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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922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2.11.11 11:15
조회
641
추천
10
글자
11쪽

28.

DUMMY

끄덕


“체구가 크지 않은데 타고난 신력이 상상 이상이라 합니다. 물론 공력도 그렇고.”

“그렇군”

“무거운 금강대도를 들고 사자도법을 펼치는데 막는 건 다 파괴된다고 해요.”

“그런가?”


“···. 위형, 진지하게 듣고 있나요?”

“어?, 잘 듣고 있어.”

“그런데 반응이 왜 그렇죠?”

“이런 얘기는 내일 해도 되잖아.”

“그럼 무슨 얘기 할까요?”

“사매 이야기를 해봐.”

“예? 내 이야기라뇨?”

“그냥.. 사매에 대해서 말하면 되지.”

“···. 시범을 보여 줘요.”

“음··· 나는 말이야, 아까 아이들이 노는 모습 보니 부러웠어.”

“···.”

“사부님하고 나. 둘뿐이었거든.”

“친구가··· 하나도 없었나요?”


끄덕


“황악산 깊은 곳에서 지냈었어.”

“어쩜···”

“사부님이 한 번 출타하시면 보통 보름 이상 지나야 오시거든? 그 동안 혼자 지내는 거야.”

“··· 많이 외로웠겠어요?”

“가끔. 가끔 그랬었지. 왜냐하면 산에 친구들이 많았거든.”

“친구요?”

“다람쥐, 노루, 토끼, 여우 이런 애들. 또는 오백 년 된 나무도 있었고 밤이 되면 하늘의 별들이 친구가 돼줬어.”

“그렇게 말하니 정말 친구가 많군요.”

“그래. 그래도, 아주 가끔은 외로웠어. 걔네들은 말을 주고 받지 못하니까.”


진소군의 눈에 안타까움이 묻어 나왔다.


“그럴 땐 뛰어 다니며 검을 미친듯이 휘둘렀어, 밤새도록. 그러면 시원해 지거든.”

“사형···”

“그렇게 보지마. 난, 나쁘지 않았으니···”

“···. 그렇군요.”


고개를 살짝 끄덕인 진소군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난··· 꽃을 좋아 했었어요. 어릴 때 생각하면 가장 많이 기억 나는 건 색색의 꽃들이예요.”

“그랬군.”

“예. 그리고 시도 좋아 했어요. 가끔은 시를 읊으며 운율을 넣어 흥얼거리며 다녔어요.”

“.···”

“하지만, 무공을 익히는 것도 힘들었지만 좋았어요. 성취감을 얻을 수 있으니까.”

“맞아. 노력해서 이루게 되면 보상이 정말 크지.”

“나도 나쁘지 않았어요.”

“그런 것 같네.”

“그래도 .. 가끔은 생각나요. 꽃과 시들이···.”

“그래? 그럼 시를 읊어 봐!”

“시를요? 지금?”

“응. 안 될 거 없잖아.”

“···. 오래 되서 기억 날지 모르겠네..”


위진성은 조용히 기다렸다.



“매화야, 피었느냐. 봄이 오니 남쪽에서 찾아오는 친구를 만났구나.


장미야, 너도 피었느냐. 따뜻한 바람에 빨강, 노랑, 하양. 색동 옷을 입었구나.


매화야, 장미를 시기하지 말아라. 너에겐 고고한 아름다움이 있으니.


장미야, 매화랑 벗이 되거라. 너에겐 화려함 그에겐 고절함이 있으니.”



시가 운율이 담겨 노래가 되어 방안을 적셨다. 진소군의 맑은 목소리가 듣기 좋다.


“오~~, 소군. 이렇게 잘하는지 몰랐네. 정말 듣기 좋다!”

“피---- ”


진소군이 싫지 않은지 입술을 삐죽이며 웃었다.


“누구 시야?”

“내가 지은 거예요.”

“소군이?”


진소군이 활짝 초승달 웃음을 지었다.


“예. 언제였지? 열 살인가? 더 지나서였나? 아무튼~.”

“정말 시와 노래를 좋아했었나 보네?”


끄덕


작게 끄덕인다.


“정말 오랫만이라 기억 안 날지 알았는데 부르니 되네.”

“다시 불러 줄래?”

“소군이라 불러 주면요.”

“···. 소군. 다시 불러 줄래?”


위진성 눈 앞에 다시 초승달이 떴다.


잠시 목을 다듬던 그녀가 노래를 불렀다.


“매화야, 피었느냐··· ··· ··· 벗이 되거라.”


