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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921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2.12.01 17:15
조회
484
추천
9
글자
12쪽

69.

DUMMY

파 파 파츠츠 파츠츠츠으---


풍백검광이 절반 정도나 흑마환에 삼켜졌을까? 요검화의 얼굴이 구겨져 갔다. 그러더니 갑자기 지금까지완 다른 소리가 발생했다.


츠으- 츠으—츠츠츠츠----


흑마환에서 뇌전이 이는 듯 번쩍번쩍 거렸다. 그 상태로 풍백검광들이 계속 빨려들자 뇌전이 더 커져 갔다.


파츠츠츠츠----


심상치 않다. 더 이상 풍백검광들을 흡수하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흑마환에서 파릇파릇한 뇌광들이 사방으로 지지직- 뻗친다.


점점 흑마환에서 발출되는 뇌전이 커질수록, 요검화의 얼굴은 심하게 일그러져 갔다.


콰츠으- 콰르릉--


남은 풍백검광들이 흑마환을 때리자 마침내 절대 암흑에 균열이 생겼다. 그 균열을 뚫고 안에서 밝은 빛줄기가 한꺼번에 솟았다.


고오오오----

쩌 저 쩍


일순간, 세상이 정지한 듯 하다.


콰 아 아아앙-----


천번지복의 굉음이 터졌다. 흑마환이 폭발하고 그 안에서 빛과 풍백기들이 줄기줄기 뿜어졌다. 그것들은 천지를 덮으며 일대를 휘몰아쳤다. 가히 빛과 풍백기들의 폭풍이랄까?


장관이었다. 그 폭풍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땅거죽은 뒤집어졌고 쓰러진 아름드리 나무들은 잘게잘게 분해가 됐다.


하늘도 찢을 듯 휘몰아치던 폭풍은 무자비했다. 사람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삼신위들은 빛과 풍백기들에 휘말려 보이지 않았다. 단지 흑의무복 조각들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다.


구자단은 몸에 수십 개의 구멍이 뚫린 채 무릎 꿇은 상태로 굳어가고 있었다. 고개가 젖혀진 얼굴은 두 눈이 찢어질 듯 부릅 떠 있었고 입은 한껏 벌어진 상태였다.


사마륜은 상태가 훨 나았다. 운이 좋은 건지 그가 있던 곳으론 폭풍이 몰아치지 않았었다. 덕분에 그는 몇 가닥의 풍백기들을 피하는 중에 입은 상처들만 있었다.


“이런.. 신위가···.”


멍한 표정으로 그가 사라져간 하늘을 보던 사마륜이 급히 요검화를 찾았다. 요검화는 땅에 널부러져 있었다. 그의 몸에도 많은 상처들이 보였다. 마찬가지로 신체 곳곳이 뚫리고 베인 상흔들로 가득했다. 성한 곳을 볼 수 없을 정도로.


그런데,


“음?”


사마륜의 눈에 요검화의 가슴 부위에서 가늘게 움직이는 것이 포착됐다. 가까이 가서 보니 그것은 불꽃이었다. 그의 가슴, 정확히는 심장 부위에서 작은 검은색 불길이 타오르는 것이 눈에 잡혔다.


일 촌이 채 안 되는 미약한 불꽃이었지만 요사스런 빛을 발하며 타고 있었다. 바람이 불자 꺼질듯 꺼질듯 했지만 몸부림치며 다시 살아났다.


“아직, 살아 있다고?...”


맥을 짚던 사마륜의 얼굴에 당혹과 경악이 떠올랐다. 이 지경인데 실낱 같지만 숨이 안 끊어졌다니···


‘영겁마화의 권능인가?’


그는 잘 안다고 생각해 왔었는데 오늘 또 놀랐다. 새삼스러운 눈으로 검은 불꽃을 쳐다보았다.


우~ 우-----


먼 곳에서 장소성이 들린다 싶은 순간, 어느새 백여 장 떨어진 곳에 신법을 펼치는 이가 보였다. 꼭 한마리 매가 쾌속하게 날아오는 것 같았다. 그 자는 한 호흡에 장내에 도달했다.




오혈수 추손명이었다.


“이게 뭐야?”


그는 놀라운 광경에 침음성을 발했다. 그의 눈은 도진을 보다 후정선에 잠시 머물렀다가 구자단에게 못 박혀 있었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사마군사, 이게 어떻게 된 것인가?”


그의 말을 못 들었는지 사마륜은 요검화에게 다가가 전신 혈도를 짚었다. 그리고 품에서 서, 너개의 옥병들을 꺼내 그 안의 내용물들을 요검화의 입에 넣었다.


“사마륜, 어찌된 일이냐?”


추손명이 천둥치듯 외쳤다. 여유 있게 옥병들을 품에 갈무리한 사마륜이 일어나며 입을 열었다.


“동주천 놈이 상상 이상으로 강했어요.”

“이게.. 다 그 한 놈이 한 거라고?”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냐는 말이다.


