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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 님의 서재입니다.

매화마존은 무림맹에 실망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소종
작품등록일 :
2022.07.05 18:01
최근연재일 :
2022.09.05 18:03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48,131
추천수 :
846
글자수 :
212,758

작성
22.07.25 17:41
조회
1,019
추천
19
글자
10쪽

19화. 단 하나의 진실

DUMMY

예리한 검끝은 피륙을 훑어 내며 떨어지고, 동시에 흩뿌려지는 핏방울


!!!


"고..공자님!!!!!"


호량은 장호의 책략에 따라 마기를 숨기기 위해 산공독을 먹었기에 마기를 운용할 수 없는 상태, 재빨리 이 상황에 대처할 수 없었다.


다만.. 뚝뚝 떨어지는 피는 오히려 검을 휘두른 두헌의 손아귀에서 흘러내리고 있다. 갑자기 등장하여 맨손으로 두헌의 검을 막아낸 복면의 사내는 생채기 조차 보이지 않았다.


"누.. 누구냐!"


소진은 고개를 들어 자신을 등지고 서있는 사내를 보았다.


"너..너는?"


소진을 구한 자, 살왕(殺王) 대진


장호도 소진과 같은 표정을 짓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당연히 장문인 일줄 알았는데..?'


대장로의 행패를 주화를 통해 종남의 장문인 주영의 도움으로 막아내려 했던 장호의 예측이 보란듯이 빗겨갔다.


"나를 감히 오라가라 한 놈이 네놈이냐?"


대진이 표정 없는 얼굴로 소진에게 물었고, 소진이 머쓱하게 답했다.


"뭐.. 그렇긴 한데.. 왜 여기에?.."


"뇌응이 이곳에 종일 머무르길래 이상해서 와 봤는데.. 쯧, 하여튼, 나의 객잔.. 어떻게 알았느냐"


'뭐라고 하지..? 내가 친구라고 하기엔 좀..'


소진은 대진의 제자, 살막주 강헌에게 했던 거짓말이 떠올랐다.


"사..사부님께서 알려주셨습니다"


"사부? 너의 사부가 누구냐"


"화산의 은매화(隱梅花)"


!!


변화 없던 얼굴의 대진은 처음 표정이란 것을 내보였다.


그것은 충격. 극도의 놀라움 그리고 일말의 서운함이었다.


"뭐... 뭐라고?! 그놈에게 제자가 있다고? 그럴 놈이 아닌데? 이럴수가.."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 처럼 둘만이 알 수 있는 대화를 이어가자, 손에서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대장로 두헌이 외쳤다.


"감히!! 종남의 땅에서 이 두헌을 공격해?!"


"조용"


순간, 두헌의 눈앞에 당도한 대진의 단창이 그의 목을 꿰뚫었고, 이내 땅으로 고꾸라지는 그의 시선


"헉!"


두헌은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 난 방금..죽었던 것인가..?'


종남의 대장로를 살기만으로 겁박할 수 있는 천하에 유일한 사내, 살왕 대진이 경고했다.


"이 정도의 살기.. 단창.. 설마.. 다..당신은.. 살왕?! 어찌 살왕이 종남에?!"


두헌의 비명에 가까운 외침에 일순 웅성대는 장로원


"살..살왕? 천하제일살수라고 불리는 그 살왕?! 저자는 도대체 누구인데 살왕의 비호를 받는거지?"


잠시나마 소진을 두둔했던 사장로가 상황을 이해하려 애썼다.


"...다음에는 허상이 아닐게요"


극한으로 정제된 살기는 두헌에게 극도의 공포로 다가와 죽음의 환상을 보였던 것.


"그나저나, 네놈, 정말 진명의 제자냐"


"예, 뭐.. 그렇습니다. 근데 이것 좀 풀어주시고 얘기하시죠?"


대진은 포박된 손을 들이미는 소진을 한심하게 쳐다본다.


".. 왜이리 안 오나 해서 찾아와 봤거늘.. 이따위 짓거리나 하는 놈이랑 할 얘기는 없을 것 같은데.. 세시진 주겠다. 그 안에 정리하고 망한객잔으로 바로 와라. 지금까지 그랬듯, 뇌응이 안내할 것이다"


"네, 네. 알겠으니까, 이것 좀 풀어주고..어? 갑니까? 야! 그냥 가면 어떡해!"


자기 할 말만하고 사라지는 대진


장호는 제가 본게 맞는지 눈을 비비고 싶어 묶은 손을 주체하지 못했다.


"아니.. 방금 저 양반, 살왕 맞죠? 세상에.. 근데 왔으면 풀어주고 가야지!"