위진성은 노래를 들으니 황악산이 생각났다. 보름 넘게 혼자 지내며 밤에 하늘을 올려다보고 별들에게 말을 건네는 장면이 떠올랐다.


내가 말을 보내면 별이 반짝인다. 꼭 대답하는 것 같았다. 가끔은 정말로 대답을 보낸다. 긴 꼬리를 달며 가까워지면서 말이다. 위진성의 입가에 고적한 미소가 걸렸다.


“소군. 고마워. 힘이 되네?”

“그럼, 진성. 내일 다치지 말고 이겨 주세요.”

“······”

“······”



#



“··· 그래서 포설이 큰 몸짓으로 도를 마구 휘두르면 매우 조심해야 돼요.”

“마구 휘두른다?”

“마자요. 도기뿐만 아니라 뿜어 나오는 도풍도 위험하다고 합니다.”

“흐음~~. 도풍이라···”


위진성이 흥미롭다는 듯 말을 되뇌었다.


“아마도 도풍을 이용해 상대를 몰아가는가 봐요.”

“알았어. 명심하지.”


위진성이 싱긋 웃었다.




청룡장으로 가는 길은 평소보다 몇 배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본선 첫날이라 그런가? 예선 때와는 또 다르다. 그 흐름에 맡기며 위진성은 진소군과 나란히 길을 걷고 있었다.


그는 진소군의 성화에 낡은 장삼을 버리고 새로 깨끗한 백의를 입었다. 윤기나는 머리를 묶고 깔끔한 백의에 허리엔 장검을 차고 걷는 그는 누가 보더라도 준수한 미남이었다.


처음 청룡장 앞에 나타날 때의 촌스러움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역시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인가 보다.


그를 흐뭇한 시선으로 보는 진소군은 담황색 경장을 걸쳤다. 하얀 피부에 담황색이 이렇게 어울렸던가? 맑은 눈동자와 갸름한 턱이 더해지니 한층 섬세한 미를 발산하고 있었다.


잠시 진소군을 물끄러미 보던 위진성이 물었다.


“아, 참! 사매, 혹시 축골공이었어?”

“축골공? 아~, 후후.. 맞아요.”

“신기하네. 축골공을 익혔다니···?”

“각주님이 생각보다 발이 넓으세요. 봉황각에는 성부와 상관없는 몇몇 전대 기인들이 계세요. 각주님의 인맥이죠.”

“그 중에 한 명이 축골공을 익혔단 말이지?”


끄덕


“천축에서 오신 바히야라는 분이 유가행공의 대가셨죠. 지금은 고향으로 돌아 가셨는데 그분한테 배운 겁니다.”

“사매의 얼굴이 그렇게 달라진다는 게 놀랍더라고!”

“후후. 축골공이라고 다 되는 건 아니에요. 어느 한 부위를 내공으로 변형시키는 건 가능하죠. 그런데 그 부위가 생각보다 좁아요. 막 되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그렇군 그래.”

“나는 턱과 목뼈를 변형시키는 정도? 그 정도예요.”

“그래서 중저음의 남성 목소리가 났었군?”


진소군이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맞장구쳤다.


“마자요. 음.. 그리고 변형되는 동안 일정한 양의 내공이 계속 소모되구요.”

“뭐, 다 되는 건 아니고 제한이나 조건이 많네?”

“그래서 드문 거예요, 익힌 사람이···”


도란도란 말을 하다보니 어느새 청룡장 대문이 보였다. 인파는 더 북적였고 둘은 좀 더 발걸음을 빨리 했다.




“여---. 앞에, 앞에? 길 좀 막지 말라니까?!”

“뭐여~, 시불! 왜 반말 짓거리야?”

“좀 지나 갑시다.”

“밀지 마요.”


입구가 가까워지니 역시나 북새통이었다. 구경하려는 사람들, 물건 팔려는 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청룡장 무사들이 나와서 통제를 하고 있지만 한 손이 열 손 당할쏜가?


이렇게 더 붐비는 이유는 앞에서도 말했지만 오늘이 본선 첫날이기 때문이었다. 이제 진짜 비무가 시작된다.


“오늘은 볼거리가 꽤 있던데?”

“어. 나는 포설을 본다는 게 가장 기대 되더라구.”

“나는 좌의화검 군무수 쪽이 더 궁금해.”

“누구든 진짜 고수들의 무공을 보게 될 거야.”


사람들은 싸움 구경을 정말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정말 잘 싸우는 사람들 간의 대결이니 오죽하겠는가? 정말 좋아하겠지.


