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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916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2.12.02 18:55
조회
540
추천
7
글자
11쪽

70.

DUMMY

혁련탁을 쫓았다. 은밀히 마차에 접근하는 중에 발각되어 격전을 치뤘었다. 그리고 이번엔 혁련추의 표행을 노리고 다시 접근했었다.


허나 어찌된 일인지 그 자리엔 수많은 무림인들이 함께 있었다. 무림맹 표행이 습격당할 거라는 소문에 모두 달려왔다고 한다.



‘정작 의심스러운 건, 그 표행이라는 걸 그들이 알까?’


악흠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흠..”


여전히 달빛은 비치고 있었고 위진성은 음영에 가려진 상태로 운기행공에 몰두하고 있었다. 거기에 흘러내린 머리카락도 더해지자 얼굴을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가 한 눈에 알아보지 못한 건 안력이 약해서가 아니었다. 악흠이 몸을 돌려 관도를 보려는 순간이었다.


“ ? ”


누군가 엄청난 속도로 이곳으로 날아오고 있다. 그가 낌새를 느꼈을 땐 그건(?) 한 점이었다.


그런데 악흠이 몸을 돌리자 모습이 뚜렷이 보였고 창을 들어올리자 어느새 구릉 근처까지 도달해 있었다. 일직선으로 오는 걸 보면 그자의 목적은 분명해 보였다.


“물러서라!”


악흠이 삼엄한 목소리로 외쳤다.


슈우우욱

쿠웅~~


일부러인가? 그 자가 내려서자 묵직한 소리가 울리며 땅이 흔들렸다.


“넌 뭐냐?”


까마귀 소리가 들려왔다. 만약 까마귀가 사람말을 한다면 이러리라.


“여긴 내가 먼저 있었으니 귀하가 먼저 말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악흠은 침착하게 말하며 앞에 선 자를 찬찬히 보았다. 먼저 곱추등, 긴팔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거칠고 험악하게 생긴 이목구비도 시선을 끌었다. 쏘아보는 눈빛에선 지독한 독기 같은 게 느껴졌다.


‘위험한 자다!’


위험한 냄새가 나는 곱추는 바로 오혈수 추손명이었다. 사마륜의 말도 있었고 주변 격투의 흔적들을 봐서도 위진성의 부상이 심각하다 판단한 것이다. 역시나 그놈은 그리 멀리가지 못했다.


추손명은 어둠에 잠겨 운기행공하는 위진성을 노려봤다.


“요놈, 여기 있었구나!”


까마귀 소리에 진득한 살기가 넘쳐 흘렀다.




노려보던 추손명의 고개가 빠르게 정면으로 향했다. 앞에서 칼날 같은 예기가 찔러왔기 때문이다.


“클클클. 저놈 일행이냐?”

“마교의 누구요?”

“요새 어린 것들은 버르장 머리가 없단 말이야, 아까 놈도 그렇고.”


악흠이 자세를 잡으며 창끝으로 겨눴다. 그러자 지금까지완 달리 그에게서 산악 같은 기세가 일어났다. 악흠이 창을 들자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과연 산동 악가다!


추손명이 눈을 가늘게 뜨며 창에 달린 붉은 수실을 봤다.


“악가 창이냐?”

“왜, 두려운가?”


악흠이 호기롭게 외쳤다. 추손명은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말했다.


“다른 일행들은 어딨느냐?”


추손명으로서도 팔대세가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 오랜 세월 동안 싸워온 곳이니 어찌 쉽겠는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마졸을 상대하는데 악가창 하나면 족할 테니.”

“그으래? 찌그래기 하나로 족하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기척도 없이 악흠의 전방으로 붉은 손그림자가 덮쳐왔다. 악명 높은 혈옥수다.


그러자 홍실이 달린 창이 혈옥수를 정면으로 맞아갔다. 악흠은 대장군 악비의 후예답게 물러서지 않고 맞섰다.


캉~~


불꽃이 튀며 강철끼리 부딪히는 것 같은 희안한 소음이 났다. 충격으로 악흠은 뒤로 너댓 걸음 물러서며 쓰러질듯 휘청거렸다.


‘굉장하다!’


혈옥수는 명불허전이었다. 창을 쥐고 있는 손이 지금도 얼얼하다. 하지만 그는 감상만 하고 있을 순 없었다. 붉은 손그림자가 재차 빠르게 덮쳐왔기 때문이었다.


“합!”


악흠은 창을 비스듬히 쳐내며 혈옥수를 비켜내려 했다.


타앙~


‘흐웁!’