장호의 비명을 들을 두헌은 대진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자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대진이 자리를 떠난 것을 확인하자.. 다시 드러내는 살심


"뭐..뭐야.. 이런 미친! 감히 종남을 욕보여!! 오냐, 네놈을 지켜주던 살왕도 없어졌으니 이젠 정말 마지막이다"


반드시 죽이고자 내비치는 살기, 억울하게 포박당한 후기지수에게 보여선 안될 것이었다.


"죽어라!!!!!"


피 흘리는 손아귀로 단단히 쥔 검으로 다시 한 번 소진에게 달려드는 두헌, 그 검은 다시 무언가에 막혀 튕겨나간다.


챙!!


주르륵 이 장 밖으로 밀려난 두헌


검압에 남은 한 손 마저 터져버렸다.


"이런 젠장!! 이번엔 또 어떤 새끼야!!


두헌이 폭급하게 고개를 들자 시야에 들어오는 종남의 장문인이자, 무영검 주영


"대장로!!, 그만 하시오!"


주춤하며 검을 늘어뜨린 두헌, 제법 당당하게 답했다.


"무엇을 그만하란 말입니까! 지금 이 마교의 세작을 두둔하시는겁니까!"


"세작? 이자가 세작이라니,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요, 대장로!"


두헌은 지지않고 답했다.


"이 자가 신강에서 온 것,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나와 공자의 대화를 엿들은 것이오?"


"지금 그것이 중요합니까! 신강이라잖습니까! 저자는 마교의 세작이 분명합니다! 반드시 죽여 없애야 합니다. 이 사실을 맹주가 알기 전에!"


"맹주? 무림맹? 아무 죄도 입증되지 않은 자를 감히 장문의 명 없이! 참하려 한 것이 겨우 무림맹 떄문인가?"


...


주영의 설교에 갑작스럽게 조용해진 두헌, 생각에 잠긴 듯했다.


"저 자가 세작인지 여부가.. 정말 그리도 중요합니까, 장문인?"


!?


당연한 질문에 주영은 분개하여 소리쳤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두헌은 주영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 대안을 제시했다.


"좋습니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저 자가 마교의 세작이 아니라면! 정말 화산의 생존자라면!! 화산의 무공을 화산의 내공으로 펼쳐낼 수 있겠지요"


'오호라.. 이러려고 산공독을?'


장호는 깨달았다.


애초에 두헌은 진심으로 소진을 죽이려하지 않았다. 살왕이 두헌의 검을 막은 것은 모두의 예상 밖이었으나, 결국, 장문인이 소진을 두둔하여 비무라는 상황을 만들어내고자.. 그리고 극소량의 산공독이 소진의 온 몸에 퍼지도록 연기하며 시간을 끌었던 것


꿀꺽


'지금부터가 진짜다'


"..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제가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저 건방진 놈이 정말로 살아남은 화산의 마지막 문도인지! 아니면..."


씨익


"마공을 쓰는 것을 숨기려는 마교의 세작인지..."


주영은 선을 넘는 두헌의 이야기에 일갈했다.


"지금 그게 가당키나 한일인가!!"


"좋습니다. 받아들이지요. 그 제안"


주영의 말을 가로막는 소진


"보여드리면 되겠소? 당신이 저버린 화산의 매화를?"


피식


"세작 놈 주제에, 뉘 앞에서 감히 허세를 부리는게냐"


"그러니까 보여준다지 않소, 왜.. 겁나시오?"


!!


"감히..감히..!! 내 직접 보여주마, 따라오거라!"


---------------------------------


"근데.. 정말 괜찮을까요?"


장호는 아직도 포승줄에 묶인 채로 대장로에 맞서러 나가는 소진을 걱정했다.


"젠장.. 산공독을 먹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제가 나가서..!"


소진은 분기탱천하고 있는 호량을 말렸다.


"됐다, 니가 나가서 마공 쓰면 우린 정말 무림공적이다. 내가 가는게 맞아"


장호와 호량은 아직도 의아했다.


"그런데.. 공자님께서는 숨겨둔 복안이 있으신거죠? 마기를 억제하고 싸우기엔.. 저 대장로라는 자 제법 강자입니다."


"그건 그렇지. 사실 마기를 숨기지 않더라도 이길지는 모르겠다. 근데 뭐... 죽더라도 종남은 도관이니 제법 양지 바른 곳 일거야. 가는 길, 외롭지 않게 함께해줘서.. 고맙다"


"이 미친 양반이! 여기서 농담이 나옵니까!"


심각한 상황에도 낄낄거리며 농을 주고받은 소진, 이를 본 주영이 다가온다.


