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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리 님의 서재입니다.

군인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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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리
작품등록일 :
2017.11.01 17:01
최근연재일 :
2018.01.21 19:00
연재수 :
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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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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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8
글자수 :
371,449

작성
17.12.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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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2쪽

군인 판타지, 50화

DUMMY

<고민>


“......자네.... 지금 무슨 짓을 한 건가.....”

마음으로 지니와 대화를 나누었으니.

3자인 더스틴은 준걸의 지금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말이 쉽게 나오지 않을 정도로 놀랐다.

왜냐면.

“아까는 정신이 없어 확인하지 못했지만. 이 놈은 레툼에 소속 된 암살자야. 대륙 전체에서 가장 유명한 암살 집단이란 말일세.”

레툼.

죽음을 상징하는 암살 조직.

아카드 왕국 뿐만 아니라 글루디아 대륙 전체에 걸쳐 가장 악명이 높은 단체.

의뢰를 해도 내키지 않으면 하지 않는 특이한 그룹이지만....

한 번 받은 의뢰는 끝까지 완수하기 때문에.

엄청난 의뢰비용임에도... 의뢰주에게 매우 만족도가 높은 집단.

그 뛰어난 은신술로도 이름을 날리지만.....

무엇보다 의뢰 성공률이 높은 이유는....

“그들이 사용하는 독은 독자적으로 개발 된 것이라 해독하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즉효성이 떨어지지만... 서서히 하지만 확실하게 죽음에 이르게 하는 독이라고 하더군.”

암살자들의 살인 청부 대상은 부자들이나 세력을 크게 이룬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독에 대해 반응하는 마법 유물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가장 효과적이어야 할 즉발성의 독이 그 가진바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레툼이 선택한 방법은

한 번의 상처를 입힐 수만 있다면.

대사제나 최고급 해독약이 있어도 해독되기 힘든 독을 만드는 것.

바로 지금 준걸에게 흡수되기 시작한 ‘독’은 그런 것이었다.

한편 준걸은

더스틴의 말이 이어졌지만 묵묵히 움직이고 있었다.

주변에 있는 끈으로 세쿤의 손목을 강하게 묶는 것을 시작으로.

듀크를 이용해 적들이 처음에 있었던 곳에 있는 ‘천’을 가져오게 시킴과 동시에.

매우 조심스럽게 세쿤을 안아 평평한 자리로 옮겼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움직임이었지만.

그것을 지켜보던.

“자네는 지금 아무런 대책도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자리에서 목숨을 버리는 행동을 했다는 말이야.”

더스틴은 폭발할 수밖에 없었다.

인간 대 인간으로 ‘믿음’을 주고받은 상대를 잃을지도 모름에서 오는 걱정과.

그런 어리석은 행동을 막지 못한 자책이 포함 된 큰 목소리를 듣고.

준걸은.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저는 죽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 행동하고 있으니까요.”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 굳건한 눈과 마주친 더스틴은.

“.....”

이상하게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


손가락을 베기 전에.

미리 계획을 세웠다.

결코 감정에 치우쳐 무턱대고 행동한 것이 아닌 것이다.

안전한 장소를 찾는 것이 최선이지만.

이곳의 지리는 모른다.

그리고 가장 잘 알고 있는 이의 도움도 받을 수 없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마법의 효과가 있어 은신할 수 있는 천의 도움을 받는 것.

그래도 지형적인 이점이 있는 장소로 옮긴 후.

천을 뒤집어썼다.

효과는.

-아직 해석되지 않은 ‘마나의 움직임’을 확인 했습니다.

-유해하지 않은 작용입니다.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그러고는.

‘지니. 독의 해석이나 해독은 가능하겠어?’

-......독의 해석을 시작했지만... 아직 해독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기계에 불과하지만.

준걸은 느낄 수 있었다.

지니가 화가 났다는 것을.

그리고 이상하게 그런 모습이 고맙게도 느껴졌다.

아무튼.

감정적인 것은 여기까지하고.

지니의 대답을 들은 준걸이 한 행동은 더욱더 대담한 것이었다.

