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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님의 서재입니다.

멸망한 세계의 영주님이 흙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2.12.19 16:26
최근연재일 :
2023.02.06 08:00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87,392
추천수 :
2,377
글자수 :
271,659

작성
23.01.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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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글자
12쪽

33화

DUMMY

“신뢰도.”


띠링-


[ 영지민의 신뢰도 ]

나인우 - 100%

이수혁 - 93%

김동욱 - 91%

김용현 - 86%

임수빈 - 70%

김순자 - 57%


유일하게 나인우의 신뢰도가 백퍼센트에 달했다.

허욱을 완전히 신뢰하는 사람.

과연 가족간에도 서로를 백프로 신뢰할 수 있었을까?


띠링-


[ 영지민 ‘나인우’는 영주에게 절.대.복.종합니다. ]


그걸 나인우가 해냈다.

절.대.복.종.


“인우형!”

“네 대장!”


부르자마자 나인우는 허욱의 앞에 전력으로 뛰어왔다.


“한대만 때려봐도 돼요?”


허욱의 머리에서 생각나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어처구니 없는 무지성 질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무지성 질문일 수록 그의 행동에 따라 영주를 얼마나 믿는지 알기 좋다.


“어? 날? 때려본다고? 그래.”


지금까지 허욱의 강함을 얼마든지 봐왔던 나인우였기에 지레 겁을 먹었지만, 거절하지 않았다.


“왜 그러는지 물어보지도 않는거예요?”

“대장이 하는거면 이유가 있겠지.”

“아니예요, 가서 마저 일 보세요.”

“그래!”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영주에게만 해당하는 바보같은 모습이라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뢰도가 백프로가 되면 다 이렇게 되는건가..?’


말도 안되는 행동에도 이유 불문하고 따르는게 절.대.복.종이었다.

영지민들이 모내기를 이어나가는 동안, 허욱은 성벽 모서리 네곳에 방어타워를 세웠다.


“으~하암. 저게 다 뭐야?”

“제가 항상 영지안에만 있을 순 없으니까요, 저것들이 지켜줄거예요.”

“진짜 언제봐도 무시무시한 능력이구만..”

“형은 잘 되어가요?”


지금까지 김용현이 홀로 작업장에만 남아있던건 이번에도 허욱의 부탁 때문이었다.


“말도 마 대장, 진짜 그렇게 어려운걸 갖다줄 줄은 상상도 못했다.”

“트렉터 구조랑은 많이 다르죠?”

“그냥 아예 다른 기계라고, 재료도 구할게 많아.”

“형이 못 만들면 어쩔 수 없죠.”


김용현의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갈만한 한마디였다.


“아니! 시간이 좀 필요할 뿐이야.”

“그게 없으면 다들 고생 좀 하겠지만, 없어도 뭐! 괜찮아요!”

“절대! 무조건 만들어 보여줄테니까 걱정마, 나 마저 일하러 간다 대장!”


허욱의 도발에 김용현은 한시가 아깝다는 듯 작업장으로 향했다.


“그것만 만들어주면 생산성이 확실히 좋아지겠지.”


*


비록 30퍼센트의 효과일 뿐이었지만, 김순자여사 이후로 영지민 스물두명이 늘었다.

일반 영지민 기준 6-7명 정도분의 흙의 여유가 생겼기에 하고싶은 일이 더 있었다.


“인우형, 저 잠깐 근처에 나갔다 올테니까 그동안 형이 잘 좀 봐주세요.”

“옙! 대장 믿고 맡겨주십시오!”


어느정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인우의 신뢰도가 백퍼센트에 달하는 순간 그의 기운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강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띠링-


[ 영지민 ‘나인우’의 능력치 전체가 영지내에서 두배로 상승합니다. ]


말도 안되는 상승폭이었다.

이미 나인우는 B급 중에서도 최정상급이었다.

그런 헌터의 능력치가 두배가 된다는건 A급 중에서도 상위권 수준의 능력을 갖게된다.


“이상하게 힘이 넘치는데? 대장이 중요한 일을 맡겨준 덕인 것 같아.”


영문도 모를 나인우는 그저 솟구치는 힘과 대장에게 신임받는 영지민이 되었다는 사실에 즐거워했다.


‘완벽해! 이 정도면 웬만한 몬스터나 헌터들이 쳐들어와도 혼자서 막아낼 수 있겠어.’


안그래도 넓은 영지에 비해 이곳을 지킬만한 강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비록 인원이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나인우를 필두로 해서 경비팀을 꾸리면 된다.


“다녀올게요! 잘 부탁해요.”


나인우에게 영지를 맡기고 도착한 곳은 가장 가까운 역인 홍제역이었다.


