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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해뜨는집
작품등록일 :
2021.05.12 13:03
최근연재일 :
2021.06.17 12:0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6,712
추천수 :
150
글자수 :
161,648

작성
21.05.31 11:28
조회
109
추천
4
글자
9쪽

경고

DUMMY

셋이 들어서자 우선 엄청난 위압감이 풍겨 나왔다. 정인수는 안면이 있는 차석준에게 다가가 최대한 침착하게 응대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어떻게 왔는지는 댁이 더 잘 알 텐데. 회장님 계시죠?”


“회장님께서는 자리에 계십니다만 용무가 뭔지는 말씀을 해 주셔야···.”


“칼잡이를 보내놓고 무슨 소리요?”


“칼잡이라뇨? 뭔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일단 들어가시지요.”


정인수와 하준석이 앞장서고 셋이 뒤따라 들어갔다. 그 뒤에 언제 올라왔는지 홍미라도 함께 들어섰다.


“우리 후배님들. 오늘 어쩐 일이야?”


유경훈이 평소와 다르게 활짝 웃으며 직접 일어나서 손님들을 맞이했다.


“홍 실장. 우리 사무실에서 제일 맛있는 차를 내오고. 자 우선 여기 좀 앉게.”


“회장님이 제게 칼잡이를 보냈습니까?”


소파에 앉으며 차석준이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유경훈이 호들갑스럽게 손사래를 치며 극구 부인했다.


“후배님에게 칼잡이를 보내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아니 내가 그럴 일이 뭐 있어. 야, 정 전무. 이게 무슨 말이야!”


“저도 금시초문입니다. 칼잡이를 보내다뇨. 전혀 그런 일은 없습니다.”


유경훈과 정인수가 세트로 부인하자 차석준이 자세를 고쳐 잡으며 말문을 열려고 하는데 그때 마침 홍미라가 홍삼차를 가져왔다.


“차 한 잔씩들 하세요.”


“그래. 차부터 한 잔 해.”


늘씬한 미모의 홍미라가 상큼한 향수 냄새를 터뜨리며 차를 권하자 처음의 긴장된 분위기가 한결 누그러졌다.


“오용태라고 아시죠?”


“오용태 알지. 전에 우리 조직의 나이트 사장이었는데 내가 잘라버렸어. 오용태는 우리 사람 아냐. 우리하곤 관련 없는 사람이야.”


“개다리파에서 보냈다고 오용태가 실토했는데 관련 없다고요!”


“자자, 진정들 하고 내 말을 들어봐.”


차석준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유경훈이 두 손으로 아래를 누르는 제스처를 취했다.


“정 전무. 구 사장에게 전화 넣어봐.”


유경훈의 지시에 정인수가 바로 전화를 걸었다. 정인수는 구달호의 목소리가 들리자 바로 유경훈에게 전화기를 넘겨주었다.


“야! 아직 오용태하고 연락하고 있는 거야!”


“죄송합니다. 회장님.”


구달호는 어제 오용태로부터 자초지종을 전달받았다. 차석준에 대한 습격이 실패하고 나서 팔 하나와 다리 하나가 부러지는 응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것이었다.


구달호는 즉시 정인수를 찾아가 대책을 상의하고 나이트에 돌아온 이후로 이제나저제나 유경훈에게 전화가 올까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오용태가 조직에서 쫓겨난 게 언젠데 아직도 선을 대고 있는 거야.”


“죄송합니다. 회장님.”


“지금 당장 튀어와!”


유경훈이 슬쩍 차석준을 한번 쳐다보고는 큰소리로 명령하고 전화를 끊었다.


“조금 있으면 구 사장이 올 거니까 그때 자초지종을 듣기로 하고 우선 차 한 잔씩 마셔. 그리고 저 친구는 처음 보는 얼굴인데?”


“강명철이라고 합니다.”


“우리 부대 후배예요.”


유경훈의 말에 강명철이 일어나 정중하게 인사를 했고, 이에 차석준이 덧붙여 말했다.


