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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 님의 서재입니다.

매화마존은 무림맹에 실망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소종
작품등록일 :
2022.07.05 18:01
최근연재일 :
2022.09.05 18:03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48,132
추천수 :
846
글자수 :
212,758

작성
22.07.19 21:50
조회
1,093
추천
19
글자
12쪽

13화. 폭발하는 분노

DUMMY

쾅!!


강하게 내려치는 탁자에 군부의 수장 양준, 분노한 그의 옆에는 그의 심복이자 호위부대인 마검대(魔劍隊)의 부대주인 양조가 자리했다.


"내 아들을 골방에 밀어넣고 자기는 유유히 외유를 나가?! 감찰원 이놈들..!!!! 사공자를 감찰하랬더니 감히..!!!!"


"고정하십쇼, 가주. 그 쥐새끼 같은 사공자가 내성을 빠져나가는 순간, 그를 감싸고 돌던 천마군장과 감찰원주의 손을 떠나게 됩니다"


양조의 계책의 서두가 조금은 맘에든 듯 되물었다.


"...그래서"


"하필! 사공자는 마침 무림맹과 국지전이 일어나는 지역을 지나게 되는것이고..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그 잘난 정파의 무공을 사용하는게지요, 하필 이를 본 신교의 무인들이 오해하여 사공자를 공격, 전사하고 만다.. 안타까운 이야기 아닙니까?"


"호오.. 그래서, 사공자가 어디로 향한다고 하더냐"


"어디로 가는지에 대하여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다만?"


"양가는 마도제일가(魔途第一家)!! 그것들이 어디로 가든.. 죽여내면 그 뿐입니다."


양준의 눈빛에는 욕망이 일렁였다.


"좋아.. 이 일을 성공하면 마검대를 너에게 맡길 터이니, 그 목을 내 앞으로 가져오도록. 실수치 말거라"


"충(忠)! 맡겨주십쇼, 가주!"


---------------------------------------------


이 시각, 어느덧 뇌응을 따라 내성을 벗어난지 네 시진이나 지난 소진 일행


제법 긴 시간 동안 달려오느라 소진의 일행 모두의 안색이 파리했다


장호는 객잔을 가르키며 말했다.


"오늘은 저기서 좀 쉬어가시죠, 이 녀석도 제법 지친 듯 합니다."


소진은 헐떡이고 있는 장호의 말이 안쓰러운 듯 쳐다보며 답했다.


"그래, 뇌응도, 우리도 지친 것 같으니, 오늘은 이만 쉬도록하자. 들어가도록 하지"


"예, 저는 이 녀석 좀 맡겨놓고 들어가겠습니다."


마굿간에 말을 맡기러간 장호를 두고 소진과 호량은 객잔에 들어선다.


제법 시끌벅적한 객잔, 이내 점소이가 새로운 손님 맞이에 신난 듯 달려온다.


"어서오십쇼~ 두 분 이십니까? 방은 몇 개드릴까요! 식사는 하셨습니까?"


이런 상황이 처음인지 호량은 우물쭈물하고 있는 와중에 소진이 말했다.


"세명, 큰방 하나로 주게, 식사는 소면 셋 만두 셋 정도로 간단히 올려주게"


능숙한 강호인 인것 마냥 이내 짤랑이는 엽전 몇을 점소이게 던져주고 안내하는 방으로 향했다.


"이방입니다요! 저희 객잔에서 가장 크고 좋은 방이니 부디 편하게 쉬십쇼! 식사는 곧 올려드리겠습니다!"


쾅!


방문이 닫히고 둘 만 남은 소진과 호량


"후, 제법 고된 하루구만.. 번거롭게 기다리지 말고 그냥 같이 씻도록 하지"


"아뇨! 전 괜찮습니다. 잠시 나가서 몸 좀 풀고 있겠습니다. 먼저 씻으시죠, 공자님"


어느새 소진의 탄탄한 상반신이 달빛에 드러났고 호량은 자동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래? 그럼 나 먼저 씻는다"


이내 훌훌 옷을 벗어버리더니 씻으러 욕실에 들어가는 소진, 호량은 객실 밖으로 빠져나온다.


