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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917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2.11.20 11:15
조회
559
추천
10
글자
12쪽

46.

DUMMY

파르르륵


위진성의 모습은 더 심했다. 이제 검결지를 한 오른팔을 넘어 상체에도 서리가 내렸다. 지금 위진성 주위로는 극도의 한기가 몰아치고 있었다.


그의 깊고 심후한 내공과 소천심공이 아니었다면 압력에 한번, 극음지기에 두 번 죽을 상황이었다.


서리가 내린 상체와 달리 위진성의 눈은 불 같은 투지가 넘쳤다. 눈을 부릅뜨고 끊임없이 검에 풍백기를 주입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눈에 검 넘어 소수마녀가 보였다.


여전히 무감정하다. 그녀도 어쨌든 사람인 이상 힘들 텐데도 표정엔 전혀 변화가 없었다. 마주 보이는 눈에도 전혀 감정이 없다.


‘진정 마녀구나’


우웅---- 웅 ---- 웅 -----


한번 돌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높아지던 검이 거의 소수에 닿아 간다.


파츠츠츠-----


불꽃이 튀었다. 조금씩이라도 올라가던 검이 제자리에서 돌며 멈췄다. 엄청난 힘으로 짓누르는 소수마공에 검이 제자리에서 돌기만 했다.


위진성의 눈썹이 역팔자가 됐다. 그는 소수마녀에게 질 수 없다. 어떠한 경우에도···


그러자 내부에서 환신단과 만난 소천심공의 공능 중 하나가 깨어났다. 계속 소천파석심공을 발출하는 와중에 작은 진기 하나가 떨어져 몸 구석구석을 돌았다.


세맥 끝까지 돌던 작은 소천심공이 단전에 이를 즈음엔 큰 공력이 되어 있었다. 그 공력이 더해지자 검에서 발출되던 풍백검기가 일순간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쿠우 웅 --- 후웅---- 후웅-----


검이 더 빨리 돌며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파파파 파츠ㅡ츠


검과 소수 사이에서 불꽃이 튀었다.


쿵~!

그가가가갹------


마침내 충돌했다. 큰 격돌음이 울릴지 알았는데 작고 묵직한 소리가 났다.


그러나 그 힘은 결코 가볍지 않은 듯 소수마녀의 몸에 큰 물결이 쳤다. 위진성의 발은 땅 속으로 여섯 치 이상 파고 들었다.


그그그극


더 격렬하게 불꽃이 사방으로 튄다. 그 압력에 버티던 검첨이 조금씩 부서져 나갔다. 백옥 같던 소수는 붉은 기를 띄워갔다.


‘크으···’


역시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 척군영만을 생각하던 위진성은 소수마공을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힘들다. 하지만 상대도 힘들 것이다. 여기서 무릎 끓을 순 없다. 동주천이지 않은가? 마교를 물리쳐 왔던 역사를 간직한 곳.


그리고 그는 소수마녀에게 더더욱 질 수 없다. 질 수 없다!


“크—왁”



우르릉


내부에서 뭔가 끊어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안에 잠재되어 있던 환신단의 남은 약효가 격렬한 움직임으로 단전에 모여 들었다.


모든 힘을 오로지 풍백기에 두고 있던 위진성은 갑자기 폭발하는 듯 단전에서 쏟구치는 공력을 제어하지 않았다. 제어하고 싶지도 않았다.


우르르르


야생마 같은 거대한 공력이 검으로 주입됐다.


부르르르

쩌쩌적


힘겨워 하던 검이 괴성을 질렀다. 그렇지 않아도 짓누르는 소수마공에 견디지 못하고 검첨이 깨지던 검이다. 거기에 더해 정제되지 않은 거친 풍백기가 주입되자 결국 조각으로 부서졌다.


콰앙----

콰---콰콰콰-------


“컥!”

“피햇~”


조각난 대, 여섯 개의 검편들이 비산했다. 그 조각 하나하나엔 산도 허물 듯한 힘이 담겨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멀찍이 있던 순찰당원에 떨어졌다.


무의식적으로 검으로 막아가던 자가 그대로 폭사했다. 그 당원뿐 아니라 주변 십여 장 안에 있던 자들도 같은 운명이었다.


난장판으로 변한 장내 소란이 가라앉자 조고는 급히 전방을 주시했다. 격돌의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소수교후는?


그녀는 싸웠던 곳에서 십 장여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얼굴 표정은 여전히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모습은 달라져 있다.


왼쪽 어깨에서부터 팔뚝까지 백의가 길게 찢어졌다. 그리고 어깨부터 팔꿈치까지 붉은 혈선이 그어져 있었다.




