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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리 님의 서재입니다.

군인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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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리
작품등록일 :
2017.11.01 17:01
최근연재일 :
2018.01.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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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449

작성
17.12.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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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군인 판타지, 54화

DUMMY

<영웅>


‘공허의 마법(니힐룸).’

이 기술은 매우 특이하고 특별하다.

그러나.

아주 단편적인 부분만 놓고 보면 니힐룸과 아주 비슷한 마법이 존재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디스펠’

상식 속에 있는 마법과 그 효과도 같다.

역산(逆算:거꾸로 계산함)을 통해.

발현되고 있는 마법을 취소하게 만드는 마법.

하지만.

많은 부분이 비슷한 이 두 개의 마법은 결정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적용 범위가.

‘마법에 국한 된 디스펠’ 과는 다르게.

‘니힐룸’은 그 영역이 마법은 물론 자연에 존재하는 많은 법칙을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만큼 많은 제약이 있고.

발현하는 것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어려운 기술이지만.

만약 원숙하게 다룰 수 있는 경지에 오르는 이가 있다면.

그는 신의 영역에도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른다.



***



드라코는 강하다.

보통의 드라코도 강한데 지금 마주하고 있는 녀석은 기존에 알려진 것의 두 배는 커보이는 압도적인 모습이다.

그래서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그 강력한 적을 상대하기 위해 필사적인 준걸에게 적이었던 단체의 세력적 구도가.

2명의 페리티아 1등급의 기사가 나머지 10명 정도의 도미켈루스급 기사들을 통솔하고 있고.

그들의 주목적은 저 한 가운데 있는 노인을 살리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이 있다.

그들 스스로 원해서 하고 있는 행동이 아니라는 것.

그런 모든 상황까지 파악한 후.

준걸은 행동을 취했다.



***



뚜벅 뚜벅 뚜벅.

한 남자가 걷고 있었다.

주변 사람이나 환경은 전혀 고려하지도 않은 채.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딘은 매우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남자는 미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행동을 너무도 태연하게 하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잠시 시선을 그 남자에게 빼앗겼을 때.

움찔.

귓가를 간질이는 이변을 느꼈다.

하지만.

비록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높은 경지를 이루고 많은 경험을 한 딘은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이변에 대해 표를 내지는 않았다.

그저.

자신과 같은 처지에서 어릴 때부터 동고동락을 해왔고.

전장에서는 서로의 등을 맡길 수 있는 동료 무크로와 아주 짧은 시간 시선을 교환하는 것이 다였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어쩌면 평생을 간절히 바라던 순간이 지금 그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평생에 다시없을 기회를 얻는 날이 오늘일지도 모른다.

비록 얻어도 그리 오랫동안 지속 될리 없는 ‘자유’를 위해.

끄덕.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저 뒤에 있는 남자도 알아차렸을 것을 확신하면서.

그리고 긴장감을 가지며 눈앞의 남자에게 집중했다.

그의 ‘시선 끌기’가 가장 중요하니까.

그런데.

이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남자는 허리에 차고 있는 반 토막의 검도 꺼내지 않은 채.

뚜벅 뚜벅.

모두의 시선을 받으면서도 당당하고 자연스러운 보폭으로 걸어왔다.

여기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의 신경을 자극하면서.

하지만 대치하고 있는 두 진영의 생각은 매우 다를 것이다.

자신을 포함한 기사들은 ‘미친 놈’으로 의견이 통일 되고 있을 것이고.

저 한 마리의 몬스터는 아주 작은 ‘호기심’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에 불과할 테니까.

그래도. 그러했기 때문에.

그 남자는 그 자리에 설 수 있었다.

몬스터와 사람들을 잇는 직선을 정확히 막아서는 장소에.

휘릭!

남자는 돌아섰다.

정면에 강대한 몬스터를 마주하고. 자신들을 등지는 자세로.

지금의 순간까지도 남자의 행동을 이해할 수는 없었다.

비록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손을 잡는 관계가 되기는 했지만.

잊은 것은 아니다.

발단이야 어찌 되었든. 바로 얼마 전 자신의 동료였던 티오를 죽인 장본인이 저 남자일행이었다는 사실을.

그런데.

두근 두근 두근.

