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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졸업자가 즐겜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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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은휼T
작품등록일 :
2018.10.26 11:31
최근연재일 :
2018.12.14 12:0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7,606
추천수 :
165
글자수 :
120,210

작성
18.12.05 11:58
조회
199
추천
7
글자
12쪽

그 현상금 몬스터가 도망가는 법(3)

DUMMY

현상금이 폭등했다.


와우.


새로이 현상금 포스터를 나눔(여전히 본인 주장)받아온 수진이에게서 하나 뺏어들어 확인해 알 수 있었다.


무려 나 하나만 해도 현상금이 1억이다.


굉장하다. 현금으로 환산해도 1000만원인데.


이정도면 어지간한 흉악 범죄자보다 쎈 현상금이 아닌가.


이러다가 어디의 해적왕 지망생보다 높은 값이 붙을지도 모르겠다.


“지성.”


“왜?”


“너 몸 한번 팔자.”


울림이 상당히 이상하다.


아무리 돈이 급해도 그렇지, 그게 동료에게 할 말이라니.


“성매매는 나쁜거야.”


“그거 말고!”


“그럼?”


“내가 널 체포해서 현상금 좀 타게.”


“?”


애는 지도 현상금이 걸려있다는 사실을 잊은 건가.


날 잡아서 데려간 순간 연좌제처럼 같이 체포되는 모습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진다. 이 무슨 원 플러스 원 행사인가.


범죄자가 범죄자를 잡아서 자진신고라니. 이런걸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나쁜놈 잡아왔으니 제 형량 줄어주세요 라는 어필인가?


심지어 어찌보면 성매매보다 질이 안좋다.


역시 길드 내 인성 쓰레기 톱 쓰리중 하나인 수진답다.


다른 둘이 누구냐고?


나랑 아현.


“쿠쿠. 네 몸값도 무려 6천이야. 짱 비싸.”


“...이거 기뻐해야 할 부분이야?”


“글쎄?”


“왜 네가 말해놓곤 갸우뚱하고 있어!”


쿠쿠가 전력으로 태클을 걸었다가 이내 축 늘어졌다.


“끝났어...이젠 게임 못해...정체 들켰다간 진짜 큰일날거야...”


쿠쿠가 힘없이 중얼거리는 모습을 보며 나도 속으론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어느 정도는 우려하고 있는 점이다.


우리들에 대한 유저들의 분노는 상당히 높다.


이런 높은 현상금이 붙은 것만 봐도 답이 나오지 않는가.


하지만 난 현재를 즐기는 남자.


모든 사람은 현재를 살아가지. 현재만큼 중요한건 없다.


지금 당장 즐겁지 않으면 미래에 즐겁다 한들 무슨 소용인가.


마치 레이드를 도는 중에 여친에게 전화가 왔을 때와 같다.


‘오빠 나 지금 일 끝났는데, 뭐하고 있어?’


‘어? 늦게 끝난다더니 빨리 끝났네;; 그게...’


‘게임중이구나?’


‘어? 어어...’


‘됐어. 게임 계속 해.’


뚜- 하는, 전화가 끊어진 소리가 그렇게 불안할 수가 없지.


이 직후 남자가 취할 행동은 100이면 100 이거다.


‘혼나는 건 미래의 내게 맡긴다! 지금은 레이드를 돈다!!’


그렇다.


사람은 지금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니 난 더욱더 열정적으로, 혼신을 다해 몬스터를 연기한다.


나쁜 짓을 하는건 스켈레톤이지 내가 아니다.


스켈레톤 이 나쁜놈.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다니. 이래서 몬스터란.


-지성. 뭐하냐.


다음 토벌대는 어떤 실력자들이 올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궁리하고 있자 아현에게 귓속말이 왔다.


“유산소 운동중.”


-게임에서 운동을 한다고?


“숨 쉰다고.”


-......야, 방금 새로운 소식이 들어왔거든.


무시당했다.


하지만 아현의 목소리 톤이 낮았기에, 난 별다른 대꾸 없이 잠자코 이야기를 들었다.


-던전 수몰시킨단다.


“....뭐?”


순간 내가 뭘 잘못들은 건가 했지만, 이어지는 아현의 말이 귀를 때렸다.