선홍빛 피가 한 방울 땅에 떨어졌다.


‘피가 붉은 색이다!’


조고가 중얼거렸다. 그런데 이게 무슨 소리인가? 피는 당연히 붉은색이지 않은가?



강호에서 소수마녀에 대해 떠도는 이야기 중 하나가 피가 하얀색이라는 것이 있다. 마녀이기 때문일까? 세간에선 이런 말도 안 되는 설들이 진짜처럼 떠돌았다.


이런 억측은 마교도들에게도 회자되어 왔다. 그만큼 소수마녀는 공포스런 존재다. 또한 상처가 나지 않는 신체를 지녔기 때문도 있었다. 마교에서도 피를 본 자가 없었으니···



꿀꺽


인마령 복장을 한 놈은?


그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더 자세히 살펴보니 정강이까지 땅속에 파묻혀 있다. 머리에 썼던 두건은 진작에 얼음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허나 동여 맺던 머리가 풀어지고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얼굴을 볼 순 없었다.


그렇지만 그 사이로 번뜩이는 홍광은 볼 수 있었다. 불을 토하는 듯한 눈빛이 지옥문을 지키는 맹수 같다.


‘저런 괴물이 어디서 나타났지?’


그를 보자 다시 방금 전 교후와의 격투가 떠올랐다. 그녀에게 피를 흘리게 했으니 조고에게 그는 괴물이었다.


하지만 그런 조고의 생각과 달리 그 괴물은 지금 속이 아팠다.


몸에 불덩이를 안은 것처럼 열이 났다. 격돌의 와중에 약효가 단전을 거쳐 맹렬하게 풍백기가 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이거 왜 이러지?’


기혈이 순환되지 않고 꽉 막혔다. 속에선 여전히 강렬한 불덩이가 혈도를 휘젓고 다녔고··· 어지럽고 속이 메스껍다.


‘정신 차리자’


위진성은 호흡을 길게 내뱉었다. 뱉어지지 않는 호흡을 의식적으로 천천히 길게 내뿜었다.


허억 허억 허억

휘유우우우----


몇 차례 노력에 가슴에 뭉쳐 있던 탁기가 풀어져 긴 한숨처럼 뱉어졌다.


‘후우~!’


위진성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제 좀 진정이 된 것 같다. 홍광이 번뜩이던 눈빛도 차츰 정명하게 돌아왔다.


그는 몰랐지만 방금 전 위험한 순간을 넘겼다. 자칫 주화입마에 빠질 수 있었던 순간을 넘긴 것이다.


무리를 하면서 심맥에 있던 약효가 단전으로 거칠게 쏟아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강한 사념으로 불안정한 진기를 끌어올려 발출했다.


그 과정에서 불안정한 진기로 인해 검이 부서졌다. 또 소수마공의 파괴력에 일정 부분의 진기가 반탄되어 내부를 흔들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겹쳐서 주화입마에 들뻔한 것이다. 만약 그 상황에서 억지로 운기행공을 하거나 안정시키려 했다면 주화입마에 들었으리라.


숨을 들이 쉬려하지 않고 침착하게 내뱉으려 한 것이 신의 한수였다.


‘사부님···’



---- 진성아, 보통 사람들은 위기 순간이 오면 본능적으로 숨을 들이 쉬려고만 한단다. 그럴 땐 오히려 숨을 내뱉으면 살 길이 열린다. 내뱉거라 -----


제자에게 했던 사부의 조언이 그를 살렸다.




어느 정도 안정이 되자 위진성은 소수마녀를 찾았다. 그녀는 위진성이 위험한 순간을 넘길 때 땅을 보고 있었다. 떨어진 피 한 방울!


어느새 팔에 났던 혈선은 사라지고 없었다. 흘렀던 핏자국도 없어지고 매끈했다. 하지만 땅엔 흔적이 남았다. 소수마녀가 고갤 들었다. 그녀의 눈동자에 감정이 어렸다.


“검왕문 이후 오랫만이구나.”


그녀도 실로 오랫만에 자신의 피를 봤다. 그날, 검왕문에서 막아서던 자를 상대하다 벽력이 치는듯한 검기에 베인 이후 이십여 년 만이다. 교주에게 일검을 맞은 후 세 번째이고. 그러고보니 모두 검왕문이다. 묘한 인연이다.


소수마녀의 눈에 감정이 다시 사라졌다.





‘각주님을, 각주님을 빨리 찾아야 한다’


한 줄기 유성처럼 달리는 진소군의 내심은 바짝 타들어 갔다.