"... 미안하네. 아무리 바도 후지기수와 대장로의 비무라니 이게 무슨 추태인가.. 지금이라도 이 비무, 멈춰야 되겠다는게 내 생각이네. 공자의 뜻은 어떤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하는 소진


"괜찮습니다. 주화 낭자에게 들어서 아시겠지만, 저는 산공독에 중독되지 않았습니다. 저 대장로는 저희에게 매수된 하인에게 저희 모두 중독됐다고 보고 받았고 또 믿고 있겠죠. 그러니.."


소진은 잠시 말을 멈추고 두헌을 노려본다.


"지금은 보여줘야 할 때 입니다.. 제가 누구인지"


주영은 소진의 자신감 넘치는 말에 더 이상 말릴 수 없었다.


그리고 한 발 한 발, 검을 쥐고 연무장 위에 오르는 소진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것이오, 대장로"


소진은 검을 까딱까딱 흔들며 도발했다.


빠득


"저 망할놈이.."


'도대체 누가 이리도 많은 문도들을 모은게야! 젠장..'


연무장에는 장호의 부탁을 받은 주화가 모은 종남의 문도들로 가득 차있었고, 이는 소진을 단칼에 죽이고자 했던 두헌에게는 치명적인 한 수였다.


저벅 저벅


두헌의 양손은 가볍게 조치한 듯 아직 피가 뭍어났다.


소진이 말했다.


"나, 화산의 장호는 화산의 명예를 땅바닥에 처박은 종남의 대장로 두헌에게 화산의 마지막 문도로서 본 비무를 생사결로 진행하고자 하오. 이의 있소? 대장로?"


"..끝까지..! 좋다. 그리도 원한다면 죽여주마!"


그때


소진이 암향표를 밟아 그림자 없는 하나 연무석 위에 정체없는 어둠속으로 스며들었다.


!!


쒜엑!


간결한 초식으로 두헌의 명치를 향해 표홀히 날아드는 일검, 두헌은 검을 쓸어 들어올리며 막아냈다.


챙!


"마지막으로 볼 사람인데 인사라도 드리겠소, 화산의 장호..라고 하겠소"


"못 배운 놈 같으니..! 예는 어디다 두고!"


소진은 역시나 대답대신 이십사수매화검 중 연환의 묘를 살린 초식을 꺼내들었다.


이십사수매화검 낙매분분(落梅紛紛)!


챙챙!


정신없이 몰아치는 허초와 살초의 연계, 내공을 담아내지 않은 탓인지, 두헌은 아직까지 어려움 없이 검을 휘둘러 막아내고 있었다.


수 차례의 공방 끝에, 소진과 두헌의 검이 맞대져 힘겨루기를 하는 형국.


소진이 조용히 묻는다.


"이러려고 산공독을 풀었소?"


!


"...네놈.. 알고 있었구나"


"알고 있다 마다.. 그래도 제법이었소. 그대의 의심.. 하나는 제대로 맞췄으니까"


"뭐라? 맞춰? 무엇을!"


"내가 천마신교의 세작이라는 것.. 그거 하나 맞췄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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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화. 마지막 매화 +1 22.07.26 974 17 11쪽
» 19화. 단 하나의 진실 +1 22.07.25 1,020 19 10쪽
18 18화. 걷혀지는 그림자 +1 22.07.24 963 17 10쪽
17 17화. 이 짓을 두번이나? +1 22.07.23 1,038 16 9쪽
16 16화. 악연은 추억으로 +1 22.07.22 1,026 18 11쪽
15 15화. 우연한 악연 +1 22.07.21 1,061 17 10쪽
14 14화. 잃어버린 고향으로 +1 22.07.20 1,081 18 13쪽
13 13화. 폭발하는 분노 +1 22.07.19 1,093 19 12쪽
12 12화. 출교(出敎) +1 22.07.18 1,153 18 9쪽
11 11화. 옛 친우의 부름 +1 22.07.17 1,226 21 11쪽
10 10화. 걸어갈 길 +1 22.07.15 1,225 20 13쪽
9 9화. 핏빛 매화 +1 22.07.14 1,352 20 15쪽
8 8화. 싸움의 시작 +1 22.07.13 1,360 21 12쪽
7 7화. 대어(大魚) +1 22.07.12 1,501 21 10쪽
6 6화. 핏빛 안개 +1 22.07.11 1,640 25 12쪽
5 5화. 신이 되어야겠다 +1 22.07.10 1,743 26 10쪽
4 4화. 나아가는 운명 +1 22.07.10 1,819 30 11쪽
3 3화. 신교의 보물 +1 22.07.08 1,959 28 11쪽
2 2화. 천마신교 사공자. 소진 +1 22.07.07 2,333 30 10쪽
1 1화. 잘라낸 운명 +1 22.07.05 2,661 3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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