비켜 충돌했지만 위력이 엄청났다. 온몸이 웅웅 울리는 느낌이다. 좀 전보다 배는 강한 공력이 실렸나 보다. 하지만 상대 공격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곧바로 혈옥수가 악흠의 왼쪽 몸통을 으스러 뜨릴듯 쇄도했다. 악흠은 사람의 손이 두 개라는 걸 간과했다. 그가 인지 했을 때는 혈옥수가 거의 코앞이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악흠에게서 강하고 사나운 기세가 폭발적으로 일어났다.


쩌엉~~


“음..”


쿵쿵쿵


악흠이 어깨를 흔들며 세걸음 물러섰다. 혈옥수에 밀려 물러섰지만 그의 눈빛은 형형하고 살벌했다. 외적으로 아까와 동일인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전혀 다른 사람의 모습이었다.


추손명은 왼손을 들어 올린 채 악흠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놈이 갑자기 왜... !!’


“악가에 후토기공이 있다고 하던데··· 애송이 놈이 익혔을 줄은 생각치 못했구나.”


산동악가의 대표적인 심법은 오성심공이다. 조화를 강조하는 심법이기에 굳건하고 쉬이 무너지지 않는 정종 심법이었다. 그래서 조화롭지만 파괴력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었다.


물론 오성심공을 구성 이상 익히면 강한 파괴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구성 이상 익히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후토기공이다. 오성심공에 후토기공을 더하면 전혀 다른 공력처럼 되는 것이다. 조화롭고 유연한 기운이 사납고 거칠고 패도적인 공력으로 바뀐다.


후토기공은 강력한 만큼 위험한 기공이다. 파괴력만을 극대화한 역천의 무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화롭고 균형잡힌 오성심공으로 중심을 잡는 것이다.


오성심공에 후토기공을 얼마나 더하느냐에 따라 파괴력이 달라진다. 전전대의 창으로 천하제일인을 다퉜던 후성제 악영의는 오성심공 이할, 후토기공 팔할로 창술을 펼쳤다고 한다.


“그럼 이것도 알겠구나?”


악흠은 말소리도 달라진 것 같았다.


파르르르


그가 팔을 휘두르자 살기 넘치는 홍실창이 허공을 갈가리 흩었다.


“젖비린내 나는 놈이 재주 하나 있다고 너무 나대는구만.”


방금 악흠은 그가 평소에 펼치는 오현신창 대신에 추혼창법을 펼쳤었다. 추혼창법은 오직 살상만을 위해 만들어진 실전적인 무공이었다. 그래서 후토기공과 짝을 이뤄 사용하게 된다.


후토기공, 추혼창법은 악가에서도 장로급 이상만 접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한참 어린 악흠의 손에서 펼쳐진 것이니, 경험 많은 추손명이 바로 알아차리지 못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팟!


갑자기 악흠이 몸을 날렸다. 홍실창이 상대 목젖을 향해 쏘아졌다. 그 기세가 사뭇 거칠고 사납다.


“클클클”


추손명이 붉게 물든 왼손을 들어 창을 잡아갔다. 악흠도 멈추지 않고 힘을 배가시켜 갔다.


콱! 끼끼긱-

콰르르르---


갈리는 마찰음이 발생했다. 자세히 보면 악흠의 창은 눈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쾌속하게 돌고 있었다.


추혼창법을 펼치면 기본적으로 창이 회전하게 된다. 창에 달린 홍실은 고정되어 있지 않아 같이 돌진 않았다.


추손명이 광혈천마공을 끌어올리자 왼손이 피가 뚝뚝 떨어질 듯이 진하게 됐다.


“핫!”


악흠의 기합성과 동시에 손에서 창대를 타고 물결치는 듯한 경력이 추손명에게 쏟아졌다. 그리고 악흠은 창을 뒤로 당겼다.


그러자 추손명은 왼손을 놓고 보법을 밟으며 옆으로 돌면서 거리를 좁혀갔다.


악흠의 입이 한 일자로 굳게 닫혔다. 그는 오성심공 오할에 후토기공 오할의 공력을 일으켜 창을 쭉 내질렀다.


콰콰콰콰--


그러자 수십 개로 불어난 홍실창이 태풍 부는 바다의 성난 파도처럼 쓸어갔다. 창 하나하나의 기세가 무시무시했다. 하나라도 적중되면 갈가리 찢길 것이다.


추손명의 얼굴이 굳어졌다. 시종 여유 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그의 눈이 시뻘건 광채를 띄어갔다. 광혈천마공을 더 끌어올린 것이다.


