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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님의 서재입니다.

오대리, 이종족 휴게소 개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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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11.22 15:25
최근연재일 :
2024.01.13 18:45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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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178
추천수 :
2,553
글자수 :
279,656

작성
23.11.30 18:05
조회
4,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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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글자
11쪽

진상 집합소.

DUMMY

“그럼.. 우린 이만 가보겠네.”

“아, 대표님들 제가 명함 좀 받을 수 있을까요?”

“우리 명함을?”

“예, 연락드릴 일이 있을 것 같아서요.”

“부디 그랬으면 좋겠군.”


웨일과 한빛의 두 대표는 명함을 건네고는 집을 떠났다.


“그럼 당장 계약서를 작성하자고.”

“서두를 필요 있겠습니까? 나머지는 밖에 계신 두 직원분들과 나누도록 하죠. 할 얘기도 있구요.”

“알겠네. 조만간 또 보자고.”

“예, 조심히 들어가십쇼.”

“하마터면 자네같은 인재를 저 두놈 때문에 잃을 뻔 했구만.”

“퇴사 한다고 연이 끊기는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 그 말이 맞지 앞으로도 이 연 끊기지 않았으면 좋겠군.”


끊기지 않을거다.

다만 지금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연이 아닐 뿐.


지금 많이 웃어두라고.


“송과장이랑 김이사도 비를 많이 맞은 것 같으니 두시간 뒤에 저희 집으로 보내주시겠어요?”

“그러자고.”


젖은 그들을 집에 들이고 싶지도 않았고, 시간이 필요했다.


회장들이 떠나자 밖에 기자들도 내게 몇가지 간단한 질문을 했지만 묵묵부답인 나를 보곤 하나 둘 떠나갔다.


“어느 회사에 파셨어요?”

“말씀드릴 순 없죠..”


어딘가 어색해보이는 어린 기자가 홀로 남아 질문을 이어갔고.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곳에 팔기로 했습니다.”

“그 조건이 어떤건지는 말씀 안해주시겠죠?”

“뭐.. 그런 당연한 소리를.”

“그럼 이제 뭐하고 사실거예요?”


순진한건지 어리숙한건지···

진심으로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듯 했다.


“갑질이요.”

“예..?”

“돈과 빽만 믿고 평생 갑질만 해 온 놈들한테 갑질 좀 해보려구요.”

“아··· 부럽네요.”


진실의 부러움을 간직한 기자가 떠나자마자 읍내에 있는 부동산을 향했다.


이엘리스를 옮길 새로운 땅이 필요하다.


“아저씨!”

“비도 오는디 여까정(여기까지) 웬일이여?”


비 오는 날 부동산에는 아랫집 아저씨가 홀로 앉아 바둑판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저희 집 옆 쪽 땅 매입하려구요.”

“사람들이 구름떼마냥 몰려들더니 꽁돈이라도 생긴겨?”


지금 내 땅을 매입하게 도와준 것도 이분이다.


“많이는 아니구요.”

“거 잘됐네 그려, 비싸긴 혀도 거가 터도 넓고 볕도 잘 드니께.”

“거가 그러니께 평당..”


평당 얼마든 상관없다.

이제 난 부자니까.


“땅 주인한테 전화 혀봐야쓰겄네.”

“네.”


아저씨가 땅 주인과 통화를 하는 사이.

나는 ‘EL’의 주식을 확인했다.


“꽤 떨어졌네.. 딱 좋아.”


그래프는 실시간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EL의 주식은 조금씩 하한가를 치고 있다.


그 정도의 주식이라면 송과장과 김이사에게 엄청난 갑질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바로 팔아버려야지.


고작 그 두 사람에게 갑질을 하기 위해 가지고 있기엔 아깝다.


아직 아무도 모르겠지만···

EL과의 계약 후.

주식을 받게 되면 아까 그 어리숙한 기자에게 ‘EL’에게 땅을 판 소식을 알릴 것이다.


소문은 금세 퍼져 ‘EL’의 주식이 반등하는 것을 노린다.


“지금 복덕방으로 온다는디? 바로 할겨?”

“네, 빠를 수록 좋아요. 근데 땅 주인이 누구예요?”

“이장이여.”

“예?!”


재수도 없지.

하필 놀고있는 그 땅이 돈에 미친 이장의 땅이다.


그 노인네의 기분에 따라 매입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혹시 근방에 괜찮은 땅은 더 없어요..?”


집과 가까우면서도 터가 넓은 그곳이 최적이지만..

다른 곳이어도 상관없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집은 아깝지만···

이 정도 돈을 벌면 부모님도 용서해주시겠지.


“여 앞 도로가 언제부터 하천이 됐댜?”

“그러니께~ 여가 그 동남아에서 본 수상가옥인가 뭐시긴가 꼭 그거가텨~”


그때 폭우를 뚫고 온 이장이 아저씨와 시덥잖은 농담을 주고받았다.


“오씬겨?”

“예.”

“그럼 지금 그 땅은 팔기로 한겨?”

