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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놀이 님의 서재입니다.

멍멍 소리가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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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놀이
작품등록일 :
2019.08.27 10:54
최근연재일 :
2019.09.17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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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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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0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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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동물 외과학의 힘

DUMMY

제 9 화


전화를 끊은 찬혁은 급히 택시를 잡았다. 수민이라면 알아서 잘 처치하고 있겠지만 걱정되는 마음에 몸이 먼저 움직였다.


“택시. 아저씨. 여기요!”


끼이익. 차로로 나서 택시 앞을 가로막자 놀란 택시가 급정거를 했다.


“이봐. 죽으려고 작정했어! 손님이고 자시고 뭐하는 거야.”


“죄송합니다. 아저씨. 너무 급해서 어쩔 수 없었어요. 혹시 지금 당산동 운행 하시나요?”


“퉤. 재수가 없으려니까. 안갑니다.”


찬혁은 문을 닫으려는 택시 기사 아저씨의 손을 붙잡고 간곡하게 외쳤다.


“아저씨. 따블이요.”


“하...거 참.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현금으로 줄거요?”


“네. 당연하죠. 대신 빠르게 좀 가주세요. 제가 아는 강아지가 지금 엄청 크게 다쳤나 봐요.”


기사 아저씨는 조금 놀란 듯 표정을 바꾸었다. 뭔가 숨겨진 사연이 있는 것처럼 어두워진 표정에 찬혁은 눈치를 살폈다.


“당산동 어디로 가면 되는 거요? 내 최대한 빨리 가 주리다.”


“오성동물병원으로 찍고 가시면 될 거에요.”


“꽉 잡으쇼.”


총알 택시라는 말을 방불케 할 정도로 택시는 절묘하게 신호를 피해가며 달렸다. 늦게 일어난 아침에는 이 기사 아저씨를 초빙하고 싶을 정도였다.


평소라면 지하철로 30분 가까이 걸렸을 거리를 차로 15분만에 도착한 기사 아저씨가 비상 깜빡이를 켜고는 손을 내밀었다.


“만원만 주쇼.”


갑자기 달라진 기사 아저씨의 태도에 찬혁은 얼떨떨했다. 잔뜩 화나 보이던 첫인상과는 달리 조금 수그러든 그의 모습. 만원을 지갑에서 꺼낸 찬혁은 기사아저씨게 전달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진짜 빨리 올 수 있었어요.”


“3일 전에 내가 키우던 강아지도 무지개다리를 건넜어. 난 마지막을 보지 못했지만 그쪽은 꼭 함께해주쇼.”


말을 마친 아저씨의 택시는 서서히 찬혁의 시야에서 사라져갔다. 여운이 남는 그의 말이 수의사로서 강한 책임감을 갖게 해 주었다.


병원으로 들어서자 오후반과 야간반 선생님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수민이가 있었다.


‘이상하다. 수민이네 집은 강남 쪽이라 나보다 훨씬 더 오래 걸렸을 텐데...어떻게 이렇게 일찍 도착했지?’


“찬혁아. 진짜 빨리 와줬구나.”


자신의 부름에 기꺼이 응해준 것이 고마웠는지 수민은 몹시도 감동했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짜증나는 표정을 짓고 있는 황진호가 서 있었다.


“어차피 수술이야 우리 둘이 하면 될 텐데. 저 자식은 왜 부른 거야?”

김원장이 있을 때와는 완전 다른 태도였다. 다른 것은 몰라도 호칭에 대해서만큼은 굉장히 민감한 원장님이었기에 서로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쓰지 않을 때에는 호되게 꾸짖었다.


그런 원장님이 병원에 계시지 않자 바로 본성을 드러낸 것이다.


“선배님. 찬혁이는 분명히 도움이 될 거예요. 수술자와 어시스트는 멸균술 때문에 기구를 옮기거나 수술팩을 열 수가 없잖아요.”


애써 황진호를 무시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상황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어디가 잘 못 된 거에요? 골절인가요?”


야간반 선생님들께 물어보며 엑스레이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일단 다행히 폐출혈은 없어. 안겨 있을 때 발버둥 치면서 떨어졌다고 해서 한번 찍어 봤거든.”


다음 엑스레이로 사진을 넘기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런데 그 이후부터 오른쪽 앞다리를 들고 걷는다고 하더라고. 양쪽 앞다리 전부 찍어본 결과 요골(앞다리 뼈 중 가장 큰 뼈)골절이 발견됐어. 다행히 단순골절. Transverse(뼈가 가로로 부러진 상태를 의미함)로 확인된 상태야.”