“벌써 많이 갔으려나.”


고양시민들은 분명 지하철 3호선라인을 따라서 고양시까지 간다고 했다.

적어도 박대훈헌터와는 앞으로는 좋은 관계를 유지 할 생각이었고, 그 일환으로 지금 무너져내린 홍제역 입구앞에 섰다.


“할 수 있을까.. 떠올라라.”


홍제역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덮고있던 흙과 돌들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덮혀있던 흙들을 밖으로 빼내기만 하는데는 그리 많은 마나가 소모되진 않았다.


저벅.저벅.


곳곳이 부숴지긴 했지만, 흙들을 걷어내니 안으로 들어가는 계단이 드러났고 지하로 들어가자 조금씩 사람이 다닐만한 공간 정도는 있었다.


“젠장..”


흙을 치우고나니 사람과 몬스터가 뒤엉킨 사체들도 보였다.


“계십니까! 혹시 생존자가 있으면 이제 안전하니 나오셔도 됩니다!”


혹시나 모를 생존자를 위해 지하로 내려갔지만,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툭.툭.


적어도 홍제역에는 생존자가 없다는 판단하에 주변에 떨어진 철구조물을 하나 주워 천장을 두드리며 움직였지만, 지하도 천장이 무너질 정도는 아니었다.


“이 정도면 해볼만 하겠어.”


계속해서 지하로 깊이 내려갈 수록 지하도의 상황은 오히려 좋았다.


“어둡긴 해도 괜찮겠지.”


중간중간 부숴진 것들이 길을 막아서기도 했지만, 허욱에게 그 정도 것들을 치우는건 일도 아니었다.


쩌저적.. 콰과광!!


여기저기 깨진 스크린도어를 손으로 뜯어내버리고 지하철 선로에 서자 끝이 보이지 않는 암흑이 펼쳐졌다.

이미 이곳까지 오는데도 전등이 모두 나가버린 탓에 어두웠지만, 스크린 도어 안쪽 선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인벤토리.”


집에 있던 유일한 손전등을 미리 챙겼었다.

이렇게 어두운 지하에서는 커다란 손전등 하나만으로도 꽤나 도움이 됐다.


“가볼까.”


선로를 걷는 중간중간 양 옆에서 부숴져내린 잔해들과 흙더미들을 구석으로 밀어내며 다음역인 녹번역까지 이동했다.

지하 깊숙한 곳까지는 생각보다 많이 파괴되지 않았기에 빠르게 이동이 가능했고, 주변의 흙으로 지반을 확인했지만 무너질 일은 없어보였다.


“이대로 고양시까지 가면 별다른 위협 없이 이동할 수 있겠어.”


여전히 고양시부터 허욱의 영지까지 걸어오는데 시간은 많이 걸리겠지만, 최소한의 안전은 보장이 된다.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젠장.. 있을거라 생각은 했지만..”


*


허욱에게 음식을 받아 돌아간 최강석과 각성자들은 깊은 새벽이 되어서야 월드컵 경기장에 도착했다.


“일단은 제 방에 보관하도록 하겠습니다.”


최강석은 시청에서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할 생각이었지만, 결국 협회장과 비슷한 모습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함께 다녀온 각성자들은 최강석 때문에 얻게 된 농작물들이었고, 그를 믿기에 아무런 대꾸도 없이 그의 방 한쪽에 얻어온 물건들을 꺼내놓았다.


“그럼 가서 다들 좀 쉬세요, 고생하셨습니다.”


밤새 최강석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늦은 밤 찾아간 덕분에 완벽하게 파악하진 못했지만, 허욱의 영지는 단기간동안에도 훨씬 더 발전해 있었다.

건물이 몇채는 늘어났고, 영지 안은 시민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었다.


“그 인원만으로 게이트 세개까지 클리어했다는건가..”


허욱의 영지에서 봤던 이들은 허욱과 나인우를 제외하고는 오합지졸이었다.

아니 오합지졸인걸 떠나 전투력이 없다시피했다.


‘두 사람이.. 막아낼 수 있었다니..’


국내최강이라 불리던 최강석조차 등급도 모를 세개의 게이트를 막아내는건 거의 불가능하다.

더구나 그의 영지는 파괴 된 곳 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제 국내 최강이라 불리는 것도 우습군.”


물론 최강석과 시민들이 개척하고 있는 이곳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허욱과 다르게 최강석은 이들의 굶주림을 지속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을지는 자신할 수 없었다.


“와!! 역시 최강석헌터님은 다르네요, 어디서 이런 신선한 재료들을!”


다음날 아침이 되자마자 식재료를 받아든 조리인력들이 최강석을 찬양하기 시작했고, 그동안 먹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신선한 재료와 음식 맛에 시민들은 하나같이 즐거워했다.


