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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졸업자가 즐겜하는 법

웹소설 > 작가연재 > 게임, 판타지

완결

은휼T
작품등록일 :
2018.10.26 11:31
최근연재일 :
2018.12.14 12:0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7,608
추천수 :
165
글자수 :
120,210

작성
18.12.12 11:29
조회
179
추천
4
글자
12쪽

그 정체 들킨 몬스터가 해결하는 법(6)

DUMMY

“야, 저건 솔직히 사탄 의견도 들어봐야한다. 사탄따위를 지성이랑 비교하다니.”


“아현. 네가 할 말은 아니야.”


지아의 일침에 아현이 바로 쭈그러졌다.


그러게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가지.


“그래서, 계약 할거야 말거야.”


<이거 어짜피 선택지 하나밖에 없는거 아닙니까?>


“잘 아네.”


<이게 무슨 노동근로법에 위반되는....아니, 하고 싶습니다!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부터 장래희망이었습니다! 아이 신나!>


언데드가 생전을 언급하는 모습은 꽤나 신선했다.


“좋아. 본 헤이트. 이제부터 넌 내 던전의 보스몹이 된다. 네가 할 일은 간단해. 들어오는 놈들은 다 죽이는 거야.”


<왜요?>


“널 죽이려 틀테니까.”


<그렇군요.>


죽기 싫으면 죽여야하는 간단한 룰이다.


물론 던전에 들어오는 이들은 하나같이 정상이 아닌 상태겠지만. 그중엔 최상위 랭커들도 포함되어 있을거고.


그중에 나도 있다는건 비밀이다.


이걸 알면 하려고 안하겠지?


“뭐, 어짜피 생명체는 다 죽이는게 네 목적이라며? 어짜피 이곳은 섬이라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애초에 사람이 안 살아. 나 따라오는게 이득일걸?”


<.......>


아까까진 강하게 압박했으니, 슬슬 느슨하게 풀어서 회유를 할 때다.


상대방이 손해를 보는게 아니라, 상대방 역시 이득을 보는 것이라 설득을 해야 한다.


어짜피 협박...아니, 지성의 상징인 대화를 통해 이미 반쯤은 넘어오지 않았는가.


부드럽게 구슬린다면 100% 넘어오는건 이미 따놓은 당상인 것이다.


“정말 쟤는 왜 이런 때는 천재같아 보일까?”


“천재(天災)라서 그런게 아닐까.”


“무척 오래전 개그지만 맞는 거 같네.”


재앙이라니, 무슨 섭한 소리를.


난 적어도 인류 멸망이라거나 세계 정복이라거나 그러진 않잖아.


내가 즐겁게 행동할 뿐이지.


물론 그 와중에 조금. 아주 조금 주변에 민폐가 갈 순 있지만.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잘 생각했어.”



-몬스터 <본 헤이트>의 포획에 성공하셨습니다. 제작 던전에 풀어놓을 시 던전에 귀속됩니다.



시스템 메시지가 확실하게 끝맺음을 짓는다.


그것을 보며, 자연스레 웃음이 지어졌다.


이제 준비는 끝났다.


남은건 던전을 제작한 후 본 헤이트를 풀고, 이 던전에 본 헤이트가 있다는 소문을 은연중에 퍼트릴 뿐.


발없는 말이 천리 간다고, 이런 대형 게임의 소문은 쉽게 퍼지기 마련이니.


“....정말 하는 거네.”


“이제와서 돌이킬 수도 없잖아.”


“하아.”


지아는 ‘정말 이래도 좋은 걸까’같은 반응인지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잘되면 결과 올라잇이다.


본 헤이트가 내게 너무 쉽게 당해서 그렇지, 본 헤이트의 그 피지컬이라면 어지간한 유저들은 전부 압살할 수 있다.


심지어 내가 포획이라는건 테이밍의 일종이어서, 소유주의 힘에 따라 강해지는 특성을 얻게 된다.


즉, 내가 여기서 본 헤이트의 힘을 조금 업그레이드 시켜 준다면.


“쨘. 레벨 500의 스켈레톤.”


“뭐하냐. 애 빨리 리치왕으로 안만들고. 왕위 계승하러 가야겠네.”