잠시 후 불곰처럼 생긴 구달호가 숨을 헐떡이면서 회장실에 들어섰다. 구달호는 들어서자마자 유경훈 앞에 무릎을 털썩 꿇었다.


“회장님. 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아니. 어떻게 된 거야. 내가 사랑하는 후배님에게 칼잡이를 보냈다는 게 무슨 소리야!”


유경훈이 과도하게 호들갑스러운 동작으로 짐짓 화를 냈다. 그러자 구달호가 어제 정인수와 입을 맞춘 내용을 천연덕스럽게 늘어놓았다.


“저는 회장님께서 마 의원님 때문에 걱정이 많으시다는 소리를 듣고 충성심에 저도 모르게 그만. 어쨌든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잠깐. 마 의원이라면 마동식?”


차석준이 눈을 치켜뜨고 반문했다. 그러자 유경훈이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사실, 얼마 전에 마동식 의원을 만났네. 자네들이 혼을 내준 마상계의 부친 말일세. 경찰에서도 국정원의 입김 때문에 자네들을 풀어줬다고 하니 마 의원이 한 마디로 빡친 거야. 나한테 그러더군. 자네들 손 좀 봐주라고.”


유경훈이 잠시 말을 멈추고 홍삼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래서 부하들에게 시킨 거예요?”


“아니, 아니. 내가 우리 후배님들을 그리할 수 있나. 나는 처음부터 그럴 생각도 없었고. 단지 마 의원의 요청이 있었다고 내가 걱정을 좀 했지. 그런데 그걸 저 녀석이 잘못 알아들은 모양일세.”


“죄송합니다. 회장님. 제가 모든 걸 책임지겠습니다. 저를 죽여주십시오.”


구달호는 아예 목을 쭉 빼고는 카펫 위에 납작 엎드려 부복했다. 차석준은 구달호를 한번 흘낏 보고는 일단 소파에서 일어났다.


“대강 그림은 그려지는군요. 일단은 그리 알고 돌아가겠습니다.”


차석준 일행이 돌아가자 유경훈은 한동안 구달호를 노려보다가 화를 참지 못하고 구둣발로 등짝을 지근지근 밟았다.


왜소한 유경훈이 불곰 같은 덩치의 구달호를 짓밟는 모습이 공포감을 주기보단 우스꽝스러웠지만 아무도 실소를 보이지 않았다.


구달호도 충분히 견딜만한 타격이었지만 때리는 유경훈을 배려하고 예의를 갖추어서 최대한 아픈 척, 고통스러운 척 몸을 뒤틀면서 신음소리도 현장감 있게 내주었다.


“자리에 앉아!”


“예. 회장님.”


이마와 등에 땀이 밸 정도로 발길질을 한 유경훈이 이윽고 자리에 앉으며 말하자 구달호도 간신히 몸을 일으키는 척하며 소파에 앉았다.


“내가 화나는 건 실패해서가 아니라 오용태를 불러다 썼다는 거야. 조직에서 퇴출된 놈을 왜! 니 맘대로 불러다 쓰냔 말이야!”


“죄송합니다. 회장님.”


“차석준이하고 최무을이란 놈들이 보통이 아냐. 그런 놈들을 적으로 만들었다간 우리가 곤란해져. 이왕 이렇게 된 거 차라리 이번 기회에 그놈들이 마 의원을 물어뜯었으면 좋겠어. 자식 놈의 새끼도 버르장머리가 없이 어른한테 반말이나 찍찍 해대고 말이야.”


유경훈은 한참 전에 마동식의 저택에 만찬이 있어 갔다가 지 애비 빽을 믿고 건방지게 구는 마상계를 보고는 혀를 내둘렀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 개차반이니 지 애비보다 나이 많은 버스기사를 개 패듯 패고 욕지거리까지 서슴지 않았던 것이었다.


