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밤고양이 : 약속해 미안할 일 없도록

2부 9화 어른보다 더 무섭기도 하네요. (2)

스라소니: 내가 가출하고 첨엔 갈 곳이 없잖아요. 그래서 낮은학생 삥 뜯거나 지하철역에서 자거나 그랬는데요. 노는 친구 놈이 알바로 돈 많이 버는 곳이 있다고 해서 성인게임장에 갔지요~ 잔심부름하면서 조금씩 돈을 모으다 보니까~ 일수? 받는 아저씨들하고 알게 되고 들어보니까 돈 버는 게 참 쉬워 보이더라구요! ㅋㅋㅋ

딸기독개구리샘: 그래서? 중간학생들한테 돈 빌려주고 이자 받았어? ㅡ.ㅡ;;; 너도 참 대단하다 대단해~

스라소니: 그래도 때리거나 그러지 않았어요! 젠틀하게 돈 필요한 아이들 연결되면 10만 도토리 정도 빌려주고 이자로 5만 도토리 받고~ ㅎㅎㅎ

굿밤고양이: 학생들이 이자를 줄 돈이 어디 있어?

스라소니: 그건 자기들이 알아서 가져 와야지요~

굿밤고양이: 돈을 못 갚는 아이들이 더 많을 것 같은데...

스라소니: 돈 안 갚고 잠수타면~ 안되니까요 안전장치는 하지요~ 각서 쓰고 부모 직장, 연락처 전부 주고 동영상도 찍고~ 만약에 안 갚으면 보호자랑 이야기해서 받아요. ㅎㅎㅎ

딸기독개구리샘: 어른들이 안 혼내니?

스라소니: 증거가 다 있으니까요~ 대부분 직장에서 난리친다고 하면 보호자가 돈을 주지요. 신고해봐야 본인들만 피곤하고 어른들한테는 10만 도토리가 큰돈은 아니잖아요?

굿밤고양이: 너~ 이게 범죄인 건 알고 있지? 문제라고 생각하지?

스라소니: 보증금 마련해서 직장 잘 구하면 그만 할 거예요.

굿밤고양이: 어른들도 다들 그렇게 말한다. 너가 말한 일수 받는 어른들이나 도박장 어른들이나 처음엔 너랑 같은 마음들이었어. 너무 깊게 들어가면 못나온다. 학교 다시 다녀서 졸업장 받아. 나중에 정말 후회하지 말구~

스라소니: 학교 다시 가면 꼰대 좀 잡아갈 거예요?

굿밤고양이: 솔직히 말해봐. 너가 친한 기사단한테도 물어봤지? 뭐라고 말하디?

스라소니: 너무 옛날 일이고 지금은 못 때리니까 심하게 맞으면 도와달라고 하던데요. 아놔! 이제는 맞을 일이 없는데!

굿밤고양이: 일단 너가 아주 최악의 나쁜 동물은 아니라고 믿는다. 아버님 만나서 보호자 역할 최소한이라도 꼭 하도록 설득할거야. 하지만 기사단 말처럼 잡아갈 수는 없어. 너도 학교 다시 돌아가고 집에도 돌아가도록 도와줄게.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아버님 연락처 주고 피곤할 텐데 밥 먹고 잠 좀 자렴.

스라소니: 아~ 진짜! 저는 걱정 말라니까요! 우리 꼰대나 엄마 좀 잘 돌보게 해주세요.

딸기독개구리샘: 너! 꼭 연락 받아야 한다. 아니면 정말 병원에 어머니 만나러 간다!

스라소니: 알았어요! 엄마는 놔두세요. ㅡ,ㅡ;;;

굿밤고양이는 첫인사를 적당히 하고 딸기독개구리샘과 기관으로 복귀했다. 치와와 복지사에게 스라소니를 부탁하고 스라소니 아버지에게 연락을 하기로 하였다.

딸기독개구리샘: 팀장님... 솔직히 아침에 팀장님이 이야기한 낮은학교 학생들 이야기보다 더 무섭네요.

굿밤고양이: 스라소니는 적어도 문제인식은 하고서 자기만의 선은 지키려고 하네요. 그치만 그 성매매 이야기는 정말로 어른들보다 더 무섭네요. ㅎㄷㄷ

굿밤고양이와 딸기독개구리샘은 그 성매매의 이야기를 기관에 복귀해서 다시 들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도베르만샘: 아~ 팀장님! 아침부터 두 분 모두 고생하셨네요. ㅠ,ㅠ

코뿔소샘: 복귀하시자마자 보고드릴 사례가 있어요. 저희도 아침에 급히 외근 다녀왔어요. 팀장님~ 전에 가출한 대왕쥐가오리 기억나세요? 부모님이 찾았다고 연락 왔어요.

도베르만샘: 코뿔소샘하고 같이 만나러 다녀왔는데요. 와~ 애들이 너무 무서워요. 글쎄 애들 단톡방에서 말싸움을 있었는데... 대왕쥐가오리가 가출했을 때 그 단톡방에 있던 애들하고 만났었데요. 가출했으니까 단체로 여관방 잡아서 같이 지내기로 했는데... 그게 함정이었던 거예요. 오빠들이 몇 명 와서 여관방에서 못나가게 했다고 해요.