“그런 재미없는 것 보다 내 혐의를 푸는게 먼저야.”


“왠지 그것만 목적인게 아닌 것 같은데...”


“당연하지.”


스멀스멀 다시 올라오는 장난기.


본 헤이트를 구했으니 혐의가 풀리는건 어짜피 시간 문제다.


그러니, 본 헤이트를 쓰러트리기 전까지 그 악명을 더 올릴 필요가 있다.


“평범한 던전을 만들 생각은 없어.”


수진이가 함정을 만들고, 아현이 조작된 지도를 배포했던 것처럼.


난 해당 던전의 ‘첫 경험자’라는 이유를 대며 처음 꾸려진 토벌대를 가이드한다.


그리고 절대 고의가 아닌 것처럼 함정이 가득한 곳으로 이동하며, 혹은 잘못된 정보를 말하며 토벌대를 곤란에 빠트리는 상상을 하자 입이 씰룩여졌다.


내가 원래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재미가 들렸네.


“기가 막혀. 그럼 본 헤이트가 아니라 너 자체도 문제가 되는 거잖아.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 있는거 맞아?”


“나도 한번밖에 안 가본 설정인걸.. 제대로 모를 수도 있지.”


“애초에 그렇게 하면 처음 한번만 널 믿고 그 다음부턴 굳이 가이드로 안쓸텐데?”


“다 생각해준게 있지.”


힘 좀 쓸 생각이다.


던전은 그 종류가 다양해서, 돈이랑 시간을 투자한다면 별 신기한 것들도 만들 수 있으니.

예를 들자면...입장할 때마다 맵 구조가 변화하는 미궁 던전이라든지.

변화무쌍한 던전.


몇십번이고 던전에 들어가봐서 ‘이 던전은 대략 몇 개의 패턴이 있습니다’라고 알게 된 것도 아닌데 그 누가 숙련자일 것인가.


다같은 초보자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그래. 실수. 이건 실수다. 고의가 아니다.


“논리 완벽 무장.”


“일단 재밌어 보이니 나도 낄래.”


“혐의를 벗는다는 목적은 어디로 가고...”


“그건 덤이지.”


“본말전도야!!”


무슨 소리. 내 목적음 처음부터 끝까지 즐겜이었다.


그런 혐의가 씌워져서 즐겜을 하는게 방해되니 없애려고 했던 것 뿐.


지금도 이 일이 끝나면 뭘 어떻게 즐겁게 놀지 고민하느라 바쁠 정도니까.


“뭐, 적어도 하나 확실한건.”


“...뭔데?”


“다른 사람들 골려먹는거 재밌더라.”


“너 강퇴.”


진심으로 날 내쫓으려는 지아에게 매달려서 어떻게든 막았다.




* * *




던전 제작은 스피드하게 이루어졌다.


본 헤이트가 있는 던전이 새로 나왔다는 정보에 후끈 달아올랐다.


하지만 내가 예상하지 못한게 하나 있었는데.


“앞선 깽판은 단순히 던전의 홍보였다, 라고 퍼트렸거든.”


“홍보 효과는 제대로 봤겠네. 그런데 왜?”


“그럼 그 던전 만든 새끼를 족쳐야한다고 여론이 몰렸어.”


“병신.”


아현이 불쌍한 사람을 보는 표정으로 날 응시했다.


내가 병신인건 맞지만 대놓고 병신이란 말을 들으니 기분이 나쁘다.


병신인건 맞지만 병신이라고 한건 용서할 수 없다.


“뭣보다 네가 말했다는게 더 화가 나는데.”


“? 뭐 내가 틀린말 했냐. 팩트로 두들겨맞으니 부들부들하네.”


나중에 저놈은 토벌대랑 같이 함정에 파묻어버려야겠다.


아니. 내겐 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참을성이 없지.


지금 당장 묻자.


“그렇게 나온다니 어쩔 수 없지. 잠깐 지아에게 갔다와...”


“잠깐. 뭔가 오해가 있었던 모양이야. 내가 말한 병신에는 주어가 없었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나를 아현이 재빠르게 붙잡았다.


개소리가 풍년이군.


그 뒤의 팩트 어쩌고 말은 어떻게 커버치려고.


