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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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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920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2.12.04 17:15
조회
494
추천
7
글자
12쪽

76.

DUMMY

엽비는 서복을 거칠게 몰아붙였고 종리산도 부족하나마 국일도를 맞아 잘 버티고 있었다. 음산쌍마는 우형극의 쌍장에 연신 물러서기 바빴다.


그러자 현수운은 느긋하게 향랑과 길수완을 압박해 갔다. 길수완은 뼈가 드러나는 상처로 운신에 제약이 많았다. 덕분에 향랑의 손, 발은 더 바빠졌다.


나서려던 위진성은 상황이 역전되자 다시 관망세로 돌아섰다. 될 수 있으면 무공을 내보이지 않는 게 좋다. 본인을 위해서도 또 표행을 위해서도.


현데 바라보는 위진성의 시선은 어지러운 난전이 아니라 산 모퉁이 쪽으로 향해 있었다. 지켜보는 그의 시선에 서늘한 한기가 감돌았다.


‘굉장한 마기구나!’


그의 눈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마경일의 모습 너머 강한 마기가 발산되는 게 잡혔다.




거대한 충돌음이 울렸다. 서복이 입가에 피를 흘리며 비칠비칠 밀려나고 있었다. 엽비의 절초에 더 버티지 못하고 손해를 본 것이다.


“어디 이번에도 도망가 봐라!”


말과 달리 엽비는 이번에는 끝장을 내겠다는 듯 형형한 안광을 빛내며 도를 휘둘렀다. 그때였다.


“멈춰라.”


느닷없이 쩍쩍 갈라지는 듯한 음성이 들렸다. 그 소리는 작았지만 희안하게도 모두에게 또렷이 들렸다.


콰드득-

쾅~


쿵쿵쿵


엽비의 도가 서복을 덮치자 서복은 전력으로 귀조를 내뻗었다. 그렇지만 이미 기세가 꺾인 그의 귀조로는 엽비의 도를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피를 흘리며 튕겨지는 그를 향해 엽비가 신속하게 신형을 날렸다.


이젠 끝장을 본다.


부 웅 ------


도가 그를 쓸어가는데 뭔가가 하늘에서 떨어져내렸다.


쿠앙~~


“뭐냐?”


엽비의 입에서 당황성이 터져 나왔다. 이윽고 먼지가 가라앉자 상황이 파악됐다. 한쪽에 서복이 입가에 피를 흘리고 머리는 산발된 채 낭패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반대편엔 엽비가 도를 늘어 뜨리고 당당하게 서 있다. 그는 눈을 한껏 치켜뜬 채 정면을 쏘아보고 있었다. 그와 서복 사이에 새로 나타난 둘이 있었다.


키가 크고 빼족 마른 자들이었다. 둘은 쌍둥이처럼 모습이 매우 흡사했다. 몸엔 헐렁한 갈색 장포를 걸치고 있었다.


그들의 인상은 윤기가 없고 바싹 마른 나무 같다는 것이었다. 이목구비도 딱딱하고 윤기를 볼 수 없어 마치 두 그루 나무가 서 있는 것 같았다.


“감히.. 신군께서 멈추라 하시지 않았느냐?”


둘 중에 하나가 으르렁 거렸다.


“네놈들은 누구냐?”


엽비가 고리눈을 뜨고 묵직하게 물었다. 허나 그들은 대답 대신 산 모퉁이쪽으로 몸을 돌려 섰다. 장내 싸움들은 이 생경한 장면에 어느새 멈춰 있었다.


모두가 의문을 느낄 때 모퉁이에서 한 인물이 스르륵 등장했다.


“ ?! ”


그의 외형은 앞서 나타난 둘과 매우 흡사했다. 단지 더 나이 들고 더 나무 같다는 것 빼고.


“고목신군 납시오.”


나무 인간 둘이 동시에 복창했다.


“고, 고목신군?”

“고목신군이라니···!!”


장내에 파도치듯 한바탕 소요가 일었다. 지금 이곳엔 많은 수의 고수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고수들의 얼굴에도 경악이 여실히 드러났다.



고목신군


전대의 대마두. 그는 오십 년 전부터 흉명을 떨쳐왔다. 수십년 동안 대강남북을 가리지 않고 천하를 거침없이 휘젓고 다녔다.

무림맹의 힘이 더 강성해지는 추세로 인해서 흑도의 마두들은 갈수록 입지가 좁아들었다. 허나 고목신군은 개의치 않고 하고 싶은 걸 꺼리 낌 없이 할 수 있는 대마두였었다.

고목신공을 익혔고 그의 고목신장과 고목수지공은 절대 마공으로 강호인들을 오랫 동안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그는 그와 꼭 닮은 좌목, 우목이라는 두 수하들을 데리고 다닌다.