-니들 강제로 던전 밖으로 나오게 하려고, 던전 내부를 전부 물로 채우는 방안이 채택됐다고!


“미친.”


세상은 넓고 미친놈은 많다더니.


살다살다 던전을 수몰시키겠다는 생각을 하는 놈이 있을 줄이야.


역시 아직 나도 배울 점이 많다.


나중에 써먹어봐야지.


“근데 어떻게 수몰한다는 거야? 수중 던전이라던가 그런거면 모르겠다. 여기는 숲 속에 있는 던전이잖아.”


-마법사 수십명 데리고 물마법만 오지게 퍼부을 거라던데.


때론 무식한 방법이 가장 무섭다.


마법중엔 해일을 불러내는 것도 분명히 있지만, 그런 마법사가 수십명이라 하더라도 던전을 물로 가득채우면 수십번은 써야 할텐데.


“그런데, 그게 가능해?


-되니까 한다는거 아닐까?


“아니, 생각을 해 봐. 그럼 아무리 어려운 던전이라도 던전 밖에서부터 수몰시켜버리면 몬스터를 다 익사시켜서 잡을 수 있다는 거 아니야.”


-...거긴 작은 던전이니까 가능한 걸지도 모르지. 설마 개네들이 그렇게 생각이 없겠냐. 수진이도 아니고.


은근슬쩍 수진이의 디스를 했다.


아직도 저번에 죽은 것에 앙금이 남아있나보군.


-그리고 죽이는게 목적이 아니라 던전 내에 있는 몬스터들을 밖으로 끌어내는게 목적이잖아. 어려운 던전에서 그러면 한번에 몇 마리나 되는 네임드 몬스터들을 상대하게 되는건데, 그럼 난이도가 더 올라가지.


애초에 던전 내의 몬스터들이 정말 던전 밖으로 나올 수 있는가부터 의문이지만.


그건 직접 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겠지.


“무슨 일이야?”


한참을 아현과 떠들고 있었더니 궁금한 모양인지 쿠쿠와 수진이가 다가왔다.


어짜피 상의해야 할 문제였기에 아현에게 양해를 구하고 둘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수진이가 고개를 갸웃하더니 입을 열었다.


“던전 안에선 못 이기겠으니 밖으로 불러내겠다는 거네?”


“...그런가?”


“자기들은 패배자라고 광고하고 있는 거네!”


그게 그렇게 되나.


논리 비약 같은데 묘하게 맞으니까 반박을 못하겠다.


“그, 그럼 빨리 여길 벗어나던가 대처를 하던가 해야지. 언제 하는가 물어봐줘.”


“알았어. 아현. 그 작전은 언제쯤 하는 거야?”


-음, 그러네. 한 10...


“10분? 그 정도면 던전에서 미리 나갈 순 있겠-”


-9...8...


“으아아아!!”


수진이와 쿠쿠의 팔을 붙잡고 전속력으로 뛰었다.


평소에 이름으로 불렀다고 이렇게 복수를 하다니, 이 망할 놈이.


“이, 이대로 나가도 되는 거야!? 밖에 토벌대가 있는 거잖아!”


“어짜피 안 나가도 물귀신이야!”


싸우지도 못하고 비참하게 죽을 바엔 싸우고 죽는게 훨씬 낫다.


최상은 던전을 탈출해서 토벌대까지 다 쓸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하다못해 다 합해서 20명 정도라면 모를까, 던전을 수몰시키기 위해 모인 마법사들의 수만 해도 수십명.


그렇다면 던전 밖으로 나올 것을 예상해 대기하고 있는 인원은 대체 몇일 거란 말인가.


“응? 무슨 걱정이야? 마법 해제하면 되잖아.”


“아.”


수진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한 말에 벙찌고 말았다. 물론 다리는 열심히 움직이는 채다.


깜빡 잊고있었다.


우린 몬스터로 변장했을 뿐이지 진짜 몬스터인게 아니지 않은가.


연기에 몰입한 바람에 뭐가 진짜인지조차 구별을 못한 모양이다.


“그럼 해제하고 바로 나가자!”


퍼엉!


걸려있는 변장 마법을 해제하자 연막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사람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상당히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 캐릭터다.


인간이 몬스터가 됐던 건지, 몬스터가 인간이 된 건지.