“흐응. 단순히 오해였단 말이지?”


“원래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야 하는 법....내가 병신이란 소리였어. 그러니까 용서해주지 않을래?”


다시 말하지만, 성지아는 ‘야한 것’을 싫어한다.


그라비아 화보를 양손 가득 들고선 기뻐하는 아현의 사진을 본다면 분명 죽기 전까지 두들겨패는 명장면이 나올 터.


김아현도 그걸 아는지 엄청나게 진지한 표정으로 자기가 병신임을 강력하게 어필하고 있었다.


어필할게 없어서 병신임을 어필하다니. 세상 참 각박해졌군.


이런걸 보니 조금 측은하기도 하고.


“좋아. 용서해주지.”


“오, 정말?”


“하지만 이 녀석이 용서할까?”


“그게 무슨...”


조금 거리가 떨어진 곳.


나와 김아현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임수진이 눈을 반짝이다가 쌩하니 달려가버렸다.


보나마나 성지아에게 이 재밌는 대화를 전달하러 간거겠지.


“너, 너 설마 재가 있다는걸 알면서도...”


“응?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을 땐가? 저거 안쫓아가면 진짜 큰일날걸?”


“빌어먹을--!!!”


김아현이 분통을 터트리더니 빛의 속도로 사라졌다.


그러게 건드릴 사람을 건드려야지.


드립을 대국적으로 치도록, 김아현.


“너희 참 재밌게 논다.”


“게임은 즐겁게 해야죠.”


“...네가 일방적으로 즐거운거잖아?”


“당연히 내 즐거움이 가장 중요하지. 타인은 재밌어도 내가 재미없으면 거기에 낄 이유가 뭐가 있어.”


옆에 앉아서 모든걸 지켜보고 있던 쿠쿠와 지크 형이 쓴웃음을 지었다.


시선을 돌리자 게시판 앞에서 토벌대를 모집하고 있는 성지아가 보였다.


성지아에게 다가가 무언가 말을 하려던 임수진이 김아현에게 뒷목을 붙잡혀선 아르헨티나 백 브레이커.


임수진은 넉다운되고,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던 김아현이 성지아에게 무슨 일이냐고 추궁받는 꼴이 되선 상황이 더 악화됐다.


저런 녀석에게 병신이란 말을 들었다니.


“내가 만든 던전을 정복하러 갈 토벌대를 내 의뢰로 만든다니 기분이 묘한데.”


벌써 몇십명이 몰려든건지.


토벌대는 상한선이 50명이기에 저기서도 더 추려내야 하는 것도 일이다.


토벌대가 꾸려지는걸 보던 와중, 문득 궁금증이 하나 생겨서 쿠쿠에게 물어봤다/


“강한 보스들 잡을 때 탱커들이 필수잖아? 그중에는 어그로를 끌기 위한 도발의 영향도 크고.”


“응. 그래서 레이드에서도 탱커 한두명 정도는 필수지.”


“근데 레이드몹은 고대룡이라던가, 악마군단장이라던가 엄청난 놈들이 많잖아?”


“그렇지?”


“대체 뭐라고 하길래 그런 놈들마저 빡쳐선 어그로가 끌리냐.”


“....모르는게 좋아.”


쿠쿠가 대답을 회피했다.


궁금하긴 하지만 탱커 본인이 말하기 싫다는데 굳이 캐물을 필요도 없군.


성지아에게 구박받는 김아현을 보며, 난 탁자 위에 있던 음료수를 홀짝였다.


병신.


“그럼 이제 출발합니다!”


약 30분 뒤.


본 헤이트에게 당한 이들. 정의감이 넘치는 이들. 호승심에 모인 강자들.


그런 식으로 모인, 총 합 50명의 인원이 던전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성지아의 추천으로 당연하게도 가이드 역은 내가 맡게 되고, 랭킹 1위가 가이드해준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이러면 못 깰 수가 없지.’ 라며 희희락락했다.


지옥행 가이드일 줄은 꿈에도 모르겠지.


‘일단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본 헤이트를 던전 초반에 등장시킨다.’


이곳이 내가 만든 던전인 이상 본 헤이트는 내가 머릿속으로 지시하면 그대로 따라 움직인다.