추손명이 일장을 쳐내자 거대한 혈수가 하늘을 덮으며 떨어졌다. 비응마가의 혈수천마장이다. 그 혈수에 가려져 하늘이 온통 붉은색이었다.


콰콰쾅-----


굉음이 울리고 땅거죽이 뒤집혔다. 충돌의 여파로 나뭇가지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먼지가 가라앉자 격돌로 난장판이 된 장내가 드러났다.


먼저 악흠은 바위에 반자나 되는 깊은 족적들을 남기고 뒤로 이 장여 밀려나 있었다. 머리는 산발된 상태였고 옷 여기저기도 찢기거나 너덜거렸다. 낭패한 모습이 역력했다.


반면에 추손명은 반 보 물러나 있었다. 그도 허벅지 쪽에 구멍이 나 있었다.


“클클. 꼬마가 제법이다만 그렇다고 안 죽는 게 아니야. 단지 목을 비트냐 심장을 파내냐 방법의 차이가 있을 뿐··· 큭큭큭”


까마귀 소리 때문일까? 심히 귀에 거슬렸다. 그리고는 추손명은 살기가 뚝뚝 떨어지는 눈으로 한발 다가섰다.


‘음···’


악흠은 힐끗 위진성을 바라봤다. 그는 여전히 정좌한 채 요지부동이었다. 지금 갈등이 일었다. 본인의 안위를 위해 피할 것인가, 아니면 물러서지 않을 것인가?


‘저 노괴가 내가 피한다고, 순순히 보내줄지 아닐지도 알 수 없다. 그렇다면 부딪힌다’


“휘~유···”


악흠이 깊은 심호흡을 했다. 마음을 정한 그는 한 차례 창을 털며 자세를 취했다.


후웅----


추손명이 먹이를 노리는 독수리처럼 긴 팔을 쭉 뻗으며 솟구쳤다. 곱추등과 매부리코는 그를 정말 독수리로 보이게 했다.


깜깜한 하늘에 두 개의 시뻘 건 인광이 덮쳐오는 걸 본다면, 누구라도 등골이 서늘해질 것이다.


노려보던 악흠이 추혼영산을 펼쳤다. 그가 창을 서너차례 휘두르자 허공에 겹겹이 산악 같은 경기들이 생겨났다.


“흥”


허나 추손명은 아랑곳하지 않고 일장을 쳐냈다. 붉은 장력이 주변을 붉게 물들이며 창의 산맥들과 충돌해 갔다.


쾅쾅쾅쾅


연속적인 굉음이 울렸다. 혈수천마장에 부딪힌 추혼영산이 통째로 무너져 내렸다. 휘청이며 물러서는 악흠을 쫓아 추손명이 혈옥수를 뻗었다.


그런 그의 눈빛엔 저놈의 목을 비틀어 버리겠다는 살기만이 가득했다.


악흠은 혈수를 보면서도 어찌할 수 없었다. 몸이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것이다. 고작 남은 공력을 쥐어짜 창을 휘두르는 게 다였다. 뻔한 결과가 전개되려는 순간,


쿠르릉


“멈춰라!”


느닷없이 대갈일성이 터졌다. 뒤이어 벽력 같은 경력이 장내에 떨어졌다.



파츠츠츠


혈옥수와 충돌하자 사방으로 작은 벽력들이 비산했다. 충돌로 먹먹했던 귀가 가라앉을 때쯤 거대한 체구의 장한이 악흠과 추손명 사이에 서 있는 게 보였다. 그의 앞으로 선명한 발자국들이 찍혀 있었다.


추손명이 부릎뜬 눈으로 쏘아봤다. 악흠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악형, 또 보는군.”

“언형? 소뇌제시오?”


씨익


“그렇소, 언모요. 그런데 이 자는 누구요?”

“마교입니다.”


사실 그도 추손명을 모르니 더 할 말이 없었다.


“마교?”


언지군의 송충이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래서 장력이 그렇게나 굳셌군’


본인은 전속력으로 신법을 펼치며 뇌광권을 힘껏 내질렀었다. 그런데도 상대 위력에 뒤로 밀려났다.


“너, 진주언가 놈이냐?”


기억에 까마귀가 울면 이런 소리였었다.


“까마귀 마두, 아무리 마교라도 우리 언가를 그렇게 부르는 건 심하잖아?”


언지군이 못마땅한지 고개를 삐딱히 했다.


“켈켈켈. 뭔가 재밌는 놈이군.”


‘언가놈까지? ··· 악가에 언가까지 더해지면 좀 그런데···?!’


아무리 마교 장로라도 팔대세가는 무시할 수 없다. 더구나 저 애송이 둘만 이곳에 있지는 않을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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