이래서 역할극이라는 건 과도 몰입이 제일 위험하다.


“씨 웨이브!”


거의 입구에 도달했을 쯔음, 입구 바깥에서 마법을 발현하는 소리가 들렸다.


씨 웨이브. 6서클의 마법으로 파도를 소환하는 마법.


말이 좋아 파도지 해일이나 쓰나미의 하위호환 정도로 상당히 강력하다.


겹쳐진 목소리만 해도 확실하게 열댓명.


저 마법이 일제히 발현된다면 입구는 빠져나갈 틈도 없이 물에 휩쓸려선 태초마을로 돌아가고 말거다.


그럴 순 없지.


“꽉 잡아!”


발끝에 힘을 모아, 일시에 쾅 하고 터트렸다.


주로 격투가가 배우는 이동 스킬 ‘순보’.


나는 모종의 방법으로 격투가가 아님에도 쓸 수 있었고, 해당 스킬의 효력을 최대로 내면 100m를 눈 깜빡할 순간에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콰아아아!


“윽!”


“꺄악!”


정말로 간발의 차였다.


우리가 던전 밖으로 탈출하는 것과, 다량의 물길이 던전입구로 쇄도하는 것은 가히 0.001초의 차이지 않았을까.


스릴 넘치는 탈출극이군.


“어? 유저?”


각자 무기를 쥔 채 몬스터들이 밖으로 나오는 것을 기다리던 유저들이 우리를 보곤 당황한 듯 했다.


‘형이 왜 거기서 나와...?’ 같은 표정들.


몬스터를 이끌어 내려고 한건데 갑자기 사람이 뛰쳐나왔으니 당황할 만도 하겠지.


그 틈을 이용해, 난 빠르게 선수를 쳤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길드원이 알려줘서 다행이었지, 하마터면 저희도 물귀신이 될 뻔 했잖습니까!”


“이, 이런. 설마 던전에 누가 들어갔을거란 생각은 못했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내가 화를 내며 따지자 대장으로 보이는 이가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한번의 연기였지만, 이것으로 많은 것을 얻어냈다.


길드원이 알려줬다는 것으로 인해 우리가 ‘몬스터’일 가능성을 원천봉쇄할 수 있다.


심지어 타이밍도 물이 입구에 들어오기 전이다.


던전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해야 밖으로 빠져나올 몬스터들과는 확연한 차이.


거기다 명백히 잘못한 쪽은 저쪽. 이것을 빌미로 무언가 얻어낼 수도 있는 것이다.


“나 참...”


투덜투덜거리며 몸을 추스렸지만 속으론 웃음이 계속 나온다.


아현 놈. 우릴 골탕먹일 생각이었겠지만, 잘 이용해먹으면 어떤 안좋은 상황이라도 이렇게 좋게 바꿀 수 있다.


넌 씨 돌아가면 죽었다.


“몬스터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다시 전투 준비! 한꺼번에 쌈싸먹어! 죄송합니다. 이 건은 다음에 마저 이야기하죠. 아, 혹시 도와주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싫은데요. 저희가 왜...읍!읍!”


“당연히 해야죠!”


뾰루퉁한 수진이의 입을 틀어막으며 여러번 고개를 끄덕였다.


저쪽에서 알아서 빌미를 만들어준다.


우리 역시 스켈레톤들에게 원한이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면 우리를 의심할 가능성은 현저하게, 확실하게 없어진다.


“스켈레톤 이 나쁜 놈들. 사라지는게 당연한 모순덩어리 놈들! 당연히 쳐죽여야 합니다!!”


“아, 예. 그쪽도 여러번 당하셨나 보군요.”


대장이 측은한 표정을 지으며 잘 부탁한다는 듯 손을 내밀었기에, 꽉 맞잡고 흔들었다.


상상하자.


스켈레톤들이 만행을 저지르는 상상을.


야밤에 배고파서 라면을 끓여왔더니 ‘한입만’이라며 대부분을 먹어치워버리는 오빠같은 얄미움.


막 자대에 배치 받고 깍듯이 각 잡고 있는 어느날 공익을 간 친구에게서 ‘ㅋㅋ’ 이라는 두 글자만 써진 편지를 받았을 때의 빡침.


