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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님의 서재입니다.

오대리, 이종족 휴게소 개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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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11.22 15:25
최근연재일 :
2024.01.13 18:45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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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180
추천수 :
2,553
글자수 :
279,656

작성
23.11.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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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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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글자
12쪽

우리집에서 대기업 총수모임

DUMMY

측정기 화면 속 게이지가 끝까지 채워진 모양이다.


“나도 EL에서만 10년인데 처음이야, 땅 좀 파봐라. 제대로 측정해보자.”

“예? 지금요?”

“그럼 언제? 해 뜨면 하리? 빨리 안파?”

“아..알겠습니다.”


부하직원을 함부로 대하는건 여전하다.


“삽을 왜 그따구로 잡아, 너 군대 안갔다왔어?”

“아..아닙니다, 일단 파겠습니다.”


[ 누군가 ‘이엘리스’를 품은 땅에 접근합니다. ]

[ 접근을 허가하시겠습니까? ]


머리 속에 또 다시 목소리가 울렸다.


하지만, 허가해 줄리가 있나.


최군이란 놈의 삽이 땅에 닿는 순간.


팅!


쇠끼리 충돌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아악!!”

“야 임마! 조용히 안해?”


삽은 땅에 박히지 앟았고, 삽을 놓친 최군은 고통스러운 듯 오른손을 부여잡았다.


“저.. 병신.. 삽질 하나 제대로 못해?!”

“그게.. 삽이 박히질 않습니다.”

“아휴! 겨울도 아니고 삽이 왜 안박혀.”


결국 송시원이 삽을 들었다.


놈도 불안했는지 가볍게 쥔 삽자루로 흙바닥을 두드렸다.


팅.팅.


“이거 왜 이래?”


마치 꽝꽝 얼어버린 얼음 두드리는 소리다.


“야, 일어나 그냥 땅바닥에 대고 측정해봐.”

“으으···예.”


최군이 바닥에 드러눕다시피 붙어 측정을 시작했다.


덜컥 덜컥.


그때 비포장된 시골길을 덜컥거리며 다가오는 바퀴 소리가 들렸다.


“야 일어나! 숨어라.”

“예?!”

“빨리 숨으라고! 등신아!”

“거기 두 분 이쪽으로 나오세요.”


어느새 밭 근처까지 온 차가 헤드라이트로 두 사람을 비췄다.


경찰이다.

새벽인지라 바로 앞에 올 때까지 아무런 빛도 소음도 내지 않은 모양이다.


“씨이발..”


이미 도망가기엔 늦었다.


결국 두 놈은 자리에 굳은 채.


양 팔을 들자 차에서 내린 경찰이 다가갔다.


“신고가 들어와서 와봤는데.. 아까 그 두 분이셨네요.”

“아.. 그게 말이죠.”

“여기서 뭐하고 계셨습니까?”

“.. 이엘리스 측정을 할까 했습니다..”


삽과 측정기 덕분에 정황히 확실했다.


숨길 수 없었겠지.


“신고가 들어왔으니 일단 서로 가시죠.”

“누가 신고한겁니까?”

“그런건 말씀 드릴 수 없습니다. 가시죠.”


끼익-


“하-암. 이 새벽에 다같이 잠도 못자고 뭐하는 짓이야 송시원씨.”

“뭐..뭐야.. 지켜보고 있었어?”

“이 시간에 집 앞이 이렇게 소란스러운데 어떻게 안 나와보겠어.”


송시원은 눈으로 욕을하고 있다.


“측정을 하려했지만 아직 시도는 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서로 가시죠, 정황이 너무 확실하지 않습니까? 측정기며 삽이며 다 가져오시고, 선생님들은 현행범이예요.”

“···”


이 정도로 구속이 될 리는 없고 금방 풀려나기야 할거다.


하지만 분명 게이지가 최대로 찼다고 했지.


오류라 한들 꼭 다시 확인하러 올 것이다.