고목신군은 좌중을 쓰윽 훑어봤다. 단숨에 다른 이들의 시선을 잡아 끌었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이런.. 쓸모없는 것들. 쯧쯧”


그의 입에서 갈라지고 메마른 소리가 났다.


"지금 그 말은.. 우리를 두고 한 말이오, 신군?"

"여기 너희들 말고 누가 있더냐?"

“아무리 고목신군이라도 말이 과한 거 아니오?”


노육이 쉰 목소리로 불만을 토해냈다.


“과하다? 그래도 흑도에서 거물입네 하며 목에 힘주고 다니는 것들이 절반도 안 되는 정파 나부랭이들을 합공하고도 물러서는 놈들이 .. 과하다고 노부에게 주둥일 놀려?”


끝으로 갈수록 목소리가 커져갔다. 말을 마치자 그의 눈이 갈색으로 물들어 갔다. 장내에 위험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뭔가 보여주려는가?


역시. 고목신군이 거침없이 우수를 뻗자 팔이 쭈욱 늘어난다. 그 유명한 고목신장이다.


드드드득


장포를 팽팽히 부풀리며 주시하고 있던 노육도 마주 쌍장을 내질렀다. 그러자 흑갈색의 독장이 나뭇가지 같은 장력에 맞서갔다.


쾅~


굉음이 나자마자 노육은 이 장여 쭉 밀려났다. 항상 그를 승자의 위치에 서게 해줬던 천형독장도 고목신장 앞에선 별 무소용이었다. 부딪힌 순간 오래된 거목같이 단단하고 육중한 장력이 전신을 뒤흔들었다.


이에 반해, 천형독장은 고목신공에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아무리 지독한 독공이라도 단단한 나무를 중독시킬 순 없으니까.


또한 노육의 불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고목신군은 자신의 심기를 거스른 자를 그냥 놔둘 위인이 아니었다.


고목신군이 재차 우장을 내뻗자 다시 팔이 ‘쭉’ 늘어났다. 그러자 노육이 보법을 펼쳐 옆으로 돌며 어지러이 독장들을 날려댔다.


콰쾅 쾅쾅쾅


연속 충돌이 나자 노육의 신형이 깊은 족적을 남기며 연신 물러났다.


그런데 고목신군의 좌장이 소리도 없이 뻗어 나갔다. 그 끝에 다섯 손가락이 쫘악 하고 늘어난 것이 영락없는 나뭇가지로 보였다.


고목수지공


또 다른 고목신군의 성명절기다.


“이 인간 같지 않은 노괴가.. 헉!”


노육은 힘겹게 고목신장을 받아냈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이 마지막으로 펼친 천형독장이 됐다. 고목수지공은 피할 수 없었다. 다섯 개의 은밀한 지공은 그의 몸에 구멍을 슝슝 뚫어 놓았다.


노육이 슝슝 구멍난 채 쓰러지자 주변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느닷없이 전대의 대마두, 고목신군이 나타나 같은 편이라고 할 수 있는 노육을 죽였다. 그것도 심기를 거슬렸다는 이유로···


“또 노부에게 할 말 있는 놈 있느냐?”


썰렁하기만 했다.


종리산은 표행의 책임자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마두들이 떼거지로 등장한 후 그는 이미 자신의 목숨은 반쯤 내놓았다.


그런데 고목신군이 나타나자 남은 목숨의 절반도 살 가망이 없게 됐다. 그렇다면 책임자로서의 본분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벅


“고목신군 선배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고목신군은 뭐하는 개뼉다귀냐는 눈빛으로 포권하는 종리산을 일별 했다.


“저는 오늘 표행의 책임자인 청룡표국 표두 종리산이란 후배입니다.”

“후배? 내가 언제 정파 나부랭이 후배를 뒀었지?”

“제가 평소에 신군의 명성을 듣고 존경하게 되어 실언을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래서, 왜? 먼저 죽여 달라고?”

“제가 표행 대표로 나설 수 밖에 없는 점 송구스럽습니다. 허나 표국의 일이란 게-”

“됐고. 표물은 건드리지 말란 말이냐?”

“··· 그래 주시면 제 목숨으로 대신하겠습니다.”

“내가 네놈 목을 취해서 무엇한단 말이냐?”


고목신군은 표물을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종리산이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저렇게 나오니 더 할 말이 없게 됐다.


“고목신군, 여기 나와 다른 이들도 있는데 너무 안하무인인 거 아니오?”


“이놈! 감히 신군께 무슨 망발이냐?”

“저런, 불경스런 말을 하다니···”


고목신군의 수하들이 흥분해서 한 마디씩 했다.


“네놈은 엽비라 했었나?”


고목신군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그렇소. 내가 바로 엽모요.”


그가 가슴을 피며 말했다.