굿밤고양이: 어떻게 도망쳤데요?

코뿔소샘: 거기에 있던 아이들끼리 말싸움이 생겼을 때 핸드폰 숨겨서 화장실에서 부모님한테 연락했다고...

딸기독개구리샘: 말싸움이요?

굿밤고양이: 그거 혹시 성매매는 걸리면 위험하다고 빠진다는 아이가 생겨서 그런 거 아니에요? 걸리면 X된다고 말하면서 애들 끼리 의견이 갈려서...

도베르만샘: 어떻게 아셨어요? 팀장님 귀신이에요?

딸기독개구리샘: 와... 세상 정말 좁은데... 정말 무섭네요. 소름... 소름...

코뿔소샘: 무슨 말이에요?

굿밤고양이: 나중에 대왕쥐가오리에게 스라소니 오빠를 아는지 물어봐요. 그래서 대왕쥐가오리는 안전해요?

코뿔소샘: 다행히 부모님이 여관방에 기사단하고 쳐들어가서 아이들 전부 잡았다는데... 대왕쥐가오리 부모님은 소송하시겠다고 하네요.

굿밤고양이: 오늘 아침은 정말 무지막지하네요. ㅎㄷㄷ 그나저나 다들 시간 언제 되요? 비버두목님 입원하신 병문안 가봐야지요.

굿밤고양이가 일정조율을 하는 동안 딸기독개구리샘은 스라소니아버지와 연락을 시도하고 있었다.

딸기독개구리샘: 저기 아버님! 끊지 마시고 만나서 대화 좀 하시죠? 단순한 상담이 아니라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조사입니다.

스라소니아버지: 아동학대? 뭐요! 스라소니 자식이 사고치고 다니는 게 문제인데! 그리고 지금은 나보다 커서 때리지도 못하는데 무슨 학대요?

딸기독개구리샘: 아버님~ 스라소니가 아직 미성년자이지요?

스라소니아버지: 그래요! 빨리 나이나 먹어버리면 좋겠구만!

딸기독개구리샘: 때리는 것만 학대가 아니에요~ 미성년자니까 보호자가 필요하지요? 그리고 가출해서 배회하는 건 문제이지요?

스라소니아버지: 그 자식이 지발로 나가서 그러고 사고치고 다니는 걸 어쩌라고요? 저도 집으로 오라고 몇 번을 말했어요!

딸기독개구리샘: 일단 아버님. 만나서 이야기하시죠? 기사단도 아니고 저희는 가족을 도와드리고 싶으니까요. 아버님도 스라소니가 걱정되시잖아요?

스라소니아버지: 만나서 뭘 해야 합니까?

딸기독개구리샘은 겨우 스라소니아버지를 설득해서 기관에서 만나는 약속을 하였다.

딸기독개구리샘: 팀장님~ 겨우 약속 잡았어요. 오늘 정말 지치네요~

굿밤고양이: 에휴 고생했네요. 내일 오시는 건가요?

딸기독개구리샘: 내일 아침에 오신다는데 일단은 믿어보죠. 비버두목님 병문안은 오늘 저녁에 가는 거죠?

굿밤고양이: 우리 일이 변수가 많으니까 빨리 다녀오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코뿔소샘: 요즘 신고들이 강하다 보니까 더 두목님이 그립네요. ㅠㅡㅠ

도베르만샘: 팀장님~ 두목님은 회복하시는 거죠?

굿밤고양이: 워낙 긍정적이신 분이니까요. 저도 오늘 가봐야 알 것 같아요. 전화로는 항상 걱정 말라고 밝게 웃기만 하시니까요.

퇴근시간이 되자 당직자인 도베르만샘을 제외한 모든 직원들이 병원으로 향했다. 대형병원에 마트에서 작은 문병선물을 들고서 직원들이 무거운 마음으로 병실로 걸어갔다.

다인실의 병실에서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모두가 비버두목의 목소리를 듣고 발걸음을 서둘렀다.

코뿔소샘: 두목님~~ ㅠㅡㅠ

딸기독개구리샘: 두목님~ 머리가... ㅠㅡㅠ

비버두목: 아이쿠! 다들 바쁜데 여길 다 왔어! 뭐야! 누가 죽었어? 왜 울어! 울지마!

둥근 모자를 쓴 비버두목의 혈색은 안 좋았지만 그 밝은 웃음만은 한결 같았다.

굿밤고양이: 두목님~ 항암? 하시는 거예요?

비버두목: 요즘 암환자 많아! 너무 걱정마~ 아주 심각한 건 아니야! 병실 답답하니까~ 위에 공원 있어! 그리 가자~^^ ㅎㅎㅎ

비버두목은 오히려 직원들을 다독이면서 병원 정원으로 올라갔다.

비버두목: 내가 뭐 큰일을 하는 건 없지만 그래도 없으니까 허전하지? 호호호!

굿밤고양이: 두목님은 존재만으로 충분하신데요. 언능 돌아오셔야지요.