그나저나..


“허락 없이는 아무도 건드릴 수 없다는거지?”


[ 땅의 주인의 허가 없이는 그 누구도 접근할 수 없습니다. ]


문제는 그 많은 양의 이엘리스를 누구에게 어떻게 판매할 것인지다.


웬만한 재벌이 아닌 이상.

개인이 이엘리스를 사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렇담 방법은 이종족에게 팔거나 기업에 판매하는 것인데..


어떻게 생긴 이엘리스인데, 지구 밖으로 빼돌리고 싶진 않다.

그저..


“돈이 생기면 갑이 될 수 있더라고. 많으면 많을 수록 더 견고하게 말이야.”


허락없이 건드릴 수 없다는걸 알았으니..

정확한 매장량을 측정해봐야겠지.


“여보세요?”


국내 3대기업 중.

‘EL’을 제외한 두 곳.

‘웨일’과 ‘한빛’에 이엘리스 측정을 요청했다.


“갑질하던 놈들한테는 갑질로 되갚아 줘야지.”


그렇게나 고대하던 순간이 도래했다.


*


동이 튼 시각.


이엘리스를 취급하는 국내 3대 기업 중 ‘EL’을 제외한 두 곳.


‘웨일’사와 ‘한빛’사에 연락을 넣었다.


한시간도 채 되지 않은 이른 아침.

집 앞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래서 측정은 언제 하라는거야?”


“이러다 EL까지 오는거 아냐?”

“땅 주인은 어디간건데?”

“이엘리스가 생겼는데 자리를 비우는게 말이 돼? 다 거짓말 아니야?”


모니터로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바로 집 앞이었기에 대부분의 대화를 알 순 있다.


“많이도 왔네.”


몇몇 사람이 대문을 두드리기도 했지만 무시했다.


어떻게 알았는지 연락을 취한 두 회사 외에 중소기업의 직원들도 다수 보인다.


업계에서 일했던 난 복장만으로 회사 구분이 가능했다.


“뭐시여,여 뭐 볼게 있다고 이렇게들 모였슈? 당신들 다 누구유?”


슬슬 나가려 할 때.

마을 이장이 모니터 안으로 들어왔다.


“아저씨는 누구신데요?”

“나? 나는 여기 구왕리 마을 이장이여!”

“이 분이 마을 이장님이래요!”


아무리 기다려도 땅 주인은 오지않았다.

갑자기 등장한 유일한 주민.

이목이 쏠리자 이장은 왜인지 신이 난 눈치다.


“그럼 이 땅 주인이 누군지도 아시겠네요?”

“여가~ 그러니께..서울서 온 놈인디~ 잠깐만 기다려봐.”


이장은 어디론가 전화를 한 뒤.

나에 대한 소개를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쓸 데 없는 소리를 더 늘어놓기 전에 나가야겠다.


“어어! 빨리 와! 굼벵이를 잡쉈나! 빨리 안오고 머햐!”


대문 가까이 갔을 때.

이장의 목소리가 크게 들렸다.


누굴 부른거지?


“자자 날도 뜨겁고 여 뙤약볕에 있다가는 명태포마냥 빠짝 말라버리는겨.”

“커피예요?”

“겨~(맞아) 한잔씩들 혀.”

“와~ 감사합니다.”


저 돈 좋아하는 영감이 십수명이나 되는 사람들에게 커피를 그냥 나눠줄리 없다.


“다 마신겨? 한잔에 2천원씩만 받을겨.”

“예? 더운데 마시라고 주신거 아니었어요?”

“시상에 꽁으로 먹는게 어딨겄어~ 계좌이체도 받어.”

“아니 무슨 믹스커피를 2천원이나 받아요···”


이장이 커피값을 거두려던 그때.


끼익.


대문을 열자 모두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직원들도 황급히 내게 다가왔다.


“이장님 임의대로 음료 줘놓고 돈내놓으라고 했다간 잘못하면 잡혀가요, 이 분들이 뜨내기도 아니고. 그래도 받고 싶으면 받으세요.”