그때, 계단을 걸어 올라오는 장호


"아이고 힘들다. 어디가십니까? 공자님은 먼저 씻고 계십니까?"


"그렇소"


역시나 장호에겐 단답하는 호량


"피곤해 죽겠는데 어디가십니까, 들어가 쉬시지 않구요"


"자기 전에 몸을 푸는게 습관인지라.. 먼저 들어가십쇼"


알아서 하라는 듯 장호는 호량을 제치고 객실로 들어간다.


그렇게, 섬서로 향하는 첫 날은 평화롭게 평화롭게 저물었다.


------------------------------------------------


다음 날


아직은 달빛이 은은히 창가를 비추는 새벽


소진 일행은 출발하기엔 이른 시간임에도 객잔을 나설 채비를 마쳤다.


눈을 반도 못 뜬 장호는 눈을 비비면서 투덜대며 물었다.


"아니, 왜 이렇게 일찍 출발합니까..? 좀 늦게 가면 살왕 그 양반 어디 갑니까?"


"글쎄, 그건 아닌데 수련하다 보니 저 매가 빨리 가자고 재촉하더라고, 제 주인이 보고 싶은가 보던데?"


낮은 곳에서 유유히 활동하는 뇌응을 바라보는 장호


"볼수록 신기하긴하네요.. 영물이라니. 아무튼, 교에서 멀어질 수록 제법 위험해 질 것 같습니다. 접경지대와 가까워 지니까요."


호량은 장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덧붙였다.


"맞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국지전이 잦은 곳이 많습니다.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뭐, 교와 가까우면 잘나신 사형들 때문에 위험한데 이젠 무림맹 놈들까지 생각해야된다는거지? 휴, 뭐 이렇게 적이 많은 인생이냐.. 가자!"


잠시 넋두리를 한 소진과 그 일행은 섬서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


며칠의 여정이 지나 도착한 신강의 어느 지역, 이상하게도 많은 모래언덕에 장호는 한탄했다.


"어휴! 정말, 언덕이 왜 이렇게 많습니까, 모래언덕이라 더 죽을 맛입니다!"


장호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이 탄 말을 쳐다본다. 이럴줄 알았으면 경신술이라도 좀 배워놓을 껄..


"그러게.. 여기 원래 언덕이 많은 곳인가?"


장호에게 근처 지역의 특이한 지형에 대해 물어봤으나, 모른다는 듯 호량에게 떠넘긴다.


"어휴.. 언덕이 제법 많긴합니다. 그쵸? 호량 조장"


"그렇긴한데...뭔가.. 이상합니다"


호량은 이마에 내천(川) 자를 쓰듯 한껏 인상을 쓰더니 이내 중얼거렸다.


"분명 언덕이 있다는 건 못 봤는데.."


호량이 중얼거리자 신경 쓰인 소진이 물었다.


"왜, 무슨일이야"


"공자님, 제가 출발 전에 이 근처의 지도를 보고 왔습니다. 근데 분명 언덕이 있다는 건..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 옛날 지도였나?.. 아무튼 얼른 가자, 무릎 다 나간다"


'이립도 체 안된 놈이 무릎이 나가긴 무슨'이라는 표정을 짓는 장호


소진 일행은 묵묵하게 반복되는 오르막과 내리막을 걸었다.


"그나저나, 이 방향이 맞긴합니까? 딴 세상에 온 것 같아서 길이 헷갈립니다."


"저 뇌응이 이쪽으로 우릴 인도하고 있는 걸 보면 맞긴 할거다"


뇌응을 바라보며 소진이 간단히 대답했다.


그 때, 언덕 내리막길에서 넘어지는 장호


쿵! 쿵!


"억!, 아이고!, 나 죽네!"