“예.”


대답은 짧게했다.

이장에게 길게 말할 수록 꼬투리 잡을 것만 제공할 뿐.


“거 평당 이십만원이니께 사억삼천이여.”

“···”

“그럼 바로 계약하시죠.”


아랫집 아저씨의 말을 듣던 이장이 말이 없다.

그간 팔리지도 않았고, 농사를 짓기엔 공사가 다망하시던 이장양반이 손사레를 쳤다.


“그거 받아가지고 소고기 몇첩(몇 젓가락) 사먹도 못햐.”

“뭔놈의 소를 우사째 먹는겨?”

“안 팔려도 그만이여~ 나는 삼십은 받아야겄어.”

“아니 이 냥반아! 네 놈 상 치를 때까지 내가 팔 수 있을라나 모르겄다.”

“안 팔리면 자식새끼한테 물려주면 되는겨.”


땅값을 터무니 없이 올린 이장과 아랫집 아저씨의 실갱이가 한참 이어졌다.


“그렇게 하죠.”

“뭐?”

“참말이여?”


오늘은 기분 좋은 날이다.

얼마 전만해도 겨우 기분이 좋다고 함부로 도장을 찍지 않았겠지만..


“그럼 이제부터 다 제 땅이 된거죠?”

“그려~ 아이고 오늘은 할마시랑 소 좀 잡아야 쓰겄어.”

“네 맛있게 드세요.”


그 기분 한껏 만끽 하시라.

내일이면 부자가 되어있는 나를 보게 될거다.


지금의 환희가 내일의 후회가 될 테니까.

시세의 1.5배나 받았음에도 저 영감의 욕심은 보통이 아니니까.


결국 칠억팔천에 땅을 매입했다.


“감사합니다 이장님.”


계약을 하고 오니 대문 앞에 송시원과 김성록이 대기중이다.


“언제부터 기다리셨대?”

“얼마 안됐네.”

“전화라도 하지.”

“자네가 번호를 바꿔서···”


알고 있다.

그래도 이놈들에게 번호를 알려 줄 생각 따윈 없다.


앞으로는 번호도 함부로 주면 안되겠지.

귀찮을 일이 많아질거다.


“그럼 계약서 작성할까요?”

“잠시만요 비를 맞아서 샤워 좀 하고 올게요.”


우산을 쓰고 몇방울 튄 정도였다.


몇시간 전.

비 맞은 생쥐꼴의 김이사와 송시원에 비하면 뽀송한 수준이지만..


욕조에 누워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갔다.


휘파람이 절로 나왔다.


“인생은 한방이야~”


큰 소리로 흥얼거렸다.

시골 한 구석인 우리집은 방음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밖의 초조한 인간들은 내 노랫소리가 끔찍이도 싫겠지.

하지만 잔말없이 기다릴 뿐.


한참동안 씻고 나오자 두 사람은 서류를 꺼내놓고 앉아 대기중이다.


“잠시만요 머리 좀 말릴게요, 계약서가 젖으면 안되잖아요?”


소심한 복수라 해도 내 행동 하나하나 짜증나게 해 줄 생각이다.

사내에서 두 놈의 행동이 그랬으니까.


“그러세요..”


이미 꽤 늦은 저녁시간.

나와 달리 두 사람은 처자식도 있다.


집에 가지도 못하고 꼴보기 싫은 놈의 비위를 맞추고 있으니 죽을 맛이겠지.


“다 말렸나? 그럼 이제 계약서 한번 읽어보시고..”

“어휴~ 시간이 너무 늦었네, 내일 다시 얘기할까요?”

“응..?!”

“오기택..너..!”

“송과장!! 앉아! 너 미쳤어?”


참다 못해 일어나려는 송시원을 김이사가 황급히 막았다.

하지만 분명 김이사도 속이 끓을 거다.


“진정해 송시원. 농담이야.”


마음 같아선 정말 차일피일 미루고 싶지만···

기사가 나기 전에 주주가 되어야 했다.


김이사에게 건네받은 계약서 내용을 찬찬히 살핀 후.

도장을 찍었다.


“얘기 나눴던 것과 다를 바 없네요.”

“오기택씨.. 부자가 된 걸 축하합니다.”

“예, 앞으로 종종 보겠네요. 별로 보고싶진 않으시겠지만.”

“아닙니다··· 또 뵙죠..”

“아..! 잠시만요.”


떠나려는 두 사람을 붙잡아두고 부엌으로 향했다.


“마실건 됐..”

“가는 길에 이것 좀 부탁드려요.”


그들에게 건넨건 종량제 봉투와 음식물 쓰레기봉투다.


사실 음식물은 밭 한구석에 파묻곤 했다.

처음 이사왔을 때 사 두고 쓰지 않은 쓰레기 봉투를 꽉꽉 채워넣었다.


“여기가 너무 시골이라 바로 집 앞에는 못 버리고 저~기 주차해시둔 곳 구석 전봇대 있죠? 저기다 버려주시면 돼요.”


나의 미소에 끔찍한 표정을 짓던 송시원이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받아들었다.


“이사님도 여기요.”


김이사는 종량제 봉투를 받아들고 집을 나섰다.


*


도저히 견딜 수 없다.

저깟 놈에게 이런 수모를 당하다니..


“이사님! 저 새끼 저거 가만 두실겁니까?”

“목소리 낮춰!”

“아니이.. 저 새끼가 언제부터 우리한테..”


김이사 이 새끼는 벨도 없는건지 잔심부름이나 하던 놈한테 잘도 존댓말을..


“그렇게 열 받으면 니가 EL 더 큰 주주가 되어보던지.”

“하···씨발..진짜..”

“답답하지? 걱정마. 큰돈도 가져 본 놈이나 유지하는거지, 저 놈 저거 얼마 안가서 다 까먹고 말거야.”

“그럴까요..?”

“다시 우리 앞에서 굽신거릴 모습 보게 해줄게.”


김이사의 말에 믿음이 가진 않는다.

이 양반도 대표님 덕에 이 자리를 유지할 뿐 무능하기 그지 없다.


5년안에 이 놈도 제껴버리고 말거다.


“여기다 버리란거지?”

“아오!”


오기택 놈이 말한 전봇대 앞에 음식물 가득한 쓰레기봉투를 집어던졌다.


펑.


“으퉤퉤! 야!! 송시원! 터졌잖아 임마..! 아 드럽게 입에도 들어가고 옷에 다 튀었네.”

“죄..죄송합니다.. 제가 닦아드릴게요.”

“아잇! 손 치워! 더 번지잖아.”


차 한대로 함께 온 덕에.

김이사는 터진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정리할 때까지 시골을 벗어나지 못했다.


“빨리 치워. 딸래미 기다린다.”

“예..”


지 딸만 기다리나..

쓰레기 봉투가 많았다면 정리하지 않고 도망갈까 했지만..

놓인 쓰레기봉투는 많지 않다.


“괜히 오기택 저게 알았다간 무슨 꼬투리를 잡을지 몰라.”

“예···”

“다 치웠나? 가자.”

“저.. 가서 손 좀 씻고 와야할 것 같습니다.”


근처에 냇가나 수도가 없다.

그 말은.. 손 씻을 곳이 오대리네 뿐이라는 것..


“아 대충 물티슈 있는걸로 닦고 말아.”


절대 다시 가고 싶지 않지만···


“그러기엔 여기저기 많이 지저분해져서···”

“빨리 갔다 와! 옷에 튄데 없는지 잘 확인하고!”

“예..”


함께 타고 온 차가 김이사의 차다.

지 차가 더러워지는 꼴은 보기 싫은거지..


다신 오기 싫었던 집의 벨을 눌렀다.


“또 왜.”

“손 좀 씻자.”


조금 전까진 존대를 해줬지만,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이상 그럴 필욘 없겠지.


“들어와.”


문을 연 녀석은 내 손을 보며 코를 틀어막았다.

지가 먹은 걸 버려줬더니···

시발 놈이..


“저기에서 씻어.”

“뭐?”


놈이 화장실에 가려던 나를 불러세워 가리킨 곳은 부엌의 싱크대다.

화장실조차 허용치 않는 놈에게 짜증 났지만···


“알겠어.”


당장은 손에 묻은 이것들을 닦아내는게 우선이다.


“우리 시원씨가 먹고 사느라 고생이 많아.”

“그래.. 알면 좀 가만히 두지?”

“내가 고생할 땐 가만히 두셨나?”

“하.. 됐다. 갈게, 이제 보지말자.”


손을 씻고 나가려던 그때.

거실 중앙 테이블에 놓여있는 서류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부동산 계약서..?”

“남의 집 엿보지 말고 꺼져주시죠?”


들키면 안될 것을 보인 듯.

놈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등 떠밀려 나오긴 했지만, 서울로 가는 내내 마음에 걸렸다.


“송과장아 너 무슨 걱정있어? 이제 계약도 끝났는데 왜 그래.”

“아.. 아닙니다. 그냥 좀 찝찝해서요.”

“왜 그 새끼가 비누도 안 주던?”

“아뇨 그런건 아니고..”


김이사에게 이야기를 해야할까..?


고민하는 사이.

김이사 집 앞에 도착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쉬십시오.”

“그래 그 새끼 때문에.. 너도 고생많았다.”


김이사네서 집에 가는 길에도 오기택 그 놈에게 복수할 마음이 솟아났다.


그리고 그 계약서가 놈의 약점이 될 것 같다.


“근처 부동산에 가봐야겠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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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이장은 나를 열 받게 해. 23.12.12 2,322 49 12쪽
17 전설의 경비원 +1 23.12.11 2,763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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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국내 3대 명의 23.12.09 3,112 6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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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장 땅 따먹기 +2 23.12.01 4,338 93 12쪽
» 진상 집합소. +1 23.11.30 4,479 91 11쪽
5 김대표는 내 커피셔틀. +3 23.11.29 5,093 10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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