[은성단은 모두 흩어져서 봉황각주님을 찾는다. 일부는 장으로, 일부는 객잔들을 수색한다.]


전음이 끝나자마자 단원들이 소리없이 흩어졌다.


‘사형···’


쓰아앙---


은하천강주보가 흐르는 유성처럼 빠르게 펼쳐졌다. 그녀가 지나간 하늘엔 은빛 편린들만 반짝였다.





휙 휙 휙


강을 따라 예닐곱 명의 인영들이 신볍을 펼치고 있었다. 그들 중 선두의 몇몇은 얼마나 빠른지 은색 무복을 입은 자들이 쫓아 갈 수 없어 거리가 한참 벌어졌다.


그 선두엔 진소군이 있었다. 그녀의 얼굴엔 초조감이 가득했다.


‘조금만 더 기다려요’


그녀 뒤론 경일기가 있었고 두 명의 노인들이 그 뒤를 따라 경공을 펼쳤다. 그 중 한 명은 이국적인 생김새로 중원인이 아니었다. 입고 있는 주황색 가사를 보니 아마도 천축인 같다.


“존자, 소수마녀에 대해서 잘 아신다고?”

“그렇소. 우리 마가다에도 과거에 그런 존재가 있었소. 알다시피 아스터교는(마교) 천축에서 중원으로 전해졌으니···”

“그럼, 혹시 그 마녀를 어찌 상대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소?”

“우리 마가다에서는, 중원보다 더 오래전부터 상대해 왔소. 우리 큰 존자이셨던 아시시 장로께서 그 마공을 파하셨소.”

“흠.. 그럼 난다까 존자도 가능하시오?”

“내 방도가 있긴 하오. 잘 될지 모르지만. 내 금도와의 이별 선물로 상대해 보겠소.”


달리던 몸을 돌려 경일기가 합장하는 자세를 취했다. 난다까 존자는 미소 지으며 작게 끄덕인다.


콰릉

콰자자작


멀리서 격돌음이 들려왔다. 거의 왔나보다. 진소군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공력을 더 일으켰다.


쐐애액


그녀는 한 마리 비조가 되어 밤하늘을 가르며 달려갔다.





‘큭.. 검왕검로를 펼칠까?’


소수마녀의 손이 수십 개로 불어나며 전후사방을 점하면서 덮쳐왔다. 섬섬옥수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손이지만 상대하는 입장에선 진저리 처지는 손이다.


위진성은 검왕검로를 펼치는 게 주저되었다. 풍백비검 후반부 초식들은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소수마녀를 상대로 어설프게 펼치느니 안 하는 게 낫다. 검왕검로는 더 자신 있게 펼칠 수 있다. 하지만 한 줄기 우려가 그를 머뭇거리게 만들었다.


지금 이 수를 펼쳤는데 소수마공을 꺾지 못하면 어쩌지? 걱정되었다. 소수마녀를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과하자 조심스러워졌다.


흐우우웅


대정검이 위진성 주위로 빠르게 돌았다. 풍백밀막이 펼쳐졌다.


따다다당


여기저기서 불꽃이 튄다. 풍백검기와 소수들이 부딪히자 한번의 충돌로 끝나지 않고 여러 번 부딪혔다. 뚫고 가려는 소수가 한번의 격돌로 저지되지 않는다.


풍백검기를 여러 번 펼쳐야 겨우 막을 수 있었다. 수십 개의 소수가 다가오는데 모두 이렇게 막을 순 없다.


“차압!”


버번쩍


위진성이 풍백분광을 머리 위로 펼쳤다. 다섯 개의 벽력 같은 검기가 위에서 떨어지는 소수들을 막아갔다.


따당----



위진성이 공중으로 솟구쳤다.


파앗


그 과정에서 소수가 등과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헙!”


스친 부위에서 극심한 한기가 전해진다. 통증도 느낄 수 없을 차가움이었다. 뜬 채로 그는 한가닥의 소천심공을 등과 어깨에 보냈다. 동시에 뒤로 훌쩍 물러났다.


훨 훨


소수마녀는 머뭇거림이 없었다. 처음 그대로의 모습으로 허공을 날아 위진성을 쫓았다.




소수마녀에게 십자형 검기가 다시 날아 들었다. 그러자 곧바로 소수가 내밀어졌고 아까처럼 검기는 막힐 것이다.


슈웅


헌데 이번에도 검기가 파도치듯 소수를 타고 넘어가지 않는가?


좀전에 막혔던 십자탄두를 충분한 소천태유심공에 실어 펼쳤는가 보다. 부드러운 검기는 팔을 타고 눈으로 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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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22.11.20 552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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