딸기독개구리샘: 두목님~ 많이 아프세요? 그래도 미소가 여전하셔서 다행이에요~

비버두목: 다들 밥은 잘 챙겨먹는 거지? 내가 점심 못 해줘서 대충 먹는 거 아니야?

코뿔소샘: 도시락을 싸오다가~ 바빠서 사먹어요.^^;;; 그래도 걱정 마세요. 그리고 전국에 직원들 점심밥 해주시는 두목님이 비버두목님 말고 누가 있어요?

비버두목: 쉿! ㅎㅎㅎ 그거 단체에서 알면 왕두목한테 혼나~ 사무실에 음식냄새나면 왕두목이 뭐라고 한다니까~

코뿔소샘: 넵! 비밀! ㅎㅎㅎ 두목님 만나니까 너무 좋아요.^^

비버두목: 우리 팀장님은 오늘도 근심이 많아 보이네~^^ 오늘 또 힘든 사례 들어왔어?

딸기독개구리샘: 어~ 어~ 팀장님! 일 이야기 금지!

굿밤고양이: 두목님~ 자세한 이야기 들으시면 스트레스 받으세요. ^^;;; 사춘기 비행청소년은 언제나 힘들잖아요.

비버두목: 알죠~^^ 그래도! 우리가 믿어주면 아이들은 어떻게든 반응을 보일 테니 희망을 가지고 웃어요! 하하하 해봐요! 언능!

굿밤고양이: 하하하!~^^;;; ㅋ

굿밤고양이는 오랜만에 존경하는 비버두목을 만나고 돌아가는 길에 깊게 생각에 빠졌다.

굿밤고양이: (왜? 비버두목처럼 밝고 따뜻하고 바른 동물들은 아프고, 희생하고, 병들고... 자기 밥그릇만 생각하고 남을 이용하는 동물들은 배부르게 잘 사는 걸까?)

다음날 아침. 3구역 신고해야나간다 기관 상담실.

낡은 점퍼에 먼지가 묻은 옷을 입고 헝클어진 머리에 수염이 듬성듬성 난 스라소니아버지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딸기독개구리샘: 안녕하세요! 제가 전화 드린 담당자입니다.

명함을 받아든 스라소니아버지는 입을 열었다.

굿밤고양이: 안녕하세요. 저는 기관 팀장입니다. 아버님... 혹시 약주하셨나요?

입을 연 스라소니아버지에게 술냄새가 났다. 원칙상 음주상태로는 상담이나 조사를 진행하면 안 된다.

스라소니아버지: 어제 마신 술기운이 남은 겁니다. 아침에는 술 안마십니다. 일거리를 찾으러 나가야 하니까요. 아무튼 찾아왔으니 내가 뭘 하면 되는 겁니까?

피곤하고 귀찮다는 말투로 스라소니아버지는 빨리 끝내고 나가려고 했다.

굿밤고양이가 기본적인 법령과 절차를 안내했다. 이어서 딸기독개구리샘이 스라소니아버지에게 현재 스라소니의 상태를 알고 있는 지와 보호방향 등을 물었다.

스라소니아버지: 그 놈이 머리가 크고, 몸집도 이제는 나보다 커서 때려서 잡을 수도 없고 지 엄마가 걱정이 많아서 내가 집에만 들어와 살라고 했는데도 말을 안 듣습니다.

딸기독개구리샘: 그래도 아버님 밥은 먹는지 잠은 잘 자는지 걱정되시잖아요?

스라소니아버지: 이제는 나를 부모 취급도 안하는 놈입니다. 조금 더 있으면 성인인데 지가 알아서 살겠지요. 적어도 나는 집에 들어오라고 여러 번 말했고, 안 때린 지가 3년은 더 넘었습니다. 만약에 내가 가서 때려잡아서 데려오면 그게 더 학대인 것 아닙니까?

굿밤고양이: 때려잡으라고 아버님을 만난 건 아닙니다. 스라소니하고 진지하게 대화해보신 적은 있으신가요? 적어도 경험이 없으시다면 저희가 자리를 마련해드리고 싶습니다. 나쁜 짓을 하더라도 스라소니는 돈을 벌어서 어머님을 부양하려고 합니다. 잘 타일러서 학교로 돌아가게 하고 싶습니다.

스라소니아버지: 그 놈이 정신을 차리면 나도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 놈은 안 변합니다.

굿밤고양이: 속더라도 믿어주는 게 부모입니다. 아버님도 같은 목적이라면 저희랑 같이 시도해보시죠?

스라소니아버지: 아니? 당신들한테 이득 될 것도 없다면서? 기사단도 개입할 건이 아니라면서 왜 그렇게 귀찮은 일에 끼려고 합니까?

굿밤고양이: 아동이 안전하게 가족과 같이 행복하게 사는 게 저희가 이 일을 하는 이유입니다. 단순하게 돈벌이였으면 도토리 캐러 다니지요.^^

스라소니아버지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스라소니가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일단 기관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하지만, 비행청소년동물들은 보호자보다 더 변수가 많았다.

2부 9화 (3)에 계속~

작가의말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