말과 함께 우당탕탕 넘어지는 장호, 잠시 누워있더니 일어나 말의 상태를 먼저 챙긴다.


장호가 제법 크게 넘어졌는지 모래언덕 바닥이 움푹 파였다.


"그러게 그동안 경신술 하나라도 배워두라고 내가 몇 번을..."


순간, 장호를 다그치던 소진의 눈에 들어온 무언가가 그의 날카로운 감을 건들였다.


'이게 뭐지?, 옷가지 같은데?'


소진은 장호가 넘어져 움푹 파인 모래 위, 튀어나온 무언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잡았다, 근데 뭐가 이렇게 무거워?'


바스락거리는 무엇인가를 잡아낸 소진은 생각보다 무거워 내공을 운용하여 힘껏 잡아 끌어냈다.


위태롭게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는지, 소진이 물건을 꺼내자마자 언덕은 일순 무너져 내렸다.


쿠르릉


날리는 흙먼지가 일행의 시선을 어지럽힌다.


먼지로 흐려졌던 눈 앞의 시야가 돌아온 순간, 호량은 경악하며 말했다.


"..! 공...공자님..."


"아이고, 어떻게 생겨먹은 언덕이.. 이게..무슨..?"


...


소진은 본 적이 있는 관경이다. 정확히는.. 진명이 화산에서 보았다.


화산이 위험에 처했다는 소식을 대진에게 들었을 때, 소진은 잿더미가 된 화산에 올라 지금 본 것과 같은 것을 보았다. 잿더미 속에 갇혀있던 미약한 숨이 붙어있던 화산의 아이..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을때, 소진은 극한의 분노를 넘어서 오히려 덤덤하게, 자신이 잡아 끌어낸 것을 보았다.


옷가지라고 생각 했던 것은 정말로 옷가지였다. 바로 모래가되어 풍화되었지만.. 분명히 보았다. 작디작은 옷가지.. 어린아이의 것이었다. .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어 무너진 모래 더미에서 모습을 들어낸 누군가에 의해 쌓여진 말라 비틀어진 시신들도.. 순식간에 풍화되어 모래로 변했다.


침묵을 깨고 장호가 말을 꺼냈다.


"...목내이(木乃伊)...? 어찌.. 이런일이..! 설마 지금 이 모래들.. 전부..?"


소진은 조용히 물었다.


"...호량. 이 근방에 신교의 지부가 있는가"


"..예, 한 다경 거리에 지부가 있습니다."


"안내해라. 장호는.. 여기 있거라."


"예?..예!"


장호는 본 적 없는 없는 소진의 차가운 표정에 자신도 모르게 대답했다.


장호가 본 소진의 눈동자에 가득찬 분노는 푸른 불꽃 같았다. 차가워 보이나 세상을 불태울 만큼 뜨거운 불꽃


"가자"


"예!"


소진의 명이 떨어지기 무섭게 호량이 튀어나갔고 소진은 순식간에 호량을 쫒았다.


"큰일났다....진짜....큰일났어...."


---------------------------------------------------------------


인근 천마신교의 신강지역 삼(三)지부


객잔을 함께 운영하는 삼지부는 다른 천마신교 지부보다는 규모가 제법 거대했다.


지부 내의 숨겨진 집무실은 호화스러운 분위기와는 달리 무언가 음울한 기운이 흘러나있다. 자리에 거만하게 앉은 지부장 영도는 목을 긋는 시늉을 하며 마주앉은 제법 지체 높아 보이는 사내에게 말했다.


"그래서.. 조만간 그 세작이라고 소문났던 팔푼이가 이쪽 근방을 지나갈 때.. 슥.. 이것이오?"


순간 영도의 눈동자에서 타오르는 욕망을 엿본 비밀스러운 사내, 마검대 부주 양조가 답했다.