방금 단검으로 낸 상처에,

병 중 하나에 담겨 있는 액체를 소량 부어버렸으니까.

독이면 증상이 심화 될 것이고.

해독약이라면 증상이 호전 되겠지.

‘최악의 경우. 왼손은 포기한다.’

준걸의 각오였다.

몸으로 독이 퍼질 염려는 없다.

어떤 원리인지는 몰라도.

지니가 어떤 역할을 해줬기에 가능한 일.

그렇다면.

6개의 병을 모두 실험하고...

해독의 효과가 있다면 좋은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면.

최악의 경우 왼 손 하나를 포기하면 된다.

물론.

썩어 문드러지는 것이 아니라면..

시간이 걸려도 지니가 독을 해독해 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세쿤도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다소 즉흥적이고 무모한 행위였다.



***



옆에서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더스틴을 무시하고.

준걸은 실험을 계속했다.

하지만.

행하는 행위가 단순했기 때문에.

머릿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바로.

레툼의 개입.

분명 느꼈다.

자신을 공격한 암살자가 등장했을 때.

던전이 목적이라는 사실은 알아도.

정체는 알 수 없는 조직에 포함되어 있던 기사들이 반응하는 모습을.

그렇다면.

내려지는 결론은 오직 하나.

별개의 존재.

뒤를 쫓아온 상대와 다른 이유에서 자신의 목숨을 노린 의뢰를 한 적이 따로 존재한다는 뜻이다.

“크크크크크.”

준걸은 무의식적으로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응급처치는 했지만...

그런 조치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아.

의식을 잃은 와중에도 점점 고통에 일그러지는 표정의 죽어가고 있는 세쿤에게로 시선이 향한다.

더스틴을 고용하는 등의 안전책을 강구하고 있었지만.

그런 모든 것들은.

그저.

‘만약의’, ‘혹시 모를 일’에 대한 대비였지.

‘설마’ 이런 일을 직접 겪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다.

그 결과물이...

이제는 6개의 모든 병을 실험하여.

보통의 모양보다 3배는 커져있는 피 고름 가득한 왼손과.

쓰러져 있는 동료다.

한심했다.

변해버린 세상에 완벽하게 적응했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안일함에.....

모든 악연은 반드시 ‘목숨 값’으로 계산되는 세상에 살면서도..

아직도 ‘평화롭게’ 살았던 지구에서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취하고 있는 자신에게...

그래서.

왼손의 모습이 흉측하게 변하며 찾아오는 칼로 난도질 하는 것 같은 고통조차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병신같이 행동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니까.

자신은 고작 팔 하나이지만.

자신의 그런 안일함에....

지금 동료라고 생각했었던 사람은 죽어가고 있으니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또한.

무력했다.

현재로써는 도움이 되는지 조차 의심되는 행위로 해독약을 찾는 실험을 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무언가 완벽한 해결책을 찾는 다기보다는 ‘최선을 다한 자신’을 연출하기 위한,

정신적 안정을 찾기 위한 준걸의 핑계 중에 하나였으니까.

지금은.

그저 지니를 믿고 기다리는 것 외에는 준걸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만약.

지니가 글루디아 대륙에 존재하는 동식물에 대한 정보가 많았다면.

독의 성분을 분석하고 해독을 하는 것에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는 법.

아무리 전지전능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기계인 이상 데이터(정보)가 없으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다.

그래서.

각 성분이 준걸의 신체에 끼치는 영향들을 기준으로 독을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무런 것도 없는 와중에도.

-성분 분석률 26.3%

역시 지니는 뛰어났다.

그 짧은 시간에 벌써 1/4의 정보를 분석했으니까.

그러나.

시간은 준걸의 편이 아니다.

세쿤의 오른 팔 전체가 부어올랐다.

세쿤은 준걸과 다르다.

그에게는 지니가 없었으니까.

그리고.

지니는 임시 사용자인 준걸 이외의 생명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명령을 따르지도 않는다.

즉.

지니의 도움은 준걸에게 한정된다는 것.

끈으로 부상부위를 묶어 두었지만.....

독이 퍼지는 것을 막을 수도 없었다.

더군다나.

찌릿찌릿.

신경이 곤두섰기 때문에...