“내가 처음엔 마 의원을 보호하려고 했어. 불곰한테 다 덮어씌우고 말이야. 그런데 그동안 내가 마 의원에게 당해온 게 너무 억울한 거야. 자식 놈의 새끼도 그렇고. 그래서 누군가 마 의원 버르장머리를 고쳐줬으면 해서 차석준이한테 사실대로 까버린 거야. 그러니까 당분간은 마 의원에게 좀 시달릴 거야. 물론 내가 제일 많이 시달리겠지만. 어쨌든 그런 줄 알고 당분간 대가리 처박고 있어. 특히 불곰! 너 말이야!”


“예. 회장님.”


유경훈의 속셈을 듣고 정인수는 내심 쾌재를 불렀다. 이 상황이 자신에게 훗날 아주 좋은 기회가 될 듯해서였다.


***


“국회의원씩이나 돼갖고 깡패 동원해서 칼침 테러나 시키면 되겠어요?”


마동식은 의원회관에 있다가 불현듯 차석준의 전화를 받고는 롤러코스트를 타듯 간담이 서늘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칼침 테러를 시키다니?”


“칼침 테러를 안 시켰다고요?”


“이거 국회의원을 협박하는 거야, 무고하는 거야. 대체 뭐야?”


마동식은 부인하기 위해 일단 고함을 내질렀다. 그러자 차석준이 피식, 실소를 터뜨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개다리파 유경훈이가 이미 실토했습니다.”


차석준의 말에 마동식은 그만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대꾸하지 않고 그저 숨만 쉬고 있었다. 대꾸하는 순간 말꼬투리가 잡힐까 염려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이번 일은 의원님께 경고하는 정도로 끝냅니다만 다시 경거망동하는 날엔 재미없을 줄 아세요. 대신에 아드님이 사고 친 것 제대로 마무리하세요. 보상할 거 보상하고 사과할 거 사과하고. 아셨죠?”


마동식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하는 순간 테러를 사주했다는 혐의를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차석준이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었다.


마동식은 한동안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우황청심환까지 까서 먹었다.


어느 정도 진정되고 나니 이번에는 유경훈을 향한 울화가 치솟는 것이었다. 마동식은 보좌관에게 전화 연결을 지시했다.


“야! 유경훈이! 이 등신 같은 새끼야!”


유경훈의 목소리를 듣자 마동식의 분노가 폭발했다.


평소엔 유 회장이라 부르며 예우를 해주었으나 이번엔 이름을 부르며 대놓고 등신이라고 욕을 퍼부었다. 유경훈도 성질 같아서는 똑같이 대해주고 싶었지만 꾹 참으며 굴신했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그놈들이 워낙 보통 놈들이 아니다 보니 우리 애들이 당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그런 등신 새끼들을 보내서 사람을 병신으로 만들어!”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앞으로 내 눈에 띄지 마! 죽는 수가 있어! 알았어!”


“죄송합니다. 회장님.”


쾅!


전화가 끊어지는 소리를 듣고 유경훈은 단전에서 끌어올리는 소리로 시원하게 욕을 퍼부었다.


“마동식 개새끼! 오랑캐새끼! 개X같은 새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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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소환조사 21.06.05 125 3 9쪽
27 재수사 21.06.04 124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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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국정원 공영길 국장 +2 21.06.02 117 4 8쪽
24 커플 데이트 21.06.01 137 4 8쪽
» 경고 +2 21.05.31 110 4 9쪽
22 회칼 테러 21.05.30 151 4 10쪽
21 회칼 테러 사주 21.05.29 126 3 9쪽
20 국회의원 마동식 +2 21.05.28 133 4 9쪽
19 아빠는 국회의원 21.05.27 140 3 9쪽
18 피가 끓는다 21.05.26 134 3 9쪽
17 위험한 초대 +2 21.05.25 147 3 9쪽
16 학교폭력 +4 21.05.24 146 5 9쪽
15 난자완스파 21.05.23 143 6 9쪽
14 해뜨는 고아원 21.05.22 154 5 10쪽
13 용사들의 귀환 +2 21.05.22 152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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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트로이 목마 21.05.21 162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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