꼬박 밤을 세워서 과제를 완성했더니 실수로 케이블에 발이 걸린 바람에 저장도 못하고 강제종료된 컴퓨터를 봤을 때의 허탈함.


‘이 개새끼들!!!’


있지도 않던 ‘스켈레톤에 대한 분노’가 스멀스멀 치민다.


이글이글거리는 내 눈빛이 부담스러웠는지 당황스런 웃음을 짓던 대장이 빠르게 손을 놓았다.


“밖으로 나왔습니다!”


“총공격!”


와아아, 하는 함성 소리와 함께 온갖 마법과 원거리 공격들이 던전 입구 근처로 집중됐다.


나올 수 있는 통로가 하나뿐이기에, 당연히 나오는 순간 집중공격을 당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이들이 누구인가. 랭커들이 아닌가.


절대로 스켈레톤들이 버틸 수 있는 공격력이 아니다.


나 역시 검을 들고 검기를 날리려던 그 찰나.


“얍!”


콰아앙!!


수진이가 몬스터로 변장했던 때 주로 쓰던 마법을 그대로 사용했다.


‘이 멍청이가아아아아!!!!’


식은땀이 뻘뻘 흐른다.


여기엔 우리에게 당했던 이들의 모습도 분명 보인다.


혹여라도 눈치가 빠른이가 있다면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주위를 둘러봐도 딱히 신경쓰는 것 같은 사람은 없었다.


다행이다. 바보들 뿐이라.


“...지금 빠져나가야겠다.”


모든 몬스터를 몰살할 때까지도 ‘본 헤이트’는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밖으로 나와있으니까.


혹여라도 의심 받기 전에 도망가던가 해야지.


그럼 변신도 해제한 김에 뉴비 골려먹기는 당분한 휴업이다.


....아닌가? 어째 손님이 뉴비였던 적은 처음 한번밖에 없는 것 같은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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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졸업자가 즐겜하는 법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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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그 정체 들킨 몬스터가 해결하는 법(7) +2 18.12.14 279 5 12쪽
23 그 정체 들킨 몬스터가 해결하는 법(6) +2 18.12.12 179 4 12쪽
22 그 정체 들킨 몬스터가 해결하는 법(5) +1 18.12.11 170 4 11쪽
21 그 정체 들킨 몬스터가 해결하는 법(4) 18.12.10 176 4 12쪽
20 그 정체 들킨 몬스터가 해결하는 법(3) 18.12.09 170 3 11쪽
19 그 정체 들킨 몬스터가 해결하는 법(2) +1 18.12.08 167 5 11쪽
18 그 정체 들킨 몬스터가 해결하는 법(1) +1 18.12.07 188 5 11쪽
17 그 현상금 몬스터가 도망가는 법(4) +1 18.12.06 198 7 12쪽
» 그 현상금 몬스터가 도망가는 법(3) 18.12.05 200 7 12쪽
15 그 현상금 몬스터가 도망가는 법(2) +1 18.12.04 208 8 12쪽
14 그 현상금 몬스터가 도망가는 법(1) 18.12.03 225 8 11쪽
13 그 네임드가 토벌하는 법(4) 18.12.01 216 7 11쪽
12 그 네임드가 토벌하는 법(3) 18.11.29 212 9 11쪽
11 그 네임드가 토벌하는 법(2) 18.11.26 236 9 12쪽
10 그 네임드가 토벌하는 법(1) 18.11.21 225 6 12쪽
9 그 몬스터가 괴롭히는 법(4) 18.11.19 233 9 11쪽
8 그 몬스터가 괴롭히는 법(3) +1 18.11.17 261 7 11쪽
7 그 몬스터가 괴롭히는 법(2) 18.11.08 286 8 12쪽
6 그 몬스터가 괴롭히는 법(1) +1 18.11.05 482 8 12쪽
5 그 랭커가 노는 법(4) 18.11.02 359 7 12쪽
4 그 랭커가 노는 법(3) 18.10.31 496 6 11쪽
3 그 랭커가 노는 법(2) +1 18.10.29 592 10 11쪽
2 그 랭커가 노는 법(1) +1 18.10.26 844 10 12쪽
1 프롤로그 +2 18.10.26 1,005 9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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