본디 헤이트는 총 3마리지만, 이 역시 생각해둔 스토리가 있다.


본 헤이트가 전음이 아니라 말을 하는 형식이라 정말 다행이야.


“놈이 우릴 마중 나왔나 보군요.”


“예? 그놈이 벌써...?”


손을 들어 행군을 제지한 후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키자, 유저들이 알고 있는 ‘본 헤이트’의 모습이 그곳에 있었다.


‘어서 와라. 기다리고 있었다!’ 같은 자세에 일부 유저들은 분개하기까지 했다.


“본 헤이트, 배짱도 좋구나! 이렇게 될거라곤 생각도 못한 모양이지!”


어느 랭커의 외침에 본 헤이트가 날 슬쩍 쳐다봤다.


나와 계약으로 이어진 사이. 본 헤이트 역시 내게 사념을 보낼 수 있다.


<...그거 진짜 합니까?>


“당연.”


처음 유저들을 만나면 하기로 한 행동.


본 헤이트는 치를 떨며 그런 짓은 못한다고 항의했었지만, 원만하게 대화(?)로 해결했다.


씩 웃으며 긍정하니, 본 헤이트는 날 한번 원망스럽게 쳐다보더니 이내 결심한 듯 유저들에게 뜨거운 시선을 보냈다.


좋아, 가라. 저질러 버려!


<....그치만.>


본 헤이트가 나지막히 운을 띄었다.


그 다음에 어떠한 대사가 올지 알고 있던 나는, 입을 씰룩이며 유저들의 반응을 기대했다.


“자, 잠깐 저거. 저 대사는...!”


그중엔 빠르게 사태를 파악한 이들도 있었지만, 늦었다.


행동보다 말이 빠른 법.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유저쨩 날 봐주질 않는걸!>


“저거 죽여.”


효과는(은) 굉장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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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졸업자가 즐겜하는 법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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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그 정체 들킨 몬스터가 해결하는 법(7) +2 18.12.14 279 5 12쪽
» 그 정체 들킨 몬스터가 해결하는 법(6) +2 18.12.12 180 4 12쪽
22 그 정체 들킨 몬스터가 해결하는 법(5) +1 18.12.11 170 4 11쪽
21 그 정체 들킨 몬스터가 해결하는 법(4) 18.12.10 176 4 12쪽
20 그 정체 들킨 몬스터가 해결하는 법(3) 18.12.09 170 3 11쪽
19 그 정체 들킨 몬스터가 해결하는 법(2) +1 18.12.08 167 5 11쪽
18 그 정체 들킨 몬스터가 해결하는 법(1) +1 18.12.07 188 5 11쪽
17 그 현상금 몬스터가 도망가는 법(4) +1 18.12.06 198 7 12쪽
16 그 현상금 몬스터가 도망가는 법(3) 18.12.05 200 7 12쪽
15 그 현상금 몬스터가 도망가는 법(2) +1 18.12.04 208 8 12쪽
14 그 현상금 몬스터가 도망가는 법(1) 18.12.03 226 8 11쪽
13 그 네임드가 토벌하는 법(4) 18.12.01 216 7 11쪽
12 그 네임드가 토벌하는 법(3) 18.11.29 212 9 11쪽
11 그 네임드가 토벌하는 법(2) 18.11.26 236 9 12쪽
10 그 네임드가 토벌하는 법(1) 18.11.21 225 6 12쪽
9 그 몬스터가 괴롭히는 법(4) 18.11.19 233 9 11쪽
8 그 몬스터가 괴롭히는 법(3) +1 18.11.17 261 7 11쪽
7 그 몬스터가 괴롭히는 법(2) 18.11.08 286 8 12쪽
6 그 몬스터가 괴롭히는 법(1) +1 18.11.05 482 8 12쪽
5 그 랭커가 노는 법(4) 18.11.02 359 7 12쪽
4 그 랭커가 노는 법(3) 18.10.31 496 6 11쪽
3 그 랭커가 노는 법(2) +1 18.10.29 592 10 11쪽
2 그 랭커가 노는 법(1) +1 18.10.26 844 10 12쪽
1 프롤로그 +2 18.10.26 1,005 9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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