"그렇소, 사실 지부장 정도의 인물이 없었다면 난 삼지부로 오지 않았을 거요. 무림맹의 개종자들을 상대하는 일, 지치지 않았소이까. 이 일.. 성공만 한다면 정파의 세작을 척살한 영웅으로 다시 내성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오"


이 사내는 음충(淫蟲) 영도. 별호 조차 경멸스러운 이 가벼워 보이는 자는 어린아이와 여자를 납치하며 겁간, 인신매매를 일삼았기에 교의 일급 추살령이 내려진 자.


이후 검마 양준에게 거둬져 이곳에 숨어 지부장 노릇을 하며 자신과 함께 양준을 위해 온갖 더러운 일을 맡고 있는 것이었다.


"좋소.. 듣자하나 얼마 전까지 제 목숨 하나 건사하지 못할 정도로 나약한 놈이었다지? 삼지부를 다 동원할 필요도 없지 이 영도가 직접 처리하겠소. 아! 참, 부대주 여기까지 온 김에 이번에 들어온 재료 쓰기전에 맛이라도 좀 보시겠소? 아주 제법 싱싱한 놈들이오.."


킥킥


양조는 저 웃음소리가 역겨워 순간 울대를 잘라내고 싶은 것을 참았다.


"됐소. 지부장만 믿소이다. 그럼 이만.. 일이 끝난 후 내성에서 봅시다"


"이를 말이오! 검마께 잘 말씀드려 주시오!"


음충으로 불렸던 영도는 실력 만큼은 제법 쓸만했다. 그리고 지부의 병력은 모두 고수 오십. 사공자는 살아남지 못할 터


'사실 삼지부 정도면.. 나조차도 모두를 제압하고 도망칠 수 있을거라고 단언할 수 없다'


지부장의 집무실에서 빠져나온 양조는 경멸하는 표정을 숨기는 것에 지쳤는지 이내 얼굴이 일그러졌다.


'쓰다 버려질 쓰레기 주제에..'


일이 끝난 양조는 자리를 박치고 내성으로 복귀했다.


양조가 자리를 떠난지 한 다경 쯤 흐른 뒤


삼지부의 딸린 객잔의 문이 부서질 듯 열렸다.


쾅!!!!!!!!!!!!!!!!!


이후 들리는 소진의 목소리


"이 개새끼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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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화. 마지막 매화 +1 22.07.26 974 17 11쪽
19 19화. 단 하나의 진실 +1 22.07.25 1,020 19 10쪽
18 18화. 걷혀지는 그림자 +1 22.07.24 963 17 10쪽
17 17화. 이 짓을 두번이나? +1 22.07.23 1,038 16 9쪽
16 16화. 악연은 추억으로 +1 22.07.22 1,026 18 11쪽
15 15화. 우연한 악연 +1 22.07.21 1,061 17 10쪽
14 14화. 잃어버린 고향으로 +1 22.07.20 1,081 18 13쪽
» 13화. 폭발하는 분노 +1 22.07.19 1,094 19 12쪽
12 12화. 출교(出敎) +1 22.07.18 1,153 18 9쪽
11 11화. 옛 친우의 부름 +1 22.07.17 1,226 21 11쪽
10 10화. 걸어갈 길 +1 22.07.15 1,225 20 13쪽
9 9화. 핏빛 매화 +1 22.07.14 1,352 20 15쪽
8 8화. 싸움의 시작 +1 22.07.13 1,360 21 12쪽
7 7화. 대어(大魚) +1 22.07.12 1,501 21 10쪽
6 6화. 핏빛 안개 +1 22.07.11 1,640 25 12쪽
5 5화. 신이 되어야겠다 +1 22.07.10 1,743 26 10쪽
4 4화. 나아가는 운명 +1 22.07.10 1,819 30 11쪽
3 3화. 신교의 보물 +1 22.07.08 1,959 28 11쪽
2 2화. 천마신교 사공자. 소진 +1 22.07.07 2,333 30 10쪽
1 1화. 잘라낸 운명 +1 22.07.05 2,661 3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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