“그래요. 내 예상을 뛰어넘는 자였습니다.”

“이놈이···”


추손명의 눈에서 불똥이 떨어졌다. 이놈이라는 지칭이 위진성인지 사마륜인지 불분명했다.


“추장로님, 지금 화를 내서 도움 되지는 않아요. 그보다 가신 일은 어찌 됐나요?”


사마륜이 얇고 높은 음색으로 물어왔다.


“싹 다 잡을 수 있었는데 중간에 거지놈들이 나타나 아직, 한창이다.”

“거지? 개방이 나타났다고요?”

“모장로와 지옥령주가 싸우고 있다. 난 이 쪽에서 심상찮은 소리와 빛들이 보이길래 급히 온 것이고.”

“개방이라··· 오늘은 이쯤에서 철수합시다.”


사마륜의 낮고 굵은 목소리에 추손명의 눈꼬리가 올라갔다.


“철수라니? ··· 그래, 네 말대로 한 놈이 한 거라 치고. 이렇게 만든 놈은 어디 있지?”

“그 자는 이미 피했소. 그도 부상이 심할 테니···”


사마륜은 요검화를 들쳐 엎으며 말했다.


“사마륜. 정말 이대로 갈 생각인가?”


냉기가 풀풀 날리는 까마귀 소리였다. 그러나 사마륜은 신경 쓰지 않는 듯 덤덤히 말했다.


“그럼? 추장로는 혼자서 이렇게 할 수 있소?”

“그놈 부상이 심하다 하지 않았느냐?”

“이미 한참 갔을 것이요. 그리고 설령 만난다 해도 추장로 혼자 상대하겠소? 그렇다면 저 쪽으로 가 보시오.”


사마륜이 한쪽 방향을 가리키며 발을 띄었다.


저벅저벅


“으흐흐..”


뿌득


추손명이 사마륜을 잡아먹을 듯 노려 보았다.


휘류우우

펑~~


사마륜이 품에서 화통을 꺼내 쐈다. 철수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흠··· 같이 영겁마화를 받아들인 장로들은 죽었는데 요는 어찌 살아 있지? 그리고 그 불은 뭐고?’


걸음을 옮기는 사마륜에게 숙제가 하나 생겼다.


“사마륜, 그건 왜 메고 가는 것이냐?”

“그저 연구용이오. 풍백비검 연구용.”


사마륜은 곧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추손명은 눈을 가늘게 뜨고 사라진 어둠을 노려봤다.


‘네놈이 언제까지 맘대로 할 수 있는지 어디 두고 보자’


쓰 스스스


한바탕 스산한 바람이 불었다. 추손명은 주검이 된 자들을 한번 더 둘러보다 사마륜이 가리킨 방향으로 신형을 날렸다.






드넓은 평원에 달빛이 교교히 비치고 있었다. 모두가 잠이 든듯 자연의 소리 말고는 조용했다.


세상은 밤의 색깔로 물들어 전체적으로 음영이 졌다. 오직 곧게 뻗은 관도만이 달빛에 반사되어 주변보다 도드라져 보였다.


그런 관도를 멍하니 바라보는 그림자가 있었다. 평야 한 쪽 끝에 구릉들이 연이어 있었다. 그 구릉들 중 하나의 정상에 바위가 있었고 그림자는 거기에 앉아 평야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흐음···”


부스럭

쩝 쩝


손이 입으로 움직이더니 뭔가를 씹었다. 자세히 보니 육포였다.


질겅질겅


‘이제 어찌한다?’


뭔가 고민이 있는가 보다. 빈 속도 채우고 기분전환도 할 겸 연신 육포를 뜯었다. 그렇게 입으로 씹고 머리로는 생각에 잠겨 있는데,


슈우우욱-

쿵~


“컥. 컥컥.”


갑자기 하늘에서 한 인영이 구릉의 중간쯤에 떨어졌다. 그리고는 연신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


“ ? ”


바위에서 내려다보던 인영의 입이 육포 씹는 걸 딱 멈췄다. 그리곤 주위를 살폈다.


‘멀리서 굉장한 속도로 날아왔다’


고수일 거란 말이다. 지금 이 근방엔 많은 무림 고수들이 있었다. 더구나 마교로 보이는 자들도 있는 마당에 거듭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부상이 심한 것 같은데···?’


아닌게 아니라 그 인물은 피를 게워내더니 힘겨운 모습으로 등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지금 봐선 딱히 마기나 사기가 보이진 않는다’


잠시 갈등하던 그는 바위에서 조용히 내려섰다. 달빛을 정면으로 받으며 드러난 얼굴은 바로 산동악가의 오혼창 악흠이었다.


그가 왜 지금 이곳에 있을까? 검정 야행의를 입은 악흠은 신법을 펼치며 그 인영에게 다가갔다. 짙은 음영에 파묻혀 거친 숨을 몰아쉬던 이가 입을 열었다.


“누군진 모르나 그 이상 오지 마시오.”


의외로 목소리는 차분했다.