이상하게 저 무모해 보이는 행동을 보고 있는 자신의 심장이 진정되지 않는다.

두리번

자신뿐만이 아니라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도 비슷한 감정이라는 것도 느껴진다.

그렇게 이해되지 않는 심장의 움직임에 의문을 가질 때.

그것은 들려 왔다.

처음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을 것 같은 속삭임이.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지 못한 사람들이여.”

분명 크지 않은 목소리는 너무도 선명하게 귓가를 울린다.

“비록. 얼마 전까지 서로에게 검을 겨눈 사이이지만.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그대들의 모든 죄를 사하는 바이다.”

누구 맘대로?

라는 의문은 생겼지만. 목소리가 되어 나오지는 않았다.

아니.

이미 자신은 이어져 나올 남자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마음에 호응하듯이.

“서로의 목숨을 걸고 다툰 것은 사실이지만. 희생과 강요만을 받아 왔던 그대들을 위해. 그리고 그런 당신들의 친우를 해친 것을 사죄하며.”

고조되는 목소리에.

두근두근두근

심장이 반응하는 것 같다.

이윽고

“어차피 우리의 최후가 될지 모를 이 장소에서.... 사죄를 담아. 나 여기서 그대들을 위해 희생할 것을 맹세하는 바이다.”

끝맺어진 남자의 말은.

딘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다.

이상하게 피가 끊어 오르게 만드는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누군가를 위한 희생의 강요는 언제나 있었지만.

그들을 위해 목숨을 거는 사람은 본적이 없었으니까.

비록 백일몽(白日夢:헛된 꿈)일지라도.

딘은 마음의 동요를 제어할 수는 없었다.

스르릉

반 토막의 검이 허리춤에서 뻗어 나왔다.

그리고 그 순간.

쿵 쿵

방금까지의 호기심으로 행동을 취하지 않던 드라코가 움직임을 시작했다.

몬스터답게 명백한 적대행위에 바로 반응을 한 것.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딘은 왠지 모를 안타까움을 느꼈다.

저 육중한 육체에서 나오는 힘을 직접 체험해봤기 때문에 안다.

몸체를 틀면서 크게 휘둘러지는 저 앞발의 위력을.

저 거대한 덩치와 비교해 이해되지 않을 빠름을 가진 그 공격을 앞에 두고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처음과 같은 자세로 가만히 서 있는 남자에게서.


드라코가 먼저 움직인 이상 이미 반응하기에는 늦었다.

본인은 물론.

자신들에게 전음을 날린 늙은 용병도.

그렇다면 남은 것은 오직 하나.

퍽!

끔찍한 소리와 함께 자신들을 위한다 큰 소리 쳤던 저 남자는 수많은 육편이 되어 눈앞에서 사라질 것이다.

이 자리에 있는 준걸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딘과 같은 상상을 했다.

심지어...

준걸을 마음속으로 믿고 있던 더스틴 마저.

그렇게 이미 정해져버린 미래를 생각하고 있을 때.

콰아아아앙!!!

?!

이해할 수 없는 소음이 들렸다.

무언가 거대한 힘이 부딪히는 저항감이 느껴지는 굉음.

그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일어난 흙먼지로 인해서 상황을 파악할 수도 없다.

모두의 얼굴에 의문이 가득 할 때.

“더스틴. 지금.”

그 먼지 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퍼뜩.

처음부터 계획되어 있었고. 평생을 바라마지 않던 순간이었지만.

딘은 그것을 확인하지 않았다.

고개를 뒤로 돌려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릴 수 없었다.

눈앞의 남자가 어떻게 되었는지.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더 강했으니까.

이윽고.

볼 수 있었다.

반 토막의 검.

흙먼지를 뒤집어쓴 모습이지만.

쿵!

거리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분명 들릴 리 없는 소리였지만.

딘은 분명히 들을 수 있었다.

처음과 변함없는 모습으로 한 걸음 내 딛는 그의 발걸음 소리를.

그 발걸음에는,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의 심장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영웅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가지는 그런 존재감이.

또 한.

푸우욱!

그 놀라운 순간 때문에 목격할 수는 없었지만.

일평생 바라 왔었던 소원이 이뤄지는 소리도 들려 왔다.

그리고 아주 잠시의 시간이 흐른 후.