찬혁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보아도 골절이 확실했다. 뼈의 바깥부분을 잇는 선이 끊어져 있었고 추가로 닿아있어야 할 면 또한 어긋나 있었다.


정말 다행인 것은 부러진지 3일이 안 되었다는 점과 성견이라는 점이었다. 3일이 넘어버리면 뼈와 뼈가 붙지 않는 일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고, 어린 아이들의 경우 성장판과 연관되어 있어서 수술법이 훨씬 까다로워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플레이트(철판을 덧대고 나사를 박아 뼈를 고정시키는 방법에 사용되는 기구.)를 댈 건지 핀(철심)을 박을 건지 결정해야 하는 거지.”


“그건 집도의가 결정 해야겠죠. 그런데 원장님이 안계신데 수술은 누가 하기로 했나요..?”


‘돌아가는 상황으로 봐선 분명히 저 자식인데.’


야간 선생님이 옆으로 다가와 귓속말을 해 주었다.


“집도는 아마 황선생이 할 것 같아. 저번 원장님 집도하시는 걸 한 번 본 적이 있다고 해서 말이야. 근데 아직 원장님께 연락을 안 드린 상태라 상황이 충분히 바뀔 수 있어. 다른 병원으로 이송할 수도 있고.”


그때 야간 간호사 선생님이 병원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오성 동물병원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아. 원장님. 다름이 아니라 임보하던 튼튼이가 골절상을 입었어요. 그래서 전화 드렸습니다.”


다음 원장의 말을 귀 기울여 듣던 간호사가 다음 말을 이었다.


“네. 알겠습니다. 황선생님 원장님이 전화 바꾸라시네요.”


거만하던 태도는 온데 간데 없이 재빨리 달려가 수화기를 들었다. 그보다 연차가 높은 야간 선생님들은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네 원장님. 황진호입니다.”


그리곤 현재 상황을 가감 없이 설명하기 시작했다. 다 듣고 난 원장의 첫 말을 들었을 때 황진호의 표정이 구겨지기 시작했다.


“원장님. 그래도 보호하던 전선생이 들어가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모두가 숨죽여 그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간호사들은 한시라도 더 빨리 퇴근해야겠다는 생각에 수술방을 준비하러 올라갔다. 그의 말만 들어도 이미 수술은 결정되었다는 것을 짐작했기에 시간을 단축시켜보려는 심산이었다.


“아닙니다. 원장님.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치료 잘 받으시고 내일 오후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네. 보호 단체 분들께 설명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일반적인 단체였다면 절대 원장이 직접 연락을 취하지 않았을 터였다. 국내 굴지의 기업인 현성. 대기업 중에서도 Top 5 안에 드는 현성기업의 둘째 딸이 운영하는 보호 단체였다.


김원장의 대학 시절 친구의 연결로 인해 어렵사리 연결된 인연이었기에 직접 전화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구조한 아이들의 사연과 일상 하나하나를 모두 사이트에 올리고 있었기에 이번 사건은 최대한 잘 마무리해야만 했다.


대기업의 지원을 받은 이후 늘어난 광고 효과와 입소문. 만약 그들과 척을 지게 된다면 지금까지 받아온 반사이익은 고사하고 엄청난 적자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었다.


“최찬혁. 잠깐 따라 들어와.”


짧은 말을 끝으로 황진호가 2 진료실로 들어가 버렸다.


“하. 너 이 새끼 원장한테 뭔 짓을 한거야?”


‘대충 짐작은 가는군. 왜 이렇게 짜증을 내는지.’


“대체 왜 너를 보조로 쓰라는 거냐고!”


쾅 하고 책상을 내려치는 모양새가 잔뜩 화가 난 모양새였다. 찬혁 또한 분노가 차올랐지만 계속해서 참을 인을 마음속으로 그리고 있었다.


그가 알고 있는 인맥도 문제였지만 그의 아버지가 더 문제였다. 대한수의사회의 회장. 그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너무도 무거웠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보조 들어가게 되면 끼어들지 말고 그냥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 알겠어?”


“네. 알겠습니다.”


진료실을 나온 찬혁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수민이었다. 뭔가 아쉬워 보이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오히려 찬혁을 위로하는 말을 건넸다.


“차라리 잘됐어. 내가 돌보던 아이라 감정이 실릴 걸 걱정하셨을 거야. 이번엔 옆에서 기구 나르면서 잘 지켜볼게. 잘 부탁한다. 찬혁아.”


찬혁은 그의 마음 씀씀이에 감격했다. 과연 내가 저런 상황이었다면 순수하게 수민이를 응원해 줄 수 있을까를 거꾸로 생각해 보았다.