“많이들 드십시오.”


말과는 달리 최강석은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다.

의식주 중에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었으니까.


띠링-


[ 영주가 되었습니다. ]

[ 이곳은 ‘최강석’헌터의 영지입니다. ]


그럼에도 시스템은 최강석이 이곳의 영주가 되었다는 알림을 알려왔다.


*


지하철 선로를 정리중이던 허욱의 눈 앞을 가로막은 것은 다름아닌 멈춰버린 지하철이었다.


“움직일 수 있을까..”


지하에 있는 흙들을 이용하면 어떻게든 움직일 수 있을테고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 뒤로는 적은 힘으로도 이동할 수 있을거다.

하지만.. 고양시까지 가는동안 마주칠 지하철이 분명 몇대는 더 있을거다.


“매번 다 움직일 수도 없고..”


선로 밖 한쪽 벽으로 밀어부친다한들 시민들이 다니다가 다칠 수도 있고 그럴만한 공간이 나올지 확신할 수도 없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은..


“잘라버리자.”


지난번 흙골렘에게 빌려주었던 오크의 도끼를 꺼내 약간의 흙더미를 이용해 날을 벼리고 또 벼렸다.

어느새 날카로워진 도끼를 들고 지하철 맨 앞에 위치한 기관실 옆에 서 도끼를 휘둘렀다.


촤-악!! 쿵.


허욱의 마력이 더해진 공격에 그 두꺼운 차량 앞부분이 깨끗하게 잘려나갔다.

잘려나간 앞부분은 인벤토리에 챙겨넣은 허욱은 기관실과 객실을 잇는 문을 부숴버리며 뒷칸으로 전진했다.


지이익.

지이익.


기관실을 제외한 객실의 문들은 개폐를 수동으로 전환해 열어가며 맨 뒷칸까지 이동했고, 뒷칸도 앞칸의 기관실과 다를 바 없이 깔끔히 절단내어 기관실 바닥까지 쉽게 오를 수 있는 흙계단을 만들었다.


“계속 가볼까.”


그렇게 한참을 이동해 구파발역까지 4개역을 통과하는 동안 한개의 지하철을 추가로 정리했고, 가는 내내 꾸준히 흙을 움직인 덕에 마나 소모가 큰 편이었다.


“오늘은 이쯤 해둘까.”


영지로 돌아가려던 그때 스크린 도어 바깥쪽에서 뭔가 번쩍이는게 보였다.


콰과광!


스크린 도어 하나를 치워버리고 역 안으로 들어가자 지상이 아닌 어딘가로 향하는 길이 나타났다.


“은평..몰?”


구파발역 지하부터 연결된 복합쇼핑센터였다.

지상 부분은 완전히 파괴되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지하는 기대해 볼만 했다.


“한번 들여다보고 갈까.”


안으로 들어갈 수록 어두웠지만, 다행히 마정석의 효과는 아직 멀쩡했다.

다 비출순 없지만 몇시간 정도는 마정석의 효과가 유지될 것이다.


“꽤나 멀쩡한데?”


쇼핑몰에 들어와서 처음 마주한 곳은 지하에있는 식품관이었다.


“으.. 썩은내.”


건물 지하는 무너지지 않고 형태를 어느정도 유지하고 있었지만, 식품관에서는 음식 썩은 내가 진동하고 있었다.

아무리 둘러봐도 시간이 꽤 지난 식품관에서 건질만한건 많지 않았다.


“이것들은 챙겨놔야겠네.”


식품관 안에 자리한 푸드코트에는 가스는 없지만 가스레인지와 조리도구들이 많이 있었다.

수 많은 조리도구들을 챙기고는 지하로 향했고, 오히려 사람이 많을 법한 쇼핑몰 지하에는 사체 하나 남아있지 않았다.


“으.. 꿈쩍도 않는구만.”


지하에서 1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 부근은 위에서 쏟아져내린 잔해들로 꽉 막혀 움직이지 않았다.

위층으로 올라가기 위해선 너무나 큰 마력소모가 있겠다는 생각에 포기하고 지하1층을 돌며 곳곳을 확인했다.


“계십니까!”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인기척은 없었고, 지하매장에는 중저가형 의류매장과 화장품, 빵집 등이 있었다.


“어?! 저긴!”


지하층 가장 깊숙한 곳에서 희미하게 붉은 간판이 보였다.

멀리서 불빛을 비춰봤지만, 거리가 멀어 육안으로는 확신할 수 없었음에도 그 간판을 보니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간판을 보며 점점 다가갈 수록 심장은 빠르게 뛰었다.


“심봤다.. 다잇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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