“ ? ”


그런데 왠지 목소리가 낯이 익다. 악흠은 옆으로 이동하며 안력을 돋궜다.


그는 어두운 곳에 있고 풀어 헤쳐진 머리카락들이 흘러내려 얼굴의 반을 가렸다. 입과 가슴 부위는 붉은 핏자국에 얼룩져 있었고. 상대는 호흡을 조절하는지 눈을 감고 있었다.


스르르


반 보 내딛고 더 옆으로 이동하자 가려지지 않은 쪽 얼굴이 보였다.


“위.. 형?”

“음?”

“위진성, 위형 맞습니까?”

“거기··· 악형이오?”

“맞소이다, 악모요.”


악흠이 서둘러 가까이 다가왔다.


“근데,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악흠이 빠르게 위, 아래를 살펴보며 물었다.


씨익


“마교와 충돌이 있었소.”

“마교와?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아, 이런··· 위형, 위중해 보이는데 상세는 어떻습니까?”


쿨럭 큽!


“뭐, 괜찮소. 내상을 입긴 했지만 좀 쉬면 됩니다.”


척 봐도 가벼운 내상 같지 않다.


뒤적뒤적


“이거 내상약입니다, 자-"

“악형, 괜찮소. 이미 내상약을 먹었소이다. 신경 써줘서 고맙소.”


위진성은 이미 진소군이 주고간 내상약을 삼켰다.


“위형, 내 눈에는 상세가 꽤 심해 보입니다. 움직일 수 있겠소?”


빙그레


“잠시 숨 좀 돌리면 움직일 수 있을 거요.”


그는 내상약도 복용했고 조용한 곳을 찾았다. 운기행공이 필요할 것이다.


“위형, 나를 믿는다면 편히 행공을 하시오. 그동안 내가 번을 서겠소.”

“고맙구려.”


이번엔 사양하지 않았다.


위진성은 악흠에 대해서 호감을 갖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생명을 전적으로 그에게 맡길 그는 아니었다. 따로 믿는 것이 있었다.


바로 환신단과 소천심공의 공능을 믿는 것이다. 소천심공이 깊어짐에 따라 여러 가지 공능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다.


그 중에는 운기행공 중에 멈출 수 있는 것도 있었다. 보통의 경우 그렇게 하면 치명적인 위험에 처하게 된다.


무림인들이 가장 경계하는 주화입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허나 지금 위진성의 소천심공은 중간에 행공을 중단해도 무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흔쾌히 호의를 받아들인 것이다.


위진성은 가부좌를 틀고 행공을 시작했다. 생각보다 내상이 심했다. 자세를 바로 하는데도 힘이 들었고 단전 부위에서 격한 통증이 일었다. 그러나 소천심공을 운기하자 통증이 차츰 잦아 들었다.


처음엔 내상이기에 행공이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멈추지 않고 이어가자 상처가 아물면서 느끼게 되는 그런 기분 좋은(?) 고통으로 변모해 갔다.


따뜻하고 청량한 진기들이 몸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찢어진 곳은 붙게 하고 다친 곳은 아물게 했다. 패인 곳은 새살을 돋게 하는 기운이 머물러 생기를 북돋았다.


위진성은 기분 좋은 상태에서 점점 깊은 삼매에 빠져 들었다. 악흠은 한동안 위진성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마교와 충돌하고 입은 내상이라··· 뭘 어떻게 한 것일까?’


그는 며칠 전 십육좌 연회에서 위진성의 놀라운 무공을 견식했었다. 위진성은 무위만 놓고 본다면, 후기지수 범주를 한참 넘어선 무공을 갖췄었다.


무려 팔대세가의 장로를 몰아부치지 않았던가? 물론 악흠은 위진성이 혁련추를 이길 거라 생각하진 않았다. 장로가 방심해서 망신을 당한 것이라 생각했다.


하여튼 그런 위진성이 이런 부상을 당했다는 건 마교의 거물과 싸웠을 가능성이 높았다.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자 악흠은 지난 며칠 간의 일들을 정리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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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83. 22.12.10 509 9 12쪽
82 82. 22.12.09 502 9 11쪽
81 81. 22.12.09 520 9 12쪽
80 80. 22.12.08 539 9 11쪽
79 79. 22.12.07 496 8 12쪽
78 78. 22.12.06 492 9 12쪽
77 77. 22.12.05 481 7 13쪽
76 76. 22.12.04 495 7 12쪽
75 75. 22.12.04 479 7 11쪽
74 74. 22.12.04 492 7 12쪽
73 73. 22.12.03 500 7 12쪽
72 72. 22.12.03 494 7 11쪽
71 71. 22.12.03 484 7 12쪽
70 70. 22.12.02 541 7 11쪽
» 69. 22.12.01 485 9 12쪽
68 68. 22.12.01 488 9 11쪽
67 67. 22.11.30 485 9 12쪽
66 66. 22.11.30 514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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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 +1 22.11.27 545 10 11쪽
59 59. 22.11.26 507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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