 듣고 있을 여유는 없다.

아래를 바라본다. 땅이 빠르게 가까워진다. 에스나의 비명이 계속 커진다.

"연쇄 폭발."

손바닥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꽃처럼 일어난 불꽃은 또 다른 폭발을 만들어낸다. 수십 번의 폭발이 이어진다. 아까도 그랬듯이 폭발은 물체를 날려 보낸다.

중력과 반대 방향으로 우리를 밀어낸 폭발력은 낙하속도를 줄여준다. 마흔 번째의 폭발이 끝났을 때 우리는 2m 정도의 높이에 멈춰 섰다. 거기서부터는 중력의 힘으로 떨어졌고.

"으엑."

도시 밖에 넓게 펼쳐진 초원을 발로 밟는다. 충격이 전해졌는지 에스나가 작은 비명을 지른다.

"비행은 어땠어?"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습니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에스나가 중얼거린다.

"아직 끝난 거 아니니까 집중해."

악마는 이제 막 시벽을 내려와 초원에 발을 디딘다. 우리를 바라보고 서쪽으로 내달리기 시작한다.

[쫓아가자.]

한 마디를 남기고 악마를 향해 달려간다. 에스나의 한숨 소리가 머릿속에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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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190. 11막 3장 - 백룡의 길 (2) | Isaac +2 19.11.06 428 10 11쪽
189 189. 11막 3장 - 백룡의 길 (1) | Glinda +2 19.11.05 446 10 11쪽
188 188. 11막 2장 - 큰뱀의 아이 (4) | Glinda +2 19.11.04 467 10 12쪽
187 187. 11막 2장 - 큰뱀의 아이 (3) | Isaac +4 19.11.02 551 9 12쪽
186 186. 11막 2장 - 큰뱀의 아이 (2) | Glinda +4 19.11.01 468 9 11쪽
185 185. 11막 2장 - 큰뱀의 아이 (1) | Isaac +6 19.10.31 499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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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179. 11막 1장 - 겨울의 품 속에서(1) | Glinda +4 19.10.24 577 10 11쪽
178 178. 11막 서장 - 백룡의 기사들 | Isaac +6 19.10.23 576 14 12쪽
177 177. 10막 종장 - 백룡의 성채 | Isaac +3 19.10.22 617 12 12쪽
176 176. 10막 4장 - 겨울 산행 (4) | Glinda +7 19.10.21 625 13 11쪽
175 175. 10막 4장 - 겨울 산행 (3) | Isaac +4 19.10.19 676 12 12쪽
174 174. 10막 4장 - 겨울 산행 (2) | Isaac +4 19.10.18 649 13 11쪽
173 173. 10막 4장 - 겨울 산행 (1) | Glinda +4 19.10.17 658 14 11쪽
172 172. 10막 3장 - 폭풍 속의 추적자 (5) | Isaac +2 19.10.16 664 12 11쪽
» 171. 10막 3장 - 폭풍 속의 추적자 (4) | Isaac +6 19.10.15 677 12 12쪽
170 170. 10막 3장 - 폭풍 속의 추적자 (3) | Isaac +4 19.10.14 692 12 11쪽
169 169. 10막 3장 - 폭풍 속의 추적자 (2) | Isaac +4 19.10.12 725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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