예전 수민이만 진료를 먼저 들어갈 뻔 했던 시점을 돌이켜 보면 결코 확신할 수 없었다.


“넌 정말 내가 생각한 것 보다 더 속이 깊다니까. 가끔 나랑 동갑인지 의문이 든다. 튼튼이 잘 될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때마침 수술방으로 들어갔던 간호사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쌤들. 준비 다 끝났습니다. 튼튼이도 수술방에 있구요. 지금 들어가도 될까요?”


이미 누가 수술방에 남을지 까지 다 정해놓은 상태인 모양이었다. 한 명만을 남겨놓고 모두 다 퇴근준비를 하고 있었다.


“네. 그럼 들어가죠. 최찬혁. 먼저 가서 마취하고 있을 테니까 클리핑(수술 전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털을 미는 행위) 준비해 놔.”


“네. 알겠습니다.”


튼튼이의 나이는 3살. 그리 많지 않은 나이였기에 마취에 큰 부담이 없었다. 혈액검사 또한 정상적이었기에 마취제가 투여되자 스르르 잠드는 것처럼 쓰러졌다.


“클리핑 시작하겠습니다. 선생님 여기 배큠(털을 빨아들이는 행위)좀 해주세요.”


수술을 진행할 오른쪽 앞다리의 털을 발부터 시작해서 어깨쪽까지 전부 밀었다. 그리곤 수술대로 옮겨 멸균을 위한 소독과 테이핑까지 모두 마쳤다.


마취 모니터링기를 보며 맥박과 호흡, 체온 그리고 혈압까지 안정적인 것을 확인한 뒤 황진호에게 보고했다.


“선생님. 준비 다 끝났습니다. 그런데 핀으로 하실 건가요. 아니면 플레이트로 하실 건가요?”


3kg 남짓한 아이의 체중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핀 만으로도 충분히 고정이 될 수 있을만한 상황이었다. 물론 플레이트의 고정력이 훨씬 더 강했기에 그 또한 선택지에 포함될 수 있었다.


“플레이트로 할 생각이다. 지금까지 원장님이 그리 하셨으니까. 바짝 긴장하고 따라 들어와.”


수술은 처음이었기에 찬혁은 이미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아무리 마이다스의 손으로 인해 보정을 받는다고 해도 요골 골절에 대한 지식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많이 걱정되는 상태였다.


“11번 블레이드(메스에 끼우는 칼날) 준비해 주세요.”


그렇게 수술은 황진호의 주도 하에 시작되었다. 칼날을 끼우고 피부를 가르는 순간 찬혁의 눈 앞에 또다시 알림창이 떠올랐다.


[동물 외과학 Lv.1 이 발동됩니다.]


진행중인 수술이 레벨에 비해 난이도가 높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수술 : 요골골절 (Lv.3)

첫 수술 특전으로 인해 레벨보다 높은 수술이지만 시스템이 해방됩니다.

비록 보조였지만 수술복을 입고 수술에 참가하고 있었기에 시스템이 이것을 인지하고 동물 외과학이 발동된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에 그의 눈앞에 펼쳐진 것을 보고 찬혁은 믿을 수가 없었다.


‘세상에. 이건 완전 치트키잖아.’


찬혁과 완전히 똑같이 생긴 허상의 홀로그램이 피부에서 나고 있는 미세한 출혈을 잡아주고 있었다. 현재 무엇을 해야하는지 완벽하게 재현하는 중이었다. 현재 황진호가 서 있는 자리에서 말이다.


작가의말

행님덜

저 너무 힘듭니다. 

글쓰랴 일하랴. 전 정말 녹초입니다. 행님덜.

추천하나 박아주시면 제가 또 열심히 쓰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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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 동물 외과학의 힘(3) +2 19.09.09 162 7 11쪽
10 10화 동물 외과학의 힘 +1 19.09.07 228 12 11쪽
» 9화 동물 외과학의 힘 +3 19.09.05 193 13 11쪽
8 8화 특별한 인연(2) +4 19.09.03 197 10 11쪽
7 7화 특별한 인연 +4 19.09.02 205 10 12쪽
6 6화 무엇이든 맡겨만 주세요 +2 19.08.31 311 11 11쪽
5 5화 날카로운 첫 진료 +4 19.08.30 360 10 11쪽
4 4화 진격의 인턴(2) +1 19.08.30 234 10 11쪽
3 3화 진격의 인턴 +3 19.08.29 275 11 11쪽
2 2화 각성 +7 19.08.28 287 12 11쪽
1 1화 위기의 인턴 +7 19.08.27 446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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