“초일도라면··· 나와 대화할 정도는 되지. 그래 네놈도 목숨 대신 표물 얘기냐?”


꿈틀


“귀하가 얼마나 대단한진 알겠는데 여기 있는 사람들을 그렇게 무시할 정도는 아니지 않은가?”

“큭큭큭. 여기 조무래기 빼고 누가 있느냐?”

“나 초일도 엽비, 매형의검 현수운, 금쇄장 우형극, 만후검 종리산. 그리고 그 외 많은 표사들이 있소.”

“네놈한텐 대단할지 몰라도 노부에겐 다들 떨거지들일 뿐이다.”


무척 광오한 말이나 고목신군의 입에서 나오니 그리 어색하지 않았다.


“신군, 제가 정리하고 오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요.”


좌목 우목들이 살기 띤 목소리로 말했다.


“기다려라, 너희 둘이서 하기엔 버거운 놈들이 있다.”


좌우목들은 공손하게 고개 숙였다. 그 둘에겐 저 고목신군이 신적인 존재인가 보다.


“마경일.”

“예!”

“너희들, 표물 안 털어? 놀러 왔어?”

“예에-. 아니, 지금 합니다. 녹림도들은 들어라~. 대룡채주 거근낙도 왕쌍 대채주님의 명이다. 모두 목숨 걸고 표물을 취하라-----!”


“우와~~”

“죽어!”

“뒈지라고---.”


다시 산적들의 공세가 시작됐다. 전방의 수뇌부들 격투에 이목이 쏠려 멈췄던 싸움이 다시 시작되자 더 사납게 덤벼들었다. 이에 맞춰 표사들도 이를 악물고 산적들을 막아갔다.


펑!

사가갹


“으악!!”

“사, 살려줘. 악---.”


마경일은 슬며시 서복에게 다가가며 입을 열었다.


“귀조탈명 선배님. 부탁드립니다.”


서복은 그를 쓰윽 보더니 차갑게 한마디 했다.


“부탁? 고목신군 선배가 앞장서면 뒤따르겠다.”


움찔하던 마경일이 향랑, 국일명, 음산쌍마 등을 돌아봤다. 그들도 같은 생각인 것 같았다. 쭈뼛되던 마경일이 시선을 고목신군에게 주었다.


“흐흐흐, 좋아 좋아. 내가 앞장서지. 단, 먼저 나서라는 놈들 중에 성과가 없는 놈들은 내손에 무사치 못할 것이다. 그 정도 실력은 있으니 뻣대는 거겠지!”


고목신군의 얼굴이 경직되자 더 나무 껍질처럼 됐다. 마치 고목이 갈라지며 말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가 고개를 돌렸다. 마치 먹이를 고르는 사냥꾼처럼 쏘아보던 그는 초일도 엽비로 향했다. 그가 움직이자 수하인 좌우목들도 따라 붙었다.


“내 오랫 동안 고목신군의 이름을 들어왔는데 그동안 희안할 정도로 마주치지 못했소이다. 그런데 드디어 오늘 보게 되는군.”

“크흐흐. 그래도 여기 있는 놈들 중에서 초일도가 그나마 낫군 그래. 네놈은 나와 겨룰 정도는 된다.”


엽비는 상대에게 별 관심없다는 듯 무거운 도를 들어 올려 유심히 바라봤다.


‘이 녀석하고 꽤 오랫동안 지내 왔구나!’


저 노괴와 싸우게 되면 어찌 될지 모른다. 아마도 마지막일 확률이 높다. 그래서 자신과 함께 해온 애병에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말은 하고 싶었다.


“초일도. 분위기는 다 잡았나?”


고목신군은 성큼 발을 내딪으며 다가섰다.


부웅


엽비가 전의를 다지려는 듯 도를 떨쳐냈다.


“고목신군, 기다릴 줄도 아는가?”

“놈!”


고목신군이 빠르게 다가서며 우장을 내뻗었다. 역시나 오른 팔이 늘어나며 엽비의 몸통으로 날아들었다.


‘이걸 누가 사람팔이라 하겠는가?’


엽비의 눈에는 나뭇가지가 늘어나며 덮쳐오는 걸로 밖에 안 보였다.


“흐---얍!”


콰콰콰----


엽비의 도가 굉장한 강력으로 힘차게 나뭇가지(?)를 잘라 갔다.


퍼억!


도끼가 나무 둥치에 끼이는 것 같은 소리가 울렸다. 고목신장을 갈라갔지만 부딪히자 출렁거리더니 박혀 들었다.


촤라라락


고목신군의 좌수에서 재차 고목신장이 발출됐다. 엽비의 윗니가 아랫입술을 콱 깨물었다. 공력을 쏟아 부어 도를 뽑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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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6. 22.12.04 495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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