몇 시간 전보다 훨씬 애민해진 감각에.

확실하게 느껴지는 ‘살기’

이렇게 확연한 의지를 드러내는 것을 보면.

레툼에 소속 된 암살자들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아까 도망친 기사가 소속되어 있는 적들이 다시 오고 있다는 판단이 틀리지는 않겠지...

이런 경우까지 상정하긴 했기에 안전한 장소를 생각한 것인데.

지금은 늦어버렸다.

준걸과 일행이 있는 장소는 전투가 벌어진 곳에서 불과 20m도 떨어지지 않았으니까.

천의 존재를 모르는 상대라면 움직이지 않고 대기하는 것이 바른 선택일지 모르지만......

마법 물품을 사용했었던 적이 상대라면, 자신들을 지켜주고 있는 마지막 안전장치마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더스틴. 이동해야겠습니다. 아까 상대했던 적이 다시 오고 있는 것 같아요.”

이동을 결정했다.

아직 10km 이상의 거리적 여유가 있을 때.

최대한 거리를 벌여놓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자네의 실력이 나보다 높지 않은 것이 확실한데... 어떻게 적의 정체를 나보다 먼저 읽을 수 있는 건지는 굉장히 궁금하군. 그래도... 지금은 그런 의문의 대답을 들을 시간은 아니겠지?”

다소 불만 가득한 더스틴이 잠시 말을 끊었다가.

“그건 그렇고. 어디로 갈 생각인가? 우리는 이곳의 지리를 몰라. 그리고 세쿤과 자네는 움직이는 것이 매우 위험한 상태이지 않은가?”

그래.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 와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것은 갈 곳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 때.

“더....던전... 던전으로 가시죠.”

메마른 목소리가 들렸다.

준걸과 더스틴은 그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렸고 볼 수 있었다.

매우 고통스러운지 얼굴을 찡그렸지만.

상처를 입은 이후로 의식을 잃고 있었던 세쿤의 눈을.

그렇게 눈을 맞춘 세쿤은.

“이 곳에서 던전까지의 거리는 멀지 않습니다. 동북 방향으로 3km만 가면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으니까요.”

매우 빠르게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 말을 끝으로 다시금 눈을 감아버렸다.

아마도.

독의 영향으로 의식을 잃는 것 같았지만.

주위 환경은 파악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위기에 빠진 준걸을 돕기 위해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정신을 차린 것이고.....

매우 고맙고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던전이 위험한 것은 맞지만.

그만큼 적절한 장소도 없었다.

시간을 벌기에는.

계속해서 쫓아오는 적들도 던전으로 들어오면 자신들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는 없을 테니까.

그리고 필요하다면 던전을 찾는 것이 목적인 그들에게 커다란 먹잇감으로 던져주면 되니까.

주(主 :던전)와 객(客:세쿤의목숨)이 전도되는 일이지만....

그래도 지금은 세쿤의 목숨을 살리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래도.

절대로 지금의 순간을 잊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은혜는 두 배로 갚지만.

원한은 12배로 갚는 준걸이니까.


***


딱히 이동하고 있는 흔적을 지우지는 않았다.

쫓아오는 적을 완벽하게 속일 수 없다면 시간낭비이니까.

그들을 던전까지 유인하는 것도 목적 중에 하나였으니까.

그리고.

던전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세쿤이 말했던 곳에 던전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경험하지 않았던 ‘마나의 배열’을 발견했습니다.

정말 교묘하게 감춰져 있는 입구를 지니가 찾아주었으니까.

다음으로 결정할 것은.

던전에 들어가느냐.

던전을 미끼로 던져주고 도망을 가느냐다.

하지만.

고민은 길지 않았다.

후우웅.

마치 마나로 이루어진 물결과 같은 입구를 통과하여 들어가 버린 것.

어차피 저들은 이 곳을 발견하더라도.

추격자들을 보낼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3명이 입구를 통과하자마자.

방금까지 물결처럼 출렁이던 입구가.

파지지지직.

마치 급속 냉동되는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입구가 막혔으니 추격자들을 잠시라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안도와.

다시는 뒤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는 준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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