화아아아악.

딘과 그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전신이 빛에 감싸였다.



***



“쿨럭.”

데바는 자신의 앞가슴을 뚫고 나온 검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살아날 수 없다는 사실을.

그것을 깨닫는 순간.

처음에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솟구쳤다.

자신이 가진 것이 얼마인데...

이렇게 죽임을 당하게 되다니.


다음으로 찾아온 감정은 억울함과 안타까움이다.

비밀 기사들을 육성할 수 있었던 만큼 데바도 마나 연공법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얻은 대신인지, 육체적인 단련은 아무리 노력해도 효과를 볼 수 없었다.

그래서다.

이렇게 필사적으로 던전에 대한 정보를 찾고 쫓은 것은.

돈으로는 얻을 수 없는 그 인간을 초월한 힘을 손에 얻기 위해서 던전에 목말라하고 있었고.

그 기회가 찾아왔음에도... 자신은 이렇게 죽어가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것도 잠시.

너무도 완벽하게 타인에게 시선을 빼앗긴 자신의 행동에 자책했고.

최후의 최후에는.

돈과 권력에 집착했던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후회한 후.

허무한 삶을 한탄하며 그렇게 인생의 끝을 맞이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한 생각은...

‘영웅은 저렇게 탄생하는 것인가... 내 인생이 영웅 탄생을 위한 악역이었다니.... 허허허. 그것도 나쁘지는 않군.’

조금은 엉뚱한 생각이었다.



***



‘종속마법’

준걸도 자세히 알고 있는 마법이다.

그리고 한 순간에 파악했다.

이들의 관계에 대해서.

그래서 시선을 끌었다.

뭐가 어찌되어도 반드시 선결되어야 되는 협력을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의 목숨만을 생각하는 저 늙은이를 없앨 필요가 있었으니까.

그래도 확인이 필요했다.

주인이 죽임을 당하게 되면.

그 순간 같이 죽게 되는 계약도 존재하는 것이 종속계약이었으니까.

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준걸이 시선을 끄는 동안.

경지에 이른 검사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전음’을 사용하면 되었다.

모두의 정신이 온전히 준걸에게 집중되어 있었기에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당사자들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다.

이렇게 손쉽게 데바를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은.

최종적으로 확인까지 마쳤기에 알 수 있다.

저 빛이, 그들의 계약 마법이 취소되고 있는 현상이라는 것을.



***



딘은 자신을 감싸던 빛이 사라진 순간 본능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들을 평생 동안 속박해오던 마법으로부터 지금 이 순간 해방되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것을 깨달은 순간.

“우리는 지금부터 자유다.”

그가 외쳤다.

그 목소리에 반응하는 11쌍의 눈.

그들의 눈에 담겨 있는 것은 희열과 함께 궁금함이었고.

그 궁금함에 대답하이라 하듯.

“꿈에서도 바라던 순간이 지금이야. 완전한 ‘자유’를 얻는 순간. 그래서 나는 지금 엄청 기쁘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라면 우리가 얻은 자유는 오늘로 끝날 거야. 그래서야. 힘겹게 얻은 자유를 포기하는 어리석은 행동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지금부터 저 진이라는 남자를 돕겠어. 그것이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니까.”

아주 짧은 순간 호흡을 가다듬고 딘은 이어.

“그래도. 방금 전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돼. 지금부터 내가 하려는 행동은 온전히 내가 스스로 정한 나의 의지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강요는 하지 않겠어. 그러니 너희도 너희 행동은 스스로 정하도록 해.”

말했고. 말을 마침과 동시에 준걸이 있는 장소로 달려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11명은 복잡한 표정이 되고 말았다.

언제나 누군가에게 명령을 받아왔던 수동적인 삶이 당연했던 그들에게는.

바라기는 했지만. 어떨결에 얻은 자유라는 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될지 조금은 막막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을 통해.

자신이 생각한 계획이 잘 풀린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오차도 없었다.

생각했던 것 보다 녀석은 대단했지만.

믿었던 지니의 방어벽은 더욱 완벽했다.

어째서인지 첫 공격 이후 후속 공격을 하고 있지 않은 드라코를 바라보며.

준걸은.

‘우와! ㅆㅂ.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네.’

모두의 예상과는,

역시나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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