두 사람은 청룡장 무사들의 도움으로 출전자용 출입구를 통해 빠르게 들어갔다.




와~

멋지다!

오~~~


장내 분위기가 뜨겁다. 두 비무대 위에서 화려한 초식들이 펼쳐질 때마다 사람들의 감탄이 파도를 탄다. 확실히 예선과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위진성은 진소군과 함께 한쪽에 서서 비무를 구경했다. 진소군이 출전 포기를 했기에 대기자석에 앉을 수 없었다. 위진성이 함께 하며 양쪽 비무대로 번갈아 시선을 주었다.


“사형”

“ ? ”

“출전 순서 다시 확인 해바야죠?”

“여유가 있긴 한데 갔다올까?”

“오지 말고 대기자석에서 느긋하게 기다리세요.”

“괜찮아. 그러지 말고 가까이 갈까?”


출전자라 말하고 욕 좀 먹으면서 인파를 헤집어 비무대로 향했다. 1비무대 오후 다섯 번째였다. 지금이 두 번째 비무니 더 지나야 한다.


“와아~~”


갑자기 커진 함성에 고개를 들자 비무대 위에서 환상 같은 수십 가닥의 검기가 쏟아져 내렸다.




도를 휘둘러 막던 황의인이 휘청이며 물러섰다. 어깨죽지, 옆구리, 왼팔뚝이 검기에 베이며 피가 흘렀다. 특히나 어깨쪽 상처가 커서 뼈가 보일 정도였다.


츠츠츠


“그만!”


급하게 뛰어든 심판관이 황의인을 살피더니 외쳤다.


“흑립검 마단, 승!”


“와아아~”

“좋다~, 좋아!”


“흑립검이 저 정도였었나?”


누군가 한 말에 위진성이 보자 검은색 일색인 검객이 포권을 취하고 있었다.


‘그때 앞에 있던 사람이었군’


그날 일검을 날리던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았었다. 그런데 막상 무공을 보니 검이 더 날카롭고 깊이가 있었다. 잠시 보던 위진성이 신형을 돌려 가려할 때였다.


“어? 위형? 위형, 아니오?”


소리난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대기자석에 노란색 영웅건을 두르고 흑의를 입은 자가 반갑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군형, 반갑습니다.”

“여기서 이렇게 만나는군. 그렇지 않아도 궁금했었는데···”


이리 오라는 듯 군무수가 손짓했다. 거침없는 모습은 여전했다. 입가에 고소를 짓고 다가가니 군무수 옆에 쌍창을 멘 백의인이 보였다.


“장형도 계셨군요?”

“반갑소, 위형”


한결같이 절제되고 차분한 목소리로 장우극이 대답했다. 그런 장우극을 볼 때면 스스로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랄까? 그런 게 느껴졌다.


‘다시봐도 안팎으로 단단한 사람이야’


가벼운 웃음을 보이며 위진성이 다시 눈인사를 건넸다.


“오늘 비무죠, 위형?”

“맞습니다. 군형도 오늘인 거 같던데···?”

“하하하, 그렇소. 이 군모가 여기서 요 다음 네 번째라오.”


끄덕끄덕


“내 바로 앞에서 먼저 하는군요.”

“그렇더라니까.. 자, 위형. 그렇게 서 있지만 말고 여기 앉으시오.”


군무수가 자신의 남은 옆자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괜찮소이다. 나는 일행이 기다려서 가봐야하오.”

“일행? 아, 진형 말함이군요. 같이 앉으면 되지~~.”


군무수가 성급하게 일어나더니 두리번 거리며 진소명을 찾았다.


“진형은 아니고··· 상대가 참가자가 아니라 대기석에 앉을 수 없오.”

“에이~. 일행이 참가자이고 자리가 비었는데 그냥 앉으면 되지···”


군무수가 위진성이 향하려던 방향을 집중적으로 훑으며 말했다.


“어? 진···형? 은 아니고..”


군무수가 누굴 봤는지 그답지 않게 말끝을 흐렸다. 위진성이 그쪽으로 향하자 눈이 마주친 진소군이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든다.


“이야~~! 위형. 다시 봤는데?”


군무수가 도끼눈을 뜨고 쳐다봤다. 묵묵히 있던 장우극도 고개를 돌렸다. 큰 키에 팔등신 미녀가 미소 지으며 서있었다. 쏟아지는 햇살에 담황색 경장이 하얀 피부와 어우러져 싱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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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 22.11.13 644 10 11쪽
31 31. 22.11.12 622 12 11쪽
30 30. 22.11.12 670 11 12쪽
29 29. 22.11.11 619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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