“뭐..뭐여?! 아니 나는 다들 고생하는디 커피 한잔 사먹을디 없잖여 그러니께 갖다준 것이지..”

“가보세요.”

“참 내! 누가보면 내가 사기꾼인줄 알겄구먼! 됐댜 그랴~”


화가 잔뜩 난 이장이 꼬리를 내리고 한걸음 물러섰다.


몰려든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내게 쏠렸다.


“제가 땅 주인입니다.”

“측정해도 됩니까?”

“차원의 문이 열린거 맞아요?”


땅 주인이란 말에 질문이 쏟아졌다.


“에~이 저 냥반 말 너무 믿지말어.”


얼굴을 잔뜩 구긴 이장이 다가왔다.

내 돈줄이 되어줄 그들을 이장의 돈줄로 만들어 줄 생각은 없다.


“마을에서도 이 냥반 좋아하는 집은 하~나투 없슈. 근디 요 밭에 뭐가 있다고?”


그러면 그렇지.

누군지도 모를 이들에게 같은 마을 사람인 나를 앞장서서 디스한다.


“바로 측정해도 되겠습니까?”


하지만, 땅 주인이 나타난 이상.

이들에겐 이장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네, 측정은 복잡하지 않게 한빛에서 대표로 해주셨으면 합니다.”

“알겠습니다.”


다른 회사에서 불만이 생길 수도 있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기존에 있는 땅을 제외하고 이엘리스가 있는 땅이 새로 발견되는 일은 드물다.


그 중에는 허위제보도 있다.

허위제보가 아니라도 양이 너무 적으면 의미가 없다.

하지만..


“어제 EL에서 다녀갔단 소문이 있던데?”

“아냐 오늘 새벽이라던데?”

“근데 왜 계약을 안했을까?”

“허가없이 측정하려다 걸렸다던데?”


각각 회사의 직원들끼리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나 업계 소문은 빨랐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업계 1위를 견제하는 그들은 ‘EL’의 활동을 전부 주시했다.


“그럼 측정 시작하겠습니다.”


한빛 직원 둘이 측정을 시작했고, 잠시후 게이지에서 반응이 왔다.


“바로 이 자리인데?”

“이쪽에서도 반응이 있습니다! 그런데..게이지 수치가..”

“말도 안돼..”


한빛의 측정기 화면을 바라보던 다른 회사직원들마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 곳이라도 파서 제대로 된 측정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의 사람들 사이.

한빛의 직원과 눈이 마주쳤다.


한빛의 두 사람 중 부하직원이 삽을 들었다.


“어···?”

“삽이 들어가지 않는데요?”


그의 삽은 이질적인 소리와 함께 튕겨져 나왔고..


[ 한빛 ‘이서훈’의 땅에 대한 접근을 허가하시겠습니까? ]


또 그 목소리가 들렸다.


땅에 대한 접근.. 허가.


내 허락이 필요하다는건가.


“제 허가 없이는 밭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


숨길 이유가 없다.

오히려 이들 앞에서 밝히는 것이 좋았다.

자리를 비운 사이 누가 밭을 탐낼지 모르니.


“예? 그게 무슨..”

“말도 안됩니다.”

“근데 직접 보셨잖아요.”


내 한마디에 주변이 술렁였다.

모두가 혼란스러운 모양이다.


‘EL’에서 일한 6년간 나도 한번도 본 적 없는 일이다.

그럴만 하지.


[ 한빛 직원 두 사람에게 땅에 대한 접근을 허가하시겠습니까? ]


“예, 이제 허가했으니 다시 한번 파보시죠.”


어리둥절한 표정의 한빛직원이 다시 한번 삽을 움직였다.


“..저..정말 삽이 들어갑니다.”

“허..”


그는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삽질을 이어갔다.

그리고 몇번이나 흙을 퍼냈을까.

금세 삽질이 멎었다.


“그래 그 정도 팠으면 그만하고 측정하자.”

“츠.. 측정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벌써 이엘리스가 나옵니다!”

“뭐?!”


예상했던 그대로다.

나도 처음엔 믿기지 않아 이곳저곳 계속 파내기 바빴으니까.


“거 되게 비싼거 아녀? 이게 이 양반 땅에서 나왔다고?”

“예.. 이장님 저희가 확인해야할게 있어서 잠시만 자리 좀 비켜주시겠어요?”


촌구석에 살고 있다더라도 ‘이엘리스’란 이름 정도는 들어봤을거다.

그리고 대략의 값어치도..


“어이 오가. 커피 한잔 할텨? 잠깐 울 지비(집에) 들어가자고.”

“지금 바빠서요, 다음에 얘기하시죠.”

“그려그려, 일보고 이 양반들 가면 필시 연락하는겨.”

“알겠습니다.”


기회주의자 같은 이장을 돌려보내려 대충 대답했다.

하지만.. 그는 조금 떨어질 뿐.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했다.


“오기택씨라고 하셨죠? 저희 ‘일원’사와 계약하시죠.”

“아닙니다 저희가 더 좋은 조건으로..”

“당신들 이 땅 값어치가 얼마나 될 거라 생각하는겁니까. 살 수는 있어요?”


그때 ‘EL’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웨일’의 직원이 다가왔다.

웨일이 나서자 중소기업은 모두 물러났다.


“저희 웨일이 최고의 조건으로 이 땅과 이 곳에서 나는 이엘리스에 대한 전권을 사겠습니다.”

“그럴 순 없습니다.”


그때 ‘한빛’의 영업부장 이서훈이 다가왔다.


“오 대리님.. 아니 기택씨 부디 저희에게 기회를 주세요. 부탁입니다.”

“오랜만에 뵙네요, 이부장님. 일단 저희 집으로 들어가실까요?”

“저기요! 오기택씨.”


연이 있던 이서훈을 집에 들이려하자 웨일의 직원이 날 불러세웠다.


“안돼! 우리가 먼저 선점한 곳이야.”


하지만 또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마을 초입에서 걸어오는 송시원이다.


“어제 차원의 문이 열린 것과 새벽에 첫 측정을 끝낸 것도 우리 ‘EL’입니다. 다들 물러서세요.”


‘EL’에서 고작 과장일 뿐인 송시원이다.


하지만 웨일 때와 마찬가지로 중소기업 사장들은 그의 등장만으로 밭을 떠났다.


심지어 웨일도 잠시 주춤했다.


“가시죠 이서훈 부장님.”

“예.”


하지만 웨일이든 EL이든 내 알 바가 아니다.


“야! 오대리! 기다려. 계약조건을 들으면 그렇게 개무시 할 순 없을건데?”


계속되는 개무시에 송시원의 본색이 드러냈다.


“얼마가 됐든 EL한테는 안 파니까.”

“기다려봐, 네가 말한대로 김이사님께서도 오고 계시니까···”

“오~? 그래?”


오랜만에 그 김이사의 꼬라지가 보고싶긴 했다.


그 인간이 보고싶은건 아니다.


심부름꾼 정도로밖에 생각치 않던 부하직원의 사직서 한 통.

그 한통에 잘릴 위기를 겪었다.


이제는 그 부하직원에게 계약을 따내기 위해 온다.


그 오만한 인간이 내게 지을 표정이 보고싶을 뿐.


“잡놈들은 다 사라진 것 같으니 우리끼리만 들어가서 얘기를 해볼까?”

“뭐 얘기 정도는 들어보도록 하죠.”


내 땅을 사기위해 을이 된 국내 대기업 3사.

그들의 계약조건 정도는 들어보기로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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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굿바이 이장님 23.12.13 2,270 5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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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이장은 나를 열 받게 